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MS), 야후 등 한때 전 세계를 뒤흔들었고 지금도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기업들을 이제 한물 간 옛 기업으로 만들어버렸다. 구글은 무엇으로 시작했을까? 처음부터 엄청난 돈이 투입됐을까? 거대기업이 든든하게 버팀목을 해준 자회사로 출발했는가? 아니다. 구글의 시작은 바로 ‘멋진 발상’이었다.
과거의 기업들이 탄생하고 성장한 물리적 프로세스와 달리 오늘날 온라인, 즉 웹을 기반으로 발전하는 회사들의 공통점은 멋진 발상 하나로 기존 기업들의 성장과 매출을 가뿐히 뛰어넘었다는 점이다. 물론 단순하게 멋진 발상 하나에만 머물렀다면 별 성과 없이 끝났을 것이다.
멋진 발상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뭘까? 오늘날 웹 기반으로 위대하게 성장한 기업들을 분석하면 2가지 조건으로 압축할 수 있다.
제1조건 영항력자를 만족시켜라
영향력자는 직원, 고객, 공급자, 투자자로 나뉜다. 자유시장체제에서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는 누군가가 그 기업을 원하기 때문이다. 살아남으려면 직원, 고객, 공급자, 투자자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기업이 돼야 한다. 그러한 만족이 꾸준히 이뤄질 때 비로소 기업은 번영의 길을 걷는다.
구시대적 비즈니스와 비교하면, 온라인 혹은 웹 비즈니스는 짧은 시간 안에 끊임없이 움직이고 진화하는 특성이 있다. 진화는 영향력자들의 욕구에 대한 응전이라 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구글을 생각해보자. 초기의 구글과 현재의 구글은 큰 차이가 있다. 단순하고 독특한 검색 기능으로 시작한 구글은 위성사진, 이미지 제공, 웹 메일 서비스에 이어 이제 전 세계의 모든 매체와 출간물을 온라인에서 이용할 수 있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구글이 계속 진화한 것은 영향력자들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구글과 마찬가지로 웹 비즈니스에 성공한 기업들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항상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더 많이 제공할 새롭고 발전된 방법을 찾기 때문이다. 영향력자들의 기대는 항상 높아지게 마련이며,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그들이 원하는 것을 더 많이 제공할 방법을 계속 파악해야 한다. 이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성공한 기업보다 실패한 기업이 더 많다는 게 그 반증이다. 실패 기업은 영향력자들의 욕구를 파악하지 못했거나, 그들의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했거나, 혹은 영향력자 그룹의 일부만 만족시키는 데 그쳤기 때문에 몰락의 길로 들어섰다.
영향력자들의 욕구를 찾아 만족시키기 위해 기업이 갖춰야 하는 역량은 5가지로 압축된다. 집중, 분별, 조직화, 혁신,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이다.
성공 기업은 탁월함을 발휘하는 일에만 집중한다. 이러한 집중을 통해 핵심 영향력자들을 움직일 에너지가 생긴다. 애플이 가장 이상적인 사례다. 애플의 아이폰은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수많은 기업들이 애플에게 빼앗긴 시장을 되찾으려 했지만 별 성과가 없었다. 애플이 성공한 이유는 애플의 트레이드마크인 디자인과 스타일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또한 성공 기업은 집중할 대상, 장소, 목표를 선택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들은 절대로 모든 게 똑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조직화란 혼돈에 질서를 부여하는 역량이다. 집중이 일을 시작할 에너지를 주고, 분별이 기준을 제시한다면, 조직화는 올바른 행동이 일어나도록 만들어주는 역량이다. 여기에 혁신과 커뮤니케이션을 더해야 한다. 혁신은 질서를 적절한 행동으로 진화시킨다. 커뮤니케이션은 아이디어와 에너지가 잘 전달되도록 행동을 이끄는 수단이다.
제2조건 4가지 요소를 충족시켜라
성공 기업은 4가지 요소를 항상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시각, 감정, 재정, 기능이 그것이다. 성공 기업은 이 4가지 요소의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증폭시킨다.
