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Brief-Case: SKT 신입사원의 사내 벤처 도전기

“실패해도 돼… 피벗하면 되잖아!”
Why가 아닌 ‘Why not’을 묻고 또 묻다

283호 (2019년 10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대기업 신입사원들이 입사와 동시에 사내 벤처로 선발돼 스타트업처럼 자기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들은 사내 벤처 활동 기간 다양한 경험을 통해 회사가 직접 가르쳐주지 않는 것들을 스스로 성취했다고 강조했다.

1. 완전한 자율성 속에서도 팀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을 스스로 세움으로써 팀워크를 탄탄하게 구축했다.
2. 서비스 구축 과정에서 직접 외부 현장의 고객을 만나고, 본사 내부의 구성원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세운 가정을 수정하고, 다양한 피드백을 수용하는 방법을 배웠다.
3. 포스트잇과 타이머, 네임펜을 활용해 추상적이고 복잡한 문제를 구체화하고 빠른 시간 내에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일하는 방식을 터득했다.


편집자주
2019년 SK텔레콤에 입사한 신입사원 세 사람이 연수 과정에서 사내 벤처 루키팀으로 선발돼 약 5개월간 사내 벤처에서 활동한 과정을 DBR Brief-Case 기사로 소개합니다.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에 도전하다

2019년 1월, SK텔레콤의 신입 공채에 합격한 우리는 한 달간의 사내 연수 기간 동안 진행된 신사업 아이디어 공모전, 일명 Project X에서 우승해 사내 벤처를 꾸릴 기회를 얻게 됐다. 이 글의 필자인 김준, 남소원, 유채영을 포함해 6명의 신입사원으로 구성된 루키팀 Identi-T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건설근로자 관리 솔루션’ 아이템으로 사내 벤처 플랫폼인 Start@ 1 에서 구성원 100명 이상의 추천을 받았다. 또 사내 연수 마지막 일정으로 열린 최종 사업화 아이디어 발표회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사내·외 전문가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발표회였다.

아이디어는 건설근로자들의 생활을 다룬 한 다큐멘터리에서 출발했다.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죽음의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면서 임금 체납과 부정적인 주변 시선과 싸우는 근로자들의 모습을 보고 해결책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그래서 직접 건설 현장을 찾아가 근로자들과 함께 일하면서 현장의 세세한 문제들을 파악하고 해결하려고 한 노력과 진정성이 구성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

한 달여간의 사내 연수가 끝나고 Project X의 우승이란 성적표를 받아든 우리에게는 또 다른 선택의 기회가 주어졌다. 기 배치된 사업부로 가느냐, 해당 아이디어를 사내 벤처로 발전시키느냐의 기로에 놓인 것이다. 회사는 공모전에서 1위를 차지한 팀원들에게 독립적인 사내 벤처를 꾸려 실제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사업부로 돌아갈지, 사내 벤처를 시작할지는 전적으로 팀원들의 선택에 달려 있었다. 사내 벤처는 회사를 다니면서 내 아이디어를 주체적으로 사업화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사내 벤처는 입사할 때만 해도 전혀 계획에 없던 선택지였다. 나중에 지원했던 부서에 돌아갈 수 없거나 동기들보다 뒤처지지는 않을까 내심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실패했을 때 져야 할 책임도 부담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우리는 도전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싶은 갈망이 누구보다 컸다. 지금까지 그냥 주어진 일을 잘해왔다면 이번만큼은 우리가 가진 능력으로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렇게 우리 팀은 불확실성을 기꺼이 감수하고 사내 벤처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우리는 2019년 3∼7월, 약 5개월간 보통의 신입사원, 심지어 같은 회사의 동기와도 완전히 다른 회사 생활을 경험했다. 우리가 낸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위해 건설 현장을 뛰어다녔고, 기획안을 만들어 국공립 기관을 포함한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아다녔다. 정부 관계자로부터 시범사업 제안까지 받았을 때의 뿌듯함도 잊을 수 없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사업화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크게 낙심하기도 했다. 우리는 고심 끝에 피벗을 시도해 ‘AR 외식업 메뉴 플랫폼’의 아이템으로 실현 가능한 수준의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했다.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데이터 기반 효과성을 검증하고 잠재 고객의 적극적인 도입 의사까지 이끌어냈다. 최근 많은 대기업이 사내 벤처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의 일하는 방식을 내부에 도입하고 기업 문화를 재편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우리도 SKT에 입사하자마자 사내 벤처에 합류하면서 짧은 기간 동안 스타트업처럼 마음껏 도전하고 실패해볼 수 있었다. 우리 팀원들이 사내 벤처를 통해 무엇을 경험하고 배웠는지를 정리하고자 한다.


