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of Analysis

한국의 이혼율이 프랑스보다 높다고? 맥락 없는 비교는 오해만 키운다

192호 (2016년 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비교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두 가지 원칙을 기억해야 한다. 첫째, 비교를 할 때에는 비교하는 것들의 특성이 같아야 한다. 즉 비교를 하는 대상들의 특성에 대한 정의가 같아야 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미국과 한국의 실업률을 비교할 때에는 두 나라에서실업의 정의가 같은지부터 따져야 한다. 둘째, 비교의 대상이 되는 특성들을 제외한 다른 조건들은 서로 비슷해야 한다. 국가별로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비교할 때에는 각 국가의 1인당 평균 주행거리, 도로사정 등 다양한 부분을 따져봐야 한다. 그 조건이 비슷할 때에만 비교가 정확한 의미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숫자의 올바른 비교

 

비교란 둘 이상의 사물을 견주어 서로 간의 유사점, 차이점, 일반 법칙 따위를 고찰하는 것이다. 통계학자인 스테픈 캠벨(Stephen Campbell)비교를 하는 것은 삶에 있어서 핵심적이고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듯이 무엇인가를 비교하는 것은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매우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행위다. 예를 들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강력한 힘인 부러움, 시기, 질투 같은 감정은 비교에 근거해서 생겨난다. 즉 나에게 없거나 부족한 것을 남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부러움, 시기, 질투 같은 감정이 작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의 저술가 해럴드 코핀(Harold Coffin)은 시샘이란내가 가진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을 세는 기술이다라고 정의하기도 했다.1 그리고 그런 감정은 때로는 매우 강력해서 심지어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기까지 한다.

 

 

 

 

비교가 일상적인 행위라는 것은 비교의 대상이 사실 무한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스마트폰, , , , 젊음, 아름다움, 권력, 지능, 지식, 지혜, 행운, 장점, 경쟁력, 업적, 심지어 인생 목표나 소망도 비교 대상이 된다. 그 대상 중에는 노력으로 얻은 것도 있지만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것도 있다. 한때 병역 관련 특혜와 관련해 유행했던장군의 아들’ ‘신의 아들과 같은 말들이나 요즘 SNS에서 자주 언급되는금수저’ ‘흙수저등도 그 바탕에는 비교가 자리 잡고 있다.

 

비교를 할 때 사람들이 흔히 나타내는 경향은 자기가 갖고 있는 것보다 남이 갖고 있는 것이 더 크거나 많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라는 우리 속담이나옆집 마당의 잔디가 내 집 잔디보다 더 파랗다라는 영어권의 속담에서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경향은 특히 비교 대상을 계량화하기 어려운 경우에 더 자주 나타난다. 왜냐 하면 숫자로 구체적으로 나타내가 어려운 경우에는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판단에 근거해서 비교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계량화가 쉬운 경우, 즉 숫자로 쉽게 나타낼 수 있는 경우에는 상대적인 비교가 쉽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숫자가 포함된 정보들을 비교하는 데 있어서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잘못된 판단을 하기 쉽다. 구체적인 예를 들기에 앞서서 올바른 비교를 하기 위해서 꼭 확인해야 할 두 가지 원칙에 대해서 얘기해 보자.2 첫째, 비교를 할 때는 비교하는 대상의 특성이 같아야 한다. 즉 비교되는 특성에 대한 정의가 동일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실업률을 미국의 실업률과 비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나라마다 실업에 대한 정의가 다르므로 그 상대적인 크기를 직접 비교할 때는 이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경우 자기 집에서 경영하는 사업체나 직장에서 주당 1시간 이상 일을 하면 월급을 받지 않더라도 무급가족 종사자로 분류돼 취업자로 계산한다. 예컨대 아버지가 하는 가게나 공장·농장에서 보수를 따로 받지는 않지만 1주일에 1시간 이상 일을 하며 돕는 경우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무급가족종사자라도 15시간 이상 일을 해야 취업자로 취급한다는 차이가 존재한다.

