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를 위한 최고 기업’의 7가지 습관

12호 (2008년 7월 Issue 1)

최근 국내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신성장 동력의 확보’와 더불어 ‘핵심인재 및 리더의 확보·육성’이 가장 중요한 경영 화두로 거론됐다. 실제로 리더의 선발과 육성 및 이들에 대한 유지관리는 요즘 기업들이 요구하는 인사컨설팅 서비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리더의 선발과 육성은 사실 기업이 탄생한 이래 계속 경영의 주요 과제가 되어 왔다. 하지만 이 부분이 요즘 들어 특히 조명을 받는 것은 세계적인 트렌드와 연관이 깊다. 전 세계에 걸쳐 그동안 산업 성장과 발전의 주축이었던 전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시기가 도래하면서 이들 리더 계층의 공백을 채우는 것이 모든 기업의 심각한 문제로 등장한 것이다. 많은 기업은 기존의 리더를 대체할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을 겸비한 인력을 찾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CEO의 50% 이상을 포함해 5075%의 시니어 매니저가 2010년 안에 은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더십 부족의 또 다른 원인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과 점점 심화되는 극한 경쟁구도에 있다. 이는 곧 새로운 리더에게 요구되는 스킬과 경험이 더욱 다양해진다는 것과 기존 방식으로 육성한 리더가 앞으로 새로운 전략을 수행하는 데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차별적인 전략을 개발하고 이를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리더를 확보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거꾸로 말하면 적합한 리더를, 적절한 시기에,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차별적 경쟁력은 오히려 예전에 비해 더 커진다고 할 수 있다. 또 리더십의 부족은 갑작스레 찾아오는 쓰나미(tsunami)라기보다 태풍처럼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자연재해에 가깝다. 따라서 리더십 개발이나 리더 확보의 경우 체계적인 준비를 한다면 앞으로 닥칠지도 모르는 혼란을 예방할 수 있다.
 
리더십 개발 상위 기업의 7가지 특징
세계적인 초우량 기업들은 장기적 안목에서 미래 리더를 정의하고 개발하는데 시간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헤이그룹이 매년 미국의 CEO 전문잡지인 ‘Chief Executive’와 공동으로 선정해 발표하는 ‘리더를 위한 최고의 기업(Best Companies for Leaders)’은 초우량 기업들이 어떻게 훌륭한 리더를 선발하고 유지하는지를 잘 보여 준다.
 
헤이그룹과 Chief Executive는 ‘리더를 위한 최고의 기업’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효과적으로 리더십을 개발하는 기업들의 공통적 특징(best practice)을 조사해 발표한다. 1000여 개 조사대상 기업 중 최고의 리더십 개발 기업으로 선정된 20개 회사가 다른 기업들과 명확하게 구분되는 7가지 차별적 특성은 다음과 같다.
 
1.조직 내 전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장기적 관점의 리더십 개발
2.우수한 리더들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미래 리더의 체계적인 정의와 육성
3.개인 단위의 리더십 개발뿐 아니라 팀 코칭 및 교육을 통한 리더십 팀의 효과적 개발
4.미래의 핵심 포지션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을 통한 핵심인재 관리
5.리더들이 새로운 역할로 전환 시 도움이 되는 리더십 개발 기회 제공
6.리더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해외 근무 경험 제공
7.외부 영입 인재가 새로운 리더 포지션에서도 조기 전력화가 가능하도록 하는 체계적 프로그램 제공
 
7가지의 특징 중 특히 중요한 것은 상위의 세 가지 요소다. 이는 지속적인 리더십 확보를 위한 필수요소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세 가지 요소가 없을 경우 기업의 리더십 개발은 일회성에 그쳐 자칫 비용이나 시간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세 가지 핵심요소는 나머지 네 가지 요소를 견인하며, 이 세 가지 요소가 충족될 경우 기업의 리더십 파이프라인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차별화 요소의 첫 번째인 ‘조직 내 전 계층을 대상으로 한 리더십 개발’은 기업이 조직의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각 직무 단계별로 구조화된 리더십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리더십을 개발하는 것은 현재의 기업 상황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주체가 임원이나 일부 핵심인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리더십은 조직 전체의 전략과 보조를 맞춰야 하므로 일부 인재만 육성해서는 소기의 성과를 얻기 어렵다.
 
전 계층을 대상으로 한 리더십을 개발하는 기업은 또 반드시 리더십 파이프라인에서 각 단계별로 적합한 개발 방안을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 복잡한 조직 내에서는 각각의 지위와 역할 단계별로 요구되는 리더십의 유형이나 특성이 다를 수밖에 없다.
 
