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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빗:소비의 95%를 지배하는 행동 심리

신성미 | 44호 (2009년 11월 Issue 1)

페덱스는 서비스의 신속함을 중점적으로 내세워 광고한다. 그런데 마케팅 전문가인 닐 마틴은 페덱스가 신속함보다는 편리한 봉투 덕분에 고객을 사로잡았다고 말한다. 페덱스는 풀이나 가위 같은 번잡한 도구들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간편한 페덱스 봉투를 기업의 사무실마다 비치해 고객들이 ‘습관적으로’ 페덱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했다.
 
제품 구매를 결정짓는 것은 소비자의 ‘습관’이라는 게 이 책의 핵심 메시지다. 기업들은 ‘소비자는 합리적으로 선택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와 달리 신경생리학자와 인지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 행동의 95%는 무의식적 사고에 의해 지배된다’고 한다. 게다가 현재 고객을 만족시켰다고 해도 이것이 미래의 재구매로 반드시 이어지진 않는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이 때문에 고객들이 습관적으로, 무의식중에 제품을 선택하게 만들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의식적인 정보처리를 주관하는 두뇌 영역을 ‘관리적 사고’로, 무의식적인 정보처리를 주관하는 두뇌 영역을 ‘습관적 사고’로 정의한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관리적 사고에 따라 행동한다고 여겨, 관리적 사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상당한 마케팅 비용을 투자했다. 물론 맨 처음에 제품을 판매하려면 제품을 꼼꼼히 따져보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관리적 사고에 호소해야 한다. 하지만 일단 붙잡은 고객을 꾸준히 유지하려면 그들의 습관적 사고를 자극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맨 처음 구글의 편리함에 감탄하며 정보를 검색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자동적으로 구글 창을 열고 검색하는 습관이 생겼다. 게다가 구글의 툴바까지 설치해서 구글 사용을 더욱 습관화했다. 월마트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물건을 가장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믿음을 줬다. 월마트의 저가 정책은 고객의 습관적 구매를 유도하는 가장 강력한 동기로 작용했다.
 
저자는 고객이 습관적으로 찾는 제품을 만들려면 개발단계에서부터 고객의 행동을 관찰해 그 결과를 제품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P&G는 1999년 ‘스위퍼’라는 청소용구를 출시해 대단한 성공을 거뒀다. 이는 스위퍼 개발 초기에 P&G 담당자는 물론 디자인 회사와 광고 회사 사람들이 모두 가정집을 방문해 소비자들이 바닥을 청소하는 모습을 한 시간씩 관찰하고 제품 개발에 반영한 결과였다.
 
편리함 역시 고객의 습관을 형성한다. 저자는 고객들이 제품의 기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고객들이 구매 후 제품설명서를 읽을 것이라는 착각은 버리라고 말한다. 무의식적 사고가 자연스럽게 처리할 일을 ‘의식적으로’ 처리하게 만드는 제품이나 서비스, 디자인은 고객을 당황하게 만든다. 아이팟은 사용자가 빠르게 기능을 숙지할 수 있도록 단순하게 디자인됐다. 재생, 정지, 곡 뛰어넘기 등 모든 기능을 클릭휠(clickwheel) 하나로 조종할 수 있다. 또한 아이팟의 성공에 큰 공헌을 한 소프트웨어인 아이튠스는 기계치들도 쉽게 다룰 수 있게 만들어졌다.
 
결정적으로 저자는 고객의 습관을 파악하고 고객이 무의식적으로 제품을 사도록 하려면 기업 조직의 습관 또한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내부적으로 고객의 습관 형성을 위한 마케팅 제안을 무시해버리는 것은 조직의 구조적 문제뿐만 아니라 직원들 개개인의 습관 때문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기업 내에서 제품 아이디어를 창안한 사람이 비전을 가진 리더가 되어 제품을 개발하고 출시까지 맡는 ‘제품 챔피언’이 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가 3000여 건의 역사적, 정치적, 개인적 사과 사례와 임상 경험을 분석해 ‘사과론’을 확립했다. 저자는 사과가 ‘약자의 언어’가 아니라 ‘리더의 언어’라고 말한다. 성공적인 사과의 기술은 원활한 인간관계는 물론 기업의 위기 대응, 협상, 비즈니스에도 큰 도움을 준다. 저자는 사과의 과정을 4단계로 정리했다. 잘못 인정 → 진심으로 후회하는 모습 보이기 → 잘못이 벌어진 배경과 이유를 밝히는 해명 → 피해를 입힌 것에 대한 보상.

 
<삼국지>에 나오는 역사와 인물을 게임이론의 원리로 새롭게 해독했다. 예를 들어 유비, 관우, 장비를 가리키는 ‘비우비 기업’은 백성을 태평하게 하겠다는 웅대한 뜻은 품고 있으나, 언제든 다른 기업에 의해 파산당할 위험이 있었다. 이 상황에서 이런 작은 기업이 생존하는 길은 오직 하나, 바로 대기업의 힘을 빌리는 것이었다. 저자는 게임이론의 관점에서 보면 삼국의 전쟁은 기업들이 경쟁하고 협력하며 이합집산을 반복하는 게임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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