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흘러 기업의 역사를 집필할 무렵이면, 창업 단계에 얽힌 세부 내용은 이미 상실된 경우가 많다. 어느 현자의 말처럼 세월은 향수(鄕愁)마저 시들게 한다. 기업에 대한 글을 쓰려면 창업자나 초창기 직원들이 상세한 내용을 까마득히 잊어버리기 전에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기록해둬야 한다. 이 책은 현재 지구에서 가장 특별한 기업으로 평가받는 애플의 초창기 성장 일기다.
저자인 마이클 모리츠는 <타임>의 젊은 기자였다. 그는 1984년 당시 애플의 지난 10년을 취재하기 위해 애플 출입증을 받은 유일한 언론인이었다. 그때 애플은 휴렛패커드, IBM,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거대 회사들의 틈바구니에서 이제 막 빛을 본 전도유망한 중소기업일 뿐이었다. <스티브 잡스와 애플 Inc.>은 1984년 초판이 나왔던 <작은 왕국: 애플컴퓨터의 비화>의 증보판이다. 애플과 스티브 잡스에 관한 수많은 서적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애플 초기시절의 원형과 젊은 시절의 스티브 잡스를 가장 잘 서술한 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티브 잡스와 워즈니악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 실리콘밸리의 신화 중의 신화가 된 애플 성장의 위대한 여정을 기록한 책이다.
이 책에는 차고에서 시작된 사업이 <포춘> 선정 500대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이 다양한 에피소드와 함께 자세히 소개돼 있다. 특히 마케팅 회의 현장, 워크숍 현장, 디자인 콘셉트 회의 현장, 기업 대상 프레젠테이션 현장 등 다양한 현장의 모습이 생생히 기록돼 있다.
모리츠는 잡스에 대해 “그가 만났던 수많은 창업자들 중 가장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그는 “잡스야말로 현대 전자제품을 욕망의 대상으로 바꿔놓은 최초의 인물로 호기심이 강한 시인의 영혼을 지닌 사람”이라고 묘사했다. 실제로 잡스는 예술과 문학과 관련된 취미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학과 고전영화에도 매력을 느껴 셰익스피어의 작품도 연구했다고 한다. 일부 잡스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그가 제멋대로이고 완고하며 화를 잘 낸다고 말하지만, 무언가 의미 있는 업적을 이룬 사람치고 그런 성격을 보이지 않거나 완벽주의자가 아닌 사람은 없다고 저자는 두둔한다.
이 책에는 잡스를 포함해 애플의 창립 공신들인 워즈니악, 홀트, 마쿨라, 스콧이 서로의 약점을 알아가면서 점차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도 소개돼 있다. 애플 문화에 대해서는 모두가 함께 일하는 위대한 회사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활력에 차 있다고 묘사했다. “거대한 문어발 조직 같았다. 모든 사람이 모든 일에 조금씩 참여했다. 사장이나 부사장이 있는 것 같지 않았다. 모두 동료처럼 느껴졌다.”
애플의 초창기 10년은 개인용 컴퓨터 산업의 성장 속도가 걸음마 수준으로 떨어졌던 시기였다. 하지만 애플의 매출은 60억 달러에서 325억 달러로 치솟았고, 주가는 최고 40배까지 올랐다. 수많은 기업이 빚더미 위에 올라앉았을 때 애플은 진정한 수익과 실제적인 이윤만이 미래에 대한 투자의 동기라는 것을 알았다고 저자는 말한다. 해외의 최고 두뇌들이 입국 비자나 취업 허가를 받지 못하던 시절에, 애플의 기술진이 이주민들과 1세대 미국인들로 가득했다는 사실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래, 우린 할 수 있어”라는 교훈을 실제로 적용한 회사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애플이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상상력의 불꽃, 유망한 아이디어를 매력적인 제품으로 변화시키는 애플의 원동력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궁금하다면 일독할 만하다. 탁월한 취재력을 바탕으로 밀도 있게 서술한 애플의 성장 스토리가 매우 흥미롭다.
인터넷은 무엇일까? 인터넷이 진화해서 만들고 있는 디지털 생태계를 지배하는 근본적인 힘은 무엇일까? 저자는 인터넷의 본질을 트렌드나 현상의 나열이 아닌 복제, 연결, 개방, 성장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내고 있다. 오늘날의 인터넷 문명을 복제와 연결 기술의 통합적 진화사로 보고 있는 저자는 디지털 네트워크 문명이 지니고 있는 새로운 문화적 패러다임의 다양한 면모를 분석했다. 특히 인간의 복제 본능, 접속 본능, 그로 인해 생겨난 가상공간의 특징과 변화 전망을 필자 개인의 경험을 토대로 정리했다. 인터넷의 본질을 일관된 관점에서 정리해보려 한 저자의 시도가 새롭다.
저자가 베이징 대학의 초빙교수로 머물면서 만난 중국 국제정치학계의 주요 인사들과 나눈 진솔한 대담을 정리한 책이다. 당대 중국 최고 지성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대국의 길’을 걷고 있는 중국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구상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시각에서 중국을 봄으로써 중국에 대한 편견을 뒤집고 새로운 시각으로 중국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 1부에서는 ‘대국의 길’이라는 주제를 놓고 중국의 최고 논객들과 대담한 내용을, 2부에서는 중국의 대외 전략을 다루고 있다. 3부는 한반도를 중점적으로 논하고 있고, 4부는 중국의 미래 구상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