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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오쇼핑의 글로벌 전략

"재미있게…고급스럽게…"中 주부 사로잡자 ‘해외시장 선점!’마법의 주문, 먹혔다

정지영 | 162호 (2014년 10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전략, 마케팅, 혁신

 

CJ오쇼핑이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었던 요인은?

1)현지 파트너와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전쟁터에 혼자 가려고 해서는 안 된다. 믿을 만한 파트너와 함께하면서 실패를 줄였다.

2)초기 프리미엄 전략:조기 시장 장악을 위해 저가 위주로 구성하는침투형 전략대신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중고가 제품으로 라인업을 구성하는고급화 전략을 택했다. 프리미엄 이미지로 CJ오쇼핑은 현지의 중산층 이상 주부들을 고객으로 삼을 수 있었다.

3)중소기업 무료 컨설팅:무료 컨설팅을 통해 방송에 못 나간 중소기업들도 CJ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CJ는 컨설팅 과정에서 지식, 노하우를 습득하면서 지식기업으로 진화할 수 있었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이정완(경희대 경제학과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1995 81, CJ오쇼핑이 대한민국 최초로 TV홈쇼핑 방송을 시작했다. 회사 직원들은 모두 집중하며 TV에 시선을 고정했다. 첫 판매품은 78000원짜리뻐꾸기시계’. 모든 가정의 필수품이라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것을 고려해 선정한 첫 제품이었다. 기대는 높았지만 첫 방송의 주문량은 당초 기대에 훨씬 못 미쳤다. 그나마도의무적으로방송을 지켜보던 직원이나 직원 가족들이 호기심에서 산 것이 대부분이었다.

 

한국 홈쇼핑의 시작이 이렇게 미미했다. 백화점이나 동네 슈퍼를 돌아다니며 물건을 직접 만져보고 요모조모 따져본 후 사는 것에 익숙한 소비자들은어떻게 TV로 쇼핑을 하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믿을 수 없는 방송’ ‘이해할 수 없는 방송이던 TV홈쇼핑이 이제는 쇼핑의 대세가 됐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과 함께 주요 유통채널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국내 TV홈쇼핑 시장 규모는 약 9조 원에 이른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유통산업백서>에 따르면 올해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늘어 95300억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0분에 한 번꼴로 울리던 주문전화는 이제 ‘1분에 1000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가 됐다.

 

홈쇼핑 업계가 전체적으로 성장하면서 국내 홈쇼핑 업체 수도 꾸준히 늘어 현재 6개 기업이 경쟁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CJ오쇼핑은 국내 1(매출액 기준)를 넘어 미국 QVC에 이어 세계 홈쇼핑 업계 2위 사업자로 올라서는 등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04년 국내 홈쇼핑 기업 가운데 최초로 해외 진출을 선언했으며 현재 중국, 인도, 베트남, 태국 등 총 7개 국가, 9개 법인에서 홈쇼핑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 홈쇼핑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글로벌 사업에서 흑자를 내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이는 한국에서 TV홈쇼핑이 생겨난 지 햇수로 20년 만, 글로벌 진출 후 10년 만에 이룬 성과다. 현재 목표는 2017년 업계 1위에 오르는 것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CJ오쇼핑의 글로벌 전략을 DBR이 분석했다.

 

그룹 전략의 일환으로 시작된 글로벌 사업

 

남방CJ

 

CJ오쇼핑 글로벌 진출의 시작은 그룹의 전략적 판단에서 이뤄졌다. CJ그룹 경영진은살 길은 세계화뿐이라는 기치로 2000년대 초반부터 강하게 글로벌화를 추진했다. 이재현 CJ 회장은세계 시장을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며 전 계열사에 글로벌 진출을 지시했다. CJ오쇼핑 관계자는당시만 하더라도 제일제당을 필두로 해서 CJ그룹이 먹고살 만한 때였는데 경영진은 회의 때마다글로벌을 외쳤다고 회상했다. CJ오쇼핑은 당황했다.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홈쇼핑 비즈니스는 국내 비즈니스다라는 인식이 강할 때였기 때문이다. 홈쇼핑 비즈니스는한국어로, 한국인이 좋아하는 상품을,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물건을 판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글로벌 진출을 더는 머뭇거릴 수 없었다. CJ오쇼핑은 이 회장의글로벌화의지에 맞춰 해외 진출 전략을 진지하게 고민했다. 1995년 국내 최초로 홈쇼핑 방송을 시작했을 때와 같은 마음이었다. 홈쇼핑 비즈니스의 개념을 다시 되짚었다. TV홈쇼핑 비즈니스는 사람들에게 물건을 파는 장소를 제공하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과 같은 일반적인 유통 서비스와는 다른 개념이기 때문에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했다. 24시간, 365일 일 년 내내 잠시도 쉬지 않고 물건을 판매하기 때문에 제품 다양화와 새로움을 강조해야 했다. 우선 가장 큰 시장을 갖고 있고 우리와 지리적, 문화적으로 친숙한 중국을 공략하기로 했다. 이 회장의 말대로 세계화는 누가 먼저 시장을 차지하느냐의 문제였기 때문에 도전정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중국 진출을 결정했지만 막상 시도하자니 막막했다. 국내 홈쇼핑 기업 누구도 해외시장에 진출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참고할 만한 사례가 없었다. 게다가 당시 중국 홈쇼핑 업계는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과 제품의 신뢰성 하락 문제가 불거지면서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었다. 김윤구 CJ오쇼핑 부사장은해외 진출 준비 과정에 대해 말하자면 솔직히멘 땅에 헤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회상했다. 우선 직원들을 중국 대도시로 보냈다. 중국 각 지역에 대해 실시한 기본조사를 토대로 거대한 중국 시장의 첫 교두보가 될 지역은 핵심 거점도시를 보유한 경제권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CJ오쇼핑의 독자 진출은 어렵다고 판단해 좋은 파트너를 고르기로 했다. 방송사업이다 보니 영향력 있는 미디어그룹을 눈여겨봤다. 국영기업이 아니라고 해도 대부분의 미디어 기업들은 알게 모르게 정부의 영향력하에 있는데다 특히 중국은관시(關係·관계)’문화가 강하다는 점이 난제였다. 파트너를 찾는다 하더라도 중국 고위 관료를 설득하지 않고는 사업 진전이 불가능했다. 중국이라는 나라의 특수성에다 방송사업이라는 매체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중국 고위 관료의 마음을 얻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했다.CJ오쇼핑 직원들은 중국 진출 1년 전부터 현지에서 머물면서 밑바닥 네트워킹을 닦았고 임원들도 수시로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현지에 파견된 직원들은 경쟁기업을 탐방하고 중국 곳곳에서 현지인들의 패션 트렌드를 연구했다. 1년 반이 넘는 조사 끝에 CJ오쇼핑은 진출 도시로 상하이(上海)를 중심으로 한 화동 지역에 회사를 세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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