1. 스스로 Ground Rule을 만들다
사내 연수를 마치고 정식으로 출근하는 첫날, SKT타워에서 근무하는 동기들과 달리 우리 팀은 TIL(True Innovation Lab)의 독립된 사무실을 배정받았다. TIL은 SKT가 스타트업을 포함한 다양한 비즈니스 파트너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코워킹 스페이스로 SKT 본사 건물이 아닌 서울 을지로 신한L타워에 자리 잡고 있다. 회사는 일반적인 사무실 공간에서 벗어나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자연스럽게 만나면서 최대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신입사원 입장에서는 기대 이상의 자유가 주어진 셈이었다. 회사는 우리에게 일하는 시간과 공간, 절차 등에 관해 완전한 의사결정 권한을 줬다. 임프로비제이션(Improvisation)의 사전적 정의인 ‘즉석에서 완성하기’처럼, 일종의 즉흥적인 실험을 마음껏 해볼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책임 또한 전적으로 우리 몫이었다.

우리 팀은 임프로비전도 완전한 방임이 아닌 제한된 자율 속에서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름의 엄격한 규율이 있어야 과감하고 창의적인 도전과 실험도 가능하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본격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우리의 비전에 부합하는,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최소한의 기본 원칙(Ground Rule)을 먼저 정했다. (표 1)

기본 원칙을 정하는 데는 사내 연수, Project X의 경험이 기초가 됐다. 당시 우리 팀은 토론이 길어지면서 자정을 맞는 경우도 많았다. 전체 사무실 불이 꺼졌는데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라이트를 켜면서까지 회의를 끝내지 않는 바람에 ‘반딧불이팀’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과도한 회의는 모두를 지치게 만드는 경향도 없지 않았다. 그래서 회의에서는 아이데이션(ideation)보다는 어느 정도 구체화된 의견을 갖고 와 시간 낭비를 줄이고, 지속가능한 조직 운영을 위해 밤샘을 지양하자는 내용을 규칙에 담았다. 또 토론이 과열될 경우 다 같이 셀카 포토 타임을 갖는 것도 새로운 규칙으로 넣었다. 토론이 과열된다고 느껴질 때 ‘수박’ ‘포도’ ‘자몽’ 같은 과일 이름을 외치면 자동으로 단체로 셀카를 찍는 식이었다. 심각한 이야기를 하다가도 사진 찍는 포즈를 취할 때는 저절로 웃게 돼서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풀렸다. 그 밖에도 사내 검수처럼 SKT 구성원으로서 지켜야 할 규칙뿐 아니라 개인의 커리어 발전을 위해 서로의 취미와 가치관을 공유함으로써 서로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팀원이 되자고 다짐했다.



2. 현장에서 ‘고객의 자부심’을 발견하다
첫 아이템이였던 ‘블록체인을 활용한 건설근로자 관리 솔루션’은 사실 IT와 경영을 전공한 팀원들에게 굉장히 생소한 분야였다. 하지만 우리 팀은 ‘고객 중심 경영’의 SKT의 사명을 되새기며 현장에 답이 있다는 믿음으로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 나갔다. 새벽에 직접 인력 시장에 나가보기도 하고, 관련 기사를 작성한 기자와 전문가를 찾아가 조언을 구함은 물론 건설업 종사자를 만나기 위해 새벽 기차를 타고 지방을 오가기도 했다.

