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Sloan Management Review

선순환 효과 큰 다면플랫폼의 생존전략

146호 (2014년 2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4년 겨울 호에 실린 하버드 경영대학원 전략 그룹 부교수 안드레이 하지우(Andrei Hagiu)의 글 ‘Strategic Decisions for Multisided Platforms’를 번역한 것입니다.

 

다면 플랫폼(MSP·multisided platform)이란 2개 이상의 고객 집단 혹은 참가자 집단 간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장려해 가치를 창출하는 기술이나 제품, 서비스를 일컫는다. 대표적인 다면 플랫폼과 다면 플랫폼이 이어주는 참가자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1

 

- 알리바바닷컴(Alibaba.com), 이베이(eBay), 타오바오(Taobao), 라쿠텐(Rakuten): 구매자와 판매자

 

- 에어비앤비(Airbnb): 집주인과 세입자

 

- 우버(Uber): 전문적인 운전자와 승객을 이어주는 앱

 

- 페이스북(Facebook): 사용자와 광고주, 3자 게임/콘텐츠 개발자, 3자 연계 사이트

 

- 애플(Apple) iOS: 앱 개발자와 사용자

 

- 구글(Google) 안드로이드(Android) 운영 체제: 휴대전화 제조업체와 앱 개발자, 사용자

 

- 소니(Sony) 플레이스테이션(PlayStation)과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엑스박스(Xbox) 게임기: 게임 개발자와 사용자

 

-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 페이팔(PayPal), 스퀘어(Square): 상인과 소비자

 

- 쇼핑몰: 소매 매장과 소비자

 

- 판당고(Fandango): 극장과 소비자

 

- 티켓마스터(Ticketmaster): 행사가 열리는 장소와 소비자

 

위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지난 10년 동안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해 왔으며 현재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몇몇 기업 역시 다면 플랫폼에 포함된다. 이유가 무엇일까? 성공적인 다면 플랫폼이 참가자가 지불하는 검색 비용이나 거래 비용(혹은 둘 다)을 줄여 엄청난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다면 플랫폼이 산업 내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는 경우가 많다. 그 외 중요한 산업 참가자 대다수는 중요한 방식으로 다면 플랫폼을 중심으로 돌아가며 다면 플랫폼에 의지한다. (그림 1)

 

이 글을 통해 다면 플랫폼을 다른 유형의 비즈니스와 구분 짓는 4개의 핵심적인 전략 결정에 대해 분석해 보고자 한다. 또한 이 같은 결정에 따른 트레이드 오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짚어볼 예정이다. 다면 플랫폼 기업가와 투자자라면 누구나 이런 요소들을 세심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연구 내용참조.)

 

다면 플랫폼을 운영할 때 직면하는 중요한 도전과제는 다음과 같다.

 

- 플랫폼에 참여하는 참가자 집단의 수(number of sides)

 

- 설계

 

- 가격 구조

 

- 관리 방식에 관한 규칙(governance rules)

 

 

다면 플랫폼의 기본적인 특징

 

대부분의 다면 플랫폼이 갖고 있는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플랫폼의 한쪽 면(one side)에서 활동하는 참가 고객의 숫자가 늘어나면 다른 면(another side)에서 활동하는 고객들에게 돌아가는 가치가 커진다는 것이다. ‘교차면 네트워크 효과(cross-side network effect)’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특징을 일컬어간접 네트워크 효과(indirect network effect)’라고도 한다.2  예컨대 구매자가 늘어나면 판매자는 이베이에서 좀 더 많은 가치를 얻을 수 있다. 반대로 판매자가 늘어나면 구매자 역시 이베이를 통해 더 많은 가치를 얻을 수 있다.3  하지만 교차면 네트워크 효과는 양날의 검과 같다. 먼저 긍정적인 측면을 살펴보면 교차면 네트워크 효과가 진입장벽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성공적인 다면 플랫폼들이 해당 산업에서 독보적이며 심지어 난공불락에 가까운 지위를 누릴 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런 특징 때문이다. 하지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가 있는 탓에 이런 장벽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다른 집단의 참여가 없으면 어떤 집단도 먼저 참여하려 들지 않는 것이 문제다. 다면 플랫폼이 극복해야 할 어려운 과제 중 하나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를 극복하는 것이다.