 

둘째, 비교하는 대상의 특성 이외의 것들은 서로 비슷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어떤 요인 때문에 차이가 생기는지를 파악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보자.3  미국과 스페인이 전쟁을 치르는 동안 미 해군의 사망률은 1000명당 9명이었고, 같은 기간의 뉴욕시의 사망률은 1000명당 16명이었다. 이 숫자를 이용해서 해군에 들어와 있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해군에서는 선전을 했다. 그러나 뉴욕시에는 환자, 노인, 어린애 등이 당연히 섞여 있고 해군은 건강한 청년들로만 구성돼 있다.올바른 사망률을 비교하려면 다른 조건도 유사해야 한다. 즉 뉴욕에 살고 있으면서 해군의 신체검사 기준에 통과할 만한 건강한 청년들의 사망률과 해군의 사망률을 비교해야 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비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따라서 이 원칙이 지켜졌는지를 미리 판단하지 않으면 잘못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이번 글에서는 잘못된 비교의 예를 제시함으로써 어떻게 해야 올바르게 비교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자 한다.

 

같은 것끼리 비교해야

 

오래 전에 미국 남부지방에 신병 훈련소를 짓고 있던 미 육군은 그 지역에서 1년에 수십만 명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한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다.4 그 당시 말라리아는 다른 지역에서 거의 발생하지 않는 병이었다. 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 육군은 말라리아 전문가를 초빙하는 등 법석을 떨었다. 그러나 원인은 간단한 것이었다. 남부지방에서는 말라리아가 감기나 몸살을 나타내는 일상용어였던 것이다. 그러니까 말라리아 발생률과 감기 발생률을 비교하고서는 그 차이에 놀라 법석을 떨었던 것이다.

 

한국 형사정책연구원에서 발표한 가정폭력에 관한 통계의 내용이다.5 40% 이상의 주부들이 남편으로부터 상습적인 구타를 당한다고 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여자만 맞는 것이 아니라 남편들 중에도 무려 15%가 아내의 폭력에 시달린다고 발표가 됐다. 그러나 그 내용을 살펴보면 가정폭력의 정의가 다르게 적용됐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남자의 폭력은 구타의 정도가 심한 것들뿐이다. 그런데 여자의 폭력 15%에는 물건을 던지는 것을 제외한 모든 것을 포함시켰으며 그중에서 남편을 밀치는 것이 11%나 차지했다. 이처럼 기준이 다른 비교수치를 발표하는 것은 기사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서거나 아니면 남편들도 아내에게 맞고 산다는 것을 억지로 강조하려는 의도 때문일 것이다.

 

다음은 스웨덴의 볼보(Volvo) 자동차 선전의 일부분이다.6

 

… 통계에 따르면 평균 미국인은 일생에서 50년 동안 운전을 하고, 3년마다 차를 바꾸므로 평생에 약 15대의 차를 소유하게 된다. 그런데 튼튼한 차로 유명한 볼보는 평균 11년 동안 주행을 하므로 볼보를 구입하면 평생에 4.5대의 차만을 소유하면 된다. …

 

미국인이 평균 3년마다 차를 바꾸는 것은 아직 타고 다닐 수는 있지만 싫증이 나거나 선호가 달라져서 새 차로 바꾸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볼보의 수명이 11년이라는 말은 차를 오래 타고 다니다가 폐차 처분할 때까지의 시간인 것이다. 따라서 두 수치를 직접 비교해서 계산하는 것은 억지다.

 

다른 조건은 비슷해야

 

비교를 통해서 올바른 결론을 추출하려면 비교되는 특성 이외의 조건은 크게 다르지 않아야 한다. 미국의 한 식빵회사가 자기 회사의 빵은 칼로리가 낮다고 크게 선전을 했다.7 그러나 정부에서 실제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그 회사 식빵의 칼로리 역시 다른 회사제품과 같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그 회사는 칼로리의 차이가 난다고 선전을 했을까? 칼로리를 조사할 때 자기 회사의 식빵은 얇게 썰어서 조사했고 다른 회사제품은 두껍게 썰어서 조사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칼로리의 차이는 조사한 빵의 양, 즉 크기의 차이에 의한 것이었다.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발생률이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것은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경찰청이 발표한 ‘2015년판 교통사고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9.4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6.5명보다 높다. 이런 부끄러운 기록의 주범(?)으로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철저하지 못한 안전의식이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수치의 단순한 비교에도 문제는 있다. 즉 다른 조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비교다. 지난해 우리나라 자가 운전자들의 평균 주행거리가 약 16000㎞이다. 이는 일본(1만㎞)보다도 훨씬 긴 거리이며 국토가 넓어 장거리 운행이 불가피한 미국보다도 길다. 차를 많이 굴리게 되면 사고발생 빈도도 그만큼 높아진다. 우리나라의 도로여건이 매우 열악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전국의 도로 중에서 사고 위험성이 높은 급커브, 급경사 구간이 634곳이나 된다. 우리나라의 도로가 안전과는 거리가 먼 이유를 다음과 같이 분석하는 전문가도 있다.8

