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하게 현장을 누비는 남성 영업사원의 가방 속에서 여성용 속옷이 여러 세트 발견됐다면? 당신은 분명 ‘이 남자, 혹시 변태는 아닐까’ 의심할 것이다. 하지만 그가 “집에 가셔서 사모님에게 선물하세요”라며 정중하게 속옷 세트를 내민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남자 고객에게 선물할 일이 있으면 일부러 그 부인에게 선물을 한다는 게 현병택 기은캐피탈 대표의 지론이다. 선물을 받은 부인이 기뻐하면 고객도 기뻐하니, 한 번의 선물로 두 사람을 기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78년 기업은행에 들어가 지점장, 본점 부장, 지역 본부장, 부행장을 거쳐 2008년 11월부터 기업은행 자회사인 기은캐피탈 대표로 있는 저자가 30여 년의 현장 경험에서 얻은 영업 노하우를 책으로 써냈다. ‘변태’ 소리를 들을 정도로 고객 관리에 적극적이었던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겸손, 신뢰, 감동, 습관, 열정의 5가지 성공 코드를 제시했다. “영업은 곧 인간관계이며, 상품의 판매는 인간관계에서 생겨나는 부산물에 불과하다”는 게 저자의 원칙이다.
신입 행원 시절 재래시장에 있는 지점에 근무하면서 상인들과 친해졌던 저자는 갑자기 입대를 하게 됐다. 소박하고 정이 많던 상인들이 생각나 군대에서도 고객들에게 편지를 보냈고, 첫 휴가 때는 아까운 시간을 쪼개 시장을 돌면서 고객들에게 인사할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거래를 맺고 싶은 기업체 사장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그 사장이 다니는 교회에 꾸준히 새벽 기도를 다니기도 했다. 그렇게 공들여 쌓은 사장과의 친분은 결국 50억 원의 예금이라는 성과로 돌아왔다.
저자는 자신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업체를 방문할 때 경비원이나 배달원, 전화를 받는 아르바이트 여직원에게도 친절하게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에게도 명함을 주고 공손히 대하면 결국엔 반드시 자신의 편이 되어준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들은 사장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회사가 돌아가는 형편도 생생하게 알기 때문이다. 저자는 또 공장 지대의 중소기업에 영업을 갈 때는 흰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어 격식을 차리기보다는 어두운 색 와이셔츠를 입거나 업무용 점퍼를 입고 찾아갔다. 공장 직원들은 자신들과 비슷한 복장으로 나타나 손에 기름때가 묻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덥석 손을 잡는 저자를 보고 쉽게 마음의 문을 열었다. 현 대표는 “비즈니스 현장은 손바닥 뒤집듯 쉽게 변하는 곳”이라며 “나보다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고 무시했다가도 갑자기 도움을 요청할 일이 생기는 게 비즈니스”라고 조언했다.
저자는 남들이 사무실에서 움츠리고 있는 ‘비 오는 날’을 절호의 영업 기회로 삼았다. 비가 내리면 평소 외근이 많은 고객도 사무실을 지키고 있는 경우가 많고, 빗물에 온몸이 젖어 찾아가면 측은지심을 불러일으켜 성격이 까다로운 고객의 마음도 쉽게 열리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영업뿐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 두루 적용 가능한 노하우를 귀띔해준다. ‘계산을 주도하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라는 점이다. “모임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있었지만 계산하는 순간 먼저 지갑을 여는 사람이 가장 빛나는 사람이다. 모임에 가보면 좌중을 휘어잡던 사람이 막상 계산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오면 뒤로 빠져버리는 경우를 종종 본다. 사람들은 3시간 동안 좌중을 휘어잡은 사람보다 단 10분 만에 계산을 마친 사람을 기억한다.” 저자에 따르면 “조만간 내가 한턱 쏠게” “언제 기회 되면 거하게 한잔하자” 이런 말은 부도가 예견되는 공수표일 뿐이며, 비즈니스에서 부도는 치명적 약점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쓴 스티븐 코비의 아들인 저자는 ‘신뢰가 높아지면 속도는 올라가고 비용은 내려간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신뢰가 실증이 불가능하고 관념적일 뿐이라는 생각을 뒤집어, 신뢰가 경제적 성과와 직접적 연관이 있음을 구체적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신뢰를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 신뢰의 정도와 속도를 측정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신뢰가 어떻게 조직의 성과를 높이는지를 개인, 조직, 대인관계, 시장, 사회 등 5가지 차원에서 보여준다.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로 잘 알려진 저자가 이번에는 20세기에 인류의 삶을 한 단계 진보하도록 이끈 9명의 최고경영자(CEO)들을 탐구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IBM, 메리케이코스메틱스, 에스티로더코스메틱스, RCA, 맥도널드, 소니, 디즈니, 월마트를 키운 CEO들은 열악한 시대에 한계를 뛰어넘어 소신껏 행동했다. 저자는 이들의 생생한 삶을 통해 경영사의 거대한 흐름과 혁신적 아이디어의 탄생, 성공적인 인생 경영법으로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