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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더 양성과 인재경영

인재가 에너자이저… ceo 목숨건 의지가 필요하다

송영수 | 89호 (2011년 9월 Issue 2)




1. 글로벌 리더십에 대한 요구 증대

한국은 1990년대부터 글로벌화를 추진해왔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 중 약 63%는 한국에서의 경영활동 비중을 높일 것이라고 답했고 총 자본 비율 중 외국자본의 비율은 33%를 넘어섰다. 그러나 글로벌화된 경영환경에 모든 기업이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2008년 국내 6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감(88%)하고 있으나 현재 글로벌 역량에 대한 수행수준은 매우 낮으며 가장 큰 원인은 글로벌 인재의 부족 때문(30%)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조직경쟁력의 원천은 물적 자원(Physical Resources)에서 인적 자산(Human Asset)으로 변하고 있는데 현실은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리더십은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과 성과창출을 위해 개방적 사고와 다양성을 바탕으로 국가적, 문화적, 인종적, 언어적 차이를 넘어 이해관계자의 사고, 태도,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글로벌 비즈니스 영역에서 요구되는 리더십 역량은 정직성, 도전정신, 창의성 등 기본적인 리더십 역량 이외에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이해, 글로벌 마인드, 이문화 이해 등 다양성에 대한 개방적 태도가 포함된다.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을 포함한 네트워크 형성 능력과 전략적 목표설정을 통한 성과개선 스킬도 필요하다. 글로벌 경영환경에서 발생하는 상황은 과거에 비해 복잡하고 다양하며 보다 광범위한 협력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기존에 요구됐던 일반적인 리더의 역량만으로는 부족하다.

 

2. 인재경영은 지속성장을 위한 필수조건

인재경영이란 기업 경쟁력의 원천인 핵심인재를 발굴하고 기업에서 바라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개인과 조직 모두가 노력하는 활동이다. 인재의 영속성(talent sustainability)을 위해 필요한 각종 전략, 조직문화, 시스템,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실행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인재경영을 보는 관점은 핵심인재 중심, 핵심직무 중심, 조직 전체 인적자원(HR)의 일류화 등 크게 세 가지로 접근해볼 수 있다.

 

인재경영의 대표적 사례인 GE Session-C(GE의 인사 회의 명칭)는 잭 웰치 전 회장을 비롯해 제프리 이멜트 회장을 배출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120년 이상 지속적으로 성장한 화장품 기업인 에이본(AVON)은 미국 외 40개 국에서 70% 이상 수익을 얻는 글로벌 기업이지만 2006년을 기점으로 성장률과 수익률이 떨어지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재경영으로 눈을 돌렸다. 개인의 잠재력과 성과를 기준으로 구성원들을 9가지 인재군으로 나눈 에이본은 각 인재군별로 투자와 배치를 차별화했으며 소수의 핵심인재에게는 많은 투자를 함으로써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실제로 인재(리더) 양성을 잘하는 기업이 실적도 우수하다.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한 11개 기업의 첫 번째 성공요인으로 사람을 꼽았는데 조사대상 기업 CEO 42명 중 2명을 제외한 40명은 모두 기업 내부에서 양성된 리더라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제 글로벌 인재양성은 기업경쟁력과 직결되는 경영자들의 핵심임무가 됐다.

 

3. 글로벌 리더 어떻게 육성하나

인재경영에 있어 주된 관심 영역은 바로 핵심인재의 확보 및 육성에 달려 있다. 핵심인재란 해당 기업의 평가 프로세스를 통해 검증된 인재로서 기업에는 미래의 리더를 의미한다. 그들은 자신의 현재 위치에서 한 단계 혹은 그 이상의 단계로 올라갈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람들로서 중요한 위치에 선발되거나 정상에 도달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와 같은 핵심인재는 구호만으로는 양성되지 않는다. 기업의 미션(Mission), 비전(Vision), 핵심가치(Core Value)를 중심으로 리더십 파이프라인(Leadership Pipeline) 모델 구축, 액션러닝(Action Learning), 리더양성체계 마련, 경영 프로세스화, 경영진의 코칭(Coaching) 및 경영자의 열정 등 7가지 영역에서 입체적이고 유기적인 결합이 이뤄졌을 때 가능하다.

