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제약 빅데이터 활용사례
편집자주
※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허태영(성균관대 글로벌경영 4학년) 씨가 참가했습니다.
네이버 검색창에 ‘멍 없애는 약’ ‘멍 없애는 연고’ ‘멍 빨리 없애는 법’ 등을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등장하는 일반의약품(OTCㆍOver-the-counter drugㆍ의사 처방전 없이 구입 가능한 의약품)이 하나 있다. 바로 유유제약의 ‘베노플러스-겔’이다. 제품이 속한 카테고리는 ‘멍 치료제’. 주요 타깃 고객은 미용과 성형에 관심을 많이 갖는 20∼30대 성인 여성들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유유제약은 베노플러스-겔을 ‘진통소염제’로 구분해 놓고 판매했다. 영업사원들이 약사들에게 소개할 때에도 ‘멘소래담’류의 제품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나마 차별점으로 내세운 건 “피부 자극이 적으니 아기들처럼 민감한 피부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 정도였다.
베노플러스-겔의 매출액은 근 10년 넘게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멍 치료제라는 신(新)시장을 개척한 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50%나 늘었다. 타깃 고객층을 아이들에서 성인 여성으로 바꾸고 단순 의약품을 넘어 미용에도 도움이 되는 뷰티 상품으로 리포지셔닝(repositioning)한 덕택이다.
베노플러스-겔의 리포지셔닝 전략 뒤에는 빅데이터 분석의 공이 크다. 무려 26억 건에 달하는 소셜네트워크 데이터 분석을 통해 멍이 들면 계란으로 문지르거나 소고기를 갖다 붙이는 등 민간 요법에만 의존하는 소비자들의 행태를 파악했고 이를 통해 멍 치료제라는 새로운 시장 기회를 포착할 수 있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유유제약의 베노플러스-겔 리포지셔닝 성공 사례에 대해 DBR이 집중 분석했다.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빅데이터 분석 도입
유유제약의 빅데이터 마케팅 도입 뒤에는 3세 경영인 유원상 상무의 역할이 컸다. 유원상 상무는 1941년 유유제약의 전신인 유한무역을 창립한 고(故) 유특한 회장(유한양행 설립자인 유일한 박사의 막내 동생)의 손자이자 유승필 현 유유제약 회장의 장남이다. 유원상 상무는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졸업 후 글로벌 제약회사인 노바티스에서 영업사원(뉴욕) 및 교육 담당자(싱가포르)로 4년간 경력을 쌓은 후 본격적인 경영 승계를 위해 2008년 회사에 합류했다.
유원상 상무가 입사한 그해, 공교롭게도 유유제약의 매출액(3월 결산법인)은 738억 원(2007년 4월1일∼2008년 3월31일)에서 450억 원(2008년 4월1일∼2009년 3월31일)으로 무려 39%나 급감했다. 회사 전체 매출액의 40% 이상을 차지하던 주력 전문의약품(ETCㆍEthical drugㆍ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의약품) ‘타나민(순환장애 치료제)’이 건강보험급여에서 제외되면서 타나민 단일 품목 매출액만 무려 70%가량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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