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다인힐의 포트폴리오 전략

투뿔등심, 붓처스컷, 블루밍가든… 多브랜드 少매장 전략으로 급성장

159호 (2014년 8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전략, 마케팅

종합 외식기업 SG다인힐의 성공 요인

수평적 시장 세분화와 캘리브레이션

가격대와 국적에 따라 외식업을 구분하지 않고 소비자들의 기호와 취향에 따라 시장 세분화. 특히 세분화된 고객 기호에 최적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객 요구에 정밀하게 눈금을 맞추는캘리브레이션(calibration)’ 전술로 세분화의 성공 가능성 제고

민첩하고 유연한 의사결정

출범 초기부터 다()브랜드 전략을 표방하며 남들보다 반보 앞서는영선반보(嶺先半步)’ 전략을 통해 유행을 선도하며 신속하게 점포 확장

애드온(Add-on) 차별화 전략

파스타, 스테이크 등 기본 메뉴의 품질에 집중하면서도 식전 빵, 크림 스피니치, 한우 차돌 볶음밥 등 곁가지 메뉴 개발에 힘써 차별화 추구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선정효(연세대 정보산업공학과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블루밍가든(Blooming Garden)’ ‘붓처스컷(Butcher’s Cut)’ ‘투뿔등심(Two Plus)’….

 

모두 입맛 까다로운 미식가, 소문난 맛집을 골라 찾아 다니는 식도락가 사이에선 꽤 알려져 있는 외식 브랜드들이다. 음식 종류는 제각각 다르다. 블루밍가든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붓처스컷은 스테이크 하우스, 투뿔등심은 숙성 등심 전문점이다. 그러나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전부 SG다인힐에서 운영하고 있는 음식점들이란 사실이다.

 

SG다인힐은 1980년대 국내 외식업계에 ‘OO가든(garden)’ 열풍을 일으켰던 전통 한식당 삼원가든에서 2007년 분리돼 나왔다.1 현재 SG다인힐은 블루밍가든, 붓처스컷, 투뿔등심 외에도 수제 햄버거 전문점패티패티(Patty Patty)’, 스패니시 타파스 전문점봉고(Vongo)’, 피자 및 화덕요리 전문점꼬또(Cotto)’, 소수 고객들을 상대로 100% 예약제로 운영하는 파인 다이닝(fine dining, 고급 식당) ‘부띠끄 블루밍(Boutique Blooming)’ 등 총 9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브랜드 가짓수는 여럿이지만 브랜드별 점포 수는 대개 한두 개, 많아야 대여섯 개 수준이다. 매장이 들어선 곳도 주로 서울 강남 지역이나 광화문, 여의도 같은 오피스 밀집구역으로 제한돼 있다.

 

출범 이후 줄곧()브랜드, ()직영매장전략을 취해 온 SG다인힐은 지난 해 401억 원 매출액에 2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서울 강남 대형 음식점의 대명사이자 SG다인힐의 모회사 격에 해당2 하는 삼원가든의 지난해 매출액이 200억 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청출어람이라 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외식업을 시작한 지 불과 7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SG다인힐이 현재 운영하고 있는 매장 수는 총 24개다. 최신 유행하는 다양한 콘셉트의 레스토랑을 잇달아 열며 종합 외식업체로 급성장하고 있는 SG다인힐을 DBR이 집중 분석했다.

 

 

 

‘다()브랜드, ()직영매장전략 표방하며 출범

SG다인힐은 박수남 삼원가든 회장의 아들인 박영식 부사장이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외식 전문 기업이다.3 미국 뉴욕대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박 부사장은 2004년 삼원가든 이사 직함을 달고 당시 서울 신사동 삼원가든 본점 매장 한편에(‘순수한’ ‘청결한의 뜻을 지닌 영어 단어 ‘pure’와 생선을 뜻하는 한자의 합성어)’라는 음식점을 운영하며 외식 사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2007년부터 삼원가든과 특수 관계에 있는 별도 법인 SG다인힐의 부사장직을 맡아 경영 전면에 나선다. 단순한갈빗집을 넘어종합 외식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본격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였다.

 

SG다인힐은 전통 한식이 아닌 다른 외식 사업으로의 진출을 구상하면서 처음부터 다()브랜드, ()직영매장 전략을 염두에 뒀다. 우리나라 외식 트렌드 주기가 워낙 짧아서다. 박 부사장은 “SG다인힐을 출범시킬 때만 해도 유행하는 음식 종류가 5∼6년마다 바뀐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사업을 해 보니 3∼4년이면 수명이 끝나는 것 같다외식 트렌드가 이렇게 빨리 변화하는 상황에선 하나의 카테고리를 정해 놓고 확장 전략을 펼치기보다는 다양한 브랜드를 시의적절하게 내놓는 편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이탈리안이면 이탈리안, 일식이면 일식처럼 특정 카테고리의 식당을 하나 만들어놓고 매장을 늘려가려고 하기보다는 그때그때 외식 트렌드 변화에 맞춰 최신 유행하는 레스토랑을 선보이며 시장의 다양한 수요를 공략하는 편이 낫다는 것.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다브랜드 소점포 전략의 장점이다. 박 부사장은선택한 레스토랑 브랜드가 운 좋게 잘돼서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려간다 한들 3∼4년 뒤 유행이 바뀌어 인기가 시들해지면 한순간에 몽땅 쓰러질 수 있다반면 여러 브랜드를 동시에 내놓고 적정 수준에서 매장 수를 관리하면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무관리에서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와 함께 SG다인힐은 외식 시장 내 자사 브랜드의 포지셔닝을 소득이나 교육, 사회적 지위 등 모든 면에서 평균 이상인 상류층을 타깃으로 하는업스케일 다이닝(upscale dining, 가격, 콘셉트, 품질 등 모든 면에서 평균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고급 레스토랑)’으로 잡았다. ()브랜드 전략이 자칫 무분별한 문어발식 확장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고급화를 통한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가격은 조금 비싸더라도 고급 식재료를 써서 품격 높은 음식을 제공하면 어떤 외식업으로 확장하건 SG다인힐만의 독특함과 희소성을 부각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돈을 벌려면 부자한테 가라는 유대인들의 상술처럼 부유층을 상대로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오랜 믿음도 SG다인힐의 업스케일 포지셔닝 설정에 영향을 끼쳤다. 박 부사장은삼원가든이 현재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 한식 음식점이라는 명성을 얻을 수 있었던 건 1981년 당시 서울 최고 부자 동네였던 압구정동 인근에 대지 2000평이 넘는 규모로 정원식 식당을 꾸민 덕택이었다 “SG다인힐 역시 주로 강남에 사는 30∼40대 미식가, 식도락가 집단을 핵심 타깃층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외식업 유행의 향방을 결정짓는 트렌드세터(trendsetter)를 집중 공략해 이들의 호응을 얻어내면 일반 대중들은 입소문을 타고 자연스럽게 몰려들 것이라는 게 박 부사장의 예상이었다.