 

미션, 비전, 핵심가치 등 가치관 공유는 필수 지속성장 기업들은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기는 하지만 기업의 미션과 핵심가치는 쉽게 바꾸지 않는다. 지속성장의 원천은 핵심가치에 있다. 따라서 조직의 핵심인재 양성 역시 조직의 미션과 비전을 공유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미션은 기업이 만들어진 근원으로 기업의 궁극적인 목적을 반영하며기업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답이다. 미션은 조직에 필요한 핵심인재를 선정하고 육성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한다. 미션이 기업이 만들어진 근원과 관계가 있다면 비전은 기업이 나아가야 할 미래와 관련이 있다. 비전은 기업이 꿈꾸는 미래를 형상화한 청사진이자 미션이라는 최종목적에 도달하기 위한 방편이다.

 

조직의 핵심가치는 글로벌화한 경영환경과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는 조직구성원들의 역량을 한곳으로 집중시켜 주기도 한다. 외부적 환경변화와 무관하게 조직이 지속적으로 지켜나가는 신조(Credo) 및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구성원들이 일관되게 지켜나가야 하는 원칙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선진 기업인 GE, Johnson & Johnson, DuPont 등의 글로벌 인재양성 프로그램은 자사의 핵심가치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GE ‘8Values 4Actions’를 조직구성원들의 사고 및 행동의 기준으로 제시하고, Johnson & Johnson도 핵심가치인 ‘Our Credo’를 전 세계의 주요 언어로 번역해 의사결정에 적용하고 있다. 세계에서 핵심가치를 가장 잘 준수하는 기업 중 하나로 알려진 DuPont 역시 4대 핵심가치를 중심으로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핵심가치를 공유하는 구성원들은 조직에 대한 몰입이 높아지고 조직생활이나 업무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하게 된다. 따라서 글로벌 핵심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전략에는 조직의 미션과 비전, 핵심가치가 중심이 돼야 한다.

 

리더십 파이프라인 모델 구축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는 리더양성시스템이 바로리더십 파이프라인(Leadership Pipeline)’ 모델이다. 리더십 파이프라인은 기업에서 추구하는 목표를 향해 제대로 항해하기 위한 지도와 나침반과도 같다. 기업마다 차이는 있지만 각 단계마다 필요로 하는 기술이나 역량을 분류하고 정의해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는 이들에게 필요한 리더십 역량을 교육시킨다. 리더십 파이프라인의 강점은 체계적 시스템을 통한 리더 양성 및 공정한 리더십 시스템을 통한 인재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GE의 인재개발 프로세스로 개발된 리더십 파이프라인은 현재 많은 기업에서 활용하고 있으며 GE의 경우 6단계의 리더십 파이프라인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성공적인 리더십 파이프라인은 외부에서 인재를 영입하거나 단순한 교육훈련 프로그램 실시만으로 구축되지 않는다. 조직 내 자질이 있는 리더 후보를 찾아내 그들의 업무 책임을 점차 늘려주고, 유용한 피드백을 제공하며, 체계적으로 훈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리더십 파이프라인은 승진 후 교육보다는 승진 전 교육 시스템으로 구축해 준비된 리더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조직에서 리더십 파이프라인이 구축되고 효율적으로 관리되면 핵심인재 양성의 성과가 가시화될 수 있다. 핵심인재 부족 등 추상적이고 모호한 진단 대신 어느 단계의 리더십 파이프라인에 문제가 있는지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게 된다. 또 리더십 파이프라인 모델을 통해 다음 단계에 더 적합한 인재는 누구인지, 현재 누가 제대로 일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리더십 파이프라인이 구축된 조직에서는 핵심인재로서의 잠재력을 보유한 개인을 조기에 발견해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새로운 기회 발견, 창의적 문제해결, 사업성과 창출 등에 필요한 핵심직무 역량교육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리더십 파이프라인 구축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실행이 되지 않도록 하고 모델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다.

