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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다르게 생각하자, 괴짜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한근태 | 194호 (2016년 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남들과 같은 생각을 하면 남들과 비슷한 삶을 살 수밖에 없다. 남들이 만드는 물건과 비슷한 물건을 만들면서 남들보다 잘살 수는 없다. 요즘 기업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는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다. <괴짜처럼 생각하기>의 필자들은 괴짜처럼 생각하기 위한 단계로 자기 앞에 놓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쉽게 시도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생각할 것, 문제의 증상이 아닌 근본 원인을 찾아낼 것, 인센티브의 기본 원칙을 이해하고 적절히 설득할 것, 괴짜 사고법에 의해 도출된 결과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도 설득할 것, 포기해야 할 때는 과감히 포기하는 용기를 가질 것 등을 주장한다.

 

패널티킥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정답은 가운데로 차는 것이다. 골키퍼는 볼을 차는 순간 대부분 몸을 움직인다. 오른쪽으로 몸을 날리는 경우 57%, 왼쪽으로 날리는 경우 41%, 그 자리를 지키는 경우는 2%에 불과하다. 중앙으로 골을 차면 성공 확률이 7%나 올라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7%만이 가운데로 찬다고 한다.

 

결혼하는 것이 유리할까, 아니면 미혼으로 혼자 사는 것이 유리할까? 결혼한 사람이 혼자 사는 사람보다 행복한 것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결혼이 행복을 유발하는 것일까? 꼭 그런 건 아니다. 애초에 행복한 사람이 결혼할 확률이 높다.

 

이 책은 괴짜에 관한 얘기다. 우리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괴짜들은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의심하고 파헤친다. 그렇기 때문에 주는 메시지가 강력하다.

 

피드백을 통해 배우라

 

어떤 액션이 효과적인지, 아닌지를 알기 위해서는 피드백을 받아봐야 한다. 전단지 광고도 그렇다. 광고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3개월 동안 40개 그룹 중 한 그룹은 기존대로 매주 월요일 전단지를 뿌리고 다른 그룹은 전단지 배포를 중단했다. 그 결과 매출에 아무 영향이 없었다. 이게 피드백이다. 이 회사는 쓸데없이 수백만 달러의 광고비를 낭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실험을 하면 쓸데없는 논란을 단칼에 제거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종류의 실험을 거의 하지 않는다. 하나는전통때문이다. 그동안 잘해왔다는 관행을 들어 하지 않는다. 또 하나는 전문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기 때문에 쓸데없는 일을 많이 하고 있다. 배움의 열쇠는 피드백이다. 피드백이 없으면 배울 수 없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게 된다.

 

제대로 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질문이 잘못되면 잘못된 답을 얻는다. 우리들 중 상당수의 관점은 언론의 영향을 받았을 확률이 높다. 대부분 사람들은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 그 견해에 공감이 가면 그 위에 자신의 직관을 슬쩍 얹는다. 교육 문제가 그렇다. 대부분 사람들은 미국 교육이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학생들이 학교에 머무는 시간은 1년에 180, 하루에 7시간에 불과하다. 이 시간에도 공부만 하는 건 아니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식사하고 이 교실 저 교실로 옮겨 다닌다. 게다가 아이들 인생의 첫 3∼4년은 주로 집에서 지낸다. 하지만 교육에 있어 가족 역할이나 문제점은 거의 얘기하지 않는다. 모든 잘못을 학교로 돌린다. 교육 개혁하면 자동으로 학교 교육을 연상한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아이들 성적이 좋지 않은 것은 학교보다 부모의 잘못이 더 클 수 있다. 근데 그런 얘기는 하지 않는다. 바보천치도 부모가 될 수 있다. 아이들 문제의 많은 것이 부모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학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부모와 아이에게 많은 걸 요구해야 한다. 그래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어떤 문제든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그 문제의 원인이 뭔지를 정확하게 규정해야 한다.

