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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히 권한 주니 놀라운 일 해내더군요”

DBR | 53호 (2010년 3월 Issue 2)

바르티 엔터프라이즈의 수닐 바르티 미탈 회장은 20년 만에 자신이 설립한 이동통신사를 인도 2위 그룹으로 키워냈다. 기업인에게 최고라 할 수 있는 꿈을 이룬 셈이다. 미탈 회장으로부터 처음에는 무엇이 그의 성공의 원동력이었고, 지금은 무엇이 그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지 들어봤다.
 
20년 만에 400억 달러 규모의 대기업을 일궈냈습니다.
이를 능가할 성공을 또 어떻게 거둘 수 있을까요?
회사를 처음 시작할 때는 무언가를 만들어내겠다는 열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뭘 만들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죠. 비행기 설계처럼 최종 목표가 확실한 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하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무언가 위대한 회사를 만들고, 계속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신념만 있었을 뿐, 그것이 어떤 구체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을지 알지 못했죠. 흔히들 ‘우리가 이제는 다 이뤘다, 건물을 완성했다’고 말하는데, 제 생각에 우리는 지금껏 기반을 다졌을 뿐입니다. 진정으로 훌륭한 건물을 짓기 위한 탄탄한 기반을 다진 거죠. 문제는 ‘우리가 훌륭한 건물을 짓느냐, 기회를 날려버릴 것이냐’ 하는 점입니다. 만약 우리가 지금과 같이 탄탄한 기반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제2의 GE가 될 수도 있습니다.
 
창업 초기에는 어떤 팀을 구성하려 했습니까?
1992년만 해도 회사는 500만 달러 규모에 불과했습니다. 직원 중에 ‘적절한(right)’ 학위와 경력을 갖춘 ‘전문가’는 단 2명뿐이었습니다. 이중 1명은 당시 저희 그룹의 핵심 사업이었던 제약 사업을 책임지고 있었죠. 그래서 이동통신 사업을 추진할 때 내부에 팀을 조직하기보다는 다국적 에이전시와 손을 잡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회사 내 부족한 자원에 의존하지 않은 겁니다. 입찰에 필요한 문서를 작성하고 이동통신 사업 허가를 받는 모든 과정에서 외부 에이전시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내부 팀은 사업 허가를 받고 난 후에 구성했죠. 우선 제약 사업을 책임지던 전문가를 데려오고 그를 중심으로 팀을 구성했습니다. 다음에는 영국인 1명에게 우리 기술부에서 일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모든 팀원들이 이동통신 사업에 필요한 능력을 갖췄다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모두 성공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자격 조건에 제한을 두지 않고 ‘좋은(good)’ 사람들로 팀을 구성하는 실용적인 방법을 택한 거군요?
당시 저희같이 작은 기업에서 일하기 위해 일류 대기업을 그만둘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2류 기업 출신의 사람들로 만족해야 했죠. 그러나 한 가지만은 분명했습니다. 처음에는 망설였을지 몰라도 일단 우리와 함께 일하고 난 후 직원들의 충성심은 매우 높아졌습니다. 우리 회사를 떠난 사람은 극소수죠.
 
직원들의 충성도가 높았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권한 부여입니다. 직원들에게 진정한 권한 부여를 해줬죠. 직원이 실수하면 회사가 문을 닫아버릴 수도 있을 정도의 권한을 부여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주인의식이 생긴 거죠. 오랫동안 우리 회사의 연봉 수준은 최고가 아니었습니다. 중간 정도였는데, 회사를 떠난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굉장한 거죠. 우리 회사에서는 직원들이 어디에서도 할 수 없는 놀라운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열정적인 조직의 일부가 되기 때문에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기업 성장을 도모하던 초창기에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열정과 주인의식을 가진 겁니까,
아니면 스톡옵션의 혜택 덕분이었습니까?
저희 회사는 스톡옵션을 주지 않았습니다. 1992년부터 2001년까지 9년 동안 직원들이 주식을 보유한 적은 없어요. 그러나 직원들이 회의나 전화 통화를 통해 나와 직접적으로 대면하고 함께 일을 하며, ‘사무실에 들어선 순간, 변화를 만들어간다’는 주인의식을 가지게 됐습니다. 직원 대부분은 회사 내 자기 직위보다 더 중요한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이것이 일종의 주인의식으로 이어졌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대기업에서라면 비슷한 권한이나 책임을 갖지 못했을 겁니다.
 
