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agement by Map

새 길을 찾거나, 아는 것에 집중하거나... 문제는 ‘나’... 내 길을 만들어라

216호 (2017년 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연말 스트레스’ 조사를 보면 가장 많은 수의 직장인들이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으로 ‘나 자신’을 꼽는다. 미래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모두가 ‘미래 예측’에 매달리는 이때에,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 다음과 같은 사례들이 ‘사고의 전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 핀란드 미래위원회는 ‘예측의 성패’를 중시하지 않는다. 어떤 미래에 어떻게 대비할지 고민하고 토론하는 게 핵심이다. 개인 스스로 미래가 불안하다면 ‘나는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라는 실행 중심으로 생각해보자.
2) GE는 미래를 비교적 잘 대비했다. 제프리 이멜트가 가진 최고의 능력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는 능력’이었다.
3) 한밭대장간의 ‘서민 갑부’ 전만배 사장은 ‘쇠 다루는 능력’을 ‘칼을 갈고 만드는 능력’ 하나로 집중시켜버렸다.

위 세 덕목은 어디에 가서 누군가에게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가 자신의 스승이 돼야 한다. 신문을 읽어 수평지식을 넓히고 전문지를 읽어 수직적 지식의 깊이를 심화시켜라.


편집자주
DBR은 지리정보시스템(GIS)을 활용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거나 혁신에 성공한 사례를 소개하는 ‘Management by Map’ 코너를 연재합니다. 지도 위의 거리든, 매장 내의 진열대든, 선수들이 뛰는 그라운드든 공간을 시각화하면 보이지 않던 새로운 정보가 보입니다. 지도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지혜와 통찰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은 ‘나 자신’

“사람은 자신을 욕할 때 가장 외롭다.” 시인 고은이 일기장에 남긴 구절이다. 한 해를 마감하는 12월30일에는 이렇게 썼다. “이제까지의 내가 다른 내가 되기 위해서는 한 번 죽고 한 번 더 태어나야 한다. 내 정신의 삶은 그런 죽음과 재생 없이는 너무 빨리 너무 진부해져 버렸다. 진부해지는 것! 이 이상의 범죄는 없다. 내년. 또 하나의 답습이 아닌가? 비참하구나. 나 자신이 말세 같았다. 말세란 창조의 의미가 전혀 남아 있지 않은 상태일 것이다.”1  자신에 대한 통렬한 성찰을 적었다.

비슷한 마음의 직장인도 많다. 직장인 350명을 대상으로 ‘연말 스트레스’에 대해 조사했다.2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63.2%가 ‘나 자신’이라고 답했다. 이어 ‘직장 상사·동료’ 15.8%, ‘부모님·가족’ 10.5%, ‘친구’ 10.5% 순이었다. ‘연말에 스트레스를 더 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물었다. ‘한 해가 마무리됨에 따른 조급한 마음’이라는 의견(29%)이 1위였다. 이어 ‘인사평가·연봉협상(18.4%)’ ‘금전·경제문제(13.2%)’ ‘새해 준비 부족(13.2%)’ ‘나이·결혼 압박감(10.5%)’ 순이었다.

자신에 대한 불만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매년 커지고 있는가? 그렇다면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다음 세 가지를 짚어볼 일이다. 첫째, 미래 대비의 방식, 둘째, 일의 성격에 대한 재탐색, 셋째, 자신에 대한 재해석이다. 직장인들이 겪는 불안함의 뿌리에는 미래에 대한 걱정이 깔려 있다. 그러나 미래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자신이 선택한 분야, 회사, 부서의 미래가 괜찮을 것인가? 궁금하다. 미래의 불확실성을 현명하게 헤쳐나가기 위해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질문하게 된다.