 

교차면 네트워크 효과만으로는 높은 진입 장벽을 장담할 수 없다. 다면 플랫폼이 경쟁 상대와 신규 진입기업의 접근을 저지하려면 플랫폼의 한 면 혹은 모든 면에서 활동하는 참가자들이 지불해야 하는 전환비용이 높아야 한다. 혹은 참가자들이 경쟁 관계에 놓여 있는 여러 플랫폼에서 활동하려 할 때 많은 비용 부담이 존재해야 한다.4  매일 특정한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데일리 딜(daily deal) 시장이 형성된 초창기에 시장을 선도했던 그루폰(Groupon)과 리빙소셜(LivingSocial) 사례를 통해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그루폰과 리빙소셜은 상인과 고객을 잇는 다면 플랫폼이다. 그루폰과 리빙 소셜에서는 명확한 교차면 네트워크 효과가 관찰된다. 보스턴 지역에서 그루폰의 데일리 딜 정보를 얻기 위해 등록하는 사용자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보스턴 지역의 상인들은 그루폰을 통해서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에 한층 커다란 매력을 느낀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많은 투자자들이 이와 같은 교차면 네트워크 효과가 시장 점유로 이어질 것이라고 가정했다. 투자자들의 이 같은 가정 덕에 그루폰과 리빙소셜의 가치는 단기간에 높이 치솟았다. 2011 11월에 신규 상장을 하자마자 그루폰의 시가총액은 160억 달러를 넘어섰고 리빙소셜의 경우 2011 12월에 투자를 유치하면서 약 60억 달러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2013 2월이 되자 두 기업의 평가 가치는 급락했다. 그루폰의 가치는 40억 달러 이하로, 리빙소셜의 가치는 약 15억 달러 수준으로 폭락했다.5  분석가들과 투자자들이 데일리 딜 시장에서 활동하는 상인과 구매자가 지불해야 하는 전환 비용이 높지 않은데다 1개 이상의 다면 플랫폼에서 활동하기가 어렵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그루폰과 리빙소셜의 가치가 폭락하자 수많은 데일리 딜 사이트들이 경쟁에 뛰어들게 됐다. 예컨대, 2011년에는 보스턴 지역에 33개의 데일리 딜 사이트가 존재하며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그루폰에 대한 소비자와 기업의 충성도가 약해졌다는 내용의 기사가 보도됐다.6

 

모든 다면 플랫폼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다수의 다면 플랫폼들이 규모의 경제를 자랑한다. 다시 말해서 참여하는 고객의 숫자나 다면 플랫폼상에서 이뤄지는 거래의 숫자가 증가할수록 (특정한 면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비용이나 개별 거래를 지원하는 비용의 평균치가 내려간다. 사실 많은 소프트웨어 다면 플랫폼이 공유해 오고 있는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다면 플랫폼들은 대개 사전에 많은 (고정) 개발비를 투자하는 반면 사용자가 추가될 때 지불하는 한계 비용은 낮거나 없기 때문이다.7  규모의 경제가 진입 장벽을 상당히 높이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Windows) 운영 체제가 방대한 규모의 경제를 누리는 이유는 사전에 엄청난 금액의 개발비를 지불하기 때문이다.8  마이크로소프트는 규모의 경제를 사용자와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사이에 존재하는 강력한 교차면 네트워크 효과와 결합시켜 윈도를 비즈니스 역사상 가장 가치 있는 특허 중 하나로 발전시켰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가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난공불락의 입지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전략 도전과제 1:

 

얼마나 많은 면을 플랫폼에 참여시킬 것인가?

 

다면 플랫폼을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경영자가 가장 먼저 던져야 할 기본적인 질문은플랫폼에 얼마나 많은 면을 참여시킬 것인가라는 것이다. 어떤 산업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명확해지고 참여자가 제한될 수도 있다. 예컨대 이베이는 별다른 고민 없이 구매자와 판매자를 자사 플랫폼에서 활동할 참가자로 정의했다. 하지만 다면 플랫폼이 참여를 유도해야 할 면의 숫자와 정체성을 결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다음 사례를 통해 좀 더 많은 집단을 끌어들이거나 좀 더 적은 집단을 끌어들이는 방법에 각각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는지 살펴보자.

 

●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직업 네트워킹 서비스 링크트인(LinkedIn)은 개별 사용자(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와 채용 담당자, 광고주를 연결하는 3면 플랫폼(three-sided platform)을 운영하고 있다. 링크트인은 3개의 면을 통해 상당한 매출을 올린다. 2011년 말, 링크트인의 총매출에서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가 20%, 광고 솔루션이 30%, 채용 솔루션이 50%를 차지했다.9  링크트인은 최근 기업 사용자(피고용인들과의 상호작용을 위해 링크트인 프로필을 작성하는 기업 인사부서)와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등 2개의 면을 추가로 플랫폼에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새로운 면을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링크트인이 유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먼저, 일부 개인 사용자들이 기업 사용자(고용주)의 존재를 환영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둘째,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이 업무와 관련이 있는 애플리케이션만을 개발하도록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페이스북이 지원하는 재미 위주의 게임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2개의 면을 추가하면 링크트인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여러 면 사이에서 충돌이 발생할 위험이 증대되는 동시에 링크트인의 운영비 역시 증가한다.

