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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벤처의 3가지 실수 外

찰스 바덴 풀러 | 68호 (2010년 11월 Issue 1)

신생 벤처의 3가지 실수
대부분의 신생 기업들은 첫 상품의 원형을 성공적으로 개발하고 그 제품을 고객에게 판매하기 시작하면 해야 할 일이 모두 끝난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이제 갓 길고 긴 여정이 시작됐을 뿐이다. 많은 신생 기업들은 성공적인 초기의 조직 상황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가장 큰 이유는 조직의 규모를 늘려나가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신속하게 규모를 키워 나가는 데 실패하면 생사의 갈림길에 설 수 있다. 우리의 연구 결과 전도유망한 신생기업을 제대로 된 벤처기업으로 변화시키려면 신생 기업이 흔히 저지르는 3개의 실수를 피해야만 한다.
 
첫째, 고객과 사용자가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라이언에어의 성공을 가능케 했던 핵심 요인은 비행기 탑승객이 아니라 공항이 실질 고객이라는 깨달음이었다.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는 시영공항의 시장 잠재력을 활용한 최초의 항공사였다. 규모가 작은 시영공항을 이용함으로써 라이언에어는 지역 사회에 큰 기여를 함과 동시에 빠른 속도로 회사를 키웠다. 부수적 이익이 상당했기에 라이언에어는 시영공항 측에 자사 항공기가 활주로를 사용해 주는 대신 대가를 지불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었다.
 
둘째, 최초 단계의 사용자는 회사의 규모가 커진 후에 상대하는 사용자와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비디오 게임 산업에서는 최초 사용자와 확장 단계 사용자 즉, 지속적으로 최신판 게임을 구매하는 사용자가 동일할 때가 드물다. 새롭게 출시한 게임의 성공을 위해서는 초기 사용자들이 개선 방안을 제안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동시에 좀 더 넓은 고객층에게 게임의 성장 가능성을 알리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비디오 게임 ‘퀘이크’ 사례를 보자. 초기 사용자의 수용 태도에 따라 제품의 미래 시장이 얼마나 크게 달라지는지 확인할 수 있다. 1996년 2월 id 소프트웨어는 선도적인 사용자들을 겨냥해 ‘퀘이크’의 초기 버전을 출시한 다음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게임에 매우 능숙했던 초기 사용자들은 id 소프트웨어에 제품 개발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변화된 게임 내용은 인터넷상에 게재됐고, 인터넷을 이용해 변화를 공지한 덕에 게임을 한층 흥미롭게 수정할 수 있었다. 그 해 말, id 소프트웨어는 사용자가 재설계한 ‘퀘이크(선구 사용자들이 내놓은 열광적인 의견이 반영된 버전)’를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게임을 구매할 의향이 있는 소비자들로 구성된 대중 시장에 선보였다.
 
셋째, 최초의 제품은 확장 단계의 제품과 동일하지 않다는 사실을 미리 예측해야 한다. 제품의 초기 버전에는 대중 시장에서 선호하지 않을 만한 속성들이 담겨 있을 때가 많다. 자사에서 출시한 원형이 한층 더 간편하면서도 튼튼한 제품으로 진화할 거라고 생각해야 한다. 이를 소프트웨어 개발업체가 선호하는 ‘베타 테스트’ 접근법이라고 생각하면 한층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초기 사용자는 1세대 프로그램이 갖고 있는 거추장스러운 특징을 참아줄 수도 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대중 소비자들은 사용자의 편의를 좀 더 반영한 속성을 원한다.
휴렛 팩커드의 전(前) CEO 마크 허드와 리더십의 시련
휴렛 팩커드의 CEO 마크 허드는 2010년 8월 부정확한 비용 지출과 성희롱(현재까지 휴렛 팩커드 측은 성희롱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혹으로 CEO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허드의 사임은 권력자들에게 3가지 중요한 교훈을 준다.
첫째, 권력은 이따금씩 과도하고 역효과를 낳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연구 결과, 다른 사람들을 통제할 수 있는 권력을 갖게 되면 자신의 행동을 잘 억제하지 못하고 목표 지향적 태도를 갖는 사람들이 많았다. 즉, 권력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용인하는 사회적 관습을 따르려 하지 않는다. 그들은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서만 돌진할 가능성이 크다. 허드가 회사 정책을 무시하고 개인 비용 보고서를 위조한 사례도 이에 해당한다. 즉, 허드는 자신이 남들과 동일하게 규칙의 적용을 받는다고 생각지 않았다.
 
둘째, 권력을 가지면 대중의 엄중한 감시라는 비싼 대가가 따라온다. 허드의 행동을 조금도 봐 주지 말고, 과연 자신, 혹은 주변 사람들은 항상 완벽한 판단을 내리기만 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여러분도 아마 매주 실수를 저지를 것이다. 하지만 여러분은 대기업의 CEO가 아니기 때문에 실수를 저질러도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권력자들은 다르다. 리더는 다른 사람들이 항상 자신의 행동을 엄중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는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권력을 쥘 때 반드시 수반되는 조건이다. 이목이 집중되는 자리에 앉으면 그만큼 압박감이 따르게 마련이다.
 
셋째, 허드가 큰 성과를 냈기에 그를 해고하는 일이 더 쉬웠을 수도 있다. 휴렛 팩커드는 허드가 CEO로 재직하는 동안 수많은 기업을 인수했다. 휴렛 팩커드의 수익과 주가도 상당히 늘었다. 성과가 개선되면서 휴렛 팩커드는 성공적으로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고 유지할 수 있었다.
 
그 결과, 휴렛 팩커드는 현재 별다른 어려움 없이 허드를 대체할 수 있을 만한 노련한 관리자를 다수 확보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허드는 없어도 되는 존재가 돼버렸다. 이에 휴렛 팩커드 이사진은 허드의 윤리 문제를 본보기로 삼을 수도 있었다. 만일 휴렛 팩커드가 지금과 같이 막강한 힘을 갖지 못했더라도 허드를 이렇게 해고시켰을지는 의문이다.
 
기업은 자사의 이익에 신경 쓸 뿐 과거의 성과가 어떠했든 필요할 때면 아무렇지도 않게 직원을 교체한다. 이런 일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우리가 허드의 사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교훈도 여기에 있다. 기업은 쉽게 직원을 교체한다. 도덕적·법적 한계를 벗어난 사람뿐 아니라 고용주에게 충성을 다하는 사람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찰스 바덴-풀러(Charles Baden-Fuller)는 런던 소재 카스 비즈니스 스쿨의 교수로 많은 벤처기업의 창업 자문을 담당했다. 이안 맥밀란(Ian MacMillan)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MBA 스쿨의 교수다.
제프리 페퍼(Jeffrey Pfeffer)는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 조직 행동을 가르치는 교수다. 하퍼콜린스 출판사는 곧 페퍼 교수의 신간 <권력: 누군가는 갖고 누군가는 갖지 못하는 이유(원제 Power: Why Some People Have It -And Others Don’t)>를 출판할 예정이다.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발행하는 뉴스레터 에 실린 찰스 바덴-풀러와 이안 맥밀란의 글 ‘Mistakes Entrepreneurs Make When Scaling-up New Ventures’, 제프리 페퍼의 글 ‘Hewlett-Packard’s Mark Hurd And The Trial of Leadership’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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