 

정체성 모호한 브랜드로 불안한 출발

SG다인힐은 2007년 출범과 함께퓨어멜랑쥬(Pure Melange)’메자닌(Mejjanin)’ 두 개의 서로 다른 외식 브랜드를 동시에 선보였다. 두 브랜드 모두 서울 강남의 부유층 미식가를 정조준할 목적으로 고급 카페 및 호화 레스토랑, 와인바 등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매장을 냈다. 퓨어멜랑쥬는 스시 및 그릴요리 전문점으로 박 부사장의 첫 작품이기도 했던 퓨(송어·갯벌장어 요리 전문점)의 연장선상에서 기획한 레스토랑이었다. 깨끗하고 싱싱한 생선을 재료로 한 스시와 그릴에 직접 굽는 스테이크 및 해산물 요리를 함께 제공했다. 와인 및 사케 전문점으로 문을 연 메자닌에선 30여 종의 일본 청주와 200여 가지 와인을 구비해 놓고 50여 가지 아시안 요리를 선보였다.

 

청담동에 야심 차게 퓨어멜랑쥬와 메자닌을 오픈했지만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두 곳 모두 새로운 시도를 하기 좋아하는 일부 마니아층의 호응은 얻었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모호한 브랜드 콘셉트가 패착이었다. 단적인 예로 퓨어멜랑쥬는정통 일식은 물론 고급 양식당에서나 맛볼 수 있는 참숯 그릴 바비큐를 한곳에서 맛볼 수 있다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웠지만 오히려 소비자에겐이도 저도 아닌콘셉트로 인식됐다. 결국 SG다인힐은 두 브랜드 모두 2011년까지 운영하다 폐점시켰다.

 

박 부사장은 이에 대해브랜드 콘셉트를 명확히 정하지 않고 당장 객단가를 높일 수 있는 방법에 집중해 전략을 짰던 게 문제였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는퓨어멜랑쥬의 브랜드 콘셉트를 기존 퓨 시절의송어·갯벌장어 전문점에서스시·그릴 전문점으로 바꿨던 이유는 일식 하나만 고집해서는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청담동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봤기 때문이라며결국 매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객단가를 높일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해야 했는데 삼원가든에서 30년 넘게 고기를 다뤄왔으니 일식과 함께 고기도 구워 함께 제공하면 될 것 같아 내린 결정이었다고 털어놨다. 메자닌도 어정쩡한 콘셉트였기는 마찬가지였다. 애초에 박 부사장과 그의 부친인 박수남 회장의타협으로 주류 종류가 결정됐기 때문이다. 박 부사장은 원래 일본식 선술집인 이자카야(いざかや) 형태로 운영하고 싶었는데 일본 청주만 가지고 무슨 장사가 되겠냐는 박 회장의 반대로 할 수 없이 와인을 같이 팔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퓨어멜랑쥬는 비용 관리 측면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제공하는 음식 자체가 일식과 양식의퓨전이 아니라 일식과 양식을 따로따로 제공하는복합식당이었던 탓에 인건비가 일반 식당 운영비의 배로 들어갔다. 당장 주방장부터 일식과 양식을 분리해 뽑아야 했고 스시 라인과 그릴 파트에서 일하는 보조 인력 역시 모두 따로 둬야 했다. 박 부사장은초밥을 만들던 사람이 갑자기 양갈비 주문이 들어왔다고 석쇠판으로 뛰어가 구이 요리를 할 순 없으니 인건비가 늘어나는 건 당연한 결과였다고 말했다. 이처럼 모호한 브랜드 콘셉트와 과도한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SG다인힐의 출발은 불안해 보였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는 2008 5 SG다인힐이 새롭게 선보인 이탈리안 레스토랑 블루밍가든으로 일거에 사라진다.

 

테스트키친 통해 품질 관리

SG다인힐은 2010년 중소 규모의 외식기업으로선 이례적으로테스트키친(test kitchen)’을 만들었다. 테스트키친이란 새로운 레서피(recipe, 조리법)를 시험해 보며 신메뉴를 개발하는, 일종의 요리 실험실 같은 곳이다. 장현지 과장은대개 기업형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대규모 프랜차이즈 회사에선 어느 매장에서나 균일한 맛을 낼 수 있도록 본사에센터키친(center kitchen)’을 운영하며 각 점포에 조리 매뉴얼을 만들어 보급한다 “SG다인힐은 매출액이 100억 원에도 못 미치던 시절부터 일종의 센터 키친에 해당하는 테스트키친을 운영하며 맛의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강조했다.