 

● 개인용 컴퓨터 산업에서 활동 중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를 3면 플랫폼으로 운영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윈도의 3면 플랫폼은 사용자, 어도비(Adobe)와 인튜이트(Intuit)를 비롯한 제3자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Dell)과 휴렛팩커드(Hewlett-Packard), 도시바(Toshiba)를 비롯한 제3자 하드웨어 제조업체를 연결한다. 반면 애플은 직접 하드웨어를 생산하며 2면 플랫폼 모델(사용자와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을 고집해 왔다.10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같은 전략을 기반으로 생태계의 규모를 확대해 애플의 생태계를 압도했다. 생태계의 규모 자체가 상대적으로 작은 탓에 뛰어난 설계에도 불구하고 매킨토시(Macintosh) 컴퓨터의 시장점유율은 윈도를 기반으로 하는 컴퓨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했다.

 

● 스마트폰 산업에서도 구글의 3면 안드로이드 플랫폼과 애플의 2 iOS 사이에서 유사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2012년 말, 안드로이드 기기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70%를 차지한 반면 아이폰(iPhone)의 시장점유율은 21%에 그쳤다.11  2개의 플랫폼 모두 근본적으로 개발자 집단과 긴밀하게 연계돼 있었다. 각 플랫폼에서 활용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의 숫자가 80만 개를 넘어설 정도였다.12  하지만 제3자 개발자에게는 안드로이드보다 iOS 플랫폼이 수익성이 높은 편이다. 애플 기기에 대한 고객의 충성도가 높고 아이폰 사용자들이 안드로이드 사용자들보다 애플리케이션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이유인 듯하다.

 

 

● 마이크로소프트는 2001년에 출시한 엑스박스를 앞세워 비디오 게임 산업에 진입하려 했다. 하지만 그동안 자사가 개인용 컴퓨터 산업에서 활용해 왔던 3면 플랫폼을 그대로복사해서 갖다 붙이려는(copy and paste)’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델을 비롯한 하드웨어 제조업체들은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고 엑스박스 게임기를 생산하라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제안을 거부했다. 비디오 게임기가 원가 이하로 판매되고 게임 판매를 통해서만 이윤 창출이 가능한데다 독립적인 하드웨어 OEM 업체가 비디오 게임 산업에서 이윤을 얻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따라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닌텐도(Nintendo)와 소니가 그랬던 것처럼 직접 엑스박스 게임기를 생산하고 15년이 넘는 기간 동안 비디오 게임 산업을 주름잡았던 2면 플랫폼 모델에 순응해야만 했다.

 

위에서 나열한 사례들을 통해 좀 더 많은 면, 혹은 좀 더 적은 면을 끌어들이는 방식에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플랫폼에 참여하는 면이 늘어나면 교차면 네트워크 효과가 커지고(윈도의 경우처럼) 규모가 확대되며 매출원이 다각화될(링크트인의 경우처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플랫폼에 참여하는 면의 숫자를 줄이는 방법에도 최소한 2개의 장점이 있다. 첫째, 하나의(혹은 다수의) 면이 독립적으로 존재하기에는 경제적으로 타산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앞서 살펴봤듯이 비디오 게임 산업에서는 별도로 게임기 하드웨어를 생산하면 수익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동일한 기업이 게임기 운영 체제를 개발하는 동시에 게임기 하드웨어를 생산해야 수지가 맞는다. 둘째, 여러 면을 끌어들일 수 있다 하더라도 복잡성이 지나치게 높아지고 여러 면과 다면 플랫폼 사이에서 이해 충돌이 발생할(고용주를 새로운 면으로 끌어들이려는 링크트인의 노력이 그렇듯) 위험이 있다.

 

더 많은 면을 추가하면최소공통분모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각기 다르고 다양한 플랫폼 참가자들을 만족시켜야 하는 탓에 매우 획기적인 특징을 도입해 혁신을 추구하는 다면 플랫폼의 역량이 커다란 제약을 받게 된다. 애플은 매킨토시 하드웨어를 직접 통제하는 방법을 활용한다. 이 방법은 규모를 늘리는 데는 걸림돌이 되지만 좀 더 뛰어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 윈도는 항상 OEM 파트너들로 인해 제약을 받아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흥미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태블릿 제품인 서피스(Surface) 개발을 위해 직접 하드웨어 부문에 뛰어들어 노키아(Nokia)의 휴대전화 비즈니스를 인수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를 자사가 오랫동안 고집해 왔던 3면 모델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시인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듯하다.

