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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스타트업 Case Study

대치동 수학선생들의 진짜 노하우 녹였다. ‘개인화 + 게임화’ 노리, 즐거운 공부 바람

최기영 | 196호 (2016년 3월 lssue 1)

 

Article at a Glance

 사교육 천국인 우리나라에서 수학 사교육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스타트업이 있다. 주인공은노리(Knowre)’. 이 업체는 특이하게 초기 미국 시장을 먼저 공략해 성공을 거두면서 이름을 알렸다. 노리의 강점은 차별화되는 기술력과 현장 이해도가 높은 인적 자원들이다. 노리는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국내 수학 사교육 시장에서 성공 스토리를 써나가고 있다. 특히 노리는 기존 온라인 수학 강의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개인화와 ‘게임화‘를 시도했다. 노리는 먼저 수학 문제 풀이 과정을 잘게 쪼개 학생이 어디서 자주 틀리고,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 분석해 맞춤 처방을 내리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또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특성에 맞게 게임을 하는 것처럼 노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수학은 단계별 학습이다. 전 단계를 이해하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수포자(수학 포기자)’들이 대부분 중간에서 수학을 포기하는 이유도 특정 단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수학 문제 풀이는 풀이 과정에 필요한 어떤 한 가지 공식이나 풀이법을 모르면 정답을 찾을 수 없다. 또 풀이 과정 중간에 틀리면 답도 당연히 틀린다. 자기가 어떤 단계에서 무엇을 몰라 틀렸는지만 알아도 실력 향상을 꾀할 수 있다. ‘막히는 단계별로 상세한 풀이를 제공해준다면 수포자를 대폭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바로 노리(Knowre)의 문제 의식이었다. 노리는 단계별 풀이 과정을 이용해 학생의 부족한 부분을 정확히 찾아 이를 보완해주는 서비스다.

 

대치동 수학 선생들이 만든 스타트업 교육 기술 회사 노리의 전신은 대치동의 수학 학원인수학의 눈이다. 2002년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해 딜로이트, AT커니에서 컨설턴트로 일했던 김용재 대표는 창업의 꿈을 갖고 사람을 모아 2008년 사업을 시작했다. 6개월간 김용재 대표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사업을 구상한 서울과학고 출신인 김서준 부대표, 조승연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노리의 주축이 됐다.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앞서 사교육의 본산인 강남에서 수학 학원을 개업한 것은 철저한 계획에 따른 것이었다. 디지털 교육 시장의 잠재력을 발견했지만 교육 현장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경험이 없이는 제대로 된 사업을 할 수 없겠다는 판단에서였다. 학원을 운영하며 4000명이 넘는 학생에게 직접 수학을 가르쳤고, 그때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3권의 수학 교재를 출판했다. 도메인 지식을 쌓아가던 2010년부터는 본격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에 착수했다. 학원 수익은 초기 연구개발비로 쓰였다. 그렇게 스타트업 치고는 상당히 긴 준비 기간인 3년간의 개발 끝에 웹사이트 기반의 맞춤형 수학 교육 솔루션인 노리를 세상에 내놓게 된다.

 

 

 

노리(Knowre)는 맞춤형 수학교육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교육 기술(edtech) 스타트업이다.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국내에 앞서 미국 시장에 먼저 진출했다. 미국 시장에 먼저 진출한 이유는 미국의 경우 교육 과정에서 학생들이 PC, 계산기 등 기계에 접근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기 때문이었다. 사업 초기에는 태블릿과 같은 디지털 기기의 보급률 또한 국내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현재까지 해당 솔루션을 70여 개의 미국 학교에서 총 2만 명의 학생이 활용하고 있다. 오하이오의 공립학교인 브라이얼 미들 스쿨(Briar Middle School)에서는 매일 30분에서 50분 동안 노리를 보조교재 및 보충수업 형태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 성적이 미달돼 대학을 지원할 자격이 없었던 학생 중 50%가 노리 솔루션을 사용한 뒤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최소 기준을 넘어서게 됐다는 자료 조사도 있었다. 이 밖에도 노리는 2013년 학생들 간 학업성취도 격차를 메울 소프트웨어를 시상하는 갭앱챌린지(Gap App Challenge)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2014년에는 미국의 비즈니스 매거진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가 선정한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교육회사 TOP10’에 꼽혔다. 한편 국내에서는 대교, EBS 등 주요 교육기업과 제휴를 맺고 관련 수학 콘텐츠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현재 국내외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노리의 누적 투자금은 약 92억 원이다.

