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오프라인 세상이 마비되면서 디지털 전환이 기업의 생존을 위한 돌파구로 여겨졌다. 그러다 보니 개발자의 인기도 어느 때보다 뜨거워졌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테크 기업들은 물론 디지털 경험과 역량이 부족한 레거시 기업들까지 너나 할 것 없이 보상 수준을 높여 ‘개발자 모시기’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수많은 경영자가 간과한 사실이 하나 있다. 개발자 영입이 디지털 전환의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것이다.
애플, 구글, 스포티파이, 우버 등 고객들에게 혁신적인 디지털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기업에서 개발자의 역할은 코드를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이들 기업에서 개발자들은 제품 기획과 사업 전략에도 적극 참여한다. 혁신을 위해서는 다양한 사업적, 기술적 시도를 빠르고 가볍게 반복 검증해보는 실험이 필수다. 책은 이 과정에서 개발자에게 적극적으로 의견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보통 사람들은 리더에게 나쁜 소식을 전달하기를 꺼린다. 사실대로 말하는 걸 원치 않은 탓에 멈춰야 하는 실험이 계속해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엔지니어들에게는 ‘사실’이 중요하다. 엔지니어적 사고방식이란 뚜렷한 자신의 의견을 갖고, 이 의견을 마음속에만 담아두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