 

마지막으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좀 더 많은 면을 끌어들이는 것이 타당하다 하더라도 일부 다면 플랫폼들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 좀 더 낫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플랫폼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면을 끌어들이기보다 소수의 면과 협력해 플랫폼을 구동하고 플랫폼에 참여하지 않은 면 중 일부를 부분적으로나마 수직 통합하는 것이다. 예컨대, 1996년에 파일럿(Pilot)이라는 PDA 기기를 선보인 팜(Palm)은 단면 제품 기업에서 출발했다. 이후, 팜은 제3자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와 PDA 하드웨어 제조업체를 차례로 끌어들여 양면 플랫폼으로, 또다시 3면 플랫폼으로 거듭났다.13  모든 주요 비디오 게임기 제조업체들이 현재 자사의 게임기에서만 독점적으로 사용 가능한 게임(콘텐츠)을 생산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개발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사례도 고려해볼 만하다. 사실 새로운 게임기를 출시할 때마다 해당 게임기에서만 사용 가능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14  뿐만 아니라 부분적인 수직 통합은 가장 수익성 높은 제품이나 서비스 중 일부를 소유함으로써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선별적인 수직 통합이 제3자들의 참여 욕구를 저하시킬지도 모른다. 다면 플랫폼을 소유한 기업이 경쟁에 뛰어들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면 제3자들이 다면 플랫폼 참여를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전략 도전과제 2: 다면 플랫폼 설계

 

다면 플랫폼에 검색 비용이나 거래 비용, 제품 개발 비용을 낮춰주는 다양한 기능과 특징을 포함시킬 수 있다. 검색 비용을 낮춘 플랫폼으로는 사용자가 원하는 특징을 토대로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에어비앤비, 매치닷컴(Match.com) 등이 있다. 거래 비용을 낮춘 플랫폼으로는 이베이가 있다. 이베이는 구매자와 판매자가 페이팔을 이용해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제품 개발 비용을 낮춘 플랫폼으로는 소니가 있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3에 들어가는 게임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와 개발 키트를 제공한다. 이런 특징을 포함시킬지 말지 결정하려면 간단하게 손익분석을 실시하면 된다. 특정한 기능을 개발하고 실행하기 위한 비용이 여러 면을 플랫폼에 참여시킴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치보다 적으면 해당 기능을 플랫폼에 참여시키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수로 인해 값비싼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 예컨대 이베이는 1999년에 거래에 도움이 되며 믿을 수 있고 편안한 방법을 제공하기 위해 페이팔을 인수했다. 이베이가 페이팔을 인수하자 구매자와 판매자 간의 거래 비용이 대폭 줄어들었다. 2013 1분기에는 37억 달러에 달하는 이베이의 총매출 가운데 페이팔 사업부의 매출이 15억 달러를 차지했다.15  반면 이베이가 2005년에 감행한 스카이프(Skype) 인수는 성공적이지 않았다. 이베이는 스카이프를 인수하기 위해 26억 달러를 지불했으나 구매자와 판매자들에게 돌아간 가치는 26억 달러를 훨씬 밑돌았다. 인터넷 거래가 주는 편안한 익명성에 불필요한 압력이 더해진다는 생각 때문에 음성 통신 서비스에 관심을 갖지 않는 사용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2년 후, 이베이는 스카이프 인수를 위해 지출한 26억 달러 중 139000만 달러를 대손 상각 처리했다.16

 

다면 플랫폼을 둘러싼 설계 결정 중 가장 까다로운 것은 다면 플랫폼을 구성하는 여러 집단 간의 이해 충돌을 초래하거나 다면 플랫폼에 참여하는 집단과 다면 플랫폼 간의 이해 충돌을 초래하는 특징과 관련된 결정이다.이런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면 플랫폼은 전략적으로 취사선택을 해야 한다. 일부 참여 집단이나 다면 플랫폼에는 긍정적인 가치가 주어지지만 다른 참여 집단에게는 부정적인 가치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취사선택을 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문제가 되는 특징을 개발하고 실행하는 비용을 감안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다.17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 광고 기반 매체(잡지, 공중파 텔레비전 채널, 검색 엔진, 소셜네트워크)는 사용자들을 좀 더 다양하고, 눈에 잘 띄고, 목표를 정확하게 공략하는 광고에 노출시키려는 광고주의 욕망과 가능한 침해를 덜 받기를 원하는 사용자의 선호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18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9(Internet Explorer 9)에 추적 방지(do-not-track) 기능을 포함시켰다. 추적 방지 기능은 인터넷 익스플로러 9 사용자들의 온라인 프라이버시 보호를 지원하는 한편 광고주들의 무분별한 접근을 막는다. 온라인 광고주와 콘텐츠 공급자들의 압력으로 인해 추적 방지 기능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인터넷 익스플로러 8의 설계 방식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19

 

