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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지 컴퓨팅

클라우드에서 에지 컴퓨팅으로 사물인터넷 패러다임 바뀐다

전승우 | 247호 (2018년 4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에지 컴퓨팅이 사물인터넷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에지 컴퓨팅은 자율주행차와 증강/가상현실같이 실시간 처리가 중요한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또 클라우드 컴퓨팅의 과부하 감소 및 통신 자원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사이버 공격의 피해 위험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에지 컴퓨팅은 사물인터넷의 주요 트렌드로 부상할 것이다. 에지 컴퓨팅의 등장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중심의 사물인터넷 시장 판도가 변화할 가능성도 크다. 기업의 미래 사물인터넷 비즈니스 역시 에지 컴퓨팅 활용이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에지 컴퓨팅의 부상

현재 IT 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원동력이 바로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이다. 등장 초기만 해도 낯선 개념이던 사물인터넷은 이제 IT 업계는 물론 글로벌 경제의 메가 트렌드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수많은 기기의 인터넷 연결, 인프라 구축 확대 및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등 사물인터넷 저변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물인터넷 성장의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이다. 각 기기의 연결을 중앙집중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기기들이 확보하기 어려운 고성능 컴퓨팅 및 데이터 저장 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덕분에 방대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 및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이제 클라우드 컴퓨팅은 데이터 저장 공간 및 컴퓨팅만을 제공하던 인프라 서비스(IaaS)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구동(SaaS), 플랫폼(PaaS) 등 서비스 범위 및 수준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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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물인터넷 저변이 확산되면서 기존 클라우드 컴퓨팅 중심의 사물인터넷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등장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이라는 개념이 막 정립됐을 당시에 그려졌던 사용 시나리오나 활용 사례가 지금과는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이를 반영한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산출되는 데이터의 규모가 급속히 늘고 있다. 산출 속도의 증가(Velocity), 양적 팽창(Volume), 유형의 다양화(Variety) 등 빅데이터 시대의 도래는 이전부터 예견돼왔지만 사물인터넷의 확산으로 그 속도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사물인터넷의 기기 및 서비스 유형도 훨씬 다양해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 등 친숙한 기기들이 사물인터넷의 주요 단말로 고려됐다면 이제는 자동차나 드론, 스마트 팩토리 등도 사물인터넷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최근 에지 컴퓨팅(Edge Computing)이 사물인터넷의 혁신을 이끌 수 있는 유망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에지 컴퓨팅은 사물인터넷을 이루고 있는 각종 단말, 혹은 단말과 물리적으로 가까운 위치에 있는 마이크로 데이터센터(Micro Datacenter)나 각종 네트워크 장비에서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이다. 즉, 데이터를 중앙집중식으로 처리하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달리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처리 등 주요 기능을 여러 위치에서 분산적으로 수행하는 개념이다.

에지 컴퓨팅은 새롭게 변화하는 사물인터넷 환경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표준보다는 학계와 산업계를 중심으로 에지 컴퓨팅을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사물인터넷의 성장이 두드러질수록 에지 컴퓨팅에 대한 관심과 주요 기술 개발의 노력도 함께 증가할 것이다.

현재 글로벌 IT 업계에서는 에지 컴퓨팅을 이용한 사물인터넷 고도화에 관심이 높다. 다수 시장조사기관들은 앞다투어 에지 컴퓨팅을 차세대 혁신 기술로 선정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GE, 시스코, IBM 등 유수의 IT 기업들도 에지 컴퓨팅 기반의 사물인터넷 기술 개발 및 사업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IT는 물론 자동차, 중공업 등 각종 분야의 기업을 중심으로 오픈포그 컨소시엄(OpenFog Consortium) 등 에지 컴퓨팅의 빠른 확산을 지원하기 위한 단체설립도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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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지 컴퓨팅이란?

에지 컴퓨팅이란 네트워크의 ‘가장자리(Edge)’에서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지원하는 기술을 말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네트워크상의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모으고 분석하는 것과 달리 에지 컴퓨팅은 데이터를 단말과 물리적으로 가까운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수집 및 처리할 수 있는 개념이다. 여기에서 에지란 사람들이 직접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 가전 등 단말이거나 혹은 단말과 근접한 위치에 있는 마이크로 데이터센터, 라우터(Router) 및 게이트웨이(Gateway), 이동통신 기지국(Base Station) 등 각종 네트워크 장비 등을 의미한다.

