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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부하직원의 ‘이상 징후’는?

문권모 | 11호 (2008년 6월 Issue 2)
개인적으로 아는 후배 중에 대기업을 다니다 그만두고 자유직을 택한 친구가 있습니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직종과 회사 이름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그는 남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큰 회사에 다녔지만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고 합니다. 평일에는 매일 야근을 했고, 일요일에도 대리점에서 걸려오는 수십 통의 전화를 받느라 낮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습니다. 함께 소주를 마시며 소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얘기를 한 기억이 납니다.
 
사표 내는 날 임원과 첫 개인적 대화
또 한 가지가 아직도 제 뇌리에 남아 있습니다. 그 후배는 자신이 근무하는 부서의 담당 임원과 사표를 내는 날 처음으로 개인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합니다. 경력직으로 들어가 2년 동안 근무를 했는데도 말이지요.
 
이건 사실 충격이었습니다. 그 부서의 직원은 많아야 5060명 정도에 불과했거든요. 학교에서 2년 동안 같은 담임선생님 밑에서 생활하면서 선생님과 개별 면담을 한 번도 안한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만약 그 임원이 조금이라도 제 후배에게 관심을 보였다면 그가 사표를 내는 상황이 오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차라도 한잔 마시며 뭐가 어렵냐고 물어보거나, 힘들어하는 얼굴을 보고 문제의 가능성을 찾아낼 수 없을 만큼 바빴을지도 궁금합니다. 그 많은 회식 자리에서는 뭘 했나 궁금합니다. 물론 이런 식으로 따지면 담당 부장의 잘못이 더 클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이상 행동 보이는 부하직원 없는가?
요즘 기업들이 감성리더십과 감성지능에 대해 상당히 강조하고 있지만, 공허한 구호에 그치는 경우도 많은 듯 합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다니엘 골먼은 감성지능의 4가지 차원 중 하나로 ‘사회적 인식능력’을 꼽았습니다. 이 능력의 요소로는 다른 사람의 감정과 생각을 헤아리는 감정이입, 조직 단위의 경영방식과 흐름을 읽어내는 조직적 인식, 부하직원의 요구를 알아차리고 부응하는 서비스 능력 등이 있습니다.

제 후배의 상사들이 감성지능이 높은 사람들이었다면 분명 그가 사표를 내기 전에 과중한 업무로 힘들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어떤 조치를 취했을 것입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말을 하지 않아도 표정과 행동으로 자신의 의사를 전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위기상황에 처한 부하직원이 있는지 알아보고 싶은 리더들은 ‘더 이상 우울한 일요일은 없다(No More Blue Mondays, 로빈 A. 쉬어러)’란 책에 나와 있는 자가진단 리스트(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를 참고해 보시길 권합니다.
 
리스트의 질문은 자문자답을 위한 것이지만, 이를 뒤집어 보면 부하직원의 심리상태를 짐작할 수 있는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질문은 모두 7가지로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항상 일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나 실망을 보상받기 위해 놀이(옷·자동차·휴가 등)에 돈을 많이 쓰는 편이다, 다른 직장, 다른 인생을 즐기는 몽상을 많이 하는 편이다, 몸은 직장에 있지만 정신과 마음은 딴 곳에 있다, 직장에 출근하는 것이 끔찍이도 싫어 아침에 일어나기가 괴롭다, 매주 광고지의 구인 광고란을 유심히 살핀다, 직장을 바꿀 생각은 자주 하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나아지겠지 하는 생각 때문에 별다른 진전이 없다.
 
당신의 부하직원들은 어떻습니까? 혹시 성실하던 사람이 요사이 지각을 자주 하거나, 밝은 성격의 사람이 짜증을 내는 경우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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