2010, 이베이는 애드커머스(AdCommerce), 피처드퍼스트(Featured First) 등 일부 판매자들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이베이 검색 결과 상단에 해당 판매자를 노출시키는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판매자들로부터 매우 많은 인기를 끌었을 뿐 아니라 이베이에도 등록 요금 외에 별도의 수익을 안겨줬다.20  하지만 이베이는 구매자들이 가장 관련성 높은 제품을 우선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판매자를 위한 유료 노출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다면 플랫폼은 여러 참가자 집단 간의 이해 충돌을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까? 정답은 없다. 앞서 언급한 사례에서 확인한 것처럼 다면 플랫폼들은 문제가 되는 설계 특징으로 인해 편의를 침해받는 참가자 집단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직접적인 단기 매출을 희생할 각오를 해야 한다. 특히현재매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집단에게 유리한 쪽으로 플랫폼 설계에 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가정하면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 지금 당장의 매출보다는 장기적인 성공에 가장 중요한 참가자 집단에게 유리한 쪽으로 취사선택을 하는 것이 낫다. 어떤 경우든 중요한 설계 결정을 내릴 때마다 다양한 관계자 집단의 이해를 어떤 식으로 취사 선택해야 할지 평가하면 되돌릴 수 없는 설계 관련 실수를 줄이거나 설계 실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낮추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된다.

 

 

전략 도전과제 3: 다면 플랫폼 가격 구조

 

다면 플랫폼은 다양한 부류의 고객을 상대하기 때문에 매출원이나 수익원도 다양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실제로는 대다수의 다면 플랫폼들이 플랫폼 내에서 활동하는 1개 이상의 참가자 집단에게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가격 보조를 해주는 대신 다른 참가자 집단을 통해 이윤을 벌어들일 수밖에 없다.21

 

다면 플랫폼은 가격 구조를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다른 참가자 집단에게 부과하는 가격과 비교해 각 참가자 집단에게 얼마의 가격을 부과해야 할까? 지금껏 진행된 다면 플랫폼에 관한 경제학 및 전략 연구에서 가장 중요시돼 온 것이 바로 가격 구조다.22  기업 경영자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가격 관련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각 집단을 분석해 가격 민감도가 낮은 집단에게 높은 가격을 부과하라.이와 같은 단순한 가격 원칙은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 가능하다. 이 원칙은 다면 플랫폼의 각 참가자 집단을 다른 참가자 집단과 무관하게 대한다. 대체 서비스의 존재 여부는 다면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참가자 집단의 가격 민감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혹은 특정한 참가자 집단과의 관계에서 다면 플랫폼이 얼마나 커다란 협상력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2. 다면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여러 참가자 집단 사이에서 명확한 가격이 명시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다른 참가자 집단(혹은 여러 집단들)이 존재함으로써 좀 더 많은 이익을 얻는 집단에 좀 더 높은 가격을 부과하라. 다면 플랫폼의 입장에서 보면 이 원칙 뒤에 숨어 있는 논리는 명확할 뿐 아니라 간단하다. 예컨대 비즈니스 콘퍼런스 주최자들은 참가자들에게는 비용을 부과하지만 초대 연사들에게는 비용을 부과하지 않는다.

 

3. 두 집단 사이에서 명확한 가격이 명시된 거래가 이뤄진다면, 상대 집단으로부터 좀 더 많은 가치를 얻는 집단에게 좀 더 높은 가격을 부과하라.금전 거래에서 A라는 집단이 B라는 집단으로부터 매우 많은 이익을 얻는다면 다면 플랫폼은 B 집단이 과도하게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A 집단에 좀 더 많은 비용을 부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B 집단이 다면 플랫폼 활동을 통해 참여를 지속하고픈 욕구를 느끼기에 충분할 정도의 가치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예컨대, 오픈테이블(OpenTable)은 고객과 식당을 이어주는 웹 기반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픈테이블을 이용해서 예약을 받는 식당은 비용을 지불하지만 소비자는 어떤 비용도 지불하지 않는다. 식당은 소비자에게 제값을 받고 식사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의 방문을 통해 상당한 가치를 얻기 때문이다. 다면 플랫폼은 다양한 집단의 가치 확보와 가치 창출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점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 가격 구조를 선택해야 한다. 대개는 좀 더 높은 가치를 얻는 고객 집단에 좀 더 많은 비용을 부과해야 한다.

 

전략 도전과제 4:

 

다면 플랫폼 관리 규칙 (governance rules)

 

다면 플랫폼은 제3자 간의 상호작용을 장려해 가치를 창출한다. 따라서 다면 플랫폼의 전반적인 생태계와 고객 제안에 영향을 미치는 제3자의 행위에 대한 규제 역시 다면 플랫폼의 전략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23  다면 플랫폼은 비가격 관리 규칙(governance rule)을 재분류해 다양한 고객의 행동을 규제할 수 있다. 비가격 관리 규칙은 다음과 같은 2개의 부류로 나뉜다.

 

- 다면 플랫폼 접근(access)을 규제하는 규칙: 누가 참여할 수 있는가?