 

우리나라 도로는 위험하다. 우리나라 도로는 안전과는 거리가 멀다. 단순한 정치적·정책적으로 급조되는 도로가 많기 때문이다. 더구나 행정조직상 도로 설계 부서는 교통안전에 무관심하며 관심을 갖기도 어렵게 돼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도로에서 사고가 안 난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또한 교통안전시설도 시급히 개선돼야 할 부분으로 뒷골목 구석까지 교통안전시설이 잘돼 있다는 일본이나 미국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물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우리의 안전의식을 높이고 난폭한(?) 운전습관을 고치기 위해서 교통사고 발생의 후진성을 강조하는 것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다른 조건들이 크게 다르다는 것도 인식해 그것들을 개선하는 것에도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해마다 대학입시가 끝나면 어느 고교가 소위 명문대에 몇 명의 합격자를 냈는가 하는 것이 언론에 크게 보도가 되고 이 숫자를 기준으로 어느 학교가 명문고인지를 판단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비교는 여러 다른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부적절한 비교다. 평준화 고교와 외고나 자사고 등의 비평준화 고교, 지방과 대도시의 학력 격차, 서울에서도 강남과 강북의 학력 격차 등이 고려되지 않은 상태에서 합격자 숫자만의 단순한 비교로는 고교 간의 상대적인 수준을 평가할 수 없다. 더욱이 합격자 수를 비교할 때 학급 수가 15 내지 20학급인 대규모 고교와 8학급 정도밖에 안 되는 소규모 학교를 그냥 비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원래 크기가 다르면

 

교통사고는 안개 낀 날에 비해서 맑은 날에 훨씬 더 많이 일어난다. 교통사고가 맑은 날에 많은 것은 안개 낀 날에 비해서 맑은 날이 원래 훨씬 많기 때문이다. 기혼자가 독신자보다 알코올중독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주장이 신문에 실린 적이 있다. 알코올중독자 중에서 기혼자가 독신자에 비해서 많기 때문에 이런 결론을 내린 것이었다. 그러나 30세 이상의 남자 중에서 80% 정도는 기혼자이다. 따라서 알코올중독에 걸릴 확률이 반대로 기혼자가 독신자에 비해 낮더라도 알코올중독자 중에는 여전히 기혼자가 많은 것이다. 이처럼 어떤 대상들을 비교할 때 원래 대상들의 크기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으면 잘못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어느 해의 미국 해변에서 일어난 상어 습격의 통계를 보면 희생자의 대부분이 남자로 나타났다.9 이 결과를 놓고 사람들은 상어들이 여자들의 냄새는 싫어하고 남자들의 냄새에는 자극을 받아서 공격한다는 추측을 한다. 과연 그럴까? 대부분의 상어 공격은 해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다. 그런데 해변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수영을 하는 사람들은 주로 남자이므로 상어 공격의 희생자를 보면 남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시속 60㎞ 이상으로 달릴 때보다 보통 속도로 달릴 때 사고가 더 많이 난다. 그렇다고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운전은 보통 속도에서 이뤄지므로 사고도 보통 속도에서 더 많이 나는 것이다. 또한 사고는 대부분 집 주위 50㎞ 이내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장거리 여행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어리석은 것이다. 집 주위에서 운전하는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교통사고로 희생당한 어린이의 약 38%가 집으로부터 반경 1㎞ 이내에서 사고를 당한다. 그렇다고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노는 아이들이 더 안전한 것은 아니다. 단지 대부분의 아이들이 집 주위에서 놀기 때문에 집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고가 많은 것이다.