특히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이천 현장에서 일용직 근로자로 일한 경험은 사내 벤처가 아니었으면 할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근무하기 위해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 이수증을 직접 취득하기도 했다. 일단 건설근로자의 노동 환경을 이해하려면 건설근로자가 필수적으로 이수하는 기초안전보건교육부터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교육장은 자연스럽게 건설근로자들과 만날 수 있는 현장이었다. 직접 교육장을 선택해서 교육을 받으러 가야 했는데, 우리 팀원들은 일부러 다른 교육장을 예약해 서로의 교육 내용을 비교하는 한편 교육장에서 만난 예비 건설근로자분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공유했다.



우리는 실제 현장에서 건설 근로자들과 함께 일하면서 근로자분들의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비로소 체감할 수 있었다. 건설업의 복잡한 현장 구조를 현장 근로자나 전문가들의 조언을 얻어 차근차근 이해해 나갈 수 있었다. 현장 조사 결과로도 파악하기 힘든 내용들은 전문가를 따로 찾아가 자문했다. 인터넷 자료 검색에 그치지 않고 논문과 기사를 통해 해당 분야 전문가를 찾아가 백방으로 연락을 시도하고 조언을 구했다. 건설근로자공제회, SK건설 등 건설사 관계자, 현장 근로자 등을 포함해 우리가 만난 외부 사람은 30여 명이 넘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건설 근로자 출퇴근 통합 솔루션’과 ‘현장 관리자 통합 솔루션’을 우리 손으로 구체화할 수 있었다.

실제로 현장에서 근로자가 돼보고, 또 그들과 이야기하면서 “근로자들이 일하는 시간을 정확히 체크하고 싶어 할 것이다”라는 우리의 당초 가설이 틀렸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근로자들은 시간을 체크하는 것보다는 꾸준히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쉽게 찾기를 바랐다. 가설을 수정한 우리 팀은 단순 인증 기능뿐 아니라 전문 이력에 대한 증명과 플랫폼 기능에 중점을 둬 아이디어를 수정했고, 장기적인 잠재적 사업성을 극대화해 시범 사업 제안까지 받을 수 있었다. SKT의 핵심 가치이기도 한 ‘Create Customer’s Pride’, 즉 고객의 자부심을 창조하자는 사명은 책상머리에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고객과 직접 만나고 이야기하는 가운데 실천할 수 있음을 몸소 깨달았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외부 정책적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지 못한 한계에 부딪히기도 했다. 전자카드를 활용한 우리 팀의 솔루션은 계류 중인 건설근로자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실현 자체가 어려웠다. 일단 시범 사업을 진행하면서 단계별 사업화 전략을 짜보고자 했지만 사내 벤처의 제한된 활동 기간 동안 법안이 통과되기까지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던 루키팀은 사내 벤처 기간 종료가 두 달이 채 안 남은 시점에서 사업 모델을 완전히 변경하기로, 다시 말해 피벗(pivot)하기로 결정했다.

피벗을 결정하는 과정 자체도 순탄치 않았다. 건설 아이템을 포기하지 말자는 쪽과 신속하게 다른 아이템으로 갈아 타자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시간이 갈수록 속이 타 들어 가면서 이럴 바에는 팀을 해체하는 게 낫겠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한번 도전을 시작했으니 끝을 보자는 일념으로 우리는 새 아이템으로 다시 뭉치게 됐다.

시간이 많지 않았기에 팀원들은 더 빠르게 움직였다. 조언을 구하기 위해 하루에 3명의 사내 전문가를 인터뷰했고, 점심시간에는 회사 근처에서 일하는 지인들과 밥 약속을 잡고 피드백을 받았다. 약 2주간 50여 개의 아이디어를 상호 제안하며 토론이 이어졌다. 1차로 추려진 아이템들은 현장에서 바로 테스트해서 가능성을 시험했다. 이미 한 아이템을 구체화했다가 접은 경험 덕분인지 팀원들의 아이디어 선정 기준은 처음보다 훨씬 높아져 있었다.