 

- 다면 플랫폼상에서 이뤄지는 상호작용(interaction)을 규제하는 규칙: 다양한 참가자 집단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다면 플랫폼 가운데는 매우 엄격한 관리 규칙을 활용하는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심지어 같은 산업 내에서도 규칙의 엄격성에 차이가 있다. 다음의 경우를 살펴보자.

  

 

● 매치닷컴과 이하모니(eHarmony)는 미국의 대표적인 데이트 서비스다.24  매치닷컴은 등록 자격이나 회원들 간의 상호작용 방식을 가급적 제한하지 않는다. 반면 이하모니는 온라인 데이트 서비스 업체 중 접근성이나 상호작용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곳 중 하나다. 이하모니는 지원자들에게 약 250개의 문항으로 이뤄진 설문지를 작성할 것을 요청한 다음 설문지 내용을 토대로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한 회원의 가입 신청을 거부한다. 지원자가 회비를 낼 의향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자격 요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회원으로 받아주지 않는다. 25  일단 가입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이하모니의 다면 플랫폼 회원들은 자유롭게 다른 회원의 프로필을 열람하거나 다른 회원에게 접촉할 수 없다. 대신, 이하모니가 연결 알고리즘을 활용해 각 회원에게 어울리는 상대를 찾아낸다. 각 회원은 이하모니가 찾아낸 상대와만 연락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초창기에 양측 모두 개방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패스트트랙(fast track) 제도에 동의하지 않으면 이하모니가 제시하는 질문에 따라 의사소통을 하게 된다.

 

1983, 비디오 게임 시장이 붕괴했다. 당시 비디오 게임 시장을 지배했던 게임기 제조업체 아타리(Atari)가 승인되지 않은 게임의 유통을 막는 기술을 개발하지 못한 게 원인이었다. 아타리 게임기의 인기를 이용해 단기간 내에 많은 돈을 벌고자 하는 기회주의적인 개발자들이 품질이 떨어지는 게임을 들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런 현상이 게임의 질에 관한 정보 부족 현상(당시에는 전문적인 게임 잡지가 거의 없었다)과 맞물려 게임 가격 및 게임기 가격이 폭락했다. 닌텐도 엔터테인먼트 시스템(Nintendo Entertainment System)이라는 기기를 앞세워 게임 시장에 다시 불을 붙인 닌텐도가 매우 엄격한 관리 규칙을 도입한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닌텐도는 개인 게임 개발자들이 연간 5개가 넘는 게임을 선보이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닌텐도는 개인 개발자가 게임을 내놓을 때마다 철저하게 검토했다.) 뿐만 아니라 닌텐도는 개발자들에게 자사의 카트리지를 구입할 것을 요구하는 등 사실상 게임의 판매를 통제했다. 1990년대 초에 독점 금지법 조사가 진행되고 좀 더 자유로운 관리 규칙을 갖고 있는 세가(Sega)가 경쟁에 뛰어들면서 닌텐도는 대다수의 규제를 철폐했다. 하지만 제3자가 개발한 게임을 검열하는 관리 규칙은 예외적으로 유지해 오고 있다. 게임기 제조 부문에서 활동하는 모든 주요 업체들은 제3자가 개발한 게임을 검열한다. 사실 닌텐도는 지금까지도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보다 좀 더 엄격하게 규칙을 적용하는 편이다.

 

 

●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하는 2개의 다면 플랫폼이 채택한 관리 규칙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애플은 iOS 양면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제3자 개발자들을 상대적으로 엄격하게 규제한다. 반면 구글은 자사의 3면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개발자들에게 훨씬 자유롭게 접근한다. 예컨대 구글은 개발자들이 안드로이드 앱을 개발할 때 다양한 제3자 도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며 대다수의 새로운 앱을 수용한다. 하지만 애플의 iOS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개발자들은 애플이 제공한 도구만을 사용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앱을 애플의 아이폰 앱 스토어(App Store)에서 유통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기까지 몇 주가 걸린다. 또한 애플은 만족스러운 품질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여겨지거나 단순히 아이폰에잘 맞지 않는것으로 여겨지는 애플리케이션을 종종 거절하곤 한다. (당연하게도 일부 개발자들은 애플의 기준이 제멋대로라고 여긴다.26

 

● 도쿄에서 가장 유명한 부동산 단지인 롯폰기 힐스(Roppongi Hills)는 사무실 임차인, 소매 임차인(가게, 식당, 호텔, 영화관), 거주민, 연간 4000만 명이 넘는 방문객 등을 끌어모으는 등 하나의 다면 플랫폼 역할을 한다. 롯폰기 힐스의 개발과 관리를 맡아 온 모리빌딩컴퍼니(Mori Building Company)는 소매 매장을 운영하는 임차인들에게 매우 까다로운 요구를 해 왔다. 예컨대, 모리빌딩컴퍼니는 소매 임차인들에게 롯폰기 힐스 외부 점포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늦은 시간까지 매장을 운영하고 독특한 제품을 판매할 것을 요구한다. 뿐만 아니라 소매 임차인들은 롯폰기 힐스 차원에서 진행되는 홍보 활동에 재원과 인력을 모두 투입할 것을 요구받는다.27