 

SG다인힐이 일찌감치 테스트키친을 운영한 이유는 브랜드 및 매장 수 확대와 함께 음식 맛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동일 브랜드의 매장이라도 지역별로 제공하는 메뉴에 조금씩 차이를 둘 정도로 점포별 개성을 강조하긴 하지만 음식의은 중앙집권적으로 철저히 관리해야만 업스케일 다이닝으로서 SG다인힐의 통일된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해 나갈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SG다인힐은 삼원가든 본점 신관 지하 약 20여 평 공간에 이탈리안 피자 화덕, 저온 조리기, 오븐, 염도 측정기 등 한식, 중식, 양식 조리법을 모두 테스트할 수 있는 주방 설비를 갖춰놓고 테스트키친을 만들었다. 오픈 키친 형태로 총 12명이 앉을 수 있는 다이닝 테이블을 함께 배치해 VIP들이 셰프들이 요리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새로 개발한 요리에 대해 품평할 수도 있도록 했다. 카메라와 빔 프로젝트도 설치해 개발 메뉴의 조리법을 촬영해 놓고 각 매장에 나가 있는 요리사, 조리사들을 불러 교육시키는 공간으로도 활용했다.

 

현재 SG다인힐 테스트키친은 박영식 부사장 직속 부서인 메뉴디자인팀에서 관리하고 있다. SG다인힐의 모든 브랜드를 총괄하는 수석 셰프인 현정 팀장이 총책임을 맡고 있고 이탈리안, 스페인, 한국 음식 등 각 카테고리별 총 5명의 셰프가 상주하며 브랜드별 신메뉴 개발에 힘쓰고 있다. 박 부사장은전 매장에 똑같이 제공되는 기본 메뉴부터 매장별 특색에 따라 달리 제공되는 메뉴에 이르기까지 SG다인힐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의 메뉴 중 테스트키친을 거치지 않고 선보여지는 제품은 단 하나도 없다테스트키친이야말로 SG다인힐의 심장이라고 강조했다.

 

 

신메뉴 개발을 위해 해외 시장으로의맛 기행도 적극적으로 나간다. 브랜드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블루밍가든의 경우 대개 석 달에 한 번씩 새로운 메뉴를 선보인다. ·여름·가을·겨울 각 시즌마다 메뉴판을 리뉴얼해야 하기 때문에 셰프들은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재료와 아이디어 찾기에 힘쓰고 있다. 박 부사장은 “1년에 많게는 네다섯 번, 적게는 두세 번씩 메뉴디자인팀 팀원들과 해외로 나가 소문난 유명 레스토랑은 죄다 돌아다니며 온갖 음식을 다 먹어보고 온다일주일 안팎의 출장 기간 동안 최대한 많이 시식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에 6끼는 기본이고 최대 11끼까지 먹은 적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해외 외식 트렌드를 훑어보고 시장 조사를 하다 보면 한국에서 론칭할 새로운 브랜드 콘셉트에 대한 영감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직원들의 해외 출장에는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시행착오 통해 얻은 교훈으로 새 브랜드 준비

박 부사장은 퓨어멜랑쥬와 메자닌을 직접 운영하면서 브랜드 콘셉트를 명확하게 설정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뼈저리게 깨달았다. 객단가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신경 써야 할 일은 브랜드 정체성이라는 교훈을 얻은 셈이다. 동시에 그는 한국 소비자들의 음식 취향이 매우 빠르게 변하고 늘 새로운 트렌드를 갈구하긴 하지만 의외로 고집스러운 구석이 있다는 점도 발견했다. 송어와 갯벌장어의 결합(), 스시와 그릴의 조화(퓨어멜랑쥬), 와인과 사케의 만남(메자닌) 모두 대중들의 인식과 너무 동떨어진파격을 추구했기에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박 부사장의 분석이다. 그는소위핫 트렌드를 좇는 미식가나 식도락가들의 입맛만 잡으면 대중적인 인기는 자연히 따라올 것이라는 당초 예상은 큰 착각이었다트렌드세터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까지 입소문이 퍼지게 만들려면 남보다 더도 말고 딱반 발자국만 앞서가는 게 맞다고 결론을 내렸다.외식 경영의 성패는 비용 효율성에 달려 있다는 점 역시 박 부사장이 얻은 교훈이다. 그는호텔경영학을 전공하며 외식 경영에 대해서도 공부했지만 학교에서 배운 건 산업 분석적 측면에서 외식업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집중돼 있었다실제 음식점을 운영하며 체득한 사실은 결국 식당 운영은 비용과의 싸움이라는 점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교훈을 염두에 둔 박 부사장은 SG다인힐이 진출할 세 번째 외식업으로 이탈리안 레스토랑(블루밍가든)을 낙점했다. 우선 이탈리안 음식은 스시나 그릴에 비해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대중적 음식이기 때문에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고 봤다. 비용 관리 측면에서도 이탈리안은 장점이 많았다. 파스타를 예로 들면, 메뉴 가짓수가 많더라도 조리 과정은 크게 면을 삶아 볶는 과정이 전부라서 일식 등 타 요리에 비해선 단순한 편이라고. 게다가 이탈리안 요리에 많이 쓰이는 해산물은 SG다인힐의 기존 레스토랑인 퓨어멜랑쥬의 주 식재료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내면 식재료 조달은 물론 조리 노하우 공유에 이르기까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판단했다.

 

 

음식 카테고리를 정한 후 SG다인힐은 메뉴 개발에 힘을 기울였다. 처음부터 너무 많은 메뉴를 내놓기보다는 고객들에게 익숙한 메뉴지만 독특한 풍미가 더해진 음식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가 파스타이므로 일단 파스타 섹션에서 남들이 기존에 시도하지 않았던 메뉴를 고안하려고 힘썼다. 특히 퓨 시절부터 축적해 온 일식 요리 경험을 살려 신선한 해산물을 활용해 요리할 수 있는 파스타 개발에 힘을 기울였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게성게알 로제 파스타꽃게 로제 파스타. 장현지 SG다인힐 마케팅팀 과장은신선한 성게알과 부드럽고 달콤한 로제 소스로 풍미를 더하거나 꽃게 한 마리를 통째로 집어넣고 요리하는 등 간단한 파스타 메뉴라도 식재료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톡톡 튀는 개성과 아이디어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블루밍가든 오픈키친

 

