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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CEO에게 드리는 편지

이안 데이비스 | 61호 (2010년 7월 Issue 2)

프랭크 씨,
 
어제 저녁 식사 즐거웠습니다. 최고경영자(CEO)에 임명되신 것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큰 명예일 뿐 아니라 능력을 십분 발휘하실 좋은 기회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신임 CEO의 업무 적응 요령에 대해 어제 나눴던 대화가 도움이 되었다고 하셔서 다행입니다. 어제 드렸던 말씀의 핵심 포인트를 정리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이렇게 글로 적어보고자 합니다. 제가 드리는 조언의 내용은 CEO의 위치에 원활히 정착하기 위한 방법에 관한 것입니다. CEO로 성공하기 위해 갖춰야 할 요건이나 역할에 대한 내용은 아닙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책이 나와 있습니다. 제가 드릴 조언은 제가 개인적으로 여러 CEO들이 업무에 정착하는 과정을 관찰한 경험에서 나온 것이고, 또 세계 유수 기업의 CEO와 회장들을 인터뷰한 경험에 따른 것입니다.
 
1.회사의 특수 상황을 이해하는 것입니다.외부에서 선임된 CEO이므로, 회사의 배경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재무성과와 직원들의 열정, 회사의 보유역량 이외에도 회사의 역사, 이사회 구조, 기업 지배구조, 국적에 따른 문화적 특성 등을 이해해야 합니다. 또 고객과 주주들의 눈에 이런 특성들이 어떻게 비치고 있는지도 파악해야 합니다. 이들의 관점을 이해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그 동안의 채용 과정에서 습득한 회사의 이미지나 선입견을 현실에 맞게 교정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흔히 신임 CEO들이 불안하게 업무를 시작하는 건 그 동안 익숙한 상황에서는 통했던 것이 상황이 바뀌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경험은 귀중하지만, 선입견을 낳기도 합니다. 한발 물러서서 상황을 찬찬히 관찰할 수 있는 기회나 시간은 흔히 주어지지 않으니 지금을 그 기회로 활용하십시오.
 
2.흔히 처음 100일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하지요.제 생각엔 100일이라는 숫자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실 필요는 없습니다. 경영위기나 기업회생 상황이라면 CEO 업무 적응에 100일이나 주어지길 기대하는 건 사치일 겁니다. 또 지금 맡은 회사의 경우처럼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보다 차분한 자세로 임해야 할 겁니다. 아직 확실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전략이나 인사, 기본 업무프로세스에 관한 결정을 내릴 필요는 없습니다. 결단을 내리지 않는 것과 내리지 못하는 것은 다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 적응에 얼마의 기간이 필요할지 충분히 생각해 보고 뚜렷한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또 업무 정착에 있어서의 성공 기준을 명확하게 정의해 놓아야 합니다. 가령 최고위 경영팀의 신뢰 쌓기라든지 회장과의 원만한 관계 구축 등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 놓으십시오.
 
새 업무에 정착하려면 옛 업무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전 회사에서 맡았던 직무를 자연스럽고 명확하게 정리해 주는 일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당연한 의무이기도 하지만 본인의 평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 평소 언행을 통해서 전임 CEO의 공적과 회사의 역사에 대해 존중하는 게 드러나는지도 주변의 시선이 모아지는 부분입니다.
 
3.신임 CEO의 일이란 즐거운 도전이기도 하지만 신경 쓸 일이 태산입니다.최초에 꼭 해두어야 할 일은 일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결정하는 것입니다. 첫날 출근하면 이미 참석해야 할 스케줄이나 회의가 여럿 잡혀 있을 것입니다. 그 중에는 이사회나 주주총회처럼 꼭 참석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관례상 또는 전임자의 선택에 따라 만들어진 일정도 있을 것입니다. 시간을 충분히 두고 어떤 일정에 참석하고 참석하지 않을지 결정하되 변경에 뒤따르는 책임에도 유의해야 합니다.
 
취임 초기나 첫 회의 자리에서 어떤 모습으로 인식되는지는 오랫동안 큰 인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초기에 본인의 철학이나 주관을 분명히 해두는 게 중요합니다. 또 일찌감치 다양한 직급의 직원들과 만나서 회사의 분위기나 문화를 이해하고, 직원들이 실제로 하고 있는 일 그리고 회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신임 CEO가 사내 회의를 주관하는 스타일, 남의 의견을 경청하는지 여부, 또 정해진 절차를 존중하는지 여부도 시선을 끌 것입니다.
 
우선순위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자의 기대치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회장, 주요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규제당국, 노조, 임직원 등이 포함됩니다. 기대치를 과감하게 높여 놓으라는 조언을 많이들 합니다만, 업무 정착기에는 기존 기대치를 이해하는 일이 더욱 중요합니다. 그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본인의 우선순위를 다듬어 나갈 수 있고 운신의 폭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앞으로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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