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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Sloan Management Review

중국에서의 성공공식, 인도에선 안 통해. 현지 특화 제품으로 시장 공략해야

하리타 사란가(Haritha Saranga),람 무담비(Ram Mudambi),안드레아스 쇼터 | 233호 (2017년 9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질문

인도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이 어떻게 하면 성공적으로 판매 활동을 벌일 수 있을까?

 

연구를 통해 얻은 해답

 

- 인도는 고소득층 소비자 세그먼트의 규모가 중국보다 작다는 사실을 인식하라.

- 현지의 대기업 파트너들과 협력하라.

- 글로벌 상품을 인도 시장에 맞게 조정하면서 현지 생산의 이점을 동시에 취하라.

 

편집자주

 

이 글은 2017년 여름 호에 실린 ‘Mastering the Make-in-India Challenge’를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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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경제 성장과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인도 시장에서 성공하는 전략을 개발하는 일은 외국계 다국적 기업들에 여전히 가장 복잡한 과제 중 하나다. 이런 어려움은 글로벌 사업 규모와 저비용 생산을 모두 실현해야 하는 냉혹한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다. 대부분의 외국 임원들이 인도의 현지 수요에 기반한 시장 규모로 기존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수익을 내기는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게다가 인도는 이웃 나라인 중국과 비교하면 자국에 직접 투자하는 외국 기업들에 턱없이 부족한 혜택을 제공해 왔다. 하지만 2014년에 미국의 경영컨설팅 회사인 AT커니(A.T. Kearney)는 글로벌 무역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5년까지 약 5배나 증가할 것이며, 그럴 경우 글로벌 전체 무역의 6%를 책임질 것으로 예측했다. 1 이런 성장 전망을 감안하면 외국계 기업들의 주요 공략 대상인 소비자 세그먼트가 손익분기점 정도의 수익을 낼 만큼 커지거나 인도 정부가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올바른 전략이 아니다.

 

애플의 사례를 생각해 보라. 인도의 스마트폰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보여왔지만 잘 팔리는 제품은 대부분 150달러 이하의 모델이었다. 그러다 보니 아이폰 저가 모델도 인도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싼 축에 속했다. 결과적으로 인도에서 애플의 시장점유율은 출하량 기준으로 5%가 채 안 됐다. 2016년 5월에 애플의 최고경영자(CEO)인 팀 쿡(Tim Cook)은 외국 판매 업체에 부가된 현지화 요구사항들에 대한 예외 요청 등을 고위인사들과 논하기 위해 인도를 찾았다. 애플은 자체적인 플래그십 매장을 통해 애플 고유의 유통매장 외관과 서비스를 인도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다. 하지만 당시 인도 정부는 외국 제조사들에 적어도 30% 이상의 현지 소싱 원칙을 부가했다.

 

애플의 이런 시련2 뒤에는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가 주창한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캠페인을 이행하겠다는 인도 정부의 강한 의지가 있었다. 3   이 캠페인의 중심에는 인도 현지 생산에 적극적인 외국계 기업들에 대해서는 현지 사업 여건을 개선해 주겠다는 개혁 정책이 있었다. 즉, 정부 제도에 순응함으로써 시장에 파급 효과를 일으킨 외국 기업들4 에는 다수의 혜택을 제공하는 당근 정책을 썼다. 관련 혜택에는 감세, 인프라 개선, 노동법 개정, 노동자들의 숙련도 향상, 토지 취득 요건 완화, 신속한 사업 허가증 발행 등이 포함돼 있었다. 특히 중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중국 내에서 지적재산권 보호가 점점 더 힘들어지면서5 인도 시장에 주목하는 다국적 기업들이 증가했다. 과거 허니웰인터내셔널(Honeywell International Inc.)에서 고성장 지역 담당 부사장을 지냈던 빌 마지나스(Bill Maginas)는 이렇게 설명했다. “인도는 허니웰에 차기 거대시장이 될 겁니다. 현재 우리 회사가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지역 중에서 인도는 허니웰의 고성장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시장 기회와 유능한 인적 자원을 갖추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인도 시장에 더 깊이 침투할 수 있는 연구개발(R&D) 역량과 공급망 플랫폼이 있으니까요.”

