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적 충동 外

36호 (2009년 7월 Issue 1)

야성적 충동
조지 애커로프·로버트 쉴러 지음/ 랜덤하우스/ 1만5000원
 
2007년 하반기, 갑작스럽게 세계 경기가 침체됐다.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불거지기 전까지는 부동산 가격이 치솟고 주가가 급등했기에 곧 불황이 닥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렇다면 왜 경제 전문가들조차도 경제 위기를 예측하지 못했을까? 유수의 은행이 파산하고, 일자리가 사라지며, 집이 압류되기 전까지 왜 문제를 인식하지 못했을까? 이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경제 활동의 주체인 인간을 ‘최대한의 이익을 추구하는 합리적 인간’으로 정의하는 전통적인 경제학의 기본 가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미국 UC버클리대 경제학 교수이자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 애커로프와, 예일대 경제학 교수이자 예일 경영대학원 금융학 교수인 로버트 쉴러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전통적인 경제 이론은 인간의 심리적 요인, 이른바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의 영향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1936년 경제 사상가 케인스는 저서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 이론>에서 “인간의 적극적인 활동의 대부분은 수학적 기대치에 의존하기보다는 오히려 스스로 만들어낸 낙관주의에 의존하려 한다. 인간의 의지는 추측컨대 오직 ‘야성적 충동’의 결과일 뿐이며, 수량적인 이익에 수량적인 확률을 곱하는 식의 계산적인 이해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썼다. 그는 심리적 요인이야말로 경제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라고 보고, 이를 지칭하는 ‘야성적 충동’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저자들에 따르면, 시간이 흐르면서 경제학자들은 야성적 충동이라는 개념을 간과한 채 지나치게 ‘합리적 기대’와 ‘효율적 시장’만을 강조했다.
 
저자들은 행동경제학에 기반을 두고, 사람들이 야성적 충동에 이끌려 ‘너무나 인간적인’ 행동 양식을 따를 때 경제가 어떻게 되는지 설명한다. 저자들은 심리적 요인을 ‘자신감’ ‘공정성’ ‘부패와 악의’ ‘화폐 착각(money illusion)’ ‘이야기’ 등 5가지로 나누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야성적 충동이 실제로 경제에 미치는 방식을 8가지 질문과 해답을 통해 명쾌하게 설명한다. 질문들은 이를테면 ‘왜 경제는 불황에 빠지는가?’ ‘왜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사람들이 생기는가?’ ‘왜 부동산 시장은 주기적인 부침을 겪는가?’와 같은, 누구나 궁금해 하는 중요한 경제 문제들이다. 사람들이 경제적 동기만을 합리적으로 추구한다면,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전혀 구할 수 없다는 게 저자들의 주장이다.
 
예를 들어 1890년대 미국에 불황이 찾아온 이유는 부패를 비롯해 경제적 실패에 대한 이야기들로 나타난 자신감의 붕괴, 경제 정책의 불공정성에 대한 불만의 고조, 화폐 착각에 따른 소비자 물가 하락의 결과에 대한 무지 등이 당시의 경제 상황에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경제 활동의 원동력으로 야성적 충동을 상정하고, 정부가 야성적 충동이 공공선을 위해 창의적으로 발휘되도록 통제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정부가 경기의 규칙을 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야성적 충동을 사고와 정책에 충실히 반영할 때 오늘날 경제 문제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김정운 지음/ 쌤앤파커스/ 1만3000원
 
독일 베를린 자유대에서 문화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명지대 사회교육대학원 여가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가 신동아 등에 연재했던 칼럼들을 재구성한 책이다. 성공의 단계까지 무작정 달려온 남자들이 왜 어느 순간 자아를 상실한 듯 허무한 느낌이 드는지, 왜 권위와 의무감으로 짓눌리는지에 대한 문화심리학적 분석서다. 저자는 결혼, 육아, 직장, 연봉 등 당연히 추구하고 지켜야 할 가치라고 믿었던 것들을 잠시 잊고, 자기 존재에 대한 질문을 다시 던져보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재미’와 ‘감탄’을 되찾으라고 말한다. 부제는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
 
하이퍼 컴피티션
리처드 다베니 지음/ 21세기북스/2만5000원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는 전통적인 경쟁 우위의 원천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 이제 초경쟁 상황에서 벗어난 산업은 거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저자는 ‘핵심 역량을 키워라’ 같은 전략들은 단기 실적과 수익성을 최대화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생존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초경쟁 시대에는 모방하기 쉬운 소규모의 전략적 공격을 연달아 실행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저자는 이처럼 짧은 기간 동안 유지되는 경쟁 우위를 계속 만들어 나감으로써 기업은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우위를 만들 수 있다고 조언한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89호 Boosting Creativity 2020년 1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