 

 

개인화와 게임화, 문제 로봇이 아닌 디지털 과외 선생님을 만들다

 

이들이 학원 현장에서 발견한 성공적인 디지털 교육의 핵심은개인화(personalization)’. 종이 문제집을 디지털 형태로 옮겨놓기만 한 기존의 문제은행식 디지털 교육은 학생 개개인의 학습 집중도나 지속도 향상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학생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파악할 길이 없는 일방향식 동영상 강의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일대일 과외처럼 옆에 앉아 학생의 문제 풀이 과정을 관찰하고 막힌 부분을 집중적으로 가르쳐줄 수 있는 맞춤형 디지털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노리는 수학 문제 풀이 과정을 잘게 쪼갰다. 기존 디지털 수학 교육이 최종적인 오답 여부만 확인하는 것에 그쳤다면 노리는 수천 개의 문제 풀이 과정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코딩해 학생이 어디서 길을 잃었는지, 어느 단계에서 반복적으로 틀리는지, 수많은 풀이 방식 중 어떤 것을 선택했는지를 모두 인지한다.

 

이후 개인화된 복습 커리큘럼을 통해 학생이 약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노리의 핵심 경쟁력이다. 이를 미국의 IT 미디어인 테크크런치는단순히 수학 문제와 강의를 디지털화한 것이 아니라 수학적 개념(mathematical concept) 자체를 디지털화했다고 평가했다.

 

 

노리는 현재 웹과 태블릿 버전으로 나누어 학습 콘텐츠를 제공한다. 태블릿 버전의 경우 사용자의 필기를 인식해서 먼저는 답의 오답 유무를 확인한 뒤, 오답일 경우 사용자가 문제 풀이 단계 중 어느 부분을 이해하지 못했는지를 파악한다. 화면 하단의 애니메이션을 통한 즉각적인 피드백도 제공된다. 선생님은 별도의 대시보드(dash board)를 통해서 각 학생의 진도와 학습 성취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개인화’와 함께 노리가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은 교육의게임화(Gamification)’. 게임화는 2010년 정의된 개념으로 게임이 가지고 있는규칙’ ‘경쟁’ ‘미션’ ‘보상등의 요소를 서비스에 응용하는 기법이다. 사용자의 동기 부여를 돕고 서비스 잔존율을 높인다는 점에서 교육 분야에서는 상당히 오랜 시간 적용돼왔다.

 

쉽게 말해 게임하는 것처럼 수학 공부를 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 노리는 각 커리큘럼을 마칠 때마다 섬을 탐험할 수 있는 러닝 맵(Learning Map)을 만들었다. 김서준 부대표는 게임화를 도입한 이유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교육에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작고 즉각적인 보상의 제공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읽고 보는, 즉 정보를 받아들이는 습관이 이전 세대와는 다르다. 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모바일 환경에 노출돼 자라왔기 때문에 짧은 길이의 콘텐츠, 빠른 응답, 인터랙티브한 UI 등에 익숙하다.

 

반면 아직도 오프라인 교육의 보상 체계는 호흡이 지나치게 긴 편이다. 한 학기 분량을 통째로 열심히 공부해야 학기 말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고지가 너무 멀어서 학생의 학습 동기가 저하된다. 오프라인 강의를 온라인으로 옮겨놓은 동영상 강의 학습 역시 학생의 자기 주도성 발현을 기준으로 따져보자면 전통적인 학습 방식과 별반 다를 바 없다.

 

노리는 배지, 랭킹, 코인 등의 작고 즉각적인 보상을 학생들에게 지속해서 제공함으로써 학생의 자기 주도적인 학습 경험을 끌어내는 데 중점을 둔다.