 

외국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현지 회사들과 경쟁하는 일은 점점 더 힘든 싸움이 됐다. 하지만 미국의 전 재무장관인 잭 루(Jack Lew)의 주장에 따르면, 인도는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에 아직 무한한 경제 성장 기회를 내줄 수 있는 시장이다. 예를 들어 2014년 기준으로 인도 국민은 인구 1000명당 18명만이 자가용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1000명 중 83명이 자가용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에 한참 뒤처지는 숫자다. 또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이기도 하다. 인도의 소비 인구는 다른 대형 시장보다 훨씬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명확한 시장 기회 외에도 지난 10년간 인도는 영어가 가능한 다수의 숙련된 인력 덕분에 발전된 IT 서비스를 저비용으로 제공하는 제조 허브로 부상했다. 6 게다가 인도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동을 잇는 삼각 지대의 중앙에 위치해 있어서 또 다른 전략적 이점을 갖는다. 일부 조기 진출 기업들의 선구적 업적 덕분에 이제 인도는 산업 전반에서 탄탄한 현지 공급 기반을 자랑한다.

 

건설장비 산업에서 글로벌 선도 기업인 영국의 J.C. 뱀포드 굴삭기(J.C. Bamford Excavators Ltd.)는 1979년 인도에 진출했다. 오늘날 이 회사는 인도 건설장비 시장의 75%를 점유하며 업계를 지배하고 있다. 최근 뱀포드는 인도 현지에서 디자인한 건설장비를 다른 글로벌 지역에 수출하기 위해 현지 제조 시설을 보강했다. 이와 유사한 예로 대만의 기술 제조 대기업인 폭스콘테크놀로지(Foxconn Technology Co. Ltd.)는 인도의 전자기기 제조 공장과 R&D 센터에 50억 달러를 과감히 투자했다. HTC나 에이수스(Asus), 벤큐(BenQ), 델타 전자(Delta Electronics) 같은 다른 대만계 전자회사들도 인도에서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대만 해외 무역국 부국장인 데이비드 수(David Hsu)는 이렇게 말했다. “중국에 대한 투자 비중이 너무 높은 데다 양국은(대만과 중국) 여전히 상대를 적처럼 대합니다. 다른 지역을 탐색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며 인도는 상당히 매력적인 후보입니다.” 7

 

폴크스바겐과 현대는 인도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남미를 포함한 전 세계 35개 시장에 수출한다. 포드도 인도산 자동차를 유럽 시장에 수출하고 있으며 미국 수출도 계획 중에 있다. 할리데이비슨(Harley-Davidson)은 2011년부터 회사의 대표적인 오토바이 모델을 인도에서 조립하기 시작했고, 인도 현지 매출도 5년 만에 500% 이상 증가했다. 이 회사는 인도산 오토바이 제품을 아시아 및 유럽의 다른 국가들에 수출하고 있다. 야마하(Yamaha)는 일찍부터 인도에서 생산한 오토바이를 본국인 일본에 역수출해 왔다. 이런 회사들이 갖고 있는 공통점은 중국이 자연스럽게 성장 둔화기로 접어들면서 인도가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전략적인 대안이 될 수 있으며 남들과 똑같은 방식으로는 인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전략이 인도에서 작동하지 않는 이유

 

인도에 진출한 외국 다국적 기업들의 성공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필자들은 80개 다국적 기업뿐만 아니라 수백 개의 인도 기업들을 면밀히 살펴봤다. (‘연구내용’ 참고.) 많은 외국 경영진은 중국에서 성공을 이끌었던 전략이 인도에서는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사실에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인도에 진출한 외국 기업 대부분이 먼저 공략하는 고소득층 소비자 규모가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이는 종종 외국 기업 경영진이 인도에서 가치사슬 활동이나 현지 생산에 대규모 투자를 보류하는 원인이 된다. 지금까지 인도 시장에 진출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식은 처음에는 수입 상품을 가지고 인도의 고소득층 소비자들을 공략한 후, 궁극적으로 현지 생산을 합당하게 만들 만큼 이 세그먼트가 충분히 성장하길 바라는 것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인디아와 엔진 제조사인 큐민스 인디아(Cummins India Ltd.)의 전 사장이었던 라비 벤카테산(Ravi Venkatesan)은 이 전략 때문에 많은 대형 다국적 기업들이 함정에 빠졌다고 주장한다. 8 그의 말에 따르면, 대부분의 다국적 기업들이 처음 인도에 진출했을 때는 일부 성공을 거두지만 이후 성장이 둔화되고 매출도 사업을 지속할 만한 결정적인 기준에 못 미치게 된다. 이처럼 충분한 판매량을 달성하지 못한 기업들은 인도 시장에서 조기 철수하고 만다. 모든 기업들이 규모가 작은 상위 세그먼트만 놓고 경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인도의 고소득층 세그먼트는 시장 개혁 초창기에 중국 고소득층이 보여준 빠른 성장세에 비교하면 성장 속도가 훨씬 느리다. 기업가로 사업상 인도를 자주 드나드는 전직 베인앤드컴퍼니(Bain & Co.) 컨설턴트인 크리스 클라크(Chris Clark)는 이렇게 말했다. “많은 기업인들이 제대로 모르는 사실은 인도의 경우 고소득층 세그먼트가 상대적으로 작고 중간 및 저소득층 소비자가 시장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입니다. 이런 이유로 인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빠르고 광범위한 현지화가 필요합니다.”