기업이 다음 단계로 발전하기 위해 이전과 다른 유형의 인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셨습니까?
제가 항상 염두에 두고 있는 문제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회사 설립 초기에 함께 했던 중역들과 책임자들 중 눈에 띄게 뒤처지는 사람들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4년 전쯤에는 설립 초기부터 함께 했던 이사진 80여 명을 앞에 두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분 모두 정말 열심히 일해주셨습니다. 가슴에 빛나는 메달이라도 달아드리고 싶습니다. 그만큼 자부심을 느끼셔도 됩니다. 그러니까 지금 떠나십시오. 여러분 중 일부는 지금부터 우리 기업이 가려는 곳으로 따라오지 못할 겁니다. 고군분투하다가 좌절하고 비참함을 느끼겠죠.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해보십시오. ‘끊임없는 향상을 원하는 기업에서 버틸 수 있는가? 창조적 신생 기업이 아닌, 거대 기관에서 일할 자신이 있는가?’” 제가 그렇게 강력한 어조를 사용하는 것을 처음 들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직원들의 마음가짐을 완전히 바꾸기 위해서는 충격 요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경영 방식의 변화가 기업 문화와 영입 대상 인재상에 어떤 영향을 줬습니까?
제 성격은 변하지 않았지만, 저를 둘러싼 상황은 변했습니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제 여유 시간도 크게 줄었습니다. 사업을 위해 출장을 자주 다니고 신경 쓸 일도 많다 보니 이전에 가지고 있었던 개방성이나 접근성, 인적 영감을 위해 가졌던 시간이 크게 줄었습니다. 2003년이나 2004년 이후 합류한 사람들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저와 함께 앉아서 이야기도 나누고 결정도 함께 내렸던 초창기 사람들은 서운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전환기에 기업가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어떻게 하십니까?
전체적인 기업 문화에 변화가 있었나요?
회사에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5년 전만 해도 기업 전체가 도전 의식을 가지고 있었고 모든 부서가 서로 다른 특징을 보였습니다. 각 부서가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러면서도 서로 굉장히 다른 조직으로 보였죠. 지금 회사를 보면, 어디를 가든 외관이나 느낌, 색상, 촉감이 같습니다. 이는 대기업에게 필수적인 조건이죠. 지금은 직원이 수만 명이니까요. 초기에 우리는 완전히 사업가적인 조직이었습니다. 도전 정신에 입각해서 진취적으로 나아갔죠.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진취적으로 이끌어가되, 전문적이고 계획적으로 운용되는 조직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지금은 전문적이고 계획적으로 일을 추진하며 진취적 지원을 받는 조직으로 다시 진화했습니다. 앞으로는 계획적으로 일을 추진하고 지원 또한 보수적으로 이뤄지는 조직으로 변할까요?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덩치만 크고 둔한 조직이 될 테니까요. 지금 우리는 유연하고 신속합니다. 불꽃이 일면 이를 키울지 끌지 바로 결정할 수 있죠. 그것이 우리가 가진 장점입니다. 전문적이고 계획적으로 나아가며 진취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기업 문화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강력한 무기는 없을 겁니다.
 