 

좀 더 높은 차원에서 생각해 보면 다면 플랫폼이 좀 더 엄격한 관리 규칙을 채택한다는 것은 곧 질을 위해 양을 포기한다는 의미다. 사실 각 집단에 속한 참가자의 숫자와 이들 간의 상호작용 횟수뿐 아니라 상호작용의 질 역시 다면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교차면 네트워크 효과의 강도에 영향을 미친다.

  

 

질을 개선했을 때 생기는 이익과 좀 더 엄격한 관리 규칙을 실행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비교해야 한다. 좀 더 엄격한 관리 규칙을 실행할 때 발생하는 비용이 기술적인 비용(허가되지 않은 게임이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 비디오 게임기용 보안 칩을 설계하고 포함시키는 비용)일 수도 있고 운영과 관련된 비용(이하모니의 서비스에 가입한 개별 지원자의 프로필을 분석하는 비용)일 수도 있다. 따라서 양 때문에 질이 설 자리가 좁아지면 일부 다면 플랫폼들이 값비싼 관리 규칙을 없애거나 규칙을 집행하는 과정 자체를 사용자에게아웃소싱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하게 될 수도 있다. 예컨대, 에어비앤비나 이베이 같은 전자상거래 사이트들은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평가 시스템을 적용해 양측으로부터 정직한 태도를 이끌어낸다.

 

대체적으로 이야기하면, 몇 가지 형태의 다면 플랫폼 관리 방식은 필요 불가결하다. 다면 플랫폼 경영자라면 반드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우리 생태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도록 방해할(혹은 생태계 붕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며 가격만으로는 완전히 제거할 수 없는시장 실패(market failure)’로는 어떤 것이 있는가? 앞서 이야기했듯이 다면 플랫폼은 가격 구조 조정을 통해 어느 정도 수급 불균형과 상대적인 협상력을 바로잡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가격이 관리에 또 다른 방식으로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바람직하지 않은 참가자의 진입을 제한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예컨대, 비디오 게임기 제조업체는 게임이 한 건 판매될 때마다 독립 게임 개발자에게 로열티를 요구한다. 게임 개발자가 지불하는 로열티는 게임기 제조업체의 주요 매출원 역할을 할 뿐 아니라 품질이 떨어지는 게임을 개발하는 참가자들의 참여를 저지한다.

 

다면 플랫폼들이 적극적인 관리에 나서는 것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방식으로 시장 실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레몬 시장 실패(lemons market failure)’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다면 플랫폼을 통해서 교환되는 재화와 서비스의 질과 관련해 시장 내의 정보와 투명성이 불충분한 탓에 질이 떨어지는 재화와 서비스를 내놓는 공급자가 질이 뛰어난 재화와 서비스를 내놓는 공급업자를 몰아내 시장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 1983년에 비디오 게임 시장이 붕괴된 사례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하모니의 엄격한 관리 규칙은 이런 실패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도 있다. 즉 짧게 데이트할 상대를 찾는 사용자들로 인해 장기적인 관계와 결혼을 원하는 사용자가 설 자리를 잃게 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이하모니는 후자의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다.)

 

다면 플랫폼 시장의 실패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두 번째 원인으로 다면 플랫폼의 한쪽 참가자 집단에서 지나치게 경쟁이 치열한 탓에 질이 뛰어난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투자를 하려는 의욕이 줄어들 위험을 꼽을 수 있다. 비디오 게임기 제조업체들이 지금까지도 제3자 게임 개발자들의 접근을 상대적으로 엄격하게 통제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게임에 대한 정보와 비평이 넘쳐나고 있는 만큼 1983년과 같은 식으로 시장 실패가 발생할 위험은 이제 더 이상 없다. 하지만 게임 개발자들 간의 경쟁이 과도해지면 게임기에 들어갈 게임을 개발하는 각 개발자에게 돌아가는 이윤이 줄어들게 된다. 개발자들이 더 이상 혁신적인 프로젝트에 투자할 매력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이윤이 줄어들 수도 있다. 따라서 다면 플랫폼(게임기 제조업체)은 허가받은 개발자들이 충분한 투자수익률을 올릴 수 있도록 개발자들의 진입을 제한한다.28  

 

셋째, 다면 플랫폼의 엄격한 관리가 없으면 각 참가자가 다면 플랫폼이나 다른 참가자들에게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칠 행동이나 투자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모리빌딩컴퍼니가 롯폰기 힐스에 엄격한 관리 규칙을 적용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모리빌딩컴퍼니는 소매 임차인들 간의 긍정적인 상호 보완성(소매 임차인들에게 독립적인 결정권이 주어진다면 상호 보완성이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을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규칙을 적용한다.