 

클라크가 말한 접근방식을 터득한 회사들은 성공을 경험해 왔다. 이 기업들은 글로벌 디자인 제품과 현지 디자인 제품 모두를 활용해 각 소득 세그먼트들의 니즈를 모두 충족시키고, 아울러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남미의 주요 시장들에 진출하는 전략 중추로 인도를 활용한다. 예를 들어 인도 시장을 선도하는 스즈키(Suzuki)나 현대 같은 자동차 제조사들은 가장 인기 있는 자동차 모델에 현지 콘텐츠를 80∼85% 이상 포함시킨다. 자동차 산업에서 성공한 또 다른 기업에는 르노-닛산(Renault-Nissan)도 있다. 이 회사는 크위드(Kwid)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당시, 초기 개발 단계부터 ‘원가 지향 설계(design-to-cost)’ 전략을 이행하는 단계까지 현지 업체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켰다.



다중으로 계층화된 인도의 소득 세그먼트

 

2015년 기준으로 전체 GDP에서 소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중국은 37%, 인도는 59%다. 수출과 인프라 투자가 자동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는 오늘날의 글로벌 경제를 고려하면, 이는 인도 시장이 가진 눈에 띄는 장점이다.

 

인도의 소득별 소비자 세그먼트를 철저히 이해하는 것은 성공적인 인도 진입 전략의 핵심이다. 중국과 달리 인도 시장에서 고소득층 소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작다. 9   반면 소득 계층과 상관없이 인도 소비자들은 소득의 69% 정도를 비식품 항목에 지출한다는 점은 다국적 기업에 희소식이다. 특히 인도의 노동 인구 대비 부양 인구의 비율(workers-to-dependents ratio)이 2030년까지 2대 1로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고려하면 그 지출액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의 고소득층 세그먼트에 속한 소비자들은 글로벌 브랜드와 선진국 개발 기술에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최첨단 스마트폰, 독일산 명품 자동차, 유명 브랜드의 성인병 치료제 등이 큰 성공을 거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고소득층의 규모가 중국 같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대부분의 외국계 다국적 기업들이 현지 생산 투자를 결정할 정도의 매출을 달성하기는 어렵다. 인도의 고소득층 소비자 세그먼트에서 성공한 다국적 기업으로는 루이뷔통, 할리데이비슨, 메르세데스벤츠, BMW, 삼성 등이 있다.

 

그러나 보스턴컨설팅그룹의 뭄바이 사무소에서 시니어 파트너로 있는 압히크 싱하이(Abheek Singhi)는 이런 최고 명품들보다 등급이 조금 떨어지는 글로벌 브랜드가 더 많은 대중들에게 폭넓게 어필할 수 있으며, 업종별로 차이는 있지만 이런 브랜드들이 도달 가능한 고소득 세그먼트의 규모는 인도 전체 인구의 1%에서 15%(1200만 명에서 1억 8000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10   기업들이 이렇게 확대된 고소득층 세그먼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들 소비자들이 가진 미묘한 차이들을 확실히 이해해야 한다. 11 이 세그먼트에 속한 소비자들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새로운 시도도 기꺼이 해보려는 성향이 있다. 이들은 마음에 드는 제품에는 기꺼이 지갑을 열지만 그들의 관심사는 브랜드 이미지와 고급 기능, 맞춤화 옵션, 제품에 반영된 현지화 특성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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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리타 사란가(Haritha Saranga)

    하리타 사란가(Haritha Saranga)

    인도 방갈로르경영대학원(Indian Institute of Management Bangalore)에서 소싱 및 공급관리 분야의 에어버스그룹 석좌교수(Airbus Group Endowed Chair Profess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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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람 무담비(Ram Mudambi)

    람 무담비(Ram Mudambi)ram.mudambi@temple.edu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템플대(Temple University) 폭스경영대학원(Fox School of Business)에서 전략 분야의 프랭크 M. 스피크만(Frank M. Speakman) 교수로 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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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드레아스 쇼터

    웨스턴대 아이비 경영대학원 글로벌 전략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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