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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뒤집기』 저자 5인의 리더십 팁

리더가 동기를 부여해줘야 한다는 건 착각

이영아,정리=이한규 | 443호 (2026년 6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새로운 업무 지시 과정에서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동기와 역량에 대한 통념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첫째, 동기는 외부에서 타인에 의해 부여되는 것이 아닌 내면에서 스스로 발현하는 것이다. 동기가 위에서 아래로 주입해야만 생기는 것이란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리더는 동기를 주는 사람이고, 팀원은 동기 부여돼야만 움직이는 수동적인 대상이라고 인식하는 순간, 조직이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역량은 개인적으로만 관리하는 자산이 아니다. 혼자서 축적하는 자산이 아닌 조직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완성되는 종합적인 능력이다. 리더는 팀원이 새로운 일을 자신의 역량 강화와 무관한 일로 판단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제가 이 일을 꼭 맡아야 하나요?”

요즘 조직에서 리더들이 새로운 업무를 배정할 때 흔히 들을 수 있는 질문이다. 업무를 지시할 때도 팀원을 설득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자칫 사전 설명이 부족하면 “왜 해야 하죠”라는 반응이 돌아오기도 한다. 리더 입장에서는 ‘일을 시키는 게 왜 이렇게 힘들어진 걸까’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아무리 베테랑 리더여도 업무 배정 이유를 묻는 날이 선 질문에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업무 지시 과정에서 단번에 팀원의 강력한 동기 부여를 이끌어내고, 개인적으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인식시키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믿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이 통념이 리더가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동기와 역량에 대한 오해가 업무를 요청할 때 리더십을 가로막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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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것은 ‘동기 부여’가 아닌 ‘동기 발현’

이제는 업무 지시가 아닌 ‘업무 설득’이 필요한 시대다. 리더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배정하면 “이 일을 통해 제가 얻는 건 무엇인가요”라는 당황스러운 질문이 돌아오기도 한다. 그런데 이 질문은 사실 인간의 동기가 작동하는 방식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심리학자 에드워드 데시와 리처드 라이언이 제시한 자기결정성 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에 따르면 사람은 외부 자극보다 자율성, 유능감, 관계성이 충족될 때 스스로 동기를 느낀다. 즉 동기는 누군가 ‘부여’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닌 환경이 갖춰지면 자연스럽게 내적으로 ‘발현’하는 것이다.

많은 리더가 여전히 팀원에게 동기 부여를 해줘야 한다고 착각한다. 오랫동안 직장에서의 동기란 위에서 아래로 주입해야만 생기는 것이라고 믿어왔기 때문이다. 리더가 팀원에게, 나아가서 조직이 개인에게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는 통념에 빠진 셈이다. 그래서 많은 리더가 ‘어떻게 하면 동기를 줄 수 있을까’에 대해 늘 고민한다. 이 관점에서 보면 리더는 반드시 동기를 줘야 하는 존재이고, 팀원은 누군가에 의해 동기를 받아야만 움직이는 수동적인 주체다. 이런 인식 속에서는 서로를 기다리다가 결국 긍정적인 변화를 전혀 이뤄내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리더는 동기 부여할 방법을 찾지 못해 고민하고, 팀원은 동기 부여를 받지 못해서 일을 못하겠다고 선포하거나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는 식이다. 동기를 주지 못해 곤란한 사람과 기다리는 사람 사이에서 조직은 점점 정체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직장에서 동기는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 사람은 새로운 경험 앞에서 스스로 의미를 발견할 때 비로소 진심을 다해 움직인다. 즉 동기란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스스로 마음속에서 끌어올리는 힘을 가리킨다. 진짜 동기는 목표 의식, 도전 의식, 내적 성취감에서 나온다. 외부에서 누군가 넣어주는 연료가 아닌 스스로 꺼내 쓰는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리더는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팀원이 능동적으로 발현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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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량은 ‘개인의 자산’이 아니다

‘역량’에 대한 오해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역량이란 일을 해내는 힘이다. 단순한 기술을 넘어 지식, 경험, 태도, 가치관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종합적 능력에 가깝다. 많은 직장인이 역량을 ‘개인이 소유한 자산’으로만 여긴다. 내가 배운 지식, 내가 쌓은 경험, 내가 개발한 기술 등 주로 사적인 노력을 통해 축적하는 자산으로 간주한다. 그만큼 소중하고 특별히 관리해야 할 영역일 수밖에 없다.

