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처음 출시된 포켓몬빵을 리뉴얼한 ‘돌아온 포켓몬빵’은 출시 2달 반 만에 2210만 개 이상이 팔렸다. 주 타깃이던 80, 90년생들뿐 아니라 애니메이션을 즐기는 어린이, 호기심과 자랑 욕구로 빵을 구해보려는 사람들까지 가세하며 편의점과 마트의 오픈런 행렬을 이끄는 등 상반기 최고 히트 상품이 됐다. 23년 전 제품의 맛과 모양 제품명까지 정확히 기억하며 빵을 재출시해달라는 고객들의 상세한 요구가 출시의 계기가 됐다. 옛날 맛을 충실히 재현하면서도 빵의 식감, 스티커의 디자인 등을 현대인들의 입맛에 맞춰 개선했다. 포켓몬 마니아들을 고려해 애니메이션, 게임의 설정을 제품 디자인에 차용해 원작과의 통일성을 살렸다. 부족한 공급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제품을 단종하거나 새로운 제품군의 신제품을 출시해 생산량을 추가적으로 확보했다.
“포켓몬빵을 찾아 여기까지 왔구나! 자, 그럼 다음 편의점으로 당장 이동하렴.”
만약 [그림 1] 속 오 박사의 얼굴을 보고 “오늘의 포켓몬은 뭘까요?”라는 구자형 성우의 음성이 떠오른다면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80, 90년대생일 가능성이 크다. 80, 90년대생에게 포켓몬스터는 신드롬이었다. 한국에는 1999년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소개돼 최고 시청률 41.4%, 평균 시청률 33%를 자랑했다. 포켓몬스터 IP(지적재산권)를 내세운 게임, 영화도 성공을 거둔 결과 당시 어린이와 학생들은 가방, 필통 등 포켓몬이 그려진 물건 한두 개씩은 갖고 있었다.
특히 151종의 포켓몬 스티커가 들어간 샤니의 ‘포켓몬스터빵’은 1999년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학교의 책상과 책받침 등은 온통 포켓몬 스티커로 도배돼 있었다. 포켓몬빵은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어린이들도 부담 없이 구입하고 스티커를 모을 수 있었다. 스티커가 인기의 일등공신이다 보니 빵은 버리고 스티커만 가져가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IMF 외환 위기 직후였던 당시, 이렇게 음식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사회문제로 그려지기까지 했다. 이처럼 포켓몬빵은 아이들의 ‘잇템’이요, 사회 현상 그 자체였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 포켓몬빵은 점점 잊혔다. 포켓몬스터 캐릭터의 인기가 이전 같지 않았고 주 소비자층도 성장하면서 자연스레 다른 음식과 놀이를 찾아 나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