 

보험개발원에서 과거의 사고를 분석한 통계에 따르면 오후 4시부터 6시 사이에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 그렇다고 해서 새벽 4시에서 6시 사이에 운전하는 것이 오후 4시에서 6시 사이에 운전하는 것보다 안전하다는 것은 아니다. 오후 4시에서 6시 사이에 길에 다니는 차량이 가장 많기 때문에 사고도 많은 것이다. 반면에 사고의 치사율은 새벽 4시에서 6시 사이에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사고 피해자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30대가 26%로 가장 많았다. 이 통계를 인용한 한 신문의 기사에서는 30대의 피해자가 많은 이유는 30대가 술을 자주 들이키는 나이이기 때문이라고 상상력(?)을 발휘해 분석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운전자 중에서 30대의 비율이 가장 높기 때문에 피해자 중에도 30대가 많은 것이다.

 

원래 크기를 꼭 확인해야 비교가 가능한 것 중에는 퍼센트의 비교가 있다. 퍼센트를할푼리로 나타내는 야구의 예를 들어 보자. 타율이 33푼인 K선수와 29푼인 P선수가 있다면 누가 더 훌륭한 선수일까? 33푼이 29푼보다 높으니까 K선수가 더 훌륭한 선수라고 하는 사람은 야구팬이 아닐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야구팬이라면 타율을 계산할 때 분모가 되는, 즉 기준이 되는 타석의 수를 물어볼 것이 틀림없다. 아래의 극단적인 예는 기준이 차이가 많은 경우 단순히 타율의 크기를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할푼리로 표시되지 않고 그냥 퍼센트로 표시된 수치를 비교할 때에도 위와 마찬가지다. 단순히 퍼센트의 크기만으로 따져서 비교하면 안 되고 퍼센트를 계산한 기준의 크기가 비슷한가를 알아봐야 한다. 기준의 크기가 크게 다르다면 퍼센트만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어느 회사의 사장이우리 회사의 금년도 봉급은 사원은 10% 올리고 사장도 동일하게 10% 올리기로 했다라고 말할 때 이 말은 동일한 봉급 인상이라는 느낌을 다른 사람에게 주기 위한 의도다. 하지만 실제로 기준의 크기가 다르다면 봉급 인상 액수는 차이가 많은 것이다. 사원의 월급이 100만 원이면 10% 인상은 10만 원이 되지만 사장의 월급이 1000만 원이면 10% 100만 원이 되므로 인상액은 무려 90만 원의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A월간지는 상류층 독자의 수가 B월간지보다 33%가 많다고 광고를 한다. 상류층에 속한 사람들이 A월간지를 더 많이 읽는다는 인상을 주는 말이다. 어떻게 해서 33%라는 숫자가 나왔느냐 하면 A월간지의 독자 중 상류층에 속하는 사람은 40%이고 B월간지의 상류층 독자는 30%이므로 그 차이는 (40-30)/30=0.33, 33%의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그럴듯한 것 같지만 기준이 다른 경우에는 이렇게 퍼센트의 퍼센트를 계산해서 비교할 수 없다. 예를 들어 A월간지의 독자가 1만 명이라면 40%의 상류층 독자 수는 4000명에 불과하지만 B월간지의 독자가 20만 명이라면 그 30% 6만 명이므로 훨씬 많은 상류층 사람들이 B월간지를 읽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퍼센트의 단순 크기만을 비교하는 경우, 특히 기준을 제시하지 않거나 감추는 경우에는 엉터리 결론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퍼센트를 직접적으로 비교할 때 기준의 숫자가 같지 않다면 마치 짜장면과 승용차를 비교하는 것처럼 무의미하다.10

 

 

이혼을 하면 빨리 죽나

 