핀란드 미래위원회

“우리의 임무는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현명하게 준비하는 것이다.”3 2500년 전 아테네 정치가 페리클레스의 주장은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는 현재의 세계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 우리가 미래를 오차 없이 예측할 수는 없으리라. 인식의 한계를 겸손하게 인정해야 한다. 또 한 가지 생각을 달리해볼 부분이 있다. 미래에 대해 상상하고 예측하는 데 그치지 않는 것이다. 미래는 오늘 우리의 행동에 의해 바뀌어 나갈 것이다. 특히 개인의 미래는 더욱 그러하다. 미래는 생각과 행동의 교차로 위에서 준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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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초마다 미래 전망에 관한 서적과 기획 특집이 쏟아진다. 계획의 시즌이기 때문이다. 어떤 미래가 올 것인가? 이렇게 질문하는 것보다 어떤 미래를 만들 수 있을까? 질문을 행동 중심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어떤 미래학자와 연구기관의 미래 예측이 설득력 있는가? 이렇게 질문하는 대신, 가장 미래 대응을 잘해온 개인, 조직, 기업은 누구인가? 그들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 실천적인 지혜를 구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첫 번째로 소개하고 싶은 사례는 핀란드의 미래위원회다. 핀란드 의회에는 200명의 국회의원이 있다. 중앙당, 국민연합당, 사민당, 녹색동맹, 인민당 등 8개 정당이 공동정부와 야당연합을 구성하고 있다. 핀란드 의회는 모두 16개 상임위원회로 구성된다. 법률, 재정, 행정, 교통통신, 농림업, 국방, 교육, 복지, 산업, 고용, 환경 분야로 나뉜다. 가장 눈에 띄는 위원회는 미래위원회(Committee for the Future)이다. 1993년에 만들어졌다. 17명의 국회의원이 일상적으로 미래를 진단한다. 국가 차원의 대비를 어떻게 할 것인지 다양한 공식보고서를 발표하고 세미나도 개최한다.



핀란드 미래위원회가 노키아의 몰락을 예견하지 못했다고 비웃고 말 것인가? 노키아의 좌절에도 불구하고 핀란드는 여러 분야에서 주목할 성과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미래 준비가 특정 기업의 성패를 예측하는 퀴즈게임은 아니다. 미래 대비는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려운 탐색, 실험, 변화의 인내를 요구한다. 대비가 잘되기도 하고 빗나가기도 할 것이다. 우리가 주목할 점은 전체 국회의원의 10%에 해당하는 숫자가 일상적으로 미래를 연구하고 대비한다는 점이다. 더불어 끊임없이 토론하고 합의하는 과정을 거친다. 미래는 예측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확인하는 대상이 아니라 합의와 실천의 영역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우리가 속한 조직의 몇 퍼센트가 일상으로 미래를 챙기고 있는가? 눈뜨고 활동하는 전체 시간 중에서 몇 퍼센트나 꾸준히 미래를 파악하고 대비하고 있나 묻게 된다.


GE - 원점에서 재편하다

두 번째 사례는 GE의 실험이다. GE는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1892년 에디슨이 설립한 GE는 20세기 조명, 발전기, 터빈을 바탕으로 미국 제조업의 대표 기업으로 발전했다. 2010년부터 GE는 제조 분야에서 확보한 역량을 디지털로 급격히 재편하고 있다. 세계 10대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이 되기 위해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IBM과 경쟁하겠다고 선언했다. 축구선수로 뛰던 사람이 이젠 온라인 게임 선수가 되겠다고 선언한 것만큼 어색했다. 그간 발전해온 성공방정식을 스스로 폐기하고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성과는 생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GE의 변신을 ‘120년이 넘은 거대 기업이 스타트업처럼 움직인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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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금융위기 이후 GE그룹은 변화의 기로에 섰다. 그룹 매출의 45%를 담당하던 GE캐피탈은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GE의 주가는 60달러에서 7달러까지 폭락하며 위기가 몰려왔다. GE는 2001년부터 진행하던 사업구조 재편에 생사를 걸었다. 보험, 플라스틱, NBC유니버설, 가전, 부동산 계열사는 매각했다. 엔론 풍력발전, 아머샘(의료장비), 스미스 우주항공, 루프킨 항공사, 알스톰발전을 인수합병했다. GE의 과거를 버리고 새로운 미래를 위해 행동에 나선 것이다. <그림 3>을 살펴보자. 2001년 기준 비핵심사업(17%)과 금융(45%)을 매각·축소하고 2018년 핵심 산업인 에너지, 항공, 교통, 산업인프라의 사업 비중을 90%까지 끌어올리려는 계획이다. 기존 사업구조의 62%를 바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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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가 어떻게 미래를 그려 가는지 궁금하다면 <지도 1>을 들여다 보자. 점점이 노랗게 표시된 곳은 미국 주요 도시다. 송사리처럼 하늘색으로 꼬리 가그려진 수많은 표시들은 항공기의 위치들이다. 대륙과 바다를 이동하는 항공기의 이동궤적이 GE항공 관제센터 IoT 지도 위에 표시된다. GE는 세계 항공엔진 시장의 65%를 점유하고 있다. 훌륭한 성적이다. GE는 항공엔진에 400개가 넘는 IoT 센서를 부착한다. 2000도가 넘는 엔진의 온도를 견딜 수 있다. 비행기가 움직이는 전 과정에서 이상징후를 찾아내 실시간 대처하기 위해서다. 자신의 비행기가 추락해도 괜찮은 항공사는 없다. 새로운 IoT 기반의 디지털 관제서비스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이유다. 전통적인 제조업에 데이터 분석 과학적인 서비스가 접목된 결과가 <지도 1>에 압축됐다. GE 방식의 4차 산업혁명은 <지도 1> 속에서 실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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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대장간 - 외부의 눈으로 다시 보다


