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에 충실하고, 솔직하게 소통하고

164호 (2014년 11월 Issue 1)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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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에 솔직해지는 한국 사회

회사에는 암묵적으로 지켜야 할 규칙이 다수 존재한다. 이런 암묵적인 규칙 중 하나가 드레스코드다. 사무직 직장인은 일터에서 대체로 정장을 입는다. 누가 꼭 정장을 입으라고 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직장인은 정장 스타일의 옷을 입고 출근한다. 이렇게 옷을 정중하게 입어야 다른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 이런 암묵적인 규칙에 변화가 생겼다. 시장조사 전문기업인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의직장인 운동화 착용 관련 조사에 따르면 38.5%가 운동화를 신고 출근하는 직장인에게 호감을 보였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19.3%에 불과했다. 58.6%는 운동화를 허용하는 회사를 선호했다.1 지난해 여름 전력난을 이유로 공무원을 중심으로쿨비즈룩(Cool Biz Look)’이 유행했다. 반바지나 샌들을 신고 출퇴근을 하는 스타일은 정장 중심의 기존 드레스코드를 깨기에 충분했다. 쿨비즈룩이 직장에서 다소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 하지만 44.7%쿨비즈스타일을 일시적인 유행으로 여기지 