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Says
Article at a Glance -자기계발
중저음의 목소리가 유리한 이유 여성은 중저음 목소리를 가진 남성이 고음인 남성에 비해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다고 평가함. 기업을 경영하는 CEO의 경우 중저음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더 큰 기업에서 일하고 연봉도 높으며 재직기간도 긴 것으로 나타남. 특히 정치인이 중저음 목소리를 가졌을 경우 높은 목소리의 정치인에 비해 유권자들에게 성격도 더 좋고, 용기도 있으며, 더욱 신뢰할 만한 사람으로 인식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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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목소리를 통해 성격, 체구, 나이, 호르몬 등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다. 과학자들은 목소리가 유전자 품질을 드러내는 지표라고 주장한다. 즉 목소리는 면역력(immunocompetence)과 위압감(dominance)을 드러낸다. 우선 목소리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량과 관계가 있으며 체구 크기를 암시한다. 목소리 피치(pitch·높이)가 낮을 경우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이 많고 체구가 클 것으로 기대돼 ‘좋은 유전자(good genes)’의 징표라고 간주한다. 이에 비해 피치가 높으면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이 적고 체구가 작을 것으로 기대한다. 테스토스테론은 홈런 타자가 몰래 복용할 정도로 파워를 의미하며, 이는 경쟁에서 승리를 가져다주는 호르몬이다. 테스토스테론 분비량과 관계 있는 목소리는 위압감과 매력을 말해준다. 중저음 목소리가 위압감을 주고 매력적으로 들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림 1)
목소리는 사회적 지위를 암시한다. 2014년 캐나다 맥마스터대 오코너(O’Connor) 교수팀은 목소리와 사회적 지위 간의 관계를 조사했다. 중저음의 남성 목소리는 위압감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중저음을 가진 사람은 체구도 클 뿐만 아니라 사회적 지위도 높을 것이라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다. 우선 여성은 중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남성이 고음인 남성에 비해 사회경제적 지위(socioeconomic status)가 높다고 평가했다.
여성은 남성의 목소리에 민감하다. 2012년 애버딘대 스미스(Smith) 교수팀은 남성 목소리에 대한 여성의 반응을 추적 조사했다. 특히 남성의 목소리와 여성의 기억 간 관계를 통해 목소리가 단순히 우성 유전자의 지표일 뿐 아니라 배우자 선택에서 중요한 기준이라는 것을 검증하려 했다. 이 연구에서 중저음과 고음인 남성이 물건 이름을 읽은 내용을 녹음한 뒤 이를 들은 여성이 얼마나 기억하는지를 조사했다. 연구결과 여성은 중저음의 남성이 말한 물건 이름은 많이 기억했지만(평균 = 84.7%), 고음인 남성이 말한 물건 이름은 상대적으로 적게 기억했다(평균 = 77.8%). 하지만 여성 목소리일 때는 목소리의 고저에 상관없이 기억력 시험에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추가로 같은 사람의 목소리를 높이거나 낮추면 여성의 기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여성들은 남성이 목소리를 높일 때(평균 = 79.3%)보다 낮출 때(평균 = 86.4%) 더 많은 물건 이름을 기억했다. 여성들이 중저음의 남성 목소리를 선호하는 이유를 뒷받침하고 있다.
목소리가 공포심과 관계 있다는 것은 많은 과학자의 연구성과다. ‘밀림의 왕’이라 꼽히는 사자는 인간이 들을 수 없는 영역대인 20㎐ 이하의 인프라사운드(Infrasound)를 냄으로써 공포감을 불어넣는다. 이 때문에 사람들이 사자나 호랑이와 같은 맹수와 마주치면 대부분 얼어붙는다. 영화 ‘쥬라기공원’에서 인프라사운드를 활용해 관객에게 공포감을 불어넣는 것도 소리의 파워를 보여주는 좋은 증거다.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음향대포를 사용하는 것도 소리의 공포감 때문이다. 유령 출현 소식이 요즘 뜸한 것은 휴대폰 전파 때문이라는 연구도 소리와 공포감이 어떻게 연계돼 있는지를 말해준다. 목소리를 포함한 소리는 음파가 상대방의 감각기관을 포함한 신체를 울려 소리로 전환되며 이 과정에서 공포감을 불어넣는다.
목소리는 상대방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인의 하나로 대화 내용의 호소력까지 좌우한다. 실제 목소리는 콘텐츠보다 더 중요하다고 많은 연구에서 지적한다. 사람들은 목소리가 좋다 나쁘다를 자동적·무의식적으로 평가해 호감이나 반감을 가진다. 비언어커뮤니케이션 가운데 목소리는 쉽게 객관적인 수치로 측정해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목소리는 또한 언어 소통을 가능케 한다. 목소리는 숨소리가 섞인 목소리, 허스키한 목소리 등 그 유형에 따라 자동적·무의식적인 반응을 이끌어낸다. 이 때문에 목소리는 호감을 사거나 이성을 유혹하는 데 가장 매력적인 무기이며 상대방을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게 하는 파워를 가진다. 음악이나 가수에 대한 여성들의 반응이 큰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림 2)
CEO가 될 목소리
중저음 목소리는 남성의 사회생활에 유리한 속성이라는 데는 누구나 동의하지만 CEO를 포함한 리더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2013년 듀크대 메이유(Mayew) 교수팀은 목소리 피치와 CEO 성공 간 관계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미국 792개 기업 CEO의 연설테이프를 구한 뒤 목소리와 해당 기업의 각종 경영지표 간 관계를 분석했다. 우선 792개 기업 CEO의 중앙값(median)은 목소리 피치 125.5㎐, 연봉 370만 달러, 나이 56세, 재직기간 5년으로 조사됐다. 목소리가 낮은 CEO일수록 규모가 큰 기업을 경영하는 것으로 드러났고 그에 따라 연봉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치가 중앙값보다 21㎐ 낮은 이들이 경영하는 기업규모는 440만 달러, 연봉은 18만7000달러가 각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재직기간도 중앙값을 가진 CEO들보다 151일(약 5개월)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요약하면 중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CEO는 목소리가 높은 CEO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기업에서 일하고, 연봉도 높고, 재직기간도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다른 모든 변수를 통제한 가운데 목소리 효과만을 분석한 것으로 목소리가 CEO의 커리어에 큰 차이를 가져온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밖에 또 다른 실험연구에서 사람들은 중저음 목소리를 가진 개인이 리더십도 출중할 것으로 평가하는 등 중저음은 CEO의 필살기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중저음이 능력, 설득력, 자신감, 신뢰도 등 긍정적인 속성과 연계돼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목소리는 정치인에게도 중요한 속성이다. 목소리가 위압감은 물론 사회적 지위와 연관되기에 목소리는 정치에서도 막강한 파워를 행사한다. 2012년 캐나다 맥마스터대 티그(Tigue) 교수팀은 미국 대통령의 목소리를 조작한 뒤 이에 대한 선호도를 실험했다.그 결과 유권자는 중저음의 대통령이 성격도 좋은 사람이라고 인식했다. 더욱이 전시상황을 가정한 실험에서 중저음의 정치인은 용기가 있는 사람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이처럼 선거에서도 사람들은 더 남성적인 목소리를 갖는 지도자를 선택하고, 전시와 같은 위기상황에서는 특히 이러한 성향이 강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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