 

 

성장의 원동력

 

노리의 지난해 매출이 약 10억 원 정도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아직 노리를 성공한 디지털 교육 기업이라 말하기에는 이르다. 그러나 노리가 탄탄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국내 에듀테크 산업 성장의 한 축을 맡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들의 가장 큰 무기는기술력이다. 사용자의 학습 데이터를 분석하는 노리의 어댑티브 러닝(Adaptive Learning) 기술은 이미 국내외의 다양한 수상 실적을 통해 인정받았다. 노리에 투자한 소프트뱅크벤처스 등 역시 타 스타트업이나 사설 학원에서 구현하지 못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두 번째로 현장 이해도가 높은 인력으로 팀이 구성돼 있다는 점 역시 노리가 안정적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는 기반이 됐다. 많은 교육 스타트업이 등장했지만 동시에 많은 곳이 사라졌다. 이들 중 대다수는 IT를 너무 모르거나, 혹은 너무 IT만 알았기 때문에 실패했다.

 

‘현장을 알아야 제대로 된 디지털 교육을 할 수 있다는 김용재 대표의 철학은 현재 노리의 핵심 경쟁력이 됐다. 학원을 차려 직접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쳐본 경험이 살아 있는 디지털 교육을 만들 수 있게 도왔다.

 

 

 

 

경영진뿐 아니라 내부 구성원 역시 현장 지식을 가진 인재들로 채용하고 있다. 노리는 알고리즘 기술뿐 아니라 수학 문제, 동영상 강의 등의 교육 콘텐츠도 직접 개발한다. 이를 위해 디지털 콘텐츠 팀에서 문제를 만드는 인력 중 다수가 과거 수학 교사들로 구성돼 있다. 문제를 단계별로 쪼개서 직접 코딩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들은 입사 후 두세 달 동안 실무에 투입되지 않고 코딩 교육을 받게 된다. 이 디지털 콘텐츠 팀이 개발의 일부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맞춤화된 B2B 영업·유통 전략이 노리의 기술과 콘텐츠에 날개를 달았다. 현재 노리는 미국 시장보다는 국내 시장에 비중을 두고 사업을 전개 중이다. 학교 단위의 사업을 진행했던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사교육 시장을 우선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국내 학교 교실에는 아직 태블릿과 같은 디지털 기기 보급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노리는 국내 주요 교육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유통 채널을 넓히고 있다. 주로 학생 1명당 매월 요금을 부과하는 특허사용계약(licensing) 방식으로 제휴를 맺는다. 작년 상반기에 노리는 대교와 중등 수학 콘텐츠 공급에 관한 전략적 제휴를 맺고 중등 커리큘럼 서비스를 출시했다. EBS와도 개인 학생을 위한 온라인 B2C 서비스를 출시했다. EBS와 공동 개발한 ‘EBS 스마트 스쿨 수학 2015 이러닝 코리아 박람회에서 열린 이러닝 우수 기업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B2B 영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회사마다 가지고 있는 러닝 모델(Learning model)을 파악하고 맞춤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다.

 

교육회사는 각각 고유의 교육 철학과 방식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진도를 나가는 것과 복습하는 것 중 어느 것에 비중을 두고 있는지, 주간 수업 횟수와 시간은 어떻게 되는지, 교사의 개입도는 어느 정도인지가 학원 혹은 기관마다 각기 다른 것이다. 바로 이 개별적인 기업 고객 특성에 맞춰 최적화된 패키지를 보급하는 것이 노리의 영업 전략이다.

 

김서준 부대표는상대적으로 교사의 재량권과 자율권이 중요한 공교육 분야와 달리 사교육 분야에서는 최대한 교육 과정을 표준화해 학생들에게 일관성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리의 2016, 종횡을 가로질러 확장하는 것이 목표

 

올해 노리의 가장 큰 화두는확장이다. 지난 4년간 비즈니스 모델과 콘텐츠에 대한 검증을 마친 노리는 두 가지 측면에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먼저 수학이라는 과목 내에서 취급 학년을 넓히는 일이다. 현재 노리가 국내에서 제공하고 있는 수학 콘텐츠는 중학교 과정에 국한돼 있다. 내후년까지 노리는 초등학교 과정을 아우를 수 있도록 콘텐츠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두 번째로 동아시아권 국가로의 해외 진출을 준비한다. 김서준 부대표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 일본은 수학 교육 커리큘럼 과정이 유사하다. 교육열이 높고 방과 후 사교육 문화가 형성돼 있다는 것 역시 공통점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와 유사한 B2B 전략을 가지고 중국과 일본에 진출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는 수학 과목을 넘어서 과학 과목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물리와 화학은 수학 과목과 비슷한 지식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우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과목이라는 설명이다.