 

액션러닝 글로벌 핵심인재 양성에서 널리 알려진 방법은 액션러닝(action learning)이다. 액션러닝이란 소규모로 구성된 팀이 조직, 그룹 또는 개인이 직면하고 있는 전략적인 비즈니스 이슈와 원인을 규명하고 실행계획을 수립해 현장에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GE의 글로벌 액션러닝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먼저 최고경영층을 포함한 현장 리더들이 기업이 꼭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학습과제)와 프로그램 참가자를 정한다. 이들 참가자는 3∼7일 정도의 오리엔테이션 기간 동안 액션러닝의 개념과 진행절차에 대해 소개받고 팀을 구성하며 해결해야 할 과제를 부여받는다. 이어서 약 2∼3주일 동안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 고객, 경쟁사 방문, 벤치마킹 등을 통해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팀 활동을 통해 해결방안을 마련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보고서를 작성해 과제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의사결정자들(최고경영자 등)에게 보고하고 그 방안의 실행 여부를 결정한다. 보고가 끝난 뒤에 액션러닝 참가자들은 프로젝트의 수행과정에서 얻은 교훈을 정리하는 체계적 성찰을 하게 된다. 액션러닝은 다양한 방법으로 할 수 있는데 GE CAS(Corporate Audit Staff) 제도가 대표적이다. 이는 핵심인재들이 기업경영의 감사업무와 경영혁신 업무를 동시에 추진하면서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를 발굴하고 공유하는 방식이다. 직무순환(job rotation)을 통해 폭넓고 다양한 분야의 업무경험을 쌓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액션러닝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지나치게 과제 해결에만 관심을 두거나 특별한 과제 없이 학습만 할 경우에는 실패 확률이 높다. 또한 액션러닝에 부적합한 참가자 선정, 불명확한 과제성격, 실행의지 부족도 액션러닝의 실패를 가져온다. 성공적인 액션러닝을 살펴보면 올바른 과제선정, 경영자의 적극적인 참여, 적합한 참가자의 선발, 학습 팀의 구성, 실행의지, 피드백, 성찰, 스폰서 및 촉진자의 역할 등이라고 할 수 있다.

 

리더 양성 체계 마련 1996년 보스니아로 향하던 비행기가 산악지대에 추락해 전원이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비행기에는 당시 미국 상무장관인 론 브라운을 비롯한 다수의 기업 최고경영진이 탑승해 있었다. 체계적으로 핵심인재양성이 이뤄지지 않은 벡텔(Bechtel), ABB 등의 회사는 갑작스런 최고경영진의 사망으로 한동안 혼란과 어려움을 겪은 반면 엔지니어링 회사인 Foster Wheel은 큰 어려움 없이 위기를 극복했다. 맥도날드가 2004년 캔탈루포 전 회장의 갑작스런 유고 시 이사회에서 불과 3시간 만에 화상회의를 통해 찰리 벨 최고운영책임자(COO, Chief Operating Officer)를 신임 CEO로 선임한 사례는 핵심인재양성 체계 마련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세계 초일류기업들은 핵심인재 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Johnson & Johnson은 전사적 차원에서 임원 콘퍼런스(Executive Conference), 경영자 육성(Management Development) 프로그램, 리더십 챌린지 등 3가지 리더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3M CEO를 포함한 임원으로 구성된 Operational Committee와 매달 개최되는 ERC(Executive Resource Committee)에서 핵심인재에 대해 논의하고 EC&DP(Employee Contribution Development Process) 프로그램을 통해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핵심인재 양성과제를 경영 프로세스에 반영 선진 기업들은 핵심인재양성을 경영 프로세스화하고 있다. IBM ‘Executive Resources Management’라 불리는 핵심인재 육성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자사가 정의한 핵심인재 레벨에 따라 선발, 육성, 평가의 목적 및 방법을 다르게 적용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승계계획(succession plan)과 연계해 운영하고 있다. GE는 매년 Session-C를 통해 인재들의 역량을 평가하고 향후 경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직무경로를 결정하는 회의체를 운영해 인재를 성장시킨다. 모토로라는 OMDR(Organization Management Development Review)의 개념으로 사업전략과 연계해 주요 직책을 담당할 핵심인재 육성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한다. DuPont의 경우 ‘Miracles of Science’라는 기업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5년마다 개인의 직무 및 역량을 갱신한다는 인재육성의 기본원칙을 가지고 있다.