 

 

 

상식에만 머무는 세상을 바꾸는

천재 경제학자의 사고혁명

괴짜처럼 생각하라

저자 스티븐 레빗,스티븐 더브너,

번역 안진환, 웅진지식하우스,2015

 

2000년 가을 일본 청년 고바야시 다케루는 먹기 대회의 슈퍼볼이라 할 수 있는 국제 핫도그 대회, ‘네이선스 페이머스에 참가한다. 이 대회는 40년 역사를 갖고 있고 ESPN을 통해 전국에 중계되며 1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시청한다. 게임 규칙은 간단하다 12분 안에 핫도그를 최대한 많이 먹으면 된다. 입 안에 들어간 핫도그가 입 밖으로 나오면 실격이다. 그가 참가한 2001년 기준으로 25+8분의 1개가 최고 기록이었다. 고바야시는 첫 출전에서 무려 50개를 먹는 데 성공하며 압도적 우승을 차지한다. 실적도 기존 기록의 딱 두 배다. 호리호리한 체격의 스물세 살 청년이 세계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이후 기록을 53+4분의 3개까지 끌어올렸고 6년을 연속 우승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그는 그냥 먹는 데만 집중한 다른 선수들과 달리 열심히 기존 선수들을 관찰하고 나름의 노하우를 개발했다. 먼저 핫도그를 절반으로 잘라 먹었다. 입이 해야 할 일을 손이 대신 함으로써 시간을 절약했다. 소시지와 빵을 따로 먹었다. 밀도 차이로 인한 시간낭비를 줄이기 위해서였다. 빵은 부피가 크고 많이 씹어야 한다. 그는 소시지를 빵에서 빼내 소시지를 먼저 먹고 빵을 먹었다. 그 빵마저 물컵에 담갔다 물기를 짜낸 뒤 입에 넣었다. 축축한 빵을 먹음으로써 목이 덜 말랐고 덕분에 물 마시는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컨디션 조절에도 신경을 썼다. 많이 자고 근력운동도 했다. 여기서 두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첫째, 그는 질문이 달랐다. 다른 선수들은어떻게 하면 더 많은 핫도그를 먹을까란 질문을 던졌는데 그는어떻게 하면 핫도그를 쉽게 먹을 수 있을까란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을 토대로 실험했고 피드백을 수집했다. 문제를 재규정한 것이다. 먹기 경쟁을 특별한 훈련과 전략을 필요로 하는 스포츠로 규정한 것이다.

 

돈이 되는 괴짜 생각법

 

1980년대 초만 해도 궤양의 원인은 스트레스나 자극적인 음식으로 인한 위산 과다분비였다. 치료법 역시 위산 분비를 막기 위한 알약과 스트레스 감소를 위해 안정을 취하는 것인데 별 효과가 없었다. 증상 완화가 고작이었다. 호주의 젊은 의사 배리 마셜은 궤양 치료법이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보며 궤양의 원인이 다른 데 있는 게 아닐까 의심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원인이 실제로는 증상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그때 한 병리학자가 이 문제 해결에 합류한다. 박테리아는 산()성인 위에서 살 수 없는데 위에 박테리아가 있는 환자들을 여럿 발견한 것이다. 그래서 찾아낸 것이 바로헬리코박터 파일로리란 박테리아다. 이게 원인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박테리아가 궤양의 근본 원인임을 증명하기 위해 스스로 박테리아를 통째로 삼켰다. 5일 만에 구토가 치밀기 시작했고 10일이 지난 후 위를 검사하니 박테리아로 가득했다. 위염이 발생했고 점차 궤양으로 진행 중이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진정한 원인이란 점이 증명된 것이다.

 

