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관리자를 위한 성과관리 코칭 6
편집자주 팀장은 리더이자 팔로어입니다. 고위경영진과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하면서 팀원들에게 적절한 동기를 부여해 성과를 높여야 합니다. 팀장의 리더십 역량은 조직 성과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하지만 리더십 연구는 주로 고위경영진에게 국한돼 있었습니다. 김성완 통코칭 대표가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토대로 팀장 리더십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중간관리자들이 실전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코칭 필요 없어요
김 팀장은 말 없이 커피잔을 들었다. 머그컵에 원두커피의 향이 구름처럼 피어올랐다. 통(通)코치는 이번 코칭의 취지와 의미, 코칭 프로세스를 설명했다. 김 팀장은 마시던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말문을 막았다.
“코치님, 저 바쁘거든요. 다음 달까지 신상품 기획안을 만들려면 2주도 남지 않았어요. 여기서 코치님이랑 한가하게 이야기할 시간이 없습니다. 회사에서 하라고 해서 왔지만 사실 코칭 받을 여유가 없어요. 받은 것으로 할 테니 그냥 넘어가면 안 될까요?”
“회사에서는 핵심 인재분들을 대상으로 코칭 기회를 부여했지만 필요 없으시다면 안 하셔도 됩니다. 인사팀에 말씀하시면 되고요. 코칭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실 때 다시 신청하시지요.”
잠시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
“아니 그렇다고 코치님께서 바로 그만두자고 하면 제가 좀 그렇지 않습니까? 좋습니다. 하시죠. 다만 출장이나 회의로 시간 내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사전에 알려드립니다.”
“그러시죠. 핵심인재분들은 일이 많아서 더욱 바쁘신 것 같습니다. 먼저 팀장님께서 코칭 받고 싶은 주제를 정하는 것부터 시작하시죠. 팀장님과 코칭을 하기 전에 팀원 몇 분과 인터뷰를 했으면 합니다. 코칭 주제를 잡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시죠. 참 팀원들은 저를 싫어할 거예요. 매일 일만 시키고 못한다고 닦달하거든요. 그래도 우리 상품기획B팀이 성과는 최고입니다.”
“예, 알겠습니다. 이번 팀 회의 때 제가 참관하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할 팀원분들을 추천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꾸지람과 훈계가 반이 넘는 회의
신상품 기획안 팀 회의는 매주 금요일 오전 9시30분에 시작했다. 보통 2시간 정도 걸리지만 어떤 날은 3시간 동안 이어지기도 한다. 이날도 12시가 다 돼가고 있었다. 마지막 발표자는 이 대리였다. 팀 내에서 에이스로 통하는 신상품 기획통이었지만 김 팀장은 질문도 없이 다짜고짜 몰아붙였다. 자신의 대화 스타일인 듯했다.
“이 대리, 그 신차 콘셉트를 아이디어라고 내고 있는 거야.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70년대 히피 같은 분위기의 차를 만들자고 하는 거야?”
“좀 더 자유롭고 다이내믹하게 꿈을 실현하는 느낌을 가진 차가 앞으로 소형차 구매자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꿈을 찾는 게 아니라 딴 차를 찾겠다. 차 모델 이미지가 저게 뭐냐? 고물상 잡동사니 차 같잖아. 요즘 젊은 층은 고급스러운 차를 원한다고 몇 번이나 얘기한 것 같은데. 리서치 결과도 그렇게 나오고 있잖아.”
“저도 리서치팀에서 올린 소비자 의견 조사서를 검토했습니다. 그런데 소형차 중에서도 배기량 1000㏄급 차량은 청년들의 자유와 꿈을 반영한 차 디자인이 더욱 어필할 수….”
이 대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김 팀장은 쏘아붙였다.
“아, 이 친구 정말 안 되겠네. 내가 몇 번을 이야기했는데 아직도 자유와 꿈 타령이야. 그게 아니라고 방금 이야기했잖아.”
일순간 냉기가 돌면서 침묵에 싸였다. 이 대리는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모두 말이 없었다. 김 팀장은 수첩을 집어 들며 회의 종료를 알리고 다음주 수요일에 다시 회의를 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때까지 제대로 된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으면 각오하라는 엄포까지 놓았다.
팀장의 꾸지람을 밥 먹듯이 먹고 살아요
통코치는 김 팀장과의 코칭에 앞서 이 대리와 인터뷰를 했다.
“오늘 팀 회의에 처음 참석했는데 이 대리님의 프레젠테이션 실력이 출중하시더군요. 자료 준비도 알차고 논리적 구성과 차분한 어투가 설득력 있게 들렸습니다.”
“칭찬은 정말 오랜만에 듣네요. 이 팀에 와서 팀장님에게 칭찬을 들어본 적이 없어요. 야단치지 않으면 칭찬으로 알고 있죠.”
“팀장님께서는 회의나 지시에서 항상 오늘처럼 야단치시는 스타일이신지요?”
“오늘은 그래도 양호한 편입니다. 아마 코치님이 있어서 그럴 겁니다. 평상시는 육두문자가 남발합니다.”
“조직 내에서 팀장님은 상당한 인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렇죠. 저희를 쥐어짜는데 좋은 아이디어가 안 나올 수가 있겠습니까? 밤 10시 이전에 들어가는 팀원은 아예 없어요. 꿈도 못 꾸죠. 이번에도 다음주 수요일까지 기획안 다시 만들려면 리서치부터 콘셉트까지 모두 다시 해야 하는데 당연히 주말에도 회사에 나와야겠죠. 일이 힘들어 떠나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에요. 심하게 일하는 부서로 악명이 높지요.”
“그래도 뭔가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끼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 것은 아닐까요?”
“성취감도 처음 한두 번이죠. 히트 상품 하나 내면 다음날부터 후속 신차 콘셉트 회의 들어가서 쉴 틈이 없습니다.”
이 대리의 얼굴에서 피곤함과 분노가 절절히 베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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