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재상 얻으려면 임금부터 달라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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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리더들은 리더 자신에게 충성하고 리더의 말을 어기지 않으며 일도 잘하는 부하를 뽑고 싶어 한다. 그러나 리더가 자신의 입맛에 맞는 부하만 찾는다면 업적은 남길 수 있을지 몰라도 결코 좋은 부하는 얻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좋은 부하를 얻으려면 리더부터 달라져야 한다. 상황을 올바르게 인식하지 못하거나 감정에 치우쳐 행동한다면 좋은 부하가 있더라도 능력을 펼치지 못한다. 좋은 인재는 중심을 잡지 못하는 리더와 함께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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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누구나 뛰어난 부하를 옆에 두기 바란다. 안목이 탁월하고 업무 능력이 출중한 인재를 말이다. 맡은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내 조직의 발전을 이끌고, 리더의 부담까지 덜어줄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이는 옛날에도 마찬가지였다. 왕들은 어떻게 해야 자신을 훌륭히 보좌해 줄 신하를 얻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 특히 좋은 재상(宰相)을 발탁하는 일에 관심이 많았는데 재상은 임금을 보좌하고, 백관을 통솔하며, 국정을 총괄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재상을 통해 세습군주제를 보완하고 유학의 이상을 실현한다는 거창한 명분을 굳이 내세우지 않더라도 재상이 똑똑하고 일을 잘해야 임금이 편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는 난정(亂政)을 휘두른 연산군(燕山君, 재위 1494∼1506)이라도 다르지 않았다. 1504년(연산 10) 식년시(式年試)1 13년마다 열린 정기 과거시험 닫기 의 책문(策問)을 보면 연산군은 ① 국가가 평안하냐 위태롭냐는 재상(宰相)에게 달려 있으니, 역대로 재상의 직임을 잘 수행한 자에 대해 들려줄 수 있겠는가? ② 주공(周公)2 2은나라를 멸망시키고 중원을 통일한 주나라 문왕의 아들이자 무왕의 동생이다. 조카인 성왕이 어린 나이에 보위에 오르자 섭정에 올라 사심 없이 나라를 다스렸다. 『주례(周禮)』의 저자로 알려져 있으며 주나라의 법과 제도, 예악, 질서를 확립해 이후 동아시아 문명에 큰 영향을 주었다. 닫기 이 성왕(成王)을 잘 보좌하여 800년 대업의 기틀을 닦을 수 있었던 방법은 무엇인가? ③ 곽광(霍光)3 3한나라의 정치가로 무제(武帝)의 고명을 받아 어린 소제(昭帝)를 훌륭히 보좌하여 사직을 안정시켰으며 소제의 뒤이어 즉위한 폐제(창읍왕)가 폭군의 기미가 보이자 폐위시키고 선제(宣帝)를 옹립했다. 권력을 휘둘렀으면서도 성실하고 겸손하게 행동해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지만 선제가 곽광이 두려워 ‘등에 가시가 찔리는 것 같았다’고 할 정도로 (본인은 인지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왕권을 위협하는 존재였다. 또한 가문의 발호를 다스리지 못하여 그의 사후 집안이 멸문당하는 참화를 겪었다. 닫기 이 주공보다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④ 재상을 맡은 자가 성(誠)으로 임금을 섬기면 옛날 주나라의 훌륭했던 정치를 다시 볼 수 있는가?4 4유교에서 성군으로 추앙받는 주나라 문왕과 무왕, 주공이 펼쳤던 훌륭한 정치를 가리킨다. 닫기 이 네 가지를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