이탈리안 레스토랑블루밍가든으로 분위기 반전

블루밍가든 1호 매장은 삼원가든 본점이 위치한 곳에 2층 규모로 자리를 잡았다. 2004년 퓨 매장을 오픈했던 자리와 같았지만 이번엔 외부 시야를 가리는 담벼락을 없애 성수대교 방면을 오가는 차량 안에서도 쉽게 매장을 볼 수 있도록 했다. 30년 넘게 삼원가든의 명물 대접을 받던 인공폭포 위치까지 앞으로 당기는 공사를 실시, 매장 입구가 대로변과 바로 맞닿을 수 있도록 접근성도 높였다. 박 부사장은이탈리안은 아무래도 스시나 그릴 요리보다는 가격대가 저렴하기 때문에 절대 고객 수를 많이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신사동 입지가 갖는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매장 가시성과 접근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블루밍가든을 열면서 동시에 같은 건물 3층에 단 7개 테이블만 놓고 100% 예약제로 운영하는 부띠크블루밍도 함께 선보였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목 좋은 자리에 고품격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들어서자 한가로운 점심 식사를 즐기기 원하는 30대 강남 미시족들부터, 와인모임 같은 친목의 장을 원하는 중년층, 조용한 분위기에서 비즈니스 미팅할 장소를 찾는 40∼50대 직장인들까지 몰려들었다. 이후 SG다인힐은 2008년 블루밍가든 압구정점 첫 오픈 이후 이듬해 2호점인 가로수길점(2009)을 열었고 강남점, 여의도점(이상 2010), 청계천첨(2011), 판교점(2013) 등 해마다 매장을 늘려갔다.

 

특히 블루밍가든 2호점부터는 주방을 공개하는 오픈 키친 시스템을 전격 도입했다. 매장을 찾은 손님들이 기름을 두른 프라이팬에서 면을 볶아내는 모습까지 볼 수 있도록 해 시각, 청각, 후각 등 고객의오감을 만족시키는 토털 쿠킹 서비스를 지향한 것. 이와 함께 각 매장마다 150여 종 이상의 와인을 구비함으로써업스케일레스토랑으로서의 차별화된 이미지도 강화해 나갔다. 매장별로도 각기 특색 있는 메뉴를 제공하기 위해 힘썼다. 예를 들어 강남점에는 직장인과 젊은 층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풀코스를 단품 메뉴 가격에 제공하는실속 런치세트나 합리적인 가격대의 2인 세트 메뉴인주말/휴일 쉐어 세트를 제공한 반면 금융·증권가 고객이 대다수인 여의도점에선 소규모 비즈니스 미팅에 적합한 코스 구성을 강화하고 와인과 잘 어울리는 메뉴를 추가했다.장현지 과장은매장마다 전체 메뉴의 10%는 각 매장의 지역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요리를 제공하는 걸 원칙으로 삼고 있다통일된 브랜드 이미지도 중요하지만 매장마다 개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인테리어 역시 매장별로 차이를 뒀다. 강남점의 경우 빌딩 숲 속에서 잠시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매장 입구에 정원을 마련해 놓는 등 자연친화적인 분위기를 강조했다면 여의도점은 서재 분위기가 나는 인테리어에 세미나룸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별실을 구비, 비즈니스 미팅에 좀 더 적합하게 꾸몄다.

 

스테이크 하우스붓처스컷으로 한 단계 도약

블루밍가든으로 외식 업계의 주목을 받은 SG다인힐은 2011 3월 붓처스컷을 내놓으며 성장에 박차를 가한다. 붓처스컷은 정육점 주인이 손님에게 팔지 않고 직접 먹으려고 따로 남겨둘 정도로 맛있는 부위를 의미한다. 30년 넘게 축적해 온 삼원가든의 숙성 기술력에 퓨어멜랑쥬를 운영하며 쌓아온 그릴 노하우를 더해 정통 아메리칸 스테이크 하우스를 선보인다는 야심 찬 목표로 SG다인힐이 내놓은 브랜드다.

 

고기 숙성 방식은 크게 일반적으로 많이 하는 습식 숙성(wet aging, 고기 수분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비닐 팩이나 밀봉된 플라스틱 통에 넣어 진공 숙성시키는 방법)과 건식 숙성(dry aging, 저온 냉장고에서 고기를 공기에 노출시켜가며 말려 숙성시키는 방법) 두 가지로 나뉜다. 이 중 건식 숙성은 기본적으로 고기를 말려서 숙성시키는 방법이기 때문에 심하면 고기 양이 절반 정도로 쪼그라들지만 육즙은 오히려 농축돼 풍미와 씹는 맛이 좋아져 고기 마니아들이 특히 선호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붓처스컷은 꽃등심, 뉴욕스트립, 안심, 티본, 엘본 등 다양한 스테이크 메뉴를 제공하되 꽃등심과 뉴욕스트립은 육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1차 습식 숙성을 시킨 후 2차 건식 숙성까지 시켜 스테이크를 제공한다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SG다인힐은 또한 숙성 기술 외에 그릴 역량에서도 자신감이 있었기에 붓처스컷을 내놓았다고 강조했다. 장현지 과장은회사 창고에 가 보면 온갖 종류의 불판들이 천장높이까지 쌓여 있다석쇠 간격이 성긴 것부터 가는 것까지 다양하게 있고 불판형 그릴도 종류별로 다 있다고 말했다. 이어퓨어멜랑쥬를 오픈하면서부터 4년간 계속된 연구를 통해 고기를 가장 맛있게 구울 수 있는 불판까지 별도로 만들었을 정도라며심지어 고객에게 스테이크를 내 올 때 가장 적절한 접시 온도가 몇 도인지도 테스트해 매뉴얼화했다고 덧붙였다.

