연일 들려오는 AI 기업의 투자와 실적 소식에 ‘AI 버블’에 관해 엇갈린 전망이 제시된다. 실제 수익 모델이 작동하는 속도가 자본이 투입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 닷컴 버블 사례를 참고해 검토해야 한다. 지난 10년 동안 AI의 발전을 이끈 컴퓨팅 파워, 데이터, 인재 등 ‘AI 삼각축’이 인프라 성격이 강한 토지, 노동, 에너지로 재편되면서 막대한 규모의 투자가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하학적인 투자의 이면에는 AI 시장의 공급자-구매자 간의 순환 거래, AI 칩 감가상각 최소 계상 등의 리스크가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월 20달러 수준의 구독에 의존하는 AI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이용자들의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변동비 부담이 커지는 AI 기업의 서비스를 충당하기 어렵다. 플레이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가격을 올려 수익성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이에 AI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사용량 기반 과금(Pay-as-you-go)’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막대한 자본 투입인가, 장밋빛 신기루인가. AI 버블론은 현재 경영 현장에서 가장 치열한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천문학적인 자본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실질적인 수익 모델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DBR은 이에 혁신 전략 전문가인 앤디 우(Andy Wu)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와의 e메일 인터뷰를 비롯해 글로벌 구루들의 날카로운 통찰과 최신 시장 데이터, 전문 데이터를 종합 분석했다. AI 시대의 지속가능성을 가늠할 본질적인 질문에 대해 시장과 기술이 어떤 답을 내놓고 있는지 살펴보자.
투자가 적절한가?
“사람들에게 가능한 한 지금 AI 서비스를 많이 써보라고 권하고 싶다. 투자자들의 보조금 덕분에 매우 유리한 조건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 교수는 지금이 AI를 사용하기 가장 좋은 때라며 이처럼 설명했다. 하지만 우 교수의 조언의 요지는 하루가 다르게 혁신을 거듭하는 AI의 완성도가 그만큼 높다는 뜻은 아니다. 기업들이 ‘옥석 가리기’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출혈 경쟁을 벌이며 서비스를 무료로 또는 저렴하게 제공하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라는 의미다.
현대 테크 거인들의 행보는 파격적이다. 지난 2월 구글은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인프라 등에 투자하기 위한 목적으로 100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했다. 발행 규모는 약 2조 원이었으나 채권을 구매하기 위한 경쟁률은 무려 9.5대1에 달했다. 구글이 미국과 스위스 등 글로벌 시장에서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금액은 총 46조 원 규모로 파악된다. 100년 만기 채권이라는 ‘미래의 빚’을 끌어다 현재에 투자하는 방식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클라우드와 광고, 콘텐츠를 아우르는 구글의 견고한 생태계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결단이라는 분석이 팽팽하게 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