채용 절차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바뀌었나요?
전문가를 영입할 때 어떤 점을 눈여겨보십니까?
예전에는 사람들이 우리 회사에서 일하도록 설득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인재들이 우리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면서 찾아옵니다. 선택권을 우리가 쥐게 된 거죠. 이제 관건은 ‘인재들이 계속 일하고 싶은 근무 환경을 제공하느냐, 즉 인재 보유에 성공할 수 있느냐’ 입니다. 이제는 입사 시기에 성과급이나 스톡옵션 등을 논의하는 일이 관례가 됐습니다.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죠. 이제는 사람들이 흥미로운 도전보다 경력을 쌓기 위해 우리 회사에 지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험을 즐기러 오는 사람도 여전히 있지만, 대다수는 경력을 쌓고 자기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오죠. 저는 이들이 조직적인 방식으로 끊임없는 향상을 이뤄내며 회사 발전에 기여하고 일을 즐기기를 원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을 데려와야 할까요? 감성 지수가 너무 높은 사람은 곤란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우리가 이제 시작하려는 미래의 여정과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 여정을 함께 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능력을 갖추고 끊임없는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시스템을 벗어나기보다는 충실히 따라야 합니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결단력이 있는 사람을 원합니다. 이런 조건들의 완벽한 조합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으나 진취적 도전가나 계획적 전문가 어느 한쪽만 선택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 둘이 함께 필요합니다.

최고 경영진을 영입할 때 가장 주안점을 두시는 점은 무엇인가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찾는다고 해봅시다. 그는 어떤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할까요? 위엄과 권위를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직원들의 존경을 이끌어낼 수 없다면 우리 회사가 내세우는 다양한 목표를 충족시키기 힘들지도 모릅니다. 일례로, 아무리 똑똑하다 하더라도 35살 젊은이는 적절치 않습니다. 그가 가진 젊음도 이 사례에서는 장점이 아니라 한계입니다. 이 자리에 오려면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존재여야 합니다. 많은 부분에서 그 사람은 제 오른팔이 될 겁니다. 합작 등의 중요한 비즈니스 안건을 다루는 회의에서 제 옆에 앉아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단순한 재무 전문가를 넘어서 진정한 리더가 되어야 하죠. 또 재무 팀을 이끌며 자기 전문성을 활용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회사 계정이 제때 결산되도록 확인하고, 내외 감사들이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왔는지, 준법감시(compliance)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등을 살피는 동시에 자금 조달 및 운용을 책임지고, 상장 요건이 잘 충족되는지, 로드쇼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따라서 재무 전문가여야 하며, 동시에 위엄과 리더십 기술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이런 사람을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요? 다 갖춘 사람이라면 벌써 다른 유수 기업의 CFO로 일하고 있겠지요. 그러나 어쨌든 저는 그런 사람을 원합니다.
 
그렇게 완벽한 후보가 있다면 그를 데려오기 위해 어떤 점을 내세우시겠습니까?
연봉이나 스톡옵션 문제가 다 처리됐다고 가정한다면 2가지를 더 제시하고 싶습니다. 첫째 자격을 갖춘 사람이라면 빠른 시일 내에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의사결정 권한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수십억 달러가 걸린 사업에 대해 결정권을 가지는 거죠. 다른 대기업에서라면 그런 권한은 오랫동안 꿈도 못 꾸겠죠. 게다가 일하는 데 제약도 많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 회사에서라면 그 제약을 넘어 높이 날아오를 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는 굉장한 이점입니다. 둘째 향후 10∼15년 동안 회사 비전을 결정하는 과정에 참여하거나 직접 비전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바르티의 설계자, 바르티의 운명을 결정할 소수의 사람 중 1명이 되는 겁니다.
바르티 엔터프라이즈 최고 경영진 중에서 인도인과 외국인의 비율은 어떻게 됩니까?
최고 경영진 중 30∼35% 정도가 외국인 또는 오랜 시간 해외에서 거주하거나 일한 후에 인도로 돌아온 사람들입니다.
 