 

붓처스컷의 첫 매장은 일명2의 가로수길이라 불리는 한남동 꼼데가르송거리(한강진역에서 제일기획까지 약 600m 되는 거리)에 오픈했다. 퓨어멜랑쥬, 메자닌, 블루밍가든 등 SG다인힐의 다른 외식 브랜드들은 모두 강남에서 시작했지만 붓처스컷의 경우 브랜드 콘셉트에 걸맞게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인 이태원에 출사표를 던졌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습식 숙성은 물론 건식 숙성까지 적용한다는 소문을 듣고 고기 마니아들이 몰려들었다. 결국 SG다인힐은 그해 8월 청담동 자사 소유 건물에 입점해 있던 퓨어멜랑쥬와 메자닌을 폐점시키고 대신 두 매장이 있던 자리에 붓처스컷을 개설했다. 박 부사장은 3개 층을 사용하던 두 매장의 매출액 합계보다 2층 규모로 개장한 붓처스컷 단일 매장의 매출액이 평균 1.5배 정도 많았다원래부터 회사 소유 부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지만 출범 초기부터 다브랜드 소점포 전략을 취해 온 덕택에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출점 전략을 펼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블루밍가든처럼 붓처스컷도 매장별로 고객 특성에 따라 메뉴 구성에 차이를 뒀다. 예를 들어 소비자의 니즈가 까다로운 이태원점과 청담점에선 고객의 선택폭을 넓혀 주는 프리픽스(Prix Fixe, 레스토랑에서 일방적으로 정해준 세트 메뉴가 아니라 일정 부분 고객들이 메뉴를 선택할 수 있게 해 주는 정식 메뉴)를 제공하고 있으며 손님 접대용 비즈니스 모임이 많은 광화문점에선 평일 점심에도 타 점포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가짓수의 스테이크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이 밖에 판교 매장에선 여유롭게 브런치를 즐기고자 하는 주부 고객들을 위해 뷔페바(buffet bar)를 운영하고 있다.

 

투뿔등심 매장 내부

 

숙성 등심 전문점투뿔등심으로 성장 가속화

투뿔등심은 SG다인힐이 시도한 최초의 한식 브랜드다. 정통아메리칸스타일의 스테이크 하우스인 붓처스컷에 이어한국식스테이크 하우스를 한번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기획된 브랜드다. SG다인힐은한우 투플러스(1++) 등급의 숙성 등심 전문점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2012 1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투뿔등심 1호 매장을 열었다. 시장에 선보인 지 불과 2년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현재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 총 7개 매장을 운영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투뿔등심 7개 매장의 월 평균 매출액은 현재 삼원가든 2개 점(본점 및 대치동 지점)의 월 평균 매출액 수준과 거의 비슷하다. 투뿔등심 전체 매장의 좌석 수가 총 813석으로 삼원가든 2개 매장 좌석 수( 1700)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투뿔등심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투뿔등심이 단기간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1차적으로 품질 좋은 고기를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였다는 점에 있다. 다양한 산지에서 직송한 최고 품질(채끝 부위) 1++ 등급 한우 숙성등심을 사용하면서 1인분(150g) 29000(부가세 포함 시 31900)4 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강남 한복판에서 최고급 한우 등심을 3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판매한다고 하니 매장을 열자마자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다고. 자리가 없어 하루에도 수십 명씩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이어지자 결국 1호 매장 개장 후 불과 두 달 만에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논현동 2호 매장을 열었을 정도다.

 

투뿔등심이 성공한 이유가 단순히 품질 좋은 고기를 합리적인 가격에 내보낸 게 전부는 아니었다. 마케팅 전략 측면에서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이 눈에 띈다. 사실 고깃집에서 숙성도 안 시킨 생고기를 내놓는 집은 거의 없다. 숙성을 거쳐야 잡내도 사라지고 육질도 부드러워져 씹을 때 구수한 풍미와 식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부사장은대한민국 고깃집 사장들에게숙성육을 사용한다는 건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이 점을 홍보에 활용하지 않고 있었다그러나 등급과 유통지역이 같은 고기를 써도 고깃집마다 맛이 달라지는 이유는 숙성 기술의 차이에서 온다고 할 만큼 고기에서 숙성은 매우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에 이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고 결과적으로 투뿔등심 초기 홍보에 큰 도움이 됐다고 자평했다.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쓴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우선 소주와 맥주를 별도의 전용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을 예로 들어볼 수 있다. 박 부사장은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애주가로서 개인적 판단을 공유하자면 소주는 마이너스 3, 맥주는 0도에서 보관할 때가 가장 맛있다이에 맞춰 주류 보관 냉장고도 각각 별도로 두고 적정 온도에 맞춰 술을 보관하고 있다가 최적의 상태로 고객들에게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하이트’ ‘참이슬등 어디서나 똑같은 맥주와 소주를 파는 상황에서 투뿔등심이 차별화할 수 있는 부분은 술을 보관하는온도라고 봤기 때문이다. 투뿔등심이 입점할 건물의 배기 용량을 출점 입지 선정 시 핵심 요소로 보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 고기를 좋아하는 여성들이 선뜻 고깃집을 찾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옷에고기 냄새가 많이 배기 때문이라는 통찰을 기반으로실크 블라우스를 입고 고기를 먹어도 드라이 클리닝 걱정 없게 하는 것을 투뿔등심의 목표로 삼았다고.장현지 과장은아무리 좋은 배기 시스템을 설치해도 건물 내 배기·환풍구를 통해 충분히 냄새를 뺄 수 없다면 소용이 없기 때문에 출점 계약을 맺을 때는 배기 용량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매장마다 60여 종의 와인을 구비해 놓은 것은 물론 코르키지 비용을 받지 않은 점도 투뿔등심이 30∼40대 직장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게 만든 이유다. 사람들이 고깃집 대신 스테이크 하우스를 찾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대표적인 이유가와인이다. 넥타이 풀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한우 갈빗집에서 취향대로 고기를 구워 먹고 싶어 하는 상당수 직장 남성들이 굳이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격식을 차려가며 포크와 나이프로 고기를 써는 이유는 대부분고깃집에선 와인을 먹을 수 없어서. 투뿔등심이 코르키지 비용을 받지 않기로 결정한 건 바로 이 같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간파한 데서 나온 결정이었다. 장현지 과장은한국식 스테이크 하우스를 만들어보겠다는 취지에서 기획된 브랜드인 만큼 고급 레스토랑에서도 보기 드문 최고급 와인잔인리델 블랙타이시리즈를 가져다 놓고 고기도 웬만한 스테이크 못지 않은 3∼4cm 정도로 썰어서 제공하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곁가지 음식에서도간판 메뉴를 만든다