가장 어려운 점은 SKT 내부 구성원들을 설득하는 부분이었다. 관련 분야 실무자들을 만나 자문할 때마다 돌아온 것은 ‘Why SKT?’, 즉 우리가 이 사업을 해야 할 당위성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SKT가 잘할 수 있는 전략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사고의 틀 안에 갇히기는 싫었다.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은 글로벌 창업가로 성장하려면 ‘Why SKT?’가 아니라 ‘Why not SKT?’를 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 팀은 당장의 매출과 시장 규모를 계산하는 데 연연하지 않았다. 고객의 불편함을 기준으로 아이디어를 평가한 결과로 결정된 두 번째 아이템이 바로 ‘SeeMealer’라는 증강현실(AR) 외식 플랫폼이다.


3. 스타트업보다 더 스타트업처럼
우리 팀은 SeeMealer를 통해 불친절하고 어려운 메뉴판 때문에 겪는 고객의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했다. AR 기술을 활용해 테이블 위에 실제 음식이 나온 것처럼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식당 주인과 셰프가 전하고 싶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서비스를 구상했다.

아이디어가 결정되자 곧바로 고객 반응 테스트에 착수했다. 일주일 만에 고객 인터뷰와 서비스 디자인을 완료한 후 회사 근처 레스토랑을 섭외해 테스트 환경을 구축했다. AR 개발자, 3D 모델링 업체와 협업해 프로토타입 앱을 제작하기까지 불과 2주가 채 걸리지 않았다. 그동안 우리만의 일하는 방식이 체화된 덕분에 프로토타입 제작까지 일사천리로 빠르게 일이 진행됐다. 프로토타입 테스트를 통해 한 달 만에 약 400여 명의 고객에게 서비스 경험을 전달했는데 점주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훨씬 더 긍정적이었다. 방문 고객과 음식점주 모두의 열렬한 사용 의사를 확인했을 때는 그동안 밤을 새면서 일한 모든 순간이 한번에 보상받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신속한 업무 수행은 우리가 직접 구축한 우리만의 일하는 방식 덕분에 가능했다. Start@ 워크숍에서 배운 Google Sprint, Design Thinking 방법론을 토대로 우리만의 일하는 방식을 구체화했다. 먼저 루키팀은 노트북이 아닌, 포스트잇과 타이머, 네임펜을 가지고 회의를 시작한다. 그리고 안건 및 과업을 Simple / Complicated / Complex / Chaotic 네 단계로 구분해 가장 단순한 단계로 구조화했다. 발견된 문제를 키워드로 정의하고 최대한 빠르게 해결 방안을 실험해 의사결정을 했다. 의사결정의 각 단계는 최소 3분에서 최대 30분까지 복잡성에 따라 시간을 제한하고, 스티커를 통한 투표와 외부 전문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최종 의사결정을 내렸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건설근로자 관리 솔루션 아이템의 경우, 가장 근본적인 질문, 즉 ‘혼란스러운(Chaotic)’ 한 문제는 ‘왜 건설업계에 이런 문제가 생기는가’였다. 이 문제를 답하기 위해 현장/시스템/이해관계자 등 카테고리별로 문제를 분석해야 하는 ‘복합적인(Complex)’ 세부 질문을 만들었다. 뒤이어 ‘복잡한(Comlicated)’ 문제로 구체화했다. 이해관계자 중 하나인 근로자는 근무 형태에 따라 다섯 종류로 구분되는데 각각의 문제는 무엇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현행 서비스는 어떤 한계를 가지는지를 규정했다. 이때는 각자 문제를 분배해 대안을 고민한 다음에, 모여서 논의했다. 최종적으로 ‘누구를 인터뷰할 것인지’ ‘해결 기능의 개발 단가는 어떻게 되는지’ 등 인풋과 아웃풋이 명확한 ‘심플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이 모든 것을 종합해 최초 질문을 해결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