세 번째는 한밭대장간의 성공 사례다.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면 3·4대를 이어 대장장이로 일하는 전만배 사장의 가족을 만날 수 있다. 수산시장 상인들이 사용하는 식칼 한 자루를 숫돌에 갈아주면 2000원을 받는다. 일식집에서 사용하는 요리사용 회칼은 1만 원을 받는다. 칼갈이만 하는 것은 아니다. 칼을 만들어 판매도 한다. 한밭대장간에서 제작한 칼의 가격은 생선토막용 식칼 2만 원에서부터 일식 요리전문가용 65만 원까지 다양하다. 온라인 쇼핑몰도 운영 중이다. 전만배 사장은 칼 한 가지로만 30억∼40억 원의 개인자산을 일궜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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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대장간은 1927년 전종식 창업자가 충남 부여군 세도면에서 시작했다. 제2대 전하창 사장은 중학교를 다니던 아들에게 대장간 일을 가르쳤다. 3대 전만배 사장은 14살부터 대장장이의 길을 걸어왔다. 1980년대 농기구의 기계화 바람이 불었고 값싼 중국산 농기구가 전국을 휩쓸었다. 전만배 사장의 앞날은 막막했다. 하는 수 없이 대장간에서 만든 수십 가지 제품을 용달차에 싣고 전국 재래시장을 떠돌기 시작했다. 5년째 전국의 시장을 옮겨 다니던 어느 날이었다. 우연히 시장에서 칼갈이를 하는 어르신을 만났다. 그리고 요리사용 칼 한 자루에 1200만 원이나 한다는 일본 이야기를 접한다. 자신의 집안에서 대대로 내려온 쇠를 다루는 능력을 칼 한 가지에 집중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고객들 가까이로 근거지를 옮기기로 결정한다.



충청도의 대장간은 그대로 남기기로 했다. 대신 판매와 서비스를 전담할 점포를 서울에 내기로 했다. 서울시 지도를 펼쳐놓고 고심했다. 노량진 수산시장으로 결정했다. 전만배 사장의 결정은 ‘신의 한 수’처럼 지혜로웠다. <지도 2>는 2013년 서울에서 OO카드로 결제된 일식·수산물 전문식당의 소비금액을 GIS(지리정보시스템) 밀집도로 시각화한 것이다. 약 7996억 원에 해당된다. OO카드의 시장점유율을 고려하면 약 3조 원 규모 이상의 소비패턴을 담고 있다. <지도 2>의 왼쪽 지도에서 붉은색 지역의 소비액이 가장 높다. 강북에서는 을지로와 광화문·종로지역, 강남에서는 테헤란로와 강남구 일대가 중요하다. <지도 2>의 오른쪽 지도는 해산·수산물 전문식당 4566개의 밀집도를 보여준다. 서울에서 일식·횟집 밀도가 높으면 요리사도 가장 많이 일한다는 뜻이다. 한밭대장간 판매점은 수산시장 상인들과 일식 전문 요리사들의 접근성이 가장 좋은 노량진을 선택했다. 일상적 수요와 고급 수요를 동시에 겨냥한 입지 선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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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전문화하되 한걸음 더 나아가서 기왕 하는 거라면 100개 만들어 1만 원을 버느니 차라리 한 개를 만들어서 1만 원을 버는 게 낫다는 판단하에 고급화 상표를 만들기 시작했죠.” ‘백년의 가게’ 다큐멘터리에서 밝힌 전만배 사장의 경영전략이다. 일식요리사용 전문 칼은 연마과정만 8단계가 필요하다. 회칼의 몸통에 미세하게 칼 안쪽으로 곡면틈을 만들어 회를 뜰 때 회가 칼에 들러붙지 않게 하는 에어커튼(공기막)을 만들어줘야 한다. 까다로운 수요에 전문기술로 화답해왔다. 사양길에 접어들었다고 모두 떠날 때 다시 외부 시장의 눈으로 자신의 업을 재조명했다. 전문화, 브랜드화, 고급화를 두루 성취했다.