박영식 부사장은 SG다인힐의 핵심 경쟁력에 대해남들이 이미 다 하고 있는 걸 남보다 조금 더 잘하는 것이라고 요약했다. 핵심은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는 섬세함이다. 박 부사장은유명하다는 고깃집을 갔을 때 고기는 정말 맛있는데 마무리로 나오는 된장찌개나 냉면이 형편없을 때가 종종 있다고기는당연히맛있어야 하고 된장찌개나 냉면 맛까지 훌륭해야 고객들이 그 집을 다시 올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 감동을 주는 것이야 말로 차별화의 핵심이라는 논리다.

 

이에 따라 SG다인힐은 각 브랜드마다 메인 외에 사이드 메뉴 개발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예를 들어,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선 파스타가 맛있어야 하는 건 기본이고, 최고의 식전 빵을 제공해 차별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SG다인힐은베이커리 키친(bakery kitchen)’을 따로 만들고 베이커리 전담 셰프까지 영입해 고품질의 빵 개발에 힘썼다. 그 결과 블루밍가든에선 성게알 로제 파스타 같은 시그너처 메뉴(signature menu, 간판 메뉴) 못지 않게 식전 빵이 맛있기로 유명하다. 현재 블루밍가든 전 점포에서 제공되는 식전 빵은 모두 베이커리 키친에서 매일 아침 만들어 전 매장으로 공급하고 있다. 워낙 인기가 좋아 사가지고 가길 원하는 테이크아웃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아예 큰 바게트 빵 형태로 한정 수량을 만들어 매장에 공급, 포장 판매도 한다.

 

투뿔등심도 마찬가지다. 맛있는 고기를 제공하는 건 물론이고 그 외 식사로 선택하는 된장찌개나 볶음밥 메뉴 개발에 힘을 기울였다. 박 부사장은맛있는 된장찌개를 만들려고 100번도 넘게 테스트를 했을 정도라며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는한우 차돌 볶음밥도 인기 메뉴라고 말했다. 인터넷 블로그를 검색해보면투뿔등심의 진정한 시그너처 메뉴는 한우 차돌 볶음밥이다” “한우 차돌 볶음밥 먹으러 투뿔등심에 왔다는 평까지 있을 정도다. 붓처스컷 역시 핵심 메뉴인 스테이크 메뉴 외에 기타 메뉴에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 장현지 과장은심지어 고기 마니아들도 붓처스컷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메뉴로 크림스피니치, 마카로니 & 치즈 등 사이드 메뉴를 꼽는다고 귀띔했다.

 

 

도전 과제 및 향후 계획

SG다인힐은 출범 초기인 지난 2007년 매출액 13억 원 규모에서 현재 401억 원(2013)의 매상을 올리는 외식업체로 성장했다. 사업 시작부터 다()브랜드 전략을 일관되게 추진, 지금까지 총 11개의 브랜드를 내놓았다. 이 중 두 개 브랜드를 접고 현재 9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사업 첫해 2곳에 불과했던 매장 수는 현재 24개로 늘어났고 사업 첫해 20여 명에 불과했던 종업원 수도 지금은 400여 명에 달한다. ( 1)

 

1SG다인힐이 운영하는 외식 브랜드

 

* 2011년 붓처스컷 매장(청담점)으로 전환

** 2014년 오스테리아 꼬또 매장(압구정점)으로 전환

***청담점에서는 이탈리안 타파스 요리를 제공했으나, 폐점 후 새롭게 문을 연 이태원점은 스패니시 타파스로 콘셉트 전환

 

