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창업가 바이블 外

161호 (2014년 9월 Issue 2)

 

 

창업가는 혁신적이다? 미구엘 다빌라는 1994년 대학원 동기들과 멀티스크린 영화관을 열기로 했다. 진부한 사업 아이템이었다. 북미와 유럽에는 이미 멀티스크린 영화관이 즐비했다. 하지만 이들은 멕시코에서는 아직 그렇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당시 멕시코 영화관들은 스크린이 하나뿐이고, 매점은 지저분했으며, 티켓은 터무니없이 비쌌다. 이들은 아이디어를 현실로 옮기기 위해 많은 투자자들과 접촉했고 천신만고 끝에 JP모건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당시 멕시코는 역사상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겪고 있었다. 멕시코 정부는 1994 12월 페소화 가치를 달러화 대비 절반으로 끌어내렸다. 이 때문에 JP모건에서 받기로 한 2150만 달러가 1380만 달러로 감소했다. 그래도 이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영화관 시장에 뛰어들려던 다른 경쟁사들이 포기하면서 차지할 수 있는 시장이 더 넓어졌다고 생각했다. 투자자들에게 투자 협약을 유지할 것은 물론 투자금액을 두 배로 늘려 원래 의도했던 만큼의 가치를 지원해달라는 배짱도 부렸다. 이렇게 탄생한 시네맥스는 첫 주말부터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냈다. 2000만 명에 달하는 멕시코시티 영화 시장을 장악하는 순간이었다.

 

창업가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졌다? 아비 샤는 변호사가 아니다. 실은 법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설립해서 경영 중인 클러치그룹은 미국, 인도, 영국에서 활동하는 400명의 변호사들의 업무를 지원한다. 샤는 월화수목금금금 일해야 하는 변호사들의 고충을 들었다. 새내기 변호사에게도 시간당 300달러씩 지급해야 하는 의뢰기업들의 불평에도 귀를 기울였다. 이들이 가진 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지점, 그 어딘가에 사업 기회가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이 법률 전문가였다면 시장의결핍을 결코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믿는다. 오히려 법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이 전무한 덕분에 변호사와 의뢰기업의 고민을 선입관 없이 받아들였고 변호사 업무 지원 서비스를 고안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창업가는 젊다? 아츠마사 도치사코가 MFIC를 창립했을 때, 그는 52세였다. 그는 도쿄은행에서 30년 동안 일했다. 주로 스페인과 멕시코, 에콰도르, 페루 등에서 일했는데 스페인에서 겪은 경험이 사업 아이디어를 품게 했다. 친분이 있던 어느 노점상이 저녁을 같이 먹자며 초대했다. 흙바닥에 겨우 지붕을 올린 집에서 도치사코는 그의 가족들과 저녁을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집을 나서려는데 막내아들 호세가 도치사코에게 조만간 또 놀러올 수 있는지 물었다. 도치사코는 즐거운 기분이 들어 이유를 물었다. 예상 밖의 대답이 나왔다. “당신이 놀러오면 또 고기를 먹을 수 있으니까요.” 도치사코는 어리둥절했다. “우리가 오늘 고기를 먹었나?” 호세는 수프를 상기시켰다. 스프 위에 작고 얇게 떠 있던 부유물들, 그게 고기였다. 도치사코의 눈에는 고기로 보이지도 않았지만 그것은 호세가 몇 개월 동안 먹은 유일한 고기조각이었다. 밑바닥 삶에 눈을 뜬 도치사코는 이들이 누릴 수 없는 금융서비스를 생각했다. 돈을 벌기 위해 미국 등으로 이주한 이들은 본국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해야 했지만 일반 금융권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다. 그래서 대개 송금 중개업체를 통해 돈을 보내는데 보내는 금액의 20%를 수수료로 내야 했다. 도치사코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서비스를 열었다. MFIC의 시작이었다.

 

우리는 창업가 혹은 창업가정신을 이야기할 때 청바지를 입은 스티브 잡스형 천재가 창고에 틀어박혀 컴퓨터 한 대를 앞에 놓고 눈을 빛내는 순간을 떠올린다. 하지만 창업을 하는 데 혁신과 전문적인 지식, 젊음은 필수 조건이 아니다. 그보다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간파할 수 있는 역발상적 사고와 떠올린 아이디어를 끈질기게 밀고 나갈 수 있는 추진력,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손가락질해도 꿋꿋하게 신념을 지켜갈 수 있는 자신감이 더 중요하다. 잘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창업가들의 이야기가 창업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인식을 갖게 한다.

 

 

왜 나는 영업부터 배웠는가

소심하다. 낯을 많이 가린다. 골드만삭스에 입사한 것은 당시 우연히 본 영화월스트리트에 매료됐기 때문이었다. 10여 년 후 그는 대표 자리에 오른다. 대표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영업력이었다. 그는 고객과의 신뢰도를 측정하기 위한 그만의 기준을 개발했다. 고객과의 신뢰도를 1단계(서로 인사말만 하는 단계), 2단계(형식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단계), 3단계(용건이 없어도 시간을 내주는 단계), 4단계(신뢰가 돈독한 관계), 5단계(완전히 신뢰하는 단계)로 나눠 관리한 것. 소심하기 짝이 없었던 그가 영업의 달인이 될 수 있었던 다양한 전략들이 등장한다.

 

리더의 편견

아무리 뛰어난 리더라도 늘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지나치게 잦고 이 과정에 개입하는 타인의 의견이 많아 판단의 질적 수준이 떨어질 때가 적지 않다. 그런데 그 대가는 막강하다. 리더의 편견과 착각이 일반인에 비해 훨씬 위험한 이유다. 리더의 판단을 흐리는 여덟 가지 편견이 소개된다. 과거에 대한 기억, 경험에 대한 과신, 지나친 낙관주의, 사람이나 아이디어에 대한 애착, 강한 통제력이나 권력 등 리더들이 특히 주의해야 할 각종 판단의 오류들이 망라됐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동아비즈니스리뷰 292호 Hyper-personalization 2020년 3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