 

3개의 잠재적인 시장 실패 요인 중 하나 이상이 존재하는 상황이라면 다면 플랫폼이 문제가 되는 시장 실패의 원인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되는 관리 규칙을 실행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성공적인 다면 플랫폼은 예외적인 존재다

 

다면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의 위력이 널리 알려지고 지난 10년 동안 몇몇 다면 플랫폼들이 눈부신 성공을 거두자 수많은 기업가와 투자자들이차세대 이베이를 개발하거나 찾아내려고 혈안이 됐다. 최근에 등장한 다면 플랫폼으로 겟어라운드(Getaround, 자동차 공유 서비스), 릴레이라이즈(RelayRides, P2P 자동차 대여 서비스), 독베케이(DogVacay, 애완견을 위한 숙식 제공 서비스), 키칫(Kitchit, 요리사 고용 서비스) 등이 있다. 하지만 성공적인 다면 플랫폼이 일반적인 존재가 아니라 예외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다면 플랫폼은 구축하기가 매우 힘들다. 대다수 다면 플랫폼 후보들의 실수를 초래하는 세 가지 장애물은 다음과 같다.

 

1. 다면 플랫폼 비즈니스를 처음 선보일 때 반드시 수반되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

 

2. 핵심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지만 새로 등장한 강력한 다면 플랫폼에서 활동하기를 원치 않는 참가자의 저항.

 

3. 상충되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존재하는 다면 플랫폼 비즈니스를 운영할 때 발생하는 복잡성.

 

보스턴에 기반을 두고 있는 유명한 온라인 비디오 기술 공급업체 브라이트코브(Brightcove)의 경험을 살펴보면 이런 문제에 관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29  2004년에 설립됐을 당시, 브라이트코브는 MTV 네트웍스(MTV Networks),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즈(Discovery Communications),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 등 대형 발행업체에서부터 십렉센트럴(Shipwreck Central)을 비롯한 소규모 ‘롱테일’ 발행업체에 이르는 비디오 콘텐츠 공급업체, 광고주, 연계 웹사이트, 최종 사용자(시청자)를 잇는 4면 플랫폼이 되고자 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브라이트코브는 (1) 콘텐츠 공급자들을 위한 비디오 발행 도구 (2) 소비자들이 발행자가 제공한 콘텐츠를 검색하고, 시청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비디오 포털 (3) 콘텐츠 공급자와 광고주가 비디오 광고 공간을 거래하는 광고 시장 (4) 콘텐츠 공급자와 연계 웹사이트가 비디오 콘텐츠를 거래하는 유통 시장을 공급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2년이 흐르자 야심 찬 4면 플랫폼 비전이 터무니없다는 사실이 점차 명확하게 드러났다. 콘텐츠 공급자 집단(특히 대규모 발행업체)이 브라이트코브를 자사의 웹사이트로 소비자와 광고주를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방해하는 경쟁 상대로 여기는 것이 커다란 문제였다. 뿐만 아니라 브라이트코브는 서로 다른 네 부류의 고객들을 상대하기 위해 각 집단에 충분한 자원을 할애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한 가지 좋은 소식은 다면 플랫폼 비즈니스가 힘들다고 해서 탄탄한 비다면(non-MSP) 플랫폼 비즈니스를 구축할 가능성을 반드시 배제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2008년 말, 브라이트코브는 광고 시장과 유통 시장,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포털을 거의 전적으로 포기하고 나머지 한 면(콘텐츠 공급자에게 비디오 발행 도구를 공급하는 것)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브라이트코브는 2012 2월에 주식시장에 상장됐으며 2013 10월 말에는 시가총액이 4억 달러에 달했다. 훌륭한 수치이긴 하지만 브라이트코브가 맨 처음에 기대했던 수준은 아니다. 에어비앤비는 2012 10월에 벤처캐피털리스트의 투자를 유치하며 25억 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수많은 다면 플랫폼이 좇는 무지개의 끝에 놓여 있는 황금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안드레이 하지우

안드레이 하지우(Andrei Hagiu)는 보스턴에 위치한 하버드 경영대학원(Harvard Business School)의 전략 그룹 부교수다. 이 논문에 관한 의견이 있으신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55225에 접속해 메시지를 남겨 주시기 바란다. 저자와의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smrfeedback@mit.edu e메일을 보내 주시기 바란다.

 

번역 |김현정 translator.khj@gmail.com

 

 

동아비즈니스리뷰 318호 Dynamic Workspaces 2021년 04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