해마다 성장을 거듭해 온 SG다인힐은 최근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퓨어멜랑쥬, 메자닌(이상 2007), 블루밍가든, 부띠끄블루밍(이상 2008), 봉고(2009), 패티패티(2010), 붓처스컷(2011), 투뿔등심, 꼬또(이상 2012) 등 매년 1∼2개씩 신규 브랜드를 선보이며 쉬지 않고 달려왔지만 작년부터 신규 브랜드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미 상표권까지 등록해 놓은스모크링(Smoke Ring, 바비큐 전문점)’이나 중국에서 들여올 해외 브랜드 사업인난시앙(Nanxiang, 딤섬 전문점)’ 등 현재 구상 중인 신규 사업은 여럿 되지만 그 시작을 모두 후년으로 미뤘다. 박 부사장은회사를 성장시켜야겠다는 생각에 최근 2∼3년간 다소 무리하게 매장을 늘려왔다올해는 전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점검하면서 매장 효율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SG다인힐은 올 상반기 총 6개에 달했던 블루밍가든 매장 중 1호점(압구정점) 2호점(가로수길점) 두 곳의 문을 닫았다. 원래트렌디 피플이 찾는핫 플레이스로 브랜드 포지셔닝을 설정했지만 시장에 첫선을 보인 후 벌써 6년이 흐른데다 매장 수가 적정 수준을 넘어서면서 점점 대중적인 레스토랑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자체 분석에 따라 내린 결정이었다. 회사 측은 일단 매장 수를 줄여 그동안 희석됐던 브랜드 희소성을 높이면서 전반적인 메뉴 개편을 통해 품질과 서비스를 개선, 경쟁력을 다시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블루밍가든 압구정점이 있던 자리엔 SG다인힐의 신규 이탈리안 브랜드꼬또매장이 들어섰다. 꼬또는 이탈리안 요리에서 블루밍가든을 대체할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지난해 SG다인힐이 새롭게 내놓은 브랜드로 다양한 종류의 피자와 파니니, 그릴 및 화덕 요리가 핵심 메뉴다. 꼬또 론칭을 위해 미국 뉴욕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인일레븐 매디슨 파크(Eleven Madison Park)’의 부주방장(sous-chef)으로 근무했던 송훈 셰프를 영입했을 정도로 브랜드 콘셉트 및 메뉴 개발에 공을 들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재 꼬또는꼬또 핏제리아 & 리스토란테(Cotto pizzeria·ristorante, 여의도 IFC)’ ‘오스테리아 꼬또(Osteria Cotto, 그랑서울점, 압구정점)’ ‘핏제리아 꼬또(Pizzeria Cotto, 그랑서울점)’ 등 세 개의 하위 브랜드로 구성돼 있다. 핏제리아 꼬또에선 주로 화덕에서 구운 피자와 파니니 메뉴를, 오스테리아 꼬또는 정통 이탈리안 가정식 요리와 그릴 요리를 주로 제공하고, 꼬또 핏제리아 & 리스토란테에선 다양한 이탈리안 메뉴를 제공한다. 박 부사장은피자와 파니니라는 부담 없는 메뉴를 택하되 홈메이드 햄과 신선한 식재료로 품격을 더해 대중성과 희소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목표라며특히 핏제리아 꼬또의 경우 향후 10개에서 많게는 20개까지 매장을 확대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SG다인힐이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 중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투뿔등심 역시 매장을 계속 늘려갈 계획이다.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데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9개 브랜드 중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중 투뿔등심 매장 한두 곳을 추가로 열 예정이며 내년에도 매장 수를 늘려간다는 목표다. , 채끝 부위 투플러스 등급 한우의 절대 물량에 한계가 있으므로 수급 상황을 봐 가며 점포를 확장할 계획이다. 박 부사장은블루밍가든이나 붓처스컷은 희소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1∼2개 매장이 적정한 수준이지만 투뿔등심이나 핏제리아 꼬또의 경우엔 메뉴의 특성상 다점포 전략이 적합하다고 본다앞으로도 계속다브랜드전략을 기조로 삼되 브랜드 특성에 따라 확장이 가능한 브랜드와 그렇지 못한 브랜드로 나눠 선별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공요인과 시사점

1. 수평적 시장 세분화와 캘리브레이션

레스토랑들을 분류할 때 대부분은 고가(또는 초고가), 중가, 저가(또는 초저가) 레스토랑으로 나누거나 한식, 중식, 일식, 양식, 이탈리안 등으로 나눈다. 이른바 외식 레스토랑 사업자에게콘셉트란 가격대와 국적으로 대표되는 매장 유형의 어디에 속할 것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단일 점포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레스토랑을 운영하려고 한다면 이 의사결정은 한층 더 복잡해지는데 이때는 차별화와 자기잠식(self-cannibalization)의 문제가 개입되기 때문이다.

 

과거 많은 다점포 외식사업자들이 고급 레스토랑과 대중적 레스토랑으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해 왔다. SG다인힐이 부띠크 블루밍과 같은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최근 기업의 성장 공식은 이와 같은 수직적 세분화(vertical segmentation)에서 수평적 세분화(horizontal segmentation)로 진화하고 있다. 수직적 세분화가 품질과 가격으로 시장을 구분하는 것이라면 수평적 세분화는 소비자의 다양한 기호(liking)와 취향(taste)에 따라 시장을 나누는 것을 말한다. 의류 브랜드인 갭(Gap)이 바나나리퍼블릭과 올드네이비 브랜드를 추가하며 고급 시장과 저가 시장에 진출한 게 수직적 세분화라면 이랜드가 티니위니(곰 인형을 캐릭터화해 옷이나 가방 등 패션에 접목한 캐주얼 캐릭터 브랜드), 후아유(19∼24세 대학생 대상의 빈티지 캐주얼 브랜드), 미쏘(20∼40대 여성을 위한 SPA 브랜드), 쏘시에(커리어우먼을 타깃으로 디자이너 이신우와 협력해 만든 여성복 브랜드), 제이빔(20대 후반 여성을 위한 이지 캐주얼 브랜드) 등 여러 브랜드로 다양한 고객 취향에 대응하고 있는 것은 수평적 세분화다.

 

SG다인힐은 퓨어멜랑쥬와 메자닌의 실패로 브랜드 콘셉트의 중요성을 깨달은 후 정교한 수평적 세분화를 통해 급성장할 수 있었다. 붓처스컷과 투뿔등심만 비교해 보더라도 같은 스테이크를 다루고 있지만 전자는정통 아메리칸 스타일을 표방하고 후자는코리안 스타일에 특화돼 있다. 이 둘은 이름에서 전해지는 느낌도 다르지만 매장의 인테리어, 서비스 방식, 와인 코르키지 비용에 이르기까지 확연한 차이를 가지고 있다.

 

수평적 세분화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기호에 최적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박 부사장은 메뉴와 가격, 숙성 방식, 인테리어, 이미지 등에 있어 타깃 고객의 요구에 정밀하게 눈금을 맞추는 이른바캘리브레이션(calibration)’ 전술을 구사했고, 이는 시장의 즉각적인 반응으로 나타났다. 투뿔등심의 이름이 주는 최상급 품질의 고기 이미지와 대중적인 매장 분위기, 특히 착한 가격과 친절한 서비스는 여성을 포함한 고기 마니아의 요구 수준에 완벽히 부합했다. 수평적 세분화와 캘리브레이션은 SG다인힐과 같이 다브랜드 소점포를 추구하는 사업자에게 최적의 대안이다. 소비자들의 취향은 앞으로 더욱 초세분화(fragmentation)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브랜드 통합 마케팅

SG다인힐은 2010년 이후 매년 창립기념일(417)을 기점으로 특정 주간을 정해 놓고 전 메뉴를 5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는 고객 사은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지난 421일부터 25일까지 5일간 ‘2014 다인힐위크를 진행했는데 각 날짜마다 각각의 브랜드데이를 지정해 해당 영업일 동안 전 메뉴를 50% 할인된 가격에 제공했다. 개별 브랜드마다 하루 정도에 불과한 프로모션 시기를 동일 주간에 몰아서 실시하는 이유는 고객들에게 각각의 브랜드가 SG다인힐이라는 동일 회사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환기시키기 위해서다.