 

노리는 과거 한 인터뷰를 통해교육계의 구글이 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데이터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맞춤화된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구글을 본보기 삼았다. 김서준 부대표는결국 모든 교육 환경은 디지털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과정에서 노리가 디지털 세대의 <수학의 정석>이 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시사점

 

노리는탁월한 기회 포착뛰어난 실행력을 보여줬다. 브라질의 뛰어난 축구 선수들, 쿠바의 야구 선수들을 생각해보자. 해당 국가에서 치열한 경쟁을 이겨낸 높은 역량을 보유한 선수들은 시장이 더 크고 기회가 더 많은 유럽 축구리그, 미국 메이저리그 등으로 진출한다. 노리의 미국 시장 진출도 이와 유사하다. 우리나라의 수학교육산업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역량을 가지고 있지만 노리 이전에는 누구도 이 역량을 이용해 더 큰 시장인 미국 교육시장으로 진출할 생각을 못했다.

 

마이클 포터의 국가 경쟁우위 모형을 빌려 설명해보자. 한 국가의 산업 내 경쟁 정도가 높으면 해당 기술에 대한 높은 역량을 보유할 수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한국의 높은 교육열이 대치동 학원가와 같이 경쟁이 치열한 수학교육 산업을 만들어왔다. 노리는 이러한 한국 학원가에서 성공한 인재들이 주축이 된 회사로서 수학교육에 있어서는 세계시장에서도 경쟁우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 미국 수학교육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노리는 높은 실행 비용과 위험을 감수해야 했고, 탁월한 실행 능력으로 이에 성공했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 교육의 우수성을 여러 번 예찬해 미국에서 한국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 시장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추는 데 일조했고, 노리는 이 기회를 잘 살렸다고 평가된다.

 

 

앞으로의 위험요소와 대응 전략

 

경쟁사들의 모방.노리의 혁신적인 개인 맞춤형 수학교육 콘텐츠는 국내외 기관 및 대회 수상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서비스 자체는 다르지만 르네상스러닝 등의 경쟁자들이 해외 시장에 존재하고 있고, 시장에서 성공하면 할수록 경쟁사들의 모방 위협이 커지게 된다. 기업의 핵심 역량을 지키는 것은 이를 새로 개발하는 것 못지않게 어렵다. 고객이 탑승할 때마다 마일리지를 보상으로 제공하는 혁신적인 frequent flyer mileage 프로그램을 처음 개발해 경쟁우위를 얻었던 미국 유나이티드항공(United Airlines)은 곧 경쟁사들의 모방으로 인해 핵심 역량을 잃게 됐다. 혁신적인 개인 맞춤형 교육 서비스로 노리가 얻은 경쟁우위를 잃지 않기 위한 전략들이 필요하다. 특히 네트워크 효과(고객 수가 늘어남에 따라 고객에게 그 서비스의 가치도 상승하는 효과)나 소비자 측면 시너지(customer-side synergy)를 이용해 고객의 이탈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퍼스트 무버는 경쟁사에 비해 초기 시장을 선점하고 많은 고객 수를 확보하는 데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퍼스트 무버로서 경쟁사보다 많은 고객 수에서 창출된 가치를 다시 고객에게 제공한다면 경쟁사가 더 매력적인 콘텐츠를 개발한다고 하더라도 고객이 노리를 떠나기 힘들다. 예를 들어, 아마존닷컴은 초기 퍼스트 무버로서 경쟁사보다 많은 고객 수를 이용해 더 많고 믿을 수 있는 상품 리뷰를, 더 많은 고객의 구매 및 브라우징 정보를 이용해서 보다 나은 추천 시스템을, C2C(customer-to-customer) 플랫폼을 제공하는 등 계속해서 네트워크 효과를 이용해 고객들이 떠나가지 않는 방법들을 지속적으로 개발, 제공하고 있다.

