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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탐욕과 토파민, 그리고 금융위기 外

토니 슈워츠 | 71호 (2010년 12월 Issue 2)

인간의 탐욕과 도파민, 그리고 금융위기
 
2008년에 발생한 세계 금융 위기에 관한 찰스 퍼거슨(Charles Ferguson)의 신작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잡(Inside Job)>에는 충격적 장면이 많이 나온다. 가장 충격적 장면은 대형 은행의 CEO가 금융위기가 한창일 때 당시 미국 재무장관이던 헨리 폴슨(Henry Paulson)이 주최한 파티에서 다른 손님들, 주로 정책 당국자에게 한 이야기다.
 
그 CEO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갖고 있는 탐욕을 통제할 수 없다. 그러니 당신들이 우리를 좀 더 엄격하게 규제해야 한다.”
 
탐욕이란 부(富)나 재산에 대한 과도한 욕망을 뜻한다. 탐욕이 극에 달하면 합리성, 판단력, 균형감 등이 모두 사라진다. 인간의 탐욕을 자극하는 건 뇟속에 있는 도파민이라는 신경 전달 물질이다. 도파민 수치가 높을수록 한층 더 커다란 기쁨을 경험한다.
 
도파민이 가장 안정적으로 활성화하는 순간은 새로운 자극이 주어졌을 때다. 즉, 지금껏 하지 못했던 경험을 할 때 도파민이 분비된다. 사람들은 도파민이 분비됐을 때의 그 짜릿한 경험을 다시 느끼려는 속성이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다. 과거와 똑같은 액수의 돈을 벌거나 동일한 양의 코카인을 들이마신다고 도파민 수치가 높아지지는 않는다. 더 큰 자극이 오지 않으면 인간은 이에 반응하지 않는다.
 
금융위기 사태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추구한 건 돈 자체가 아니다. 큰 돈이 가져다 주는 만족감과 안도감이었다. 안타깝게도 시간이 흐를수록 돈을 통해 얻는 만족감과 안도감이 줄어들자 이들은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걸 해결 방안이랍시고 내놓았다.
 
즉, 과거와 같은 금액의 돈을 벌어서는 과거에 느꼈던 만족감과 안도감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인간은 과거보다 2배, 혹은 10배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려고 애쓴다. 이에 따라 유혹의 악순환이 생겨난다. 맨 처음 느꼈던 기쁨과 행복을 똑같이 재현하기 위해 점차 달성하기 힘든 목표를 쫓는 것이다.
 
이게 바로 많은 은행의 최고 경영자들이 단기 수익을 벌어들여 엄청난 금액의 보너스를 받을 수만 있다면 부실 금융상품 판매도 기꺼이 모르는 척 했던 이유다.
 
은행, 그리고 은행으로부터 돈을 받는 사람들, 특히 규제 담당자, 경제학자, 민주당원, 공화당원들이 모두 한통속이었다. 탐욕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람들을 서로 어울리게 만든다. 하지만 무엇에 중독되든 더 많은 걸 추구할수록 결국 손에 쥘 수 있는 건 점점 줄어든다.
 
돈이 갖고 있는 강렬한 마력에 매료되지 않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부를 쌓아 올릴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때문에 막대한 부를 가지지 못한 걸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 때도 있다. 이번 금융위기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로 인해 발생한 세계적인 혼란과 고통으로부터 커다란 교훈을 얻었다면 그나마 다행일 것이다.
 
물론 세계 경제가 아직 한숨 돌릴 때가 온 건 아니다.
 
토니 슈워츠는 더 에너지 프로젝트(The Energy Project)의 사장 겸 CEO다. 슈워츠는 신간 도서 <기존의 업무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The Way We’re Working Isn’t Working: The Four Forgotten Needs That Energize Great Performance)>의 저자다.
멘토는 잊어라! 자신만의 이사회를 꾸려라!
 
기업에서 후원하는 멘토 프로그램은 조직 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관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는 몇몇 경영자들에게 자신의 미래를 거는 전략은 점차 한 물 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요즘 고위급 관리자들은 더 이상 안정적인 일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불황과 더불어 끊임없이 구조조정 및 인원 삭감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 상황인 만큼 멘토도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나아가거나 해고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분에게 필요한 건 바로 자신만의 이사회, 즉 주기적으로 조언과 피드백을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회의를 열 필요도 없고 자신이 이사회 구성원으로 선정한 상대에게 그 사실을 알릴 필요도 없다. 그저 적합한 사람을 선택한 다음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면 된다.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여느 이사회와 마찬가지로 여러분이 선택한 이사회 구성원 개개인도 각기 다른 관점을 제시해야 한다. 자신이 존경하는 상사나 동료를 포함시키고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혹은 둘 다 포함시킬 수도 있다.
 
고위 관리자들은 자신이 몸 담고 있는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있는 구직 전문가, 학자, 컨설턴트 등을 이사회의 일원으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친구들로 이사회를 가득 채우는 것은 자신의 성장이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사회는 특히 경력 전환에 큰 도움을 준다. 고된 직장 생활을 하다가 자녀 양육을 위해 6년 간 사회생활을 관두었던 소프트웨어 전문가 엘렌(Ellen, 가명)의 사례를 생각해 보자. 다시 일을 시작하기로 마음 먹은 엘렌은 예전의 동료에게 조언을 구했다.
 
엘렌의 동료는 솔직했다. 엘렌이 갖고 있는 기술이 이미 구식이라는 사실을 숨김 없이 얘기해줬다. 엘렌은 옛 동료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알아둬야 할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무엇인지 파악했다. 그리고 소프트웨어 제조업체를 설득해 훈련 과정을 밟을 수 있었다.
 
수업을 받던 중 별도의 도움을 요청하자 강사가 엘렌의 발전에 도움이 될 만한 소프트웨어 코치를 소개해줬다. 코치의 도움으로 사용자 그룹과 관계를 맺게 된 엘렌은 다시 사용자 그룹의 도움을 받아 헤드헌터와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 헤드헌터는 엘렌에게 교육 중인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자격증을 따면 구직을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엘렌은 자격증을 따기 위해 노력했다. 동시에 위에서 언급한 모든 사람들과 주기적으로 연락을 했다.
 
더 나은 커리어를 쌓고 싶다면 자신보다 직급이 높은 단 한 명의 관리자에게만 의존하지 마라. 마치 이사회를 구성하듯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신만의 팀을 꾸려야 한다. 다양한 전문가들의 노력이 더해져 구체적인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프리실라 클래먼(Priscilla Claman)은 개인을 위한 커리어 코치 서비스 및 조직을 위한 커리어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스턴 소재 컨설팅 업체 커리어 스트레터지스(Career Strategies)의 사장이다. <질문하라: 직장에서 자신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얻는 방법(Ask: How To Get What You Want And Need At Work)>의 저자이기도 하다.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발행하는 뉴스레터 에 실린 토니 슈워츠의 글 ‘Dope, Dopes And Dopamine: The Problem With Money’와 프리실라 클래먼의 글 ‘Forget Mentors - Employ A Personal Board Of Directors’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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