현재 에지 컴퓨팅은 다양한 명칭으로 불린다. 시스코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수행하던 역할을 사용자와 가까운 네트워크 경계에서 담당한다는 의미에서 포그(Fog) 컴퓨팅으로 정의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확장한다는 의미에서 작은 클라우드라는 뜻의 클라우드렛(cloudlet) 컴퓨팅으로 부르기도 한다.

에지 컴퓨팅은 데이터가 중앙집중적으로 처리되는 클라우드 컴퓨팅 구조와 다르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모든 단말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처리를 한곳으로 모아 처리하는 접근인 반면 에지 컴퓨팅은 단말로부터 발생한 데이터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로 즉시 보내지 않고 우선적으로 근접한 위치에서 데이터의 수집부터 분석 및 처리까지 일련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고난도의 데이터 분석 작업이 필요한 경우에는 에지가 데이터를 다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로 전달해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다.

에지 컴퓨팅이 등장한 배경은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다.i 우선 네트워크 인프라가 데이터 송수신 지원 이상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oftware Defined Network), 네트워크 기능 가상화(Network Function Virtualization) 등 고난도의 데이터 처리 능력을 지원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하면서 여러 네트워크 지점에서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 실행될 수 있는 지능화 인프라 구축이 이뤄지고 있다. 또 비교적 적은 규모의 데이터 및 느린 서비스 처리가 주종을 이루던 초기 사물인터넷에서 벗어나 매우 빠른 처리가 필요한 서비스가 증가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에의 의존이 한계를 보이게 됐다.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기술의 발전으로 많은 IT 기기가 웬만한 컴퓨터 수준의 컴퓨팅 능력을 가질 수 있게 된 점도 오늘날 에지 컴퓨팅 부상의 기반이 되고 있다.

에지 컴퓨팅의 장점

1. 실시간 데이터 처리

초기 사물인터넷 개념은 실시간 데이터 처리의 필요성을 크게 강조하지 않았다. 시급한 기능 수행이 필요하지 않은 저사양 IT 기기들이 사물인터넷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가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사물인터넷 데이터의 빠른 처리를 요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적용 기기 및 서비스의 특징에 따라 실시간 데이터 처리 및 낮은 지연 시간이 서비스 품질(Quality of Service)의 핵심 요건으로 강조되고 있다. 만일 사물인터넷 기기의 요청으로 수행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속도가 각 서비스 품질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는 신속한 데이터 처리가 주행 성능은 물론 자동차의 가장 중요 요건인 안전성과도 직결된다. 자율주행차의 동작을 위해 차량 간 통신(V2V, Vehicle to Vehicle), 자동차와 인프라 통신(V2I, Vehicle to Infra)과 같이 사물인터넷과 관련성이 큰 통신 기술이 필수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자율주행차가 교통 흐름 및 장애물 경고 등 각종 데이터 처리 작업을 수행하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혹은 주변의 다른 자동차와 연결된다면 이를 위한 데이터 수신과 분석, 동작 명령까지 걸리는 시간이 매우 짧아야 한다.

그러나 자율주행차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간 서비스 요청과 응답 속도는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고속으로 주행하거나 빌딩숲이나 교외 등 무선통신 환경이 양호하지 않은 경우에는 한층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자율주행차가 산출하는 데이터 규모는 1초당 1기가바이트(gigabyte)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1 아무리 고성능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라 하더라도 거리의 수많은 자율주행차가 산출하게 될 데이터를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차세대 유망 IT로 부상하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및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기기 역시 자율주행차와 마찬가지로 데이터의 실시간 처리가 중요한 요건이다. 이들 기기가 자연스럽게 콘텐츠를 재생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응답 시간이 약 수에서 수십 밀리세컨드(ms) 이내에 이뤄져야 한다. 만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와의 연결 및 데이터의 송수신 처리 과정에서 지연이 생긴다면 영상이 매끄럽지 않게 재생되므로 소비자들이 느끼는 몰입감 및 만족도 역시 현저히 낮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사물인터넷에서 빠른 데이터 처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단순한 불편을 넘어 심각한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 자율주행차와 같이 빠른 상황의 인지와 판단은 사람의 안전과 직결된다. 또 신속하고 세밀한 공정이 필요한 제조 기계 및 로봇이 가동되는 공장에서는 데이터 분석 및 실행 처리가 잠깐이라도 지연되는 경우에 생산 지연이나 품질 저하 등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