 

경쟁사의 모방으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는 또 다른 방법은 지적재산권을 법적으로 보호받는 것이다. 개인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활용된 고유 기술에 대한 특허를 확보하고 교육 과정의 혁신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비즈니스 모델 특허를 고려해볼 수 있다. 미국의 온라인 여행사인 프라이스라인닷컴(Priceline.com) ‘Name Your Own Price’라는 역경매 기능을 비즈니스 모델 특허로 인정받아 20년 가까이 본사의 혁신적인 서비스를 경쟁사의 모방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었다.

 

교육 시장의 특수성. IT의 발전과 함께 대부분의 산업에서는 프로세스의 자동화 및 혁신이 이뤄졌고, 이에 따라 조직 안팎의 큰 변화를 겪었다. 폭발적인 온라인 시장의 성장이 이 변화를 말해준다. 또 많은 산업에서 컴퓨터와 기계가 인력을 대체했다. 다이렉트 보험 서비스가 보험설계사를 대체하고 있고, 건물 관리 인력들은 건물 관리 시스템들로 대체되고 있다. 하지만 교육 분야에서의 변화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E-learning, e-education이 시작된 지 이미 오래됐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아직 교사와 학생들이 얼굴을 대면하는 수업방식이 주된 교육방식이다. 이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지만 다른 산업에 비해 교육은 IT로 인한 핵심 프로세스 변화가 적은 분야이다.

 

따라서 노리는 교육산업이 변화에 보수적인 원인들을 파악하고, 제품/서비스 중심의 전략보다는 고객 중심의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김용재 대표와 김서준 부대표는 노리의 역할을 교사의 대체재이기보다는 보완재라고 밝혔다. 이는 학생뿐 아니라 교사도 교육사업의 주요 고객인 점을 고려할 때 성공 확률을 높이는 사업 방향이라고 생각된다. 아무리 뛰어난 IT 교육 서비스라 해도 고객이 사용하지 않는다면 성공하기가 어렵다.

 

노리는 참신한 창업 아이템으로 국내보다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이는 노리가 다른 스타트업 기업에서 찾기 힘든 탁월한 도전 정신을 가진 기업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국내 시장에서 창업한 스타트업들의 성장의 근본적인 한계는 작은 시장 규모에 맞춰 개발된 제품 및 서비스다. 시작부터 이러한 한계를 극복한 노리가 앞으로도 계속 세계 시장에서 성공한 국내 스타트업 사례로 소개되길 기대한다.

 

 

 

최기영 현대오토에버 과장,정새롬 플래텀 에디터,조우제 서울시립대 교수

 

최기영 현대오토에버 과장 stefhano0930@gmail.com

최기영은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와 카이스트 테크노 MBA를 거쳐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비석세스에서 스타트업 취재, IT 트렌드 분석 등을 담당했다. 현재 현대오토에버에서 기술기획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저서로 <한국의 스타트업 부자들> <왜 지금 드론인가>가 있다.

 

정새롬 플래텀 에디터 Suburn00@gmail.com

정새롬은 성균관대 사학과를 거쳐 마케팅 전문 미디어 트렌드인사이트에서 마이크로트렌드 전반에 관한 분석을 담당했다. 현재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래텀에서 국내외 최신 IT와 신규 비즈니스 모델 취재, 국내 스타트업 인터뷰, 미디어 운영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조우제 서울시립대 교수 wjcho1@uos.ac.kr

조우제 교수는 서울대 공과대학에서 학사를, 미국 카네기멜론대 경영대학에서 석사를,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얼바나 샴페인) 경영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사 졸업 후에 삼성SDS에서 기업용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했다. IT기업의 M&A 및 기업 차원의 전략, 기업의 IT투자 전략 등을 연구하고 있다.

 

 

 

  • 최기영 | - 현대오토에버 과장
    - <스타트업 코리아>, <한국의 스타트업 부자들>, <왜 지금 드론인가> 저자
    stefhano09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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