수평과 수직의 교차로에 우뚝 서라

7년 동안 고심했다. 1994년 봄, 당시 GE CEO 잭 웰치는 임기를 7년이나 남겨놓고 있었다. 미래에 20년 정도 GE를 이끌어 나갈 후계자를 선택해야만 했다. 잭 웰치는 준비기간을 7년 정도로 잡았다. 인사 담당 척 오코스키 부사장에게 이상적인 CEO가 갖춰야 할 자질을 정리해 보라고 지시했다. 도덕성, 가치, 경험, 비전, 리더십, 결단력, 공정성, 에너지, 균형 감각, 용기 등이 목록에 올라왔다. 무려 32가지의 자질이 거론됐다. 그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는 사람은 지구상에는 없었다.


일단 23명의 후보를 1차로 추려내고 최종심에 3명을 남겼다. 잭 웰치는 이사회에 제프리 이멜트를 단독 추천했고 만장일치로 승인 받았다. 제프리 이멜트가 이상적인 CEO 32가지 덕목을 모두 가졌을 리 없다. 2001년에 임기를 시작해 올해까지 제프리 이멜트의 리더십은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다. 당시 이사회에서 신임 CEO 후보자에 대해 가장 중요하게 살폈던 점은 무엇일까? “제프리 이멜트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성장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많은 지식을 쌓아왔고 뛰어난 지성과 결단력을 소유했다”고 진단했다.6 그날 이사회는 GE의 미래를 위해 가장 현명한 결정을 내렸다. 지금, GE의 현황을 본다면 그렇다.


제프리 이멜트의 지성이 잘 표현된 자료가 있다. 2015년 GE 연차보고서에서 제프리 이멜트는 ‘수직·수평 교차로’를 제시한다. (그림 6) GE가 추구하는 ①차별적 역량(Unique Ability)은 수평적 역량과 수직적 전문성이 만나는 교차로에서 가능하다. ②수평적 역량은 전체 산업 분야를 수평으로 펼쳐 GE가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를 분별해 내는 역량을 말한다. ③은 선택 기준이다. GE라는 특성에 맞는 산업 규모, 효율성, 최적화, 적절한 다양성, 리스크 분산을 고려한다. ④수직은 전문성의 깊이를 상징한다. 심층적인 지식과 차별화 역량이 필요하다. 잭 웰치 시대의 원칙이 계승되고 있다. GE가 진출한 분야에서는 세계 1∼2등의 선도적 지위를 추구한다. 최고가 될 수 없으면 미련을 버린다. 그렇게 ⑤차별적 역량은 ⑥에서 표현된 글로벌, 단순화, 디지털, 기술력의 방향으로 진행된다. 제프리 이멜트는 수직과 수평 2개 단어로 GE의 미래를 향한 나침반을 제시한다.


자신에 대한 재인식

연초 세계경제포럼(WEF)은 2020년까지 일자리 500만 개가 사라질 거라고 발표했다.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는 전 세계 9대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100위권에 속하는 15개 지역 371개 기업의 인사 담당 임원(CHROs)과 전략 담당 임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작성됐다. 371개 기업의 임직원을 모두 합하면 1300만 명이다. 이 보고서는 경제학자나 미래학자의 의견이 아니라 기업현장의 최고경영진의 생각을 담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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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담긴 당면한 미래의 변화요인들은 2가지 큰 틀로 구분됐다. 하나는 인구사회경제적 변화이고 다른 하나는 기술의 변화다. 가장 주목할 항목이 있다. ‘업무의 성격변화’다. 지금 우리가 익숙해져 있는 업무의 성격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GE항공의 임직원들은 전통적인 제조업무를 넘어서 센서가 생성하는 수백만 건의 빅데이터를 처리한다. 엔진에서 생성된 대용량의 데이터를 진단, 예측, 처방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프리딕스(Predix)를 활용한다.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는 현대인에게 필요한 직무역량을 압축해 놓았다.7 (그림 8) 잭 웰치가 미래의 CEO에게 필요한 덕목을 32가지 고려했다면 미래 직장인에게는 35가지의 세부역량이 요구된다. 제프리 이멜트가 32가지를 모두 만족시킬 수 없듯이 우리도 35가지 모두 잘할 수 없다. 하지만 스스로 무엇이 강점이고 약점인지 살펴볼 일이다. <그림 8>에 1∼4번 번호를 붙여 놓았다.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에서 가장 중요하게 요구되는 역량의 우선순위를 표시한 것이다. ‘인지역량’이 가장 중요하게 선정됐다. 인지역량을 가장 쉽게 풀이해보면 ‘새것을 배워나가는 지적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GE가 미래 CEO에게 가장 중요하게 요구했던 역량과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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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출발지도 도착지도 자신이다