에지 컴퓨팅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보완해 실시간 데이터 처리를 지원할 수 있는 대안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서비스의 실행이 이뤄지는 단말과 물리적으로 가까운 위치에 있는 에지에서 긴급한 처리가 요구되는 데이터를 처리한다면 서비스 지연 시간을 훨씬 줄일 수 있다.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의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빠르고 간단한 처리를 요구하기 때문에 에지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의 역할 일부를 대신함으로써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2

2. 인프라의 데이터 과부하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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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이 각종 비즈니스 분야에 적용되면서 사물인터넷 기능을 지원하는 기기의 수는 급격히 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가 사물인터넷 접속 기기의 수는 2020년에 200억 개에 이를 것으로 주장하는 등 사물인터넷 기기 증가 속도는 해를 거듭할수록 빨라지고 있다. 간단한 정보만 포함된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기기는 물론 복잡한 기능과 고성능을 갖추고 있는 로봇과 자동차 등도 사물인터넷의 주요 기기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물인터넷의 발전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네트워크 인프라의 구축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등장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의 확산으로 각종 기기의 데이터 생산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고해상도 영상, 지도 등 많은 데이터가 소요되는 콘텐츠 소비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데이터의 원활한 송수신을 위해서는 네트워크 인프라가 수용할 수 있는 데이터 용량의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특히 광통신 등 유선 네트워크와 달리 주파수 자원이 부족한 무선 네트워크에서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또 대규모 데이터용 고주파 대역을 새롭게 발굴하는 것도 송수신 거리의 제약 등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능력 역시 급증하는 사물인터넷 기기를 원활히 수용하기 힘들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사물인터넷 기기의 수는 물론 적용 분야의 확산은 기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서비스 품질의 저하 등 각종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에지 컴퓨팅의 도입은 이 같은 데이터 과부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에 모든 데이터의 처리를 일임하는 대신 에지 컴퓨팅을 적용하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로의 데이터 전송량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 병목(bottleneck) 현상을 줄일 수 있다. 게다가 클라우드 컴퓨팅이 담당해야 할 데이터 처리 부담도 훨씬 줄기 때문에 클라우드 컴퓨팅 자체의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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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데이터 보안 강화

사물인터넷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사이버 보안이 핵심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PC나 서버 등 일부 기기만이 해킹이나 랜섬웨어(Ransomware) 등 사이버 공격의 주된 대상이었다면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거의 모든 기기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실제로 자동차 등 IT의 적용이 심화되는 기기를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이 성공한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많은 사용자가 언제 어디에서나 간편하게 데이터를 저장 및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편으로 모든 정보가 한곳으로 집중되기 때문에 사이버 공격의 집중 표적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애플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아이클라우드(iCloud)가 해킹을 당하면서 수많은 아이폰 사용자의 민감한 정보가 공개되기도 했다.

에지 컴퓨팅은 클라우드 컴퓨팅의 보안 취약점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이 될 수 있다. 데이터를 분산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는 에지 컴퓨팅의 구조는 사이버 공격으로 수많은 사람의 데이터가 동시에 위협받을 확률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에지에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로 그대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대신 필터링과 암호화 등 보안 강화 기술을 적용해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기 때문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보관하는 데이터의 신뢰성도 제고할 수 있다.

또 에지 컴퓨팅은 사물인터넷 인프라의 내구성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만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집중 공격을 받아 작동을 멈춘다면 연결돼 있는 수많은 기기도 동시에 필요한 기능을 지원받을 수 없다. 그러나 에지 컴퓨팅이 적용된 사물인터넷 인프라에서는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에지를 통해 긴급한 업무를 개별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분산서비스공격(DDoS) 등 네트워크 인프라 전체를 무력화하는 공격에 따른 피해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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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지 컴퓨팅의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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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지 컴퓨팅은 네트워크 에지의 유형에 따라 다양하게 구현될 수 있다. 큰 범주에서 사용자 보유 기기에서 에지 컴퓨팅을 수행하는 디바이스 에지(Device edge) 방식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서 확장된 네트워크 기기에서 에지 컴퓨팅을 수행하는 클라우드 에지(Cloud edge)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i