이혼이 급증하는 현실에서 이혼남녀의 평균 수명이 배우자가 있는 남녀보다 8∼10년 짧다는 조사 결과가11 여러 방송과 신문의 지면을 장식하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높아지는 이혼율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내용이라서 그런지 매스컴에서는 상세한 통계 수치까지 인용하면서 이 내용을 매우 요란하게 다뤘다. 이혼을 하면 빨리 죽는지, 즉 배우자가 없는 사람이 배우자가 있는 사람들보다 빨리 죽는지 그 기사의 내용을 분석해보자. 이 논문은 1995년도 인구센서스 자료, 인구동태자료, 사망원인, 통계연보, 생명표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것이다. 분석한 결과를 보면 남성의 평균 수명은 배우자가 있는 경우 75, 이혼자 65, 여성의 경우는 배우자가 있는 경우 79, 이혼자 71세로 이혼남녀의 평균 수명이 남자는 10, 여자는 8년이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을 쓴 저자는 이 같은 평균 수명 차이에 대해이혼자의 경우 심리적 갈등을 해소할 기회가 적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평균 수명 차이를 다른 각도에서 해석할 수도 있다. 이 논문은 사망한 사람들을 배우자가 있는 사람들과 이혼한 사람들로 나누어서 평균 수명을 분석했다. 조사대상자(사망자)의 평균 수명을 70세로 보고 이 사람들의 결혼 연령을 평균 30세로 본다면 이 사람들은 40년 전에, 그러니까 1950년대 후반에 결혼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혼은 결혼 후 10년 안쪽에서 많이 이뤄지니까 이혼한 시기는 대개 1960년대 중반 정도라고 볼 수 있다. 그 시절을 한번 생각해 보자. 그 시절에 이혼은 그리 많지 않았다. 이혼하면 난리가 나는 것처럼 생각되는 시절이었고 웬만한 일에도 여자가 삼종지도의 인내력을 발휘해 참는 시절이었다. 만약 그 시절에 실제로 이혼을 했다는 것은 결혼을 지속할 수 없는 어떤 중대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이유 중에는 배우자의 건강상의 문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논문 결과의 해석을 반대로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혼을 해서 일찍 사망한 것이 아니라 원래 건강상의 문제 등으로 이혼을 했고 일찍 사망을 한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추정은 이혼 당시의 관습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더욱 설득력이 있지는 않을까? 이처럼 두 그룹의 단순한 수치를 비교하고 그 차이의 원인을 추정하는 경우에도 전후 상황이나 맥락에 대한 세심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혼율과 관련된 다른 비교를 보자. 우리나라의 이혼율 통계를 보면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2014년의 조()이혼율(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 2.3건으로 이는 1995년의 1.5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9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OECD 전체 평균은 1.9). 일부에서는 우리나라의 이혼율이 성적으로 자유분방한 서구의 나라들보다 높아져서 우리의 전통적인 가족관이 붕괴되고 있다고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단순한 수치비교만으로 우리의 이혼율이 높다고 해서 너무 놀랄 일은 아니다. 단순한 수치비교 외에도 문화적인 차이를 고려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조이혼율은 2.0으로 우리보다 낮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제대로 비교하기 위해서는결혼 전 동거가 자유로운 프랑스의 결혼행태를 고려해야 한다. 프랑스는 동거를 법률혼과 마찬가지의 효력을 갖도록 법적으로 인정하고 있다(시민연대협약(PACS)라고 하는 법률). 또한 동거 커플 중에서 30% 10년 이상 동거 중인 커플이다. 이처럼 동거가 자유롭고 법적으로 보호되는 프랑스의 이혼율과 혼전 동거가 아직은 예외적인 우리나라의 이혼율을 단순 비교해 우리의 전통적인 가족관이 붕괴되고 있다고 우려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권장소비자가격

 

권장소비자가격은 1970년대 말에 유통업체의 지나친 폭리를 막고 가격질서를 바로잡기 위해서 만든 것이다. 권장소비자가격이란 제조업체들이 이 정도 가격에서 소비자들이 샀으면 해서 혹은 소매업체가 이 정도 받으면 적당한 이윤을 남길 것이라고 생각해서 매긴 가격이다. 따라서 권장소비자가격은 소비자들에게 그 상품에 대한 적정가격의 기준으로서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물건을 살 때 가격에 신경을 많이 쓴다. 지불하는 가격이 적정한가를 확인하기 위해 상품가격을 자기가 생각하는 기준가격(reference price)과 비교한다. 소비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기준가격은 과거에 같은 물건을 살 때 지불했던 가격일 수도 있고 현재의 시장가격일 수도 있다. 권장소비자가격도 바로 이 기준가격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종종 화장품, 의약품, 의류, 세제류, 가전제품 등의 권장소비자가격이 터무니없이 높게 표시돼 있는 바람에 소비자들이 현혹당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그럼 왜 이 기준이 되는 가격을 실제 판매가격보다 높게 매기는 것일까? 소비자들은 권장소비자가격보다 훨씬 낮은 판매가격을 보고 무엇인가 이득을 보는 기분으로 물건을 산다.12 그러나 다른 상점에서도 그 할인가격에 팔고 있다는 것을 소비자들이 알게 되면 권장소비자가격은 기준가격으로서의 역할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어떤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늘 속는 기분이 되고 이런 현상은 제조업체, 유통업체, 그리고 소비자 사이의 건전한 유통질서 수립에 큰 장애가 된다.