한편 전 계층에 대한 리더십 개발은 최고경영진의 강력한 의지를 기반으로 한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체적인 시행을 최고경영진이 조율할 필요가 있으며, 리더십 육성의 내용이 전체 조직에 스며들게 하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진의 독려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미래 리더의 체계적인 정의와 육성’은 바람직한 다음 세대의 리더를 키워내기 위해 적합한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은 이를 위해 자사의 전략과 비전에 부합하는 리더의 요건을 명확하게 정의하며, 리더의 현재 역량 수준뿐 아니라 향후 역할에서 요구되는 역량까지도 사전에 구체화해야 한다. 또 리더 후보들이 이런 기준을 충족하는지를 정기적으로 점검해 ‘Right People’을 계속 가려낼 필요가 있다. 유니레버는 매년 개별 코치들이 함께하는 엄격한 리뷰를 통해 리더 후보군에 대한 검증작업을 진행하며, 5년 주기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사람을 다음 단계 승진에서 탈락시킨다.
 
세 번째 ‘리더십 팀의 효과적 개발’은 개인 차원의 리더십 개발만큼 팀 차원의 리더십 개발이 필수적이란 것을 말한다. 리더십 팀의 대표적인 예인 ‘시니어 리더십 팀’은 CEO가 단독으로 회사의 주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주요한 보직을 맡고 있는 임원들로 구성된 팀이 집단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집단경영체제를 의미한다. 팀원들은 함께 회사의 전략을 수립하고, 이에 대한 실행 책임도 함께 하며,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성과와 평가 결과도 공유한다. 시니어 리더십 팀에 대한 개발 및 육성은 장기적 관점에서 조직이 CEO 유고 등의 리더십 공백에 대비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CEO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방지하고, 최고경영진이 개인적 목표보다 공동의 목표를 향해 움직이게 한다.
 
상위 20위 기업의 리더십 개발 접근법
한편 헤이그룹은 Chief Executive와 실시한 설문 내용을 중심으로 상위 20개 기업에 대한 케이스스터디를 별도로 실시했다. 이 결과 앞의 7가지 특성과 별개로 상위 20개 기업들이 리더십 개발에 접근하는 방법의 특성이 드러났다. (그림1)
 


상위 20위 기업들의 리더십 개발 접근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핵심인재 관리에 대한 최고경영진의 관심이다. 이들 기업에서는 핵심인재 관리를 위해 최고경영진이 투입하는 시간이 다른 기업들에 비해 더 길다. 리더에 대한 멘토링을 경영진이 직접 제공하는 기업도 있다. 실제로 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핵심인재 리뷰 프로세스인 ‘세션(session) C’에 적극 참여하고 있을 뿐 아니라 리더십 프로그램에서 직접 강의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P&G의 앨런 조지 래플리 회장도 매년 임원 대상의 리더십 프로그램에서 본인의 세션을 담당하고 있다.
 
[DBR TIP] 2007 ‘리더를 위한 최고의 기업 20’
 
지난해 말 발표된 ‘리더를 위한 최고의 기업’ 조사에서는 2006년에 이어 GE와 P&G가 나란히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존슨앤드존슨과 유니레버, 코카콜라가 그 뒤를 이었다. 이들은 직원들의 경력개발 단계를 고려하여 일찌감치 리더들을 선정하고 미래 리더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또 이들이 리더십을 현장에서 실제로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괄호 안은 2006년 순위)
 

 
리더의 중요한 자질 중 하나인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도 돋보인다. 상위 20위 기업들은 리더 후보군에게 다양한 직무 경험을 부여할 뿐 아니라 해외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해외 근무는 특히 글로벌화 정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오늘날의 현실에서 국제 감각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는데 필수적이다.
 
이 밖에도 실질적인 비즈니스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해석하게 하는 액션 러닝(Action Learning)과 리더 후보군에 대한 주도면밀한 선발 과정, 엄격한 피드백과 어세스먼트 프로세스 등이 상위 20위 기업들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DBR TIP] ‘리더를 위한 최고의 기업’ 상위 20개사와 S&P 500 기업의 수익률 비교 (2006년 자료)
 
‘리더를 위한 최고의 기업’ 조사는 훌륭한 리더를 보유하고, 이들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는 기업이 차별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 준다. 상위 20개 기업의 최근 5년간 투자 수익률과 S&P 500 기업들의 평균 수익률을 비교하면 리더십이 갖는 무형적 자산으로서의 진정한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훌륭한 리더의 필요성은 불변
이멜트 GE 회장은 “GE의 리더 양성 성공비결은 특별한 비결이 없다는 점에 있다. 우리는 단지 직원들에게 적합한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모든 구성원이 리더를 양성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입하도록 장려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리더 양성에 있어 정해진 솔루션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앞에서 살펴본 대로 성공적으로 리더를 육성하는 기업의 공통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이멜트 회장의 말은 각론 수준에서 개별 기업의 최적 솔루션이 존재한다는 것이지 훌륭한 리더를 발굴하고 육성해야 한다는 총론이 기업마다 다르다는 뜻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리더에 대한 육성과 리더십 개발에 대한 시급성을 분명히 인식하되, 앞에서 살펴본 선진 기업들처럼 우선적으로 자기 조직에 적합한 리더의 상(像)과 유형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장기적인 전략을 고려해 리더 육성을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이다.
 
시대에 따라 훌륭한 리더의 요건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리더의 역할과 필요성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머서컨설팅을 거쳐 현재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헤이그룹에서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에서 조직·전략을 전공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8호 The New Chapter, Web 3.0 2022년 07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