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기항지광고 HS애드 황보현 상무, 이종호 디렉터
Article at a Glance – 마케팅
올해 휴가철을 앞두고 시작된 ‘나만의 여행타입 테스트’ 광고는 실제로 광고 대상 지역이었던 베트남과 미얀마의 대한항공 여행 연계상품 판매실적을 크게 올렸다. 대한항공 광고가 ‘여행지 광고’, 정확하게 말해 ‘기항지 광고’로 성과를 거둔 건 이번만이 아니다. 대한항공과 함께 광고를 만들어오고 있는 HS애드의 황보현 상무와 이번 여행타입 광고를 만든 이종호 디렉터는 기업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1) 시장 선도 기업일수록 마케팅 전쟁에서 ‘속성’을 자랑하지 말고 ‘가치’를 전달해야 한다. 2) 하나의 광고에 모든 정보와 메시지를 넣겠다는 생각을 버려라. 3) 인터넷은 값싸게 광고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소비자의 퍼뜨림’에 집중하라. 4) 광고가 ‘깜찍한 거짓말’이던 시대는 지났다. 솔직하게 소비자와 공감하고 그들을 존중하라. |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이종희(단국대 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본격적인 여행•휴가철을 앞둔 지난 5월 말, TV에는 ‘누구나 저마다의 여행이 있다’는 알쏭달쏭한 광고 하나가 등장했다. 멋진 풍경이나 건물에 알파벳 하나와 숫자 하나가 조합돼 자리 잡고 있다. “나를 알고 떠나야 여행이 더 즐거워진다. 테스트해보세요. 당신만의 여행은 따로 있으니까요”라는 내레이션이 나오고 “Excellence in Flight, Korean Air”라는 대한항공 슬로건이 이어진다. 1
대한한공 “누구나 저마다의 여행이 있다” 여행테스트 종합편
네이버나 다음에 무엇을 쳐 보라, 검색해보라는 광고는 많았지만 이처럼 직접 와서 자신의 여행타입 테스트를 해보라고 요구하는 광고는 흔치 않았다. 놀라운 건 진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는 것. 휴가철 계획을 세우던 사람들은 실제로 자신의 여행타입과 그에 맞는 상품을 알기 위해, 혹은 그저 호기심에서라도 대한항공의 여행타입 테스트 페이지를 찾아갔다. M2, C3 등으로 분류된 각 여행타입에 맞는 미얀마와 베트남의 여행지가 소개되는 광고가 10여 편 이어졌다. 시너지를 냈다.
대한한공 “누구나 저마다의 여행이 있다” 대국민 여행타입 테스트1
대한한공 “누구나 저마다의 여행이 있다” 본편 – 미얀마 컬쳐
“10만 명의 고객이 몰려와 자신의 소비성향과 취향을 알아서 얘기해준다.”
기업에는 정말 꿈같은 이 얘기가 현실이 된 것이다. 대한항공 여행타입 광고를 보고 몰려든 이들이 약 10만 명이었다. 굳이 로그인을 하거나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테스트를 마친 뒤 추천되는 상품을 보고 결제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HS애드 관계자는 “광고주(대한항공)가 원치 않아 그 수치를 밝힐 수는 없지만 베트남과 미얀마로 대한항공 연계 상품을 구입해 떠난 비율이 광고 이전에 비해 크게 늘었다”며 “모든 기업이 고객정보와 소비행태에 목매는 지금 시기에 더없이 귀한 자료와 마케팅 기회를 얻은 셈”이라고 말했다. 또 로그인을 할 경우 여행상품이나 비행기 티켓 등의 경품 이벤트로 이어지는 형태여서 실제 개인정보를 스스로 입력하며 대한항공 사이트에 회원 가입하는 경우도 많았다.
사실 대한항공 광고가 화제가 된 건 이번만이 아니다. 2009년 전파를 탄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는 지금까지도 다양하게 패러디되고 있으며 여행타입 테스트 광고 직전까지 실제 유럽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투표를 통해 인터랙티브하게 진행된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 시리즈 역시 인기를 모았다.
항공사의 ‘서비스’ 자체를 홍보하는 게 아니라 기항지를 광고하며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형태의 광고가 수년간 계속되면서 단순한 실적 향상 이상의 성과가 나타났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6월 전국 4년제 대학교 재학생 1106명을 대상으로 ‘일하고 싶은 기업’을 조사한 결과, 대한항공이 ‘2014년 일하고 싶은 기업 전체 1위’에 올랐다. 20년째 대한항공과 함께 광고를 만들어왔고 지난 수년간 ‘기항지 광고’라는 다소 모험적인 마케팅으로 큰 성공을 거둔 HS애드의 황보현 CCO(Chief Creative Officer)/상무와 이번 여행타입 테스트 광고를 기획한 이종호 CD(Creative Director)를 DBR이 만났다.
황보현 CCO(상무)는 연세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광고회사 코래드를 거쳐 1996년부터 HS애드에서 일하고 있다. 대한항공 국내·해외 캠페인, LG전자 해외 캠페인 등 유수기업과 서울시, 한국관광공사 등 관청과 공기업의 광고기획과 제작에도 참여했다. 2013년 아시아태평양광고제, 2012년 칸국제광고제 등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종호 CD는 중앙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뒤 HS애드에 입사해 LG전자, LG U+, 대한항공 등의 광고 기획 및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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