바르티가 이동통신 산업에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해가고 있는데, 이 때문에 다양한 국적의 직원을 뽑을 필요성이 생겼습니까?
사업체를 인수할 경우에는 인재도 함께 얻기를 희망합니다. 사실 인수에 필요한 변화를 추진하려면 소수라 하더라도 자기 사람들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럴 때는 인도인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프리카로 간다면 영국인보다 인도인을 데려가는 게 낫지요. 반면 지금 인도에서 네트워크 책임자를 뽑는다면 글로벌 리더가 될 사람을 찾을 겁니다. 그 자리에 어울리려면 강인함으로 기강을 잡을 줄도 알아야 하고 끊임없는 개선을 이뤄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업무가 확립돼 있는 경영직의 경우에는 외국인이나 외국 경험이 많은 인도인이 더 적절합니다. 그러나 질서를 따르지 않는 창조적 경영이 필요하다면 이들은 적절치 않습니다. 나라와 문화, 사람들이 다르기 때문이죠. 이 경우에는 인도에서 나고 자란 리더들이 훨씬 뛰어납니다.

서로 완전히 다른 여러 사업들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동통신 사업에서 필요한 기술이나 자격 요건이 농업, 보험, 유통업에도 그대로 적용됩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완전히 다르지요. 이동통신 사업의 경우 성숙 산업이기 때문에 보다 체계적인 전문 경영인이 필요하지만, 신규 사업의 경우 진취적 도전정신을 갖춘 인재가 더 필요합니다. 지난 수년간 이동통신 사업에서는 적절한 인재를 다수 확보할 수 있었지만, 신규 사업의 경우에는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이런 신규 사업을 누가 키울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신규 사업일 경우, 우리가 처음 이동통신 사업을 시작했을 때 함께 했던 그런 인재들이 필요합니다. 의욕과 열정, 에너지, 도전 정신과 뛰어난 결단력을 갖춘 사람이죠.
 
사업가로서 가지는 어려움 중 하나는 이동통신 사업에서처럼 정상을 하나 정복한 후 어떻게 다음 목표를 설정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만약 다음 정상이 이미 정복한 정상보다 낮다면 어떻게 의욕을 고취해야 하는가? 상대적으로 젊은 경영진 중에서는 옛날에 우리가 가졌던 굶주림을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항상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는 리더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지요. 저 또한 전체적 사업 방향을 결정하는 일 외에도 직원들에게 목표를 제시하고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신규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각 사업부의 경영진이 직원 의욕을 고취시키는 임무를 게을리해서는 안 됩니다.
 
직원들을 당신처럼 열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합니까?
제게 중요한 것은 2가지가 있습니다. 그 하나는 부와 성공입니다.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원했던 것이죠. 나머지 하나는 제가 진출한 산업과 사회 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입니다. 이동통신 사업에서 리더로 인정받고 싶었던 거죠. 이 2가지가 저를 이끄는 원동력이었습니다. 그런데 10년쯤 전부터는 부를 축적하겠다는 목표가 점차 퇴색돼갔고, 지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싶다는 의욕이 저를 이끌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지배 구조나 직위 승계, 조직 구조 설계 및 안정성, 사회 환원 등의 사안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혁신적인 사업 분야에서 새로운 구상을 이끌고 지원하는 일이 즐겁습니다. 신규 사업의 기반을 다지는 바르티의 젊은 리더들은 저처럼 부와 지도적 위치, 이 2가지를 모두 갖게 될 겁니다.
 