어떤 비즈니스든 시각의 효과를 무시할 순 없다. 맥도날드는 하루에 700만 달러 이상을 3만1000여 곳에 위치한 매장의 바닥, 카운터, 장비, 유리창을 닦는 데 쓴다. 디즈니랜드는 매년 5000갤런의 페인트를 사용해 공원을 한결 새롭게 보이게 한다. 페더럴 익스프레스는 매일 7만 달러 이상을 사용해 3만 대의 배달용 트럭을 스팀 세척한다. 이처럼 기업의 시각적 영향력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e비즈니스에서 시각이란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이다. 이것은 제품을 넘어 ‘가치’를 보여준다. 성실, 충성, 자유, 서비스, 명예, 타인 존중 등 중요한 가치에 대한 시각적 단서를 제공하는 것이다.
동시에 이러한 시각적 단서가 의미를 가지려면 감정이 개입해야 한다. 성공 기업은 영향력자들의 감정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이를 통해 강력한 목적의식과 활력을 만들어낸다. 사람은 누군가가 자신에게 귀 기울이길 원하고, 자신이 원대한 이상과 관련되길 좋아한다. 또한 목적을 가져야 한다고 느끼며, 도덕적 권위와 사랑,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존중을 원한다. 감정이 고려되지 않으면, 기업은 단순히 스토리와 이미지의 집합체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성공 기업은 재정에 지속적인 주의를 기울인다. 이들은 “올바른 일을 하면 돈이 저절로 들어온다”는 말을 절대로 믿지 않는다. 이들은 시각과 감정이 모두 재정과 직접적 관계가 있음을 인식하고, 항상 재정에 관심을 두고 미리 대책을 강구하는 특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성공 기업은 매우 기능적이다. 성공 기업은 ‘인재’와 ‘프로세스’ 가운데 프로세스를 선택한다. 인재 중심이란 ‘최고의 인재를 고용한 뒤 그들이 탁월한 판단능력과 스킬로 뛰어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다. 반면 프로세스 중심이란 ‘적절한 일을 올바르게 끝낼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다. 프로세스 중심에서 훌륭한 인재의 채용 여부는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니다. 성공 기업이 인재보다 프로세스를 선택하는 이유는 평범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일관되게 예측 가능한 결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프로세스 중심의 두드러진 이점은 진행과 동시에 프로세스를 다듬을 수 있다는 점이다. 천재가 나타나 성과를 올리길 기다리지 않고 계속해서 새롭고 보다 나은 방식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점을 문서화하고 절차에 통합하면서, 기업 구성원 전체가 앞으로 더욱 잘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최고의 인재를 찾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을 아끼고, 현재 고용된 인력 풀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닷컴 열풍이 불던 과거에 수많은 e비즈니스가 종말을 맞은 이유는 다른 게 아니다. 그들은 영향력자들에게 슬로건에 걸맞은 배려를 하지 않았고, 가만히 앉아서 “올바른 일을 하면 돈은 저절로 들어온다”고 믿었다. 이로 인해 수많은 멋진 발상이 성장하지 못하고 사라졌다.
오늘날 개인이든 기업이든 수많은 곳에서 e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e비즈니스는 멋진 발상으로 시작하지만, 그것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요소들의 복합적인 시너지가 필요하다. 이러한 시너지를 통해 이른바 E-신화(E-Myth)가 탄생한다.
현재 e비즈니스를 하고 있든 아니면 앞으로 시작할 예정이든 중요한 것은 영향력자들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다. 그들의 욕구를 찾아 만족시키는 일이 중심이 돼야 한다. E-신화를 이룬 위대한 성공 기업은 화려한 문구로 가득 찬 ‘비전 선언’이나 ‘가치 선언’에 의존하지 않는다. 이것들은 짧은 시간 동안에 관심을 끄는 데 효과적일지는 몰라도, 영향력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서 얻는 위대한 효과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무가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