제프리 이멜트의 미래 준비는 일상 속에 있었다. 매일 아침 <월스트리트저널> 중간 섹션을 챙겨 읽는다. <파이낸셜타임스>에서 ‘FX 인덱스’와 두 번째 섹션을 읽는다. <뉴욕타임스>에서는 경제·경영면만 챙겨 읽는다. 는 스포츠를 제일 먼저 읽고, 그 다음에 비즈니스면을 읽고, 생활 섹션을 훑어본다. <뉴욕포스트>지는 6페이지와 비즈니스면 일부만 본다. 대략 1주일에 40개 전문지를 챙겨본다. 주간지 중에서는
<패스트컴퍼니> <비즈니스위크> 항공, 화학, 헬스케어 등을 우선 챙겨본다.8  신문은 세상을 수평으로 파악하기 좋다. 전문지는 분야별 깊이를 수직으로 챙기기 유리하다. 수평과 수직이 교차하는 영역에서 새로움을 엮어내고 이전에 없던 것을 만들기로 행동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한밭대장간 전만배 장인은 일식 요리사들이 영업을 마치고 칼을 점검하러 찾아오는 새벽 3시에 가게문을 연다. 집에는 ‘칼 연구소’가 따로 있다. 전 세계에서 수집한 뛰어난 칼들을 연구한다. 대전 대장간 공장은 ‘칼 실험실’이다. 시장조사를 하기 위해 1년에 한 번은 꼭 전국일주를 한다. 일본, 독일, 태국 등 대표적인 칼 생산국 제품들의 변화에 대한 분석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넓게 둘러보고 깊게 분석하려고 노력한다. 어제보다 더 괜찮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쇠를 두드리고 숫돌을 돌린다.

e메일을 작성하는 건 ‘작문’이다. <전쟁과 평화>를 쓰는 건 ‘창작’이다. 마크 트웨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작문과 창작은 반딧불이(lightning bug)와 번갯불(lightning)만큼 서로 다르다. 1만 개의 e메일을 써서 모은다고 위대한 소설이 되지는 않는다.9 그저 일상을 나열한다고 저절로 창조적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무기력에서 벗어난 창조적 존재가 되기 위한 첫 번째 시작은 ‘감탄’이다. 무엇이든 자신을 감탄하게 만드는 분야, 조직, 자신을 만나야 한다. 자신의 일상 속에 ‘감탄’의 스파크가 일어나도록 수평으로 살피고 수직으로 챙겨볼 일이다.

시인 고은의 40대 일기에는 자기에 대한 격려와 비판이 수없이 반복된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써 나간다. 그해 5월14일 일기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오전에 시인 지망의 청년이 찾아왔다. 스승이 되어달라 했다. ‘시에 스승은 필요 없다’고 말해주었다. ‘네가 네 스승이다. 네가 너에게 찾아가거라’ 하고 말해주었다. 눈물이 글썽거렸다.” 자기 스스로 자신의 스승이 되어라. 올해 만난 최고의 문장 중 하나이다. 우리가 자기 스스로를 창조적 존재로 이끌어가는 스승이 될 수 있다면 감탄의 스파크는 늘어날 것이다. 사람은 스스로 감탄할 때 가장 뿌듯하다. 스스로 감동을 느낄 때 가장 행복할 것이다. 그럴 때 미래에 대한 불안함은 줄고 설렘은 늘어날 것이다.


송규봉 GIS United 대표 mapinsite@gisutd.com
송규봉 대표는 ㈜GIS United 대표를 맡고 있으며 연세대 생활환경과학대학원 겸임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GIS를 전공했으며 와튼경영대학원과 하버드대에서 GIS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저서로는 <미국 인터넷산업의 지도>와 <비즈니스 GIS> <지도, 세상을 읽는 생각의 프레임> 등이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51호 Diversity in Talent Management 2022년 08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