그럼 이 괴짜 생각법으로 돈도 벌 수 있을까? 물론이다. 스마일트레인이란 비영리단체를 운영하는 브라이언 멀래니는 구순구개열 환자를 돕는 일을 했다. 처음에는 직접 현지에 가서 수술을 돕다 한계에 봉착하자 수술을 할 수 있도록 현지 의사를 교육시키는 것으로 작전을 바꿨다. 광고 관련 일을 할 때 사용하던 기술을 이용한 결과 10억 달러가 넘는 지원금을 모았다. 그는 잠재기부자 목록을 뽑고, 메시지를 세련되게 다듬고, 연민을 자아내는 요소와 긍정적 에너지를 적절하게 혼합했다. 그는 가장 먼저사람들이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이유는 무얼까를 생각했다. 진정으로 타인을 돕고 싶다는 것과 기부를 통한 만족감이 그것이다. 근데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기부 요청에 대한 사회적 압력이다. 사회적 압력을 가하되 일회로 끝내자는 것이 그의 아이디어였다. “한 번만 기부를 해주면 다시는 귀찮게 기부 요청을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최초 기부를 한 사람은 1년에 평균 18번의 우편물을 받는다. 좋든 싫든 그 단체와 장기적 관계를 맺게 된다. 사람들은 그런 장기적 관계를 원하지 않는다. 자선단체의 스토킹을 짜증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결과는 어땠을까? 이 우편물을 받고 최초 기부자가 된 사람이 평소의 두 배였다. 엄청난 성과였다. 기부자에게 세 가지 회신용 엽서를 줬다. 첫째, 이게 마지막 기부다. 둘째, 1년에 2회만 받겠다. 셋째, 정기적으로 우편물을 보내겠다. 우편물을 받지 않겠다는 사람은 3분의 1에 불과했다. 큰 효과를 얻은 이유는 참신함, 솔직함, 통제력 때문이었다.

 

인센티브에는 역효과가 많다. 멕시코시티에는 차량제한제도가 있다. 근데 제도 시행 이후 차가 오히려 늘었다. 제한규칙을 피하기 위해 중고차를 하나 더 구입했기 때문인데 그런 자동차 중에는 기름을 많이 먹는 구형모델이 많았다. 인센티브가 원래 취지와는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코브라효과라고 부른다. 인도에서 코브라를 없애기 위해 코브라 껍질을 가져온 사람을 보상했더니 오히려 늘었다. 집에서 코브라를 키우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인데 여기서 유래된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센티브를 만들 때는 다음 생각을 해야 한다. 첫째, 인센티브 정책을 내도 그보다 똑똑한 사람들은 늘 있게 마련이다. 둘째, 사람들은 기대한 대로 행동하지 않는다. 셋째,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얄팍한 위장술의 경우는 패를 들키기 마련이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로 대하는 것이다. 그러면 협력의 틀로 관계를 바꿀 수 있다. 인센티브 계획을 세울 때는 진정 그들이 중시하는 게 뭔지를 파악해야 한다. 가치를 제공하는 동시에 비용도 적게 드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사람들 반응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급적 협력적 틀로 변화시켜야 한다. 올바른 일이란 이유만으로 특정 행동을 할 거란 기대를 버려야 한다.

 

록밴드 밴 헤일런의 보컬이자 핵심 멤버인 데이비드 리 로스는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이 밴드의 순회공연 계약서는 53쪽에 달하는데 짝수 날에 먹을 음식과 홀수 날에 먹을 음식이 다르다. 생수의 종류까지 규정한다. 간식에는 앰앤앰초콜릿이 들어 있는데 갈색 초콜릿은 빼라고 명시돼 있다. 다들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쓰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라이브공연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무대구조, 지원, 전력 시스템 등 모든 측면에서 철저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디테일이 중요하다. 근데 이들이 제대로 이를 실행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초콜릿은 이를 파악하는 도구 중 하나다. 갈색 초콜릿이 발견된다는 것은 계약조항을 꼼꼼하게 읽지 않았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자포스의 채용 절차는 흥미롭다. 쓸데없는 사람들을 사전에 걸러내는 것이 핵심이다. 지원 절차를 복잡하게 만들어놓으면 지원자 수가 팍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성실하지 않은 태도로 근무하거나 몇 주 만에 그만둘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아예 차단하는 것이다.

 

자포스의 채용 절차는 흥미롭다. 쓸데없는 사람들을 사전에 걸러내는 것이 핵심이다. 지원 절차를 복잡하게 만들어놓으면 지원자 수가 팍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성실하지 않은 태도로 근무하거나 몇 주 만에 그만둘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아예 차단하는 것이다. 퇴사 권유를 하기도 한다. 몇 주간 신입사원 교육을 받은 후 퇴사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만두는 직원은 교육받은 시간에 해당하는 임금 플러스 한 달치 봉급을 준다. 이들은 퇴사인터뷰를 하고 향후 다시는 이 회사에 오지 않겠다는 약속만 하면 된다. 사실 이 제도는 돈과 회사 중 하나를 택하라고 직원들에게 묻는 과정이다. 돈을 더 중시하는 직원을 사전에 골라내겠다는 것이다.

