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dership Espresso
편집자주
DBR이 ‘리더십 고수’를 꿈꾸는 기업 중간관리자들을 위해 ‘Leadership Espresso’ 코너를 연재합니다. 한숙기 한스코칭 대표가 깊이 있는 인문학적 지식과 다양한 현장에서의 코칭 경험을 토대로 리더십 역량을 키워줄 짧지만 강력한 팁을 전합니다.
지금까지 상사로부터 받은 피드백 중 가장 도움이 된 피드백은 어떤 것인가? 무엇이 그것을 가치 있게 만들었는가?
본인이 과연 일을 잘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함이 크지만 수십 년 직장생활 중에 제대로 된 피드백 한번 받지 못한 직원들이 수두룩하다. 듣기 싫은 말을 꺼내 껄끄러운 관계가 되느니 그냥 넘어가자는 생각으로 상사들은 피드백을 무한 연기한다. 개선점을 알려주는 피드백은 ‘발전적 피드백’이라는 근사한 이름에도 불구하고 하는 입장에서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듣는 사람의 불편함은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피드백은 되어져야 할 양보다 대체로 적게 이뤄진다.
피드백은 ‘할 것인가, 말 것인가’보다 ‘어떻게 잘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다. 상사에게 가장 바라는 점은 자신을 성장시켜 달라는 것이라는 일관된 조사 결과가 있다. 칭찬, 인정도 좋지만 성장을 위해 과연 내가 잘하고 있는지 상사로부터 객관적으로 듣고 싶은 것이다.
물론 고민 끝에 피드백을 해줬을 때 상대가 고개를 끄덕이며 기분 좋게 받아들이는 경우는 많지 않다. 누구나 자신에 대해 좋은 느낌을 갖고 ‘자존감’을 유지하려는 강력한 동기를 갖는다. 피드백을 들으면 ‘좋은 나’에 대한 지향성과 충돌하며 인지적 부조화가 일어난다. 내면에서는 이를 해소하려는 내적 긴장이 생기며 현실부정, 자기방어가 무의식적으로 작동한다. 내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좋은 말이라는 이성적 판단은 그 다음이다. 구성원이 피드백에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편협해서도, 성장 의욕이 없어서도, 상사의 권위가 약해서도 아니다. 그저 자신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피드백이 성공하려면 구성원이 이를 받아들여 실천하겠다는 마음까지 우러나오게 만들어야 한다. 피드백의 힘은 리더의 영향력의 크기에서 구성원의 저항의 크기를 뺀 값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저항을 만드는가? 바로 평가적 언어다. “자네는 왜 그리 일을 무책임하게 처리하나” “과장 3년 차가 이런 식으로 하다니 개념이 없네”에는 듣는 이가 동의할 수 없는 주관적 표현이 여럿 들어 있다. 행동을 보고 성격상의 문제로 생각하거나 한 번의 실수에 대해 실력의 문제로 규정한다면 그 피드백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낮다.
항시성이 아니라 일회성으로, 고질적인 것이 아니라 우연적인 것으로, 전반적인 것이 아니라 부분적인 오류로 프레임할 때 받아들이기 쉬워진다. 고정된 마인드셋(Fixed mind-set)이 아닌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에서 나오는 피드백은 덜 아프고 더 희망적이다. 성장시켜줄 바에야 조금 더 친절하자. ‘일처리가 미숙하다’ ‘성격이 느긋하다’ ‘성의가 부족하다’보다는 ‘주변과의 협업이 더 필요하다’ ‘객관적 데이터를 더 이용하라’ ‘보고의 타이밍을 잘 맞춰라’ 등 개선 가능한 형태로 프레임할 때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미리 적절한 단어를 선택해두면 격한 표현이 불쑥 튀어나오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긴장이 높은 상황에서는 악수를 둘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피드백 이후도 중요하다. ‘알려줬으니 개선은 알아서 해야지’와 같은 태도는 도움이 안 된다. 피드백을 받은 구성원의 아픔을 같이할 마음이 있는가? 그의 개발 과정을 도울 힘이 있는가? 면밀히 관찰하며 팔로업 할 성의가 있는가? 여기까지 ‘yes’라면 피드백을 해도 좋다. 피드백은 구성원에게 갖는 관심을 구현하는 구체적 도구이자 성장의 출발이다.
한숙기 한스코칭 대표 star@hanscoaching.com
한숙기 한스코칭 대표는 서울대 및 동대학원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헬싱키 경제경영대학 (HSE)에서 경영학 석사를, 서울과합종합대학원(aSSIST)에서 경영학 박사 과정을 마쳤다. 국제코치연맹(ICF) 인증 코치로서 대기업, 다국적기업 경영자 및 임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리더십 코칭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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