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들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인류 최초의 동굴 벽화 내용이 ‘요즘 애들은 싸가지가 없다’라는 얘기를 듣고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있다. 만약 후세에 2017년 대한민국의 광화문 담벼락 낙서를 복원한다면 어떨까. 아마도 ‘요즘 경제 참 어렵다, 나라 꼴이 어떻게 될지 걱정이다’ 정도가 나올 듯한데, 이 낙서를 보고도 편하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고 혼란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DBR 218호를 통해 시나리오별 대응책 마련의 필요성과 의의를 알 수 있었고, 상당 부분 해결의 실마리도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시나리오를 수립한다고 하더라도 통제 불가능한 거시환경과 정치적 상황들이 존재하고, 외부 요인에 대한 상호작용 때문에 정확한 예측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시나리오의 목표는 조금이라도 더 긍정적인 성과를 내는 데 있다는 점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즉, 문제를 명확히 인지하고 통제 가능한 이슈들에 대해 체계적인 관리의 기반이 된다는 점으로도 충분히 기여하는 바가 크다. 특히 국내외 경제 상황과 소속 기업, 개인 진로에 대한 다각적인 시나리오도 스스로 그려볼 수 있는 계기가 돼서 매우 유용했다.
특히 여러 아티클을 통해 미국과 대한민국의 전망과 관련된 시나리오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다룬 점이 좋았다. 사실 처음 DBR 218호를 펼칠 때에는 두려움이 컸다. 분명 기업 현장에서 일하면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는 느낌을 받고는 있었지만 나와 내가 속한 기업과 산업군은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혹시나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두려운 시나리오로 가득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여러 편의 아티클을 읽고 책을 덮으면서 오히려 두려움이 사라졌다.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의 4차 산업혁명과 사회 통합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는 수많은 지성인, 기업가들과 혁신가들, 자신의 삶을 리드하고 있는 DBR 독자와 같은 사람들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람들에 대한 응원의 마음을 담아 내일은 더욱 희망적이리라 확신하고 싶다.
서보경
DBR 제12기 독자패널(SK매직)
What’s Next?
DBR 다음 호(221호, 2017년 3월 2호, 3월 셋째 주 발간 예정)에는 스페셜 리포트로 ‘극한환경에서의 HR’을 다룰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