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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과 경영

고객은 판매원과 ‘서열싸움’을 한다 이 심리만 알아도 스트레스 격감한다

김태흥 | 177호 (2015년 5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자기계발

인생의 많은 스트레스는서열 싸움과 연관돼 있다. 서비스 현장에서 서열은 이미 엄청나게 격차가 벌어진 상태에서 시작된다. 왕과 노예, 이게 손님과 종업원의 서열이다. 시작부터 종업원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 진짜 왕 노릇 하려는진상손님이라도 만나면 스트레스 강도는 대책 없이 올라간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진상 손님들은 틀림없이 자기가 속한 사회나 집단에서 매우 낮은 서열일 가능성이 높다. 그들은 구조적으로 자신이 높은 위치에 설 수밖에 없는 곳을 돌아다니며 높은 서열을 만끽하고 싶은 것이다. 이런 손님을 만나면 속으로 이렇게 생각해보라. “당신도 참으로 불쌍한 인간이구만 여기 와서 서열 회복을 하려고 하다니….” 이것만으로도 감정노동에서의 스트레스는 급격히 줄어든다. 

 

편집자주

최근감정노동을 하는감정노동자라는 단어가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고객만족이 화두가 된 이후로 주로 서비스업에 종사하며 사람(고객)을 상대하는 근로자들이 처하게 되는 어려움을 일컫는 데에 사용돼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사무실로 출근해 직장동료와 만나서 대화하고 지시받고 일하는 대부분의 사무직 직장인에게도 적용되는 단어들이 됐습니다. 김태흥 감정노동연구소 소장이감정노동을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 등을 연재합니다.

 

필자주

이 연재는 필자가 출간한 <거기 누구 없소: 사람 잡는 감정노동> <감정노동의 진실: 나도 사람이다>와 필자가 운영하는 블로그와 카페, 그리고 교육과정에서의 강의안을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인생은 서열 싸움이다.”

 

이 이야기는 유명한 동물학자의 실험에서 시작된다. 동물학자가 수탉 100마리를 한 울타리에 넣었다. 그러자 울타리 안에서 닭들이 3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피 터지게 싸웠다.

 

상대방의 벼슬에 피가 터질 정도로 치열하게 싸우는데 아무리 물을 끼얹고 말려도 싸움을 그치지 않았다. 그런데 3일이 지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 싸움이 딱 그쳤다. 알고 보니 3일간의 전투가 100마리의 서열전쟁이었던 것이다. 서열이 높은 수탉은 아래 수탉의 벼슬을 쫄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이런 식으로 1위부터 100위까지의 서열이 정해졌던 것이다. 실험 결과를 발표하자 이 학자는 웃음거리가 됐다. 닭 따위가 무슨 서열이 있냐는 다른 학자들의 비아냥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 더 연구해보니 군집생활을 하는 모든 척추동물은 전부 다 서열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초의 닭 실험 이후에 동물학자들은 짐승들의 서열정리 습성을쪼기 서열(peck order)’이라고 이름 붙였다.

 

서열과 코르티솔

미국 서부에는 말 농장이 많다. 카우보이들의 일터다. 카우보이들은 말을 한 우리에 10∼20마리 정도 넣어서 관리하는데 이놈들도 서열이 완벽하다. 먹이를 주면 1위부터 20위까지 차례로 먹는다. 절대 순서를 바꾸는 일이 없다고 한다.

 

원숭이 무리들도 서열이 엄격하다. 특히 수컷 서열은 암컷을 차지하는 서열이기도 하다. 서열이 높은 놈은 거의 모든 암컷을 독차지하고 서열 낮은 놈은 서열 높은 놈의 눈을 피해 몰래 몰래 연애를 한다. 한마디로 서열이 높을수록 자기 자손을 퍼트리기에 유리한 것이다. 그런데 서열 싸움에서 이긴 놈은 더 건강해지고 진 놈은 몸이 더 비실비실해진다. 원숭이의 몸에서 스트레스호르몬코르티솔이 흐르기 때문이다. 서열 높은 원숭이와 낮은 원숭이의 혈액 속에 코르티솔 농도를 조사해보면 엄청난 차이가 난다. 하위 서열 원숭이의 혈액 속 코르티솔 농도가 상위 서열의 원숭이 혈액 속 코르티솔 농도보다 훨씬 짙다.

 

“코르티솔의 농도와 동물의 서열은 거의 동의어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영국 런던 중앙관청의 공무원 조사다. 무려 17000명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다년간에 걸쳐 실시된 대규모 연구에서 믿기 힘든 결론이 나왔다. 심장마비를 일으킬 가능성이 사람의 직급이 낮을수록 더 높았다. 흡연이나 음주, 몸무게보다 더 큰 영향력이 있었다.

 

직급이 높은 공무원과 낮은 공무원의 혈액 중 코르티솔 농도를 검사했더니 원숭이의 결과와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코르티솔의 농도가 높을수록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모든 수치가 나쁘게 나왔다. 코르티솔은 몸을 망치는 호르몬이니 그럴 수밖에. 뚱뚱하고 흡연을 하고 혈압도 높은 고위직 공무원은 마르고 담배도 안 피며 하루 종일 육체노동을 하는 청소부보다 심장마비를 일으킬 확률이 낮았다. 지금까지의 상식을 깨는 조사 결과다. 비만 여부 등에 상관없이 서열에 의해서 건강상태가 정해진다는 것은 학자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서열이 낮은 것도 억울한데 스트레스 호르몬이 흘러서 건강까지 더 안 좋아지다니…. 교장 선생님이나 회사의 높은 자리에 있던 분들이 퇴임 후 갑자기 돌아가시는 것도 이것으로 설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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