디바이스 에지 방식에서는 단말 혹은 사용자가 보유하고 있는 네트워크 기기에서 에지 컴퓨팅을 수행할 수 있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탑재한다. 에지 컴퓨팅을 위해 기존 단말보다 높은 수준의 컴퓨팅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성능 강화가 요구된다. 디바이스 에지는 네트워크를 거치지 않고 데이터를 즉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실시간 대응에는 가장 유리하지만 단말의 제한적 능력상 고차원의 데이터 분석이 어려울 수 있다. 또한 단말의 고성능화를 위한 사용자의 비용 부담도 증가할 수 있다. 아마존의 AWS Green Grass나 마이크로소프트의 Azure IoT Edge가 디바이스 에지 기술의 대표적인 예다.

반면 클라우드 에지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확장적 개념으로 볼 수 있다. 마이크로 데이터센터, 이동통신 기지국 등 각종 네트워크 장비를 통해 클라우드 컴퓨팅의 역할을 분담할 수 있다. 디바이스 에지와 달리 클라우드 에지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이 에지 컴퓨팅의 수행을 담당한다. 클라우드 에지는 디바이스 에지와 달리 통신 인프라의 영향이 높기 때문에 빠른 데이터 처리가 불안정할 수 있다. 그러나 단말 자체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고사양의 서비스를 클라우드 컴퓨팅 수준에 가깝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여러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기업은 물론 AT&T 등 통신 서비스 기업들이 이러한 클라우드 에지 방식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ii

이와 같이 디바이스 에지나 클라우드 에지 방식 모두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 방식이다. 에지 컴퓨팅의 구현 목적 및 적용 사례에 맞게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혹은 두 가지 모두를 혼용해 사용하게 될 것이다

에지 컴퓨팅이 만드는 사물인터넷 트렌드

1. 에지의 고성능화

지금까지 사물인터넷 전쟁의 화두는 바로 클라우드 컴퓨팅이었다. 그러나 에지 컴퓨팅이 중요한 패러다임으로 등장하면서 이런 기류 역시 상당히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지, 즉 단말 및 단말과 근접한 네트워크 기기들의 컴퓨팅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그간 데이터 수집과 전송의 역할에만 국한됐던 에지는 데이터 처리 및 명령 실행이라는 역할까지 담당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사물인터넷의 주요 단말인 센서는 원래 빛, 소리, 위치 등 물리적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전환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다른 기기로 전송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었다. 그러나 차세대 센서는 수많은 개별 센서가 수집하는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필요한 기능을 처리하는 센서 퓨전(Sensor Fusion) 기술을 갖추게 될 것이다. 즉, 센서 자체가 데이터 수집 및 처리를 즉시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컴퓨팅 기기로 진화하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에지를 구성하는 프로세서와 메모리, 고성능 소프트웨어 등 고부가 IT의 집약으로 가속화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반도체 기술에 힘입어 에지는 더욱 높은 수준의 고성능 컴퓨팅 부품을 포함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에지 자체가 데이터 수집과 처리, 이를 기반으로 한 실행까지 담당할 수 있는 하나의 컴퓨팅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

고성능 컴퓨팅 기능을 담당하는 플랫폼 모듈의 등장은 이미 사물인터넷 시대의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3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는 그래픽 프로세서 기업 엔비디아 역시 자율주행차 대상의 드라이브(Drive) PX2, 일반 단말기기 대상의 젯슨(Jetson) TX2 등 반도체 모듈을 출시했다.4 한편 MIT가 클라우드 컴퓨팅 연결 없이도 단말에서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저전력 모듈 아이리스(Eyeless)를 개발하는 등 에지 기반 플랫폼 모듈 경쟁이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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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공지능의 분산화

인공지능은 지금까지는 주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지원됐다. 단말 등 네트워크의 에지에서는 인공지능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데이터 학습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수많은 프로세서의 병렬식 구조는 물론 신경망 네트워크 알고리즘 구동 등 복잡한 기술은 간단한 성능의 컴퓨터로는 구현이 어렵다.