상사의 업무 지시에 “이걸요?” “제가요?” “왜요?”라는 일명 ‘3요’ 형식으로 반문하는 이유도 해당 업무가 자신의 역량 강화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3요 질문의 핵심은 이 일로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 “이걸요?”는 수많은 업무 중에 왜 하필 이것을 해야 하는지를 의미한다. “제가요?”는 여러 사람 중에 왜 굳이 자신이 담당자인지 묻는 것이며, “왜요?”는 이번 일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3요 질문은 역량을 철저히 개인적으로만 관리할 수 있는 자산으로서 본다는 점을 방증한다. 많은 리더조차 역량을 개인적인 자산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팀원들의 3요 질문 앞에서 당황할 때가 많다. 팀원이 새로운 업무가 역량 강화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판단하면 부정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HRD(Human Resource Development) 분야에서 역량은 단순한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다. 학술적으로 역량은 특정 상황에서 고성과자가 일관되게 보이는 행동 패턴으로 정의된다. 즉 개인이 혼자서 축적하는 것이 아닌 조직이라는 환경 속에서 쌓이는 능력인 셈이다. 실제로 직무 역량은 개인의 노력에 의해서만 자라지 않는다. 조직과의 상호작용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자산이다. 역량이 철저히 개인의 영역이라면 어디서든 동일하게 발휘돼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똑같은 사람이 이직만 해도 전혀 다른 역량을 보인다. 이전 회사에서 탁월했던 유능한 인재가 새로운 회사에서는 평범해지고, 반대로 이전 회사에서 미숙했지만 새로운 회사에서는 핵심 인재로 거듭나는 경우도 많다. 역량이 조직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갖춰지는 행동 패턴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업무에 필요한 프레젠테이션 능력만 봐도 혼자서는 제대로 강화하기 어렵다. 발표 기회를 주는 상사, 피드백을 주는 동료 등 조직이라는 무대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역량은 개인에게서 나오지만 조직 안에서 비로소 형태를 갖춘다. 새로운 업무를 역량 제고와 무관한 일로 섣불리 단정 지으면 안 되는 이유다. 업무 내 다양한 상호작용이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역량을 강화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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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W 프로젝트란?


DBR과 인터비즈가 연간으로 진행하는 ‘WOW(Write Our Way)’ 프로젝트는 서로 다른 업종과 전문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현직 리더와 리더십에 관심 있는 코치 등이 모여 각자 경험한 조직문화 및 리더십에 대한 인사이트를 나누고 문제점과 개선 방안 등을 토론해 한 권의 책에 담는 공동 도서 출판 프로젝트다. 『팀장으로 산다는 건』 시리즈 등을 쓴 김진영 코치가 퍼실리테이터로 참여해 프로젝트 전반을 진행한다. 『리더십 뒤집기』는 2025년 2기 참가자들의 책이다.



동기 발현과 역량 강화를 돕는 방법

새로운 업무를 지시할 때 리더의 역할은 강제로 동기를 주입하거나 역량 강화의 기회로 인지시키는 것이 아니다. 팀원들이 스스로 동기를 발현하고 역량 강화의 계기로 인식하는 데 필요한 판을 조성해야 한다.