 

사기를 계획하는 사람에게 인터넷은 엄청난 선물이다. 접촉에 드는 비용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잘 속는 사람을 저절로 추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터무니없는 e메일을 보내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세상물정을 알면 그런 e메일은 바로 삭제한다. 사기 e메일의 목적은 실행에 부적합한 사람을 쫓아버리는 데 있다. 제일 유명한 것이 나이지리아 사기와 스페인 죄수 사기이다. 자신이 엄청난 돈이 있는데 도와주면 돈의 일부를 주겠다는 논리다. 말이 되지 않는다. 근데 이런 사기를 치는 이유는 거기에 넘어가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1만 통을 보내면 9900통은 없어지고 거기에 걸려든 100명이 남는다. 잠재적 피해자의 공통점은 잘 속아넘어가는 사람들이란 것이다. 잘 속는 사람들을 저절로 추리는 방법은 이처럼 터무니 없는 e메일을 보내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테러리스트를 구분할 수도 있다. 은행의 이용 행태를 관찰하는 것이다. 이들은 처음에 거액을 예치한다. 조금씩 꾸준히 현금으로 인출한다. 지속적으로 예금액을 채우지 않는다. 임대료, 공과금, 보험료 같은 생활비 지출이 없다. 일부는 해외에서 받거나 해외로 보내는데 그 액수가 금융당국에 신고해야 하는 액수 이하이다.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라

 

설득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가 인류에게 얼마나 위험하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배운 사람일수록 덜 심각하게 느낀다는 결과가 나왔다. 놀라운 일이다. 테러리스트들의 교육 수준이 상당히 높은 것도 그렇다. 똑똑하고 많이 배운 사람일수록 자기 생각에 확신을 갖는다. 하지만 확신이 큰 것과 생각이 옳은 것은 다른 얘기다. 기후변화는 사실 보통 사람들이 깊게 생각하지 않는 이슈다. 바쁜 일상에 치여 그런 문제를 붙들고 씨름할 겨를이 없다. 그저 본능적으로 예전에 주워 들었던 약간의 정보를 바탕으로 자기 입장을 지킬 뿐이다. 넛지운동의 선구자 리처드 탈러와 캐스 선스타인은 일찍이 이 딜레마를 인식했다. 억지로 상대를 설득하기보다 미묘한 설정 변화로 그들의 행동을 바꾸는 것이 효과적이란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 견해는 이데올로기와 대중심리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이를 언급하면 상대는 거부감을 보인다. 중요한 건 내가 아니라 상대방이다. 결정권은 상대가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편 주장의 강점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 자기 주장이 무시되고 있다고 생각되면 상대는 더 이상 대화하려 하지 않는다. 상대를 절대 모욕해서는 안 된다. 모욕으로 상대를 설득할 수는 없다. 비방과 욕설은 적을 만들 뿐이다.

 

 

방법 중 하나가 스토리다. 미 국방부 공직윤리책임관 스티브 엡스타인은 직원들에게 해도 되는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인지시켜야 했다. 어떻게 하면 재미없는 얘기를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는 실화를 모아 <공직윤리위반 백과사전>을 만들었다. 연방공무원들이 저지른 대대적인 실수를 모은 책이다. 직원남용, 뇌물수수, 이해관계의 상충, 정치활동 위반 등등미 정부 역사상 가장 재미있는 출판물이다.

 

자신의 소형 밴을 사무실 앞에 세우고 모든 컴퓨터 장비를 훔쳐 다음 날 자기 집 마당 앞에서 내놓고 팔았던 연방공무원 이야기, 불륜 관계를 끝내려고 거짓으로 자신이 사망했다고 꾸민 군장교, 펜타곤 사무실에 앉아 부동산 중개에 열중한 여직원 등등….

 

성경의 십계명을 다 기억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성경에 나온 사례들은 다 기억한다. 가장 유명한 것은 다윗왕이 부하의 부인 밧세바와 동침해 그녀를 임신시킨 얘기다. 그리고 그 죄를 은폐하고자 밧세바 남편을 전쟁에 내보내 죽게 만든 것이다. 하나님은 선지자 나단을 보낸다. 어떻게 하면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까?