그러나 클라우드 컴퓨팅에서의 인공지능 구현 역시 수많은 사물인터넷 단말에 빠르게 대응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인공지능의 고도화가 진전될수록 필요한 데이터가 급증하면서 이를 위한 충분한 통신 용량과 컴퓨팅 인프라를 지원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실시간 처리가 강조되는 분야일수록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으로 제공됐던 인공지능의 느린 처리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에지에도 인공지능을 도입하려는 연구가 이미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GE, 아마존 등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던 기업들도 최근에는 에지 차원에서 인공지능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6 에지 컴퓨팅 패러다임의 부상은 단말을 비롯한 에지 차원의 인공지능 성능 강화 경쟁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최신 반도체 기술을 통해 단말에서 인공지능을 빠르고 원활하게 지원하려는 움직임은 IT 업계의 최대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애플과 화웨이 등은 단말 자체적으로 인공지능 서비스를 처리하기 위한 전용 반도체를 개발해 스마트폰에 탑재했다.7 또 머신러닝 기술 제로스(Zeroth)를 모바일 AP 스냅드래곤(Snapdragon)에 탑재하고 있는 퀄컴이나 모빌아이(Mobileye)와 모비디우스(Mobidius) 등 다수의 스타트업을 인수해 단말용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을 추진하는 인텔같이 많은 기업이 에지 컴퓨팅 기반의 인공지능 구현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3. 새로운 하드웨어 경쟁 시대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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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 개념이 등장한 이래 경쟁의 핵심은 바로 각 사물과의 연결성, 데이터 수집, 전송, 처리의 각 단계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에 집중됐다. 이종 사물을 아우를 수 있는 플랫폼을 지배하는 기업이 사물인터넷 시장의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큰 공감을 얻었다.

그러나 에지 컴퓨팅이 사물인터넷의 주요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게 되면서 이러한 시각도 바뀔 수 있다. 사물인터넷 서비스의 특성 및 사용 환경에 따라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사용자와 근접한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에지의 역할이 더욱 강조될 것이다.

오늘날 많은 IT 기업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넘어 단말 등 에지의 하드웨어 경쟁력에 주목하고 있다. 단말을 주력 비즈니스로 추진해 온 기업들은 물론 아마존이나 구글, 페이스북 등 인터넷 기업들의 적극적인 진출에 힘입어 사물인터넷 단말 시장이 주요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구글의 스마트 글라스 및 픽셀 스마트폰, 가상현실 스타트업 오큘러스(Oculus)를 인수한 페이스북의 가상현실 헤드셋 등 하드웨어 영역에서는 낯선 기업들의 단말 시장을 향한 도전은 한동안 계속될 수 있다.

나아가 에지 컴퓨팅이 확산되면서 에지 자체의 변화도 가속화될 수 있다. 에지 컴퓨팅을 수행할 수 있는 기능을 필수적으로 추가하거나 색다른 유형의 기기까지 등장할 수 있다. 아마존과 구글, 애플, 바이두같이 거의 모든 IT 기업의 치열한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는 인공지능 스피커, 실감 나는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는 가상/증강현실 기기 등 사물인터넷과 접목되는 IT 기기의 다양화는 에지 컴퓨팅 패러다임의 등장과 맞물려 가속화될 것이다.

결론

1. 새로운 사물인터넷 패러다임으로 부상하는 에지 컴퓨팅

사물인터넷의 폭넓은 확산은 사물인터넷 기술 발전의 방향성을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초기 사물인터넷이 이종 사물 간 연결과 정보 교환을 목적으로 발전했다면, 앞으로는 여러 산업 및 분야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서비스의 품질 보장 및 네트워크 신뢰성 강화, 데이터 분석과 의미 도출 등이 중요한 지향점이 될 것이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에지 컴퓨팅 패러다임은 더욱 확산될 것이다. 현재의 클라우드 컴퓨팅으로는 충족하기 어려운 부분을 중심으로 에지 컴퓨팅이 중요한 대안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에지 컴퓨팅의 주요 기술은 물론 에지 컴퓨팅의 적용 사례 및 기대효과를 연구하고 이를 사물인터넷 비즈니스로 연결하기 위한 일련의 움직임이 더욱 구체화될 수 있다.