 

작년 10월에는 ‘2013 다인힐투어프로그램도 처음으로 기획해 실시했다. 약 두 달간의 기간 동안 여권처럼 생긴다인힐투어 패스포트를 가지고 이탈리안(블루밍가든, 꼬또), 스패니시(봉고), 아메리칸(붓처스컷, 패티패티), 코리안(투뿔등심) 등 국가별로 구분해 놓은 SG다인힐 각 매장을 방문하면 식사할 때마다 마치 해외여행을 나갈 때 출입국 사무소에서 찍어주는 것과 비슷한 모양의 스탬프를 찍어주는 행사였다. 스탬프를 3개 이상 받은 고객에겐 추첨을 통해 10만 원 상당의 기프트카드를 제공해 주거나 상시 할인 서비스 혜택을 줬다. 장현지 과장은다인힐위크가 정량적 프로모션이라면 다인힐투어는 정성적인 면이 강하다 “SG다인힐의 일부 브랜드만 알고 있던 고객들에게 전 브랜드를 소개할 수 있는 계기가 된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통합 마케팅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핏제리아꼬또

 

2. 민첩하고 유연한 의사결정

다브랜드 소점포 전략의 가장 큰 장점은 시장 트렌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십 년 동안 한자리에서 고객의 사랑을 받던 음식점과 제과점이 문을 닫는 것을 보면 외식업의 트렌드 주기가 엄청나게 빨라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인기 레스토랑 메뉴는 불과 3∼4, 디저트 메뉴는 1∼2년마다 바뀐다. 이 업종에서 민첩성(agility)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은 6시그마와 같은 체계적 관리 프로세스에 의문을 제기하고 경영 관리에 이른바민첩 경영(agile management)’을 채택하고 있다.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을 점검해 나가는 방식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변화 대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어차피 미래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면 재빨리 의사결정을 내리고 적응(adaptation)과 자율(autonomy)을 강조하는 민첩 경영이 더 낫다.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최근 리타 군터 맥그로스(Rita Gunther McGrath) 컬럼비아대 교수는 기존 경쟁우위 개념의 한계를 지적하며전환 우위(transient advantage)’라는 개념을 소개한 바 있다. 한 가지 정교한 전략을 반복하기보다는 다소 거친(rough) 전략일지라도 민첩하게 새로운 전략을 채택하고 폐기하는 기업의 성공 역량이 높다는 것이다.5

 

SG다인힐은 출범 초기부터 다브랜드 전략을 표방했고 남들보다 반보 앞선다는영선반보(嶺先半步)’의 전략으로 유행을 선도하며 신속하게 점포를 확장해감으로써 불과 7년 만에 굴지의 종합 외식기업으로 성장했다. 테스트키친에서 끊임 없이 새로운 레서피를 실험하는 것이나 수시로 해외 맛 기행을 떠나는 것은 SG다인힐 민첩 경영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최근에 미련 없이 블루밍가든 1호점의 문을 닫고 그 자리에 꼬또 신규 매장을 오픈한 것도 어찌 보면 SG다인힐 특유의 민첩하고 유연한 의사결정의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3. 애드온(Add-on) 차별화 전략

품질 수준의 차별점이 점차 사라지면서 많은 기업들이애드온(add-on)’ 요소를 통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원래 애드온이란 기본 제품이나 서비스에 추가되는 주변 기기나 부가 서비스를 말하는 것인데 최근 차별화의 성공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제품의 핵심 요소보다 보완재와 추가 혜택을 강조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외식업체들도 맛의 차별화가 한계에 부닥치면서 인테리어나 고객 멤버십 관리, 심지어는 후터스(Hooters, 여성 종업원들의 섹시 콘셉트로 유명한 레스토랑)처럼 종업원의 차별화와 같은 비()본질적 요소의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SG다인힐은 파스타나 스테이크, 등심과 같은 기본 메뉴의 품질에 집중하면서도 곁가지 메뉴의 차별화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블루밍가든의 식전 빵, 붓처스컷의 크림 스피니치와 마카로니 & 치즈, 투뿔등심의 한우 차돌 볶음밥이 바로 그것이다. 레스토랑의 애드온 차별화는 고객의 충성도와 재방문을 유도할 뿐 아니라 SNS 입소문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도 가져온다. , SNS 사이트에 포스팅을 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은 기본 메뉴에 대한 언급보다반드시 먹어줘야 하는’ 사이드 메뉴에 대한 디테일한 자신의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자신의 전문성을 과시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지난 7년간 급속 성장을 해온 SG다인힐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우선과제는 다음 두 가지다. 첫째, 무리한 영토 확장의 피로감으로 제국 몰락을 경험했던 알렉산더 대왕의 이름에서 온알렉산더 딜레마(Alexander Dilemma)’의 해결이다. 새로운 시장기회가 끊임없이 출현하는 외식업의 특성상 성장을 위해 영토를 개척할 것인가, 기존 영토의 내실을 다질 것인가 하는 딜레마 상황에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쉽지 않다. 어느 한쪽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기(失機)하지 않으면서 내실을 다지는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경영자인 박 부사장의 핵심 의사결정 과제다. 둘째, SG다인힐은 갈수록 높아지는 마케팅 비용의 효율을 달성해야 한다. 다브랜드 전략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가 마케팅의 효율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에 다인힐위크나 다인힐투어를 통해 브랜드 통합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브랜드 통합은 브랜드 이미지의 전이 등 심각한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 브랜드 포트폴리오 최적화와 브랜드 아키텍처의 정립 등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되는 이유다.

 

 

이방실기업가정신센터장 smile@donga.com

김상훈서울대 경영대 교수 profkim@snu.ac.kr

동아비즈니스리뷰 350호 Smart Worcation 2022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