 

자사형 코칭모델 활용해 인재육성 문화로 확산 프랑스 자동차 기업 르노에서 닛산의 최고경영자로 영입된 카를로스 곤은 스스로 자신을 닛산의 코치라고 하면서 취임한 지 1년 만에 6800억 엔의 적자 기업을 3311억 엔의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다국적 통신회사인 노텔 네트워크(Nortel Networks)사는 핵심인재 양성을 위한 코칭 실시 후 788%의 투자수익률을 올리기도 했다.

 

글로벌 리더 양성 과정에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 바로 코칭(coaching)이다. 코칭은 미래를 주도할 리더십의 과정이며 기업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중요 수단이 되고 있다. 코칭은 자신의 문제나 목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답을 스스로 찾도록 지원하는 프로세스다. 코칭의 가장 일반적인 모델로 알려진 GROW 모델은 Goal(목표), Reality(현실), Options(선택대안), Will(의지)의 약자로 문제 해결을 위한 코칭 목표(Goal)를 설정하고, 이를 적용하기 위해 우선 현실적(Reality)인 부분들을 고려해 선택 사항들(Options)을 정하며 상대방의 의지(Will)를 확인하는 네 단계로 이뤄진다. 경영진의 코칭은 핵심인재들에게 신념을 불어넣어주고 동기 부여를 시켜줌으로써 실행의지를 강화시킬 수 있다.

최근 국내 기업에서도 이와 같은 코칭을 도입하거나 도입하려는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코칭의 성공은 경영진의 진정성이 있을 때 가능한 이야기이다. 단순한 대화 스킬만으로는 코칭도, 인재양성도 되지 않는다. 코칭이 인재양성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코칭에 대한 철학과 문화의 이해를 바탕으로 코칭스킬을 적용해 조직의 인재양성 시스템의 일환으로 작동될 때 가능하다.

 

리더양성에 대한 경영자의 열정과 진정성 핵심인재 양성의 실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영자의 열정과 의지가 필요하다. 핵심인재 양성은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려우며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 또 가시적인 성과가 조기에 나타나지 않아 자칫하면 중도에 포기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장애물을 예방하고 제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경영자의 열정이다. 경영자는 인재의 영속성이 기업의 지속성장을 보장한다는 확신과 진정성(Authenticity)을 가지고 이를 추진해야 한다.

 


송영수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한양대 리더십센터장 young2020@hanyang.ac.kr
필자는 23년간 삼성그룹에서 인력개발 및 리더십 전문가로 활동했다. 삼성그룹의 차세대 전략리더양성 프로그램에 선발돼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에서 교육공학(HRD)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삼성그룹의 리더십 파이프라인 모델 구축 및 핵심가치 개발을 주도했고 삼성인력개발원 리더십팀장(상무)을 거쳐 2006년부터 한양대 리더십센터장 겸 교육공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대한리더십학회장 및 한국산업교육학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리더웨이>가 있다.

  • 송영수 | - 현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한양대 리더십센터장
    - 현 대한리더십학회장, 한국산업교육학회장
    - 전 삼성인력개발원 리더십팀장(상무)
    young202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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