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은 자세히 알기 전까지는 지극히 정상이다. 그러나 의식 너머의 잠재의식과 무의식을 파고들면 정상적이지 않다. 그래서 리더십은 겉으로 보이지 않는 진정한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성찰하는 데서 출발한다. 리더십이 ‘내부 문제(Inside Jobs)’인 이유다. 팀의 문제, 회사의 문제로 보이던 것도 성찰해 보면 나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리더가 자신의 강약점을 제대로 진단하고 과거의 성과에 도취되거나 오만에 빠지지 않고 구성원들이 언제 동기부여가 되는지 알아내어 최대한의 잠재력을 끌어낼 때 변화가 시작된다. 이는 결코 쉽지 않다. 리더십이 무능할 기저 확률(base rate)은 40~50%에 달하고 악성의 나르시시스트 리더가 횡행하고 있다. 그럴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존재감 없는’ 리더가 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맨프레드 케츠 드 브리스 인시아드대 교수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의 리더십 개발 분야 석좌 및 임상교수다. 암스테르담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캐나다와 파리에서 교육과 수련을 거쳐 국제공인정신분석가가 됐다. 이후 경제학, 경영학, 정신분석학으로 쌓은 지식과 경험을 통해 리더십 분야와 개인 및 조직 변화의 심리적 차원을 통합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경영사상가가 됐다. 맥길대와 몬트리올EDHEC경영대학원, 베를린ESMT, 하버드경영대학원 등에서 교수를 맡아왔고 이후 인시아드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글로벌리더십센터를 설립하고 최고경영자 프로그램을 총괄했다. 주요 저서로는 『리더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리더의 마음』 『삶의 진정성』 등이 있다.
흥미로운 영화 이야기부터 해보자. 영화 ‘반지의 제왕’을 본 사람이 있는가? 사실 J. R. R톨킨의 『반지의 제왕』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의 저서 『국가』에 나오는 ‘기게스의 반지(Ring of Gyges)’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했다. 들판에서 뛰어다니던 목동 기게스는 어느 날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자 동굴에 숨었고 그 동굴 속에서 해골이 끼고 있던 반지를 발견한다. 반지를 끼자 기게스는 보이지 않는 투명 인간이 된다. 당신은 투명 인간이 되면 무엇을 할 것인가? 기게스는 당장 반지를 들고 왕의 성으로 달려가 왕비와 잠자리를 하고 왕을 죽인 뒤 스스로 왕이 됐다. 당신에게 이런 마법 반지가 생긴다면 권력, 섹스, 돈 중 무엇을 추구할 것인가?
플라톤은 이런 절대 반지가 가진 힘은 사람들의 마음을 침식하고 퇴보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리더십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내 리더십 의제는 사람들이 자기의 내면을 더 들여다보고, 더 성찰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업 경영진, 적어도 최고경영진은 내 경험상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다. 그리고 대부분의 직장은 그리 좋지 않다. 전 세계적으로 직장인들의 23%만이 일에 몰입한다고 한다. 70%가 넘는 사람들이 일을 별로 즐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