우선 실수해도 괜찮다는 심리적 안전감과 자율성을 제공해보자. 동기 발현과 역량 강화는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과정에서 실현된다. 반면 실패가 용납되지 않는 조직에서는 누구도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며 안전한 범위 내에서만 움직인다. 애초에 동기 발현과 역량 강화에 필요한 조건이 형성되지 않는 것이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분위기, 시도 자체를 인정하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일단 시도해 보세요”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것도 방법이다. 실제로 한 스타트업은 ‘실패 보고서’ 제도를 운영한다. 대개 조직에서 실패는 개인의 치명적인 실수이자 감춰야 할 일로 치부되지만 실패 보고서에서는 정반대다. 실패를 가감없이 공유할수록 오히려 도전적인 자세를 보인다며 칭찬받는다. 리더가 실수를 허용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려면 팀원에게 권한을 위임할 줄도 알아야 한다. 리더로서 조직 전체의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되 팀원에게 목표 달성에 필요한 방법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이다.

물론 아무런 후속 조치 없이 실패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방관하면 안 된다. 모든 실패를 성장에 필요한 경험치로 간주해야 한다. 팀원과 함께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다음에 더 좋은 결과를 달성할 수 있을지 꼼꼼히 살펴야만 ‘실패’를 값진 성장 발판으로 만들 수 있다. 같은 맥락으로 리더는 각 팀원의 업무를 단순히 회사를 위한 작업이 아닌 성장의 기회로 바라봐야 한다. 새로운 업무를 제안할 때 “이번 프로젝트는 고객 인사이트 분석 역량을 키울 기회입니다”처럼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을 함께 설명하면 효과적이다. 이런 조직문화 속에서 팀원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업무에 접근하며 주도성을 갖고 더욱 적극적으로 도전한다. 동기 발현과 역량 강화에 필요한 여건을 스스로 만드는 셈이다.

일의 의미와 목적을 자세히 공유하는 스토리텔링도 주효하다. 사람은 일하는 이유에 스스로 공감할 때 자발적으로 움직인다. 업무가 고객에게 주는 가치와 회사의 성장에 기여하는 부분, 즉 ‘일의 맥락’을 이해하는 순간 업무 몰입도가 높아진다. 리더가 일의 맥락을 자세히 공유해야 하는 이유다.

팀원들의 도전을 지켜보며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에 대한 피드백도 건네보자. “결과는 아쉽지만 이번 프로젝트에서 시도한 접근 방식은 매우 창의적이었습니다”처럼 팀원의 구체적인 노력 중 인정할 만한 부분을 찾는 것이다. 과정까지 아우르는 피드백은 직원의 업무 몰입도를 높이며 동기 발현 및 역량 강화에도 기여한다. 특히 동기는 ‘잘했다’는 뿌듯함보다 ‘성장하고 있다’는 만족감에서 나온다. 향후 프로젝트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보완할 부분을 설명하면 역량 강화에도 일조할 수 있다. “최종 기획서의 완성도만 높이면 다음 프로젝트에서는 더 중요한 역할도 맡을 수 있겠어요”처럼 미래의 성장 가능성까지 제시하는 것이 핵심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리더와 팀원 간의 꾸준한 소통이다. 정기적인 일대일 미팅을 그저 업무 진행 상황을 파악하는 시간으로만 삼아선 안 된다. 요즘 관심 분야는 무엇인지, 무슨 고민이 있는지, 어떤 부분에서 성장하고 싶은지 등을 물어보며 개인의 내적 동기를 파악해야 한다. 이렇게 대화를 나누며 쌓인 서로 간의 신뢰는 팀원의 동기 발현 및 역량 강화에 기여하는 자양분이 될 수 있다.
  • 이영아cineah@naver.com

    경기콘텐츠진흥원 팀장

    필자는 콘텐츠 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공공기관의 12년 차 리더다. 한국 영화 제작사 기획실을 시작으로 애니메이션, 웹툰, 게임, 출판, 인디 뮤직에 이르기까지 20여 년간 K콘텐츠 산업의 현장을 경험했다. 기술 발전으로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일수록 문제 해결의 본질은 여전히 사람의 경험과 협업에 있다고 믿으며 현장에서 작동하는 리더십을 고민하고 있다. 팀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리더십의 해법을 찾는 과정에서 ‘WOW(Write Our Way)’ 프로젝트 2기에 참여해 『리더십 뒤집기』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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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리=이한규hanq@donga.com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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