 

제품 가격을 올리고 싶어 하는 제조업체들이 여러 가지 규제와 소비자의 감시 때문에 함부로 가격을 올릴 수 없는 경우에는 소비자들의 기준을 헷갈리게 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즉 소비자들이 나름대로 갖고 있는 그 물건에 대한 기준가격을 적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방법이 이름을 바꾸거나, 용기를 다르게 하거나, 과대 혹은 호화롭게 포장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새 상품인 양 판매를 하면 소비자들은 이미 갖고 있는 기준가격을 새 상품에 적용하지 못하고 새로운 기준(오른 가격)을 정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기준 헷갈리기 방법은 다양한 상품품목에서 행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서민들이 즐겨 먹는 짜장면은 통계청의 물가조사항목에 포함돼 있어 값을 마음대로 올릴 수 없다. 그래서 중국집에서는 편법으로 짜장면을 약간 다르게 만든 뒤정통 중국식 짜장면’ ‘특제 짜장면등의 이름을 붙여 비싼 값을 받는다. 거의 비슷한 요리를 이름만 이상하게 바꿔 놓음으로써 고객들로 하여금 오른 가격을 종전 가격과 비교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공평한 배분

 

사람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앞으로 갖게 될 것의 크기도 비교한다. 예를 들어 성과나 이익, 심지어는 권력을 나누는 데 있어서 상대적인 비교를 하기 때문에 어떻게 나누는가는 종종 중요한 이슈가 된다. 공정한 배분과 관련한 재미있는 사례를 하나 들어 보자. 케이크를 두 형제가 불만 없이 나누려고 한다. 부모나 제3자의 개입 없이 어떻게 하면 공정하게 나눌 수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형이나 동생 중 한 사람이 케이크를 자르게 한 다음, 다른 사람에게 그중 한 조각을 먼저 선택할 권리를 주는 것이다. 만약 형제가 두 명이 아니라 4명이라면 어떻게 할까? 먼저 제일 큰 아들이 케이크의 4분의 1이라고 생각하는 조각을 잘라낸다. 둘째 아들은 첫째가 잘라낸 조각이 정확히 4분의 1이거나 그보다 작다고 판단하면 손을 대지 않는다. 그러나 첫째가 잘라낸 부분이 크다고 생각하면 큰 만큼을 잘라내어 자른 조각이 4분의1이 되게 만든다. 그런 다음 셋째도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마지막으로 막내도 잘라낸 조각이 4분의 1보다 작다고 생각하면 건드리지 않고 아직도 크다고 생각하면 잘라낸다. 그리고 그 조각을 마지막으로 건드린 사람이 그 조각을 차지한다. 그리고 나면 케이크의 남은 부분을 공평하게 잘라야 하는 세 사람이 남게 된다. 그리고 같은 과정이 이어진다. 첫 번째 사람이 나머지 케이크의 3분의 1이라고 생각되는 만큼 케이크를 자른다. 다음 사람은 잘라낸 조각이 정확히 3분의 1이거나 그보다 작다고 판단하면 손을 대지 않는다. 그러나 잘라낸 부분이 크다고 생각하면 큰 만큼을 잘라내어 자른 조각이 3분의 1이 되게 만든다. 마찬가지로 그 조각을 마지막으로 건드린 사람이 그 조각을 차지한다. 이런 식으로 반복하면 네 아들 모두 케이크의 4분의 1을 받았다고 확신하게 된다.