SeeMealer 앱의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워크숍을 진행할 때도 우리는 먼저 비전과 스프린트 문제(Sprint Question)에 집중했다. 모든 것이 성공한 2년 뒤의 모습(Vision)을 상상하고, 또 반대로 완전히 실패했을 때를 가정해 실패 이유가 무엇일지 추측해 글로 적는 것(Sprint Question)이다. 이 두 가지 내용은 이후 진행 과정에서 모든 의사결정의 근본적 기준이 됐다. 프로토타입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벤치마킹할 수 있는 서비스들에 대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 벤치마킹하고 싶은 서비스의 UI, 기능, 콘셉트 등을 포스트잇에 적고 공유한 뒤 이를 참고해 각자 생각하는 프로토타입의 스케치와 간략한 설명을 A4 용지에 표현했다. 이 중 어떤 부분을 택하고 버릴지는 오롯이 고객에게 맡겼다. 스케치들을 UX 단계별로 분류/배치한 후, 핵심 타깃 고객층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초청해 스케치 중 마음에 드는 부분에 스티커로 투표해달라고 부탁했다. 스티커가 가장 많이 붙은 콘셉트와 기능을 중심으로 실제 프로토타입 제작을 시작했다. 프로토타이핑 툴인 Adobe XD로 1차 프로토타입을 만들었고, 서비스 흐름을 설명하는 2차 인터뷰를 진행했다. 2차 인터뷰 결과를 토대로 빠른 수정을 거친 후 드디어 MVP(Minimum Viable Product)를 제작할 수 있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APK 형태로 구동하는 AR 앱을 2주 만에 제작했고, 회사 인근을 발로 뛰며 섭외한 식당에서 실제 고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4.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우리 팀은 사내 벤처 플랫폼인 Start@ 프로세스에 따라 팀 결성 이후 6개월 만에 대내외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사업화 피칭을 진행했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사업 모델과 프로토타이핑 결과는 매우 긍정적이었지만 시장성에 대한 검증이 더 필요했다. 그 결과 당장 사업화하기는 무리라는 평가를 받았다. 팀원들은 계획된 날짜에 피칭을 진행하느라 고객의 반응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부분을 가장 아쉬워했다. 피칭 이후 며칠 지나지 않아 한 프랜차이즈에서 당장 도입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해 아쉬움을 더 키웠다.

하지만 규칙은 규칙이었다. 사내 벤처의 제한된 활동 기간 동안 서비스를 출시하지 못한 우리 팀은 각각 본래 지원했던 부서에 배치돼 해당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부서 선배들로부터 현업의 경험과 노하우를 배우면서도, 사내 벤처에서 몸에 익힌 혁신적인 협업 방식을 각자의 자리에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우리의 도전도 멈추지 않았다. 우리는 사업부에 복귀한 뒤에도 평일 점심과 저녁, 주말에 서로 만나 아이템을 실제 서비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아이템은 Start@ 플랫폼에 신사업 아이디어로 등록해 100개가 넘는 추천과 2억 원이 넘는 가상화폐 투자 2 도 받았다. 최근 회사 사내방송 GBS에서 Start@의 크라우드펀딩 시스템에 가장 많이 투자한 구성원의 인터뷰가 나왔는데 요즘 가장 인상 깊게 지켜보는 아이템으로 SeeMealer를 언급해줘서 기분이 좋았다.

우리 팀은 현재 최종 사업화 피칭 이후에 확보한 프랜차이즈의 도입 의사를 반영해 아이템의 실현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 아이템은 혁신적인 외식 경험을 선사함으로써 외식 고객에게 큰 가치를 전달하는 한편, AR 서비스를 통해 5G 시대의 핵심 콘텐츠를 확보함으로써 외식 고객과 소상공인의 소통을 돕는 외식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현재는 각 팀원들이 사업부 팀에 배치된 만큼 예전만큼 자주 만나서 토론하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다. 하지만 개별적으로는 언젠간 이뤄질 사업 현실화를 위한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휴일에 음식점을 가면 점원이나 사장님께 SeeMealer에 대한 피드백을 물어본다거나 AR 관련 기술을 공부하는 등의 방식으로 각자 아이템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고 있다. 우리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필자소개
김준 SKT IoT/Data 사업단 블록체인 사업팀 매니저
남소원 SKT ICT Infra센터 Data Cell 매니저

유채영 SKT ICT Infra센터 IP전송 Cell 매니저

정리=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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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비즈니스리뷰 345호 Fake Data for AI 2022년 05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