 

나단은 이런 얘기를 들려준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 얘기다. 부자는 많은 가축이 있고, 가난한 자에게는 어린 양 한 마리만 있다. 하루는 나그네가 부자를 찾아왔고 부자는 나그네를 대접하고 싶었다. 근데 자기 양은 잡고 싶지 않아 가난한 사람의 하나밖에 없는 양을 잡아 나그네를 대접했다. 얘기를 들은 다윗은 분개했다. “그런 짓을 한 자는 죽어 마땅하다그러자 나단이그게 바로 당신이다라고 말한다. 그는 십계명을 들먹이며 질책하지 않았다.

 

시기적절하다면 포기에도 장점이 많다. 근데 잘 포기하지 못한다. 첫째, 포기는 실패의 징후라는 처칠의 말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둘째, 매몰비용 때문이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를콩코드 오류라고 부른다. 경제성이 낮은 것은 알았지만 너무 많은 돈이 투자돼 접을 수 없었던 것이다. 셋째, 실제 들어가는 비용만 생각하지 기회비용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오늘 쓸모 없는 것을 버리지 않으면 내일의 문제를 풀 수 없다. 우리가 시도하는 대부분의 것들은 실패한다. 실패 비용을 줄여야 한다. 가진 자원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가망 없는 프로젝트를 과감하게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실패비용을 줄여야 한다. 아이디어가 가망 없음을 깨닫고 포기해야 할 때를 판단하는 것이 젤 어렵다. 신속하고 값싸게 실패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엔 중국에 문을 연 다국적 소매체인의 이야기다. 오픈 예정날짜를 두 달 앞 둔 시점에서 7명의 팀장에게 상황을 보고받았다. 모두 제 날짜에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답변이다. 이 회사는 예측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직원들은 누구나 익명으로 작게 내기를 할 수 있다. 제 날짜에 오픈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의견을 물었는데 92%가 제 날짜에 오픈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실제로 결국 제 날짜에 오픈하지 못했다. 이를 무시하고 밀어붙이면 비극적인 일이 벌어질 수 있다. 1986 128일 나사(NASA)가 발사한 챌린저호가 그렇다. 그들은 이미 수차례 발사를 연기했다. 당시 대중의 관심이 엄청났는데 우주비행사 중 한 명이 뉴햄프셔의 고교 교사 크리스타 매콜리프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체연료 공급자 몰튼 타이콜의 앨런 맥도널드는 연기를 주장했다. 차가운 날씨 때문에 추진로켓에서 고온의 가스를 막는 오링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란 이유였다. 예전과는 달리 나사 직원들이 크게 반발했다. 당연히 그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당시 회의장에 없던 그의 상사가 대신 승인을 했다. 다음 날 챌린저호는 발사 73초 만에 공중 폭발해 전원 사망했다. 전문가가 실패 원인을 정확히 예상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 이런 비극으로 연결됐다.

 

실패 전 실패의 요인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사전 부검의 개념이다. 너무 늦기 전에 무엇이 잘못될 수 있는지를 찾으려는 노력이다. 프로젝트와 관련된 사람들을 모아놓고 출범 후 비참하게 실패할 것으로 상상하게 한다. 그런 후 각자 정확한 실패 이유를 적게 한다. 익명성이 보장돼야 한다. 남들과 같은 생각을 하면 남들과 비슷한 삶을 살 수밖에 없다. 남들이 만드는 물건과 비슷한 물건을 만들면서 남들보다 잘 살수는 없다. 요즘 기업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는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다. 같은 사건도 다른 시각을 갖고 볼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이 그런 것에 여러 아이디어를 줄 것이다.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kthan@assist.ac.kr

 

필자는 서울대 섬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애크론대에서 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핀란드 헬싱키경제경영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MBA)를 받았다. 대우자동차 이사, IBS컨설팅그룹 상무, 한국리더십센터 소장 등을 지냈고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겸임 교수를 맡고 있다.

  • 한근태 한근태 | - (현) 한스컨설팅 대표
    -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 교수
    - 대우자동차 이사 IBS 컨설팅 그룹 상무
    - 한국리더십센터 소장
    kthan@ass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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