 

 

 

이 사례가 시사하는 바는 다양한 협상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복수의 대안을 제시하되 상대가 그중 하나를 선택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비교는 좀 더 복잡하게 진행된다. 공정성 이론의 예를 들어 보자. 공정성 이론은 조직 내의 개인이 공정성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것에 대한 이론이다.13 이 이론에 따르면 절대적 기준하에서는 적절히 대우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도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대우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공정성 긴장이 생기고 이는 곧 공정성 긴장을 해소하고자 하는 동기부여로 이어진다. 다시 말해서 조직 내에서의 개인은 자신의 공헌을 그에 대한 보상과 비교하고, 그 둘 사이의 비율을 다른 사람과 비교해 공정한 대우를 받았는지 판단한다. 만일 개인이 불공정성을 인식하면 직무에 대한 노력을 변화시키거나, 자신 또는 타인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거나(재능, 행운, 연줄 등의 탓으로 돌림), 상황을 이탈함(부서 또는 회사의 이동)으로써 불공정성에 대한 감정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조직 내에서의 개인은 자신의 공헌을 그에 대한 보상과 비교하고,

그 둘 사이의 비율을 다른 사름과 비교해 공정한 대우를 받았는지 판단한다.

 

빅데이터 시대에 필수적인 분석적 소양, 그리고 비교

 

모바일, 센서, 소셜미디어가 데이터의 폭증을 주도하는 빅데이터 시대에 우리의 세계는 데이터로 넘쳐나고 있다. 이제 빅데이터는 거의 모든 산업과 경영의 기능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 빅데이터 시대가 기업에 주는 의미는 이제 모든 사업에 걸쳐서 데이터가 승자와 패자를 가를 것이라는 점이다. 이제 사업의 승부는 누가 더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고 누가 그것을 다른 기업들보다 더 잘 활용하는가에 달려 있다. 따라서 기업은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적인 도구로 데이터 분석적 접근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경쟁우위를 확보/유지해야 한다. 또한 기업문화 측면에서는 전 직원이 사실, 즉 데이터에 근거해 의사결정을 하도록 하는 분위기를 장려해 직원 간의 대화에서도 데이터 분석이 자연스럽게 화제로 등장하는 등 분석을 생활화하도록 해야 한다.

 

빅데이터 시대에 조직이나 기업에 속한 개인은 누구나 분석적 소양, 즉 관행적인 업무처리에서 탈피해 관련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업무를 계획하거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구글의 수석 경제학자인 배리언(Hal Varian)데이터를 분석 활용하는 능력, 즉 데이터를 이해하는 능력, 데이터를 처리하는 능력, 가치를 뽑아내는 능력, 시각화하는 능력, 전달하는 능력이야말로 누구에게나 앞으로 오랫동안 매우 중요한 능력이 될 것이다라고 이미 예측한 바 있다. 이제 빅데이터 시대에 개인의 분석적 소양은 개인 자신뿐만 아니라 기업의 차별적인 경쟁력을 키워주는 핵심 역량이 됐다.

 

개인의 분석적 소양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숫자를 두려움 없이 대하고 숫자를 올바르게 이해해 논리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빨리 숫자와 친해져야 한다. 그런데 숫자와 친해지는 일은 사람들의 우려와는 달리 그렇게 어려운 일이 결코 아니다. 숫자를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수학자가 될 필요는 없으며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수많은 숫자들은 퍼센트, 평균, 확률, 상관관계, 그리고 이러한 수치들의 비교 등은 우리가 아는 수학적 지식으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가 안목을 높여서 사람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함정을 피해가면서 여러 숫자들이 갖는 의미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글에서는 숫자의 비교가 갖는 의미와 함정을 소개했다. 여기에서 제시된 사례를 통해 독자들이 숫자놀음의 왜곡에 속지 않고 숫자들을 올바르게 비교할 수 있기를 바란다.

 

 

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빅데이터 MBA 주임교수 jhkim6@assist.ac.kr

 

필자는 서울대 경영대학을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대(Wharton School)에서 경영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통계학 부전공). 사회와 기업의 다양한 문제들을 계량 분석적으로 접근하는 연구를 주로 했다. 개인의 분석능력을 키워주는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여러 기업에서 운영하기도 했다. 최근 저서로 <말로만 말고 숫자를 대 봐(엠지엠티북스)> 등이 있으며 최근 역서에는 <빅데이터@워크>가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31호 Data Privacy in Marketing 2021년 10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