사회 환원을 위한 노력이 기업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바르티의 경영진도 공익 재단을 통해 추진되는 사회 환원 노력을 중요시 여기고 있나요?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서, 또는 직원들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 사회 환원을 하는 건 아닙니다. 제가 하고 싶고, 또 옳다고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결과 기업 브랜드나 서비스 이미지가 개선된다면 좋겠지요. 직원들이 기업의 사회 환원 노력에 동참해준다면 더욱 고맙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목표는 아닙니다. 한 세대 만에 엄청난 성공을 거두는 행운은 흔치 않습니다. 그런 만큼 사회에 더 보답해야 한다고 느끼지요. 기업인이라면 그 기업이 사회에 충분한 도움을 주고 있는지 항상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로 인해 사람들의 삶이 개선되고 있는지 자문해봐야 하죠. 그렇게 하는 가운데 기회도 생겨나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그쪽에 더 주력하실 예정입니까?
기업가는 마약 중독자와 같습니다. 항상 더 짜릿한 사업 기회를 찾아 헤매죠. 5년 전만 해도 저는 50살이 되면 공공 부문에 진출해서 대중을 위한 삶을 살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해줬습니다. 저는 직원들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한편, 제 자리를 넘겨주고 권한을 이양하기 위해 많은 일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공공 부문에 진출한다는 계획은 아직까지 명확히 구체화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어디에서 짜릿함을 얻어야 할까요? 공공 분야에 진출해서 봉사하는 것 이외에는 종교에 귀의해 영적인 삶을 살거나, 새로운 혁신적인 사업에 도전하는 대안이 있습니다. 종교에 귀의하기에는 아직 제 나이가 젊으니 공공 부문으로의 진출이나 혁신적 사업 구상이 남게 되는군요. 그래서 작년에는 인도 경제인연합회 의장을 맡았습니다. 이 직무는 다른 업무를 병행할 수 없을 정도로 출장도 많고, 국내외 다양한 정부 기관과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위원회의 여러 가지 일을 수행하며, 대표단을 이끌고 전 세계를 여행하고, 각국 수반, 장관, 경제단체 대표들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재단이나 공공 부문 진출에 관심을 가지면서 사업 확장 욕구가 줄었다고 언급하신 적이 있습니다.
사업 확장 의욕이 줄어들면서 기업 사기가 저하되는 악영향이 있을까 우려되지 않으십니까?
전혀요. 우리 그룹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향후 4∼5년간 그룹을 키워나갈 에너지는 충분히 있습니다. GE 같은 기업이 어떻게 추진력을 잃지 않고 꾸준히 성장했는지 살펴보면, 올바른 절차를 제도화하고 탄탄한 조직을 구축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의 길로 들어섰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이 지금 저를 이끄는 목표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기보다는 저희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것이죠. 길이 남게 될 위대한 유산을 만들어놓고 회사를 떠나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저희 사업 모델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이동통신 사업을 해외로 확장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서는 아주 힘든 전환 과정을 겪거나 대규모 인수를 감행해야 할 겁니다. 생각만 해도 신이 나죠. 이제는 모든 일에 일일이 관여하며 백지 상태에서 회사를 키워나가는 일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습니다. 물론 지금도 상황이 답답할 때면 소매를 걷어붙이고 제가 직접 관여하고픈 생각이 들긴 하지만요.
 
지난 20년 동안 즐거운 일들이 많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무엇입니까?
하나만 선택하기는 어려운데요. 지난 20년은 많은 면에서 제 인생을 풍부하게 해준 여정이었습니다. 젊은 사업가라면 소박하지만 일생 동안 성취하고픈 꿈들이 아주 많을 겁니다. 그런데 저는 꽤 젊은 나이에 그런 꿈들을 모두 이뤄냈거든요. 규모만 클 뿐 아니라 브랜드 가치가 높은 기업을 만들어냈죠. 이제 바르티는 타타(Tata)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이건 정말 놀라운 성취입니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능력을 키워주는 바르티의 근무 환경은 다른 세계 기업들이 참고할 만한 모범 사례입니다. 이런 점을 모두 생각해볼 때, 제가 더 이상 뭘 바라겠습니까?
 
편집자주 동아비즈니스리뷰(DBR)는 글로벌 인사 전략 컨설팅사 이곤젠더 인터내셔널(Egon Zehnder International)이 발행하는 매거진 <포커스(The Focus)>의 주요 콘텐츠를 번역해 연재합니다. 이곤젠더는 1964년에 설립됐으며, 세계 37개국에 63개 사무소를 두고 있습니다. 주 업무는 다국적 기업을 위한 임원급 인재 채용과 리더십 평가 및 관련 연구입니다. <포커스>는 경영 전략과 리더십, 임원급 인재 채용의 최신 트렌드 및 세계 최고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주로 게재합니다. 이 글은 <포커스> 최근호에 실린 ‘Not many are blessed with spectacular success in one generation. We feel the need to do more for society’를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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