또 에지 컴퓨팅의 확산은 신기술 발전을 촉진할 것이다. 예컨대 4G 이동통신에서는 기지국들이 데이터 송수신 및 전달의 역할만 수행했다. 높은 데이터 송수신 속도 및 넓은 서비스 영역을 가지는 5G 이동통신에서는 기지국이 데이터 수집과 분석의 기능까지 통합하는 에지 컴퓨팅 능력을 겸비함으로써 더욱 빠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8)

2. 클라우드 컴퓨팅과의 유기적 연계 강화

하지만 에지 컴퓨팅의 등장이 클라우드 컴퓨팅의 쇠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대용량의 데이터 수집 및 고난도의 연산 작업 등 여전히 클라우드 컴퓨팅이 중요한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 사물인터넷 시스템에서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에지 컴퓨팅이 각각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방법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에지 컴퓨팅은 실시간 처리가 필요한 데이터 분석과 실행에 유리하지만 에지의 컴퓨팅 능력이 제한되므로 복잡하고 어려운 연산 처리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수집하고 가치 있는 정보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효과적인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미래 사물인터넷에서는 사용자와 가까운 위치에서 에지 컴퓨팅이 일차적으로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고, 이를 통해 가공된 데이터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로 전송돼 고차원적 작업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사물인터넷의 활용 범위가 확장될수록 클라우드 컴퓨팅과 에지 컴퓨팅 한 가지로 대응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다. 인공지능같이 복잡한 기능을 필요로 하는 기기 및 서비스의 필요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두 기술을 복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필수다. 에지 컴퓨팅 기술 자체는 물론 클라우드 컴퓨팅과의 유기적 연계를 원활하게 구현할 수 있는 능력 역시 기업의 주요 사물인터넷 역량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3. 에지 컴퓨팅 중심의 사물인터넷 전략 수립 필요

에지 컴퓨팅은 사물인터넷 기술의 진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지금까지의 클라우드 컴퓨팅 중심 사물인터넷은 IT와 무관한 사물들의 인터넷 접속 및 그동안 활용되지 않았던 데이터 발견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에지 컴퓨팅이 더해진 사물인터넷은 정교하고 빠른 데이터 수집 및 분석과 가공을 통해 정보와 통찰력을 발견하는 인지 컴퓨팅(Cognitive Computing)의 개념에 가까워질 것이다.

에지 컴퓨팅의 등장은 사물인터넷 구현 방식 및 활용 방안을 한층 다채롭게 만들 것이다. 새롭게 사물인터넷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기존 사물인터넷 기술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이슈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에지 컴퓨팅을 비중 있게 고려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다.

단말 등 네트워크 에지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지금까지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중심으로 데이터 처리 역량을 축적했던 많은 IT 기업의 전략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예컨대 데이터 처리를 빠르고 원활하게 하기 위한 에지의 각종 부품 및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의 중요성이 강조될 수 있다. 또 에지 자체를 신규 플랫폼으로 활용해 신규 서비스를 추진할 수도 있다. 데이터 수집과 분석, 처리 등 각 단계가 이뤄지는 시간과 위치를 고려해 서비스 품질을 극대화하기 위해 클라우드와 에지 컴퓨팅을 효율적으로 구성하고 운용하는 역량도 주목받을 수 있다.

사물인터넷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IT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미래 에지 컴퓨팅의 발전과 이에 따른 사물인터넷의 진화는 이들 신기술의 발전 속도 및 방향을 새롭게 바꾸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급격하게 변하는 IT 산업 트렌드 대응이 시급한 우리나라 기업들에도 에지 컴퓨팅 기반의 핵심 기술과 비즈니스 개발은 미래 IT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할 기회가 될 것이다. 6802.png



전승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swjeon@lgeri.com

필자는 연세대 기계전자공학부를 졸업하고 KAIST 전자전산학과 석사 및 서울대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취득했다.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인터넷 및 이동통신을 연구했으며 현재 LG경제연구원 전략 컨설턴트로 재직하면서 경영 및 하이테크 전략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저명 IT 학회 및 저널에 다수 논문을 게재했으며 LG Business Insight에 IT산업 및 경영 전략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저서로는 『혁신의 모든 것(2015)』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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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승우

    -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인터넷 및 이동통신을 연구
    - (현) LG경제연구원 전략 컨설턴트로: 경영 및 하이테크 전략 프로젝트 수행
    - 저명 IT 학회 및 저널에 다수 논문을 게재
    - LG Business Insight에 IT 산업 및 경영 전략 보고서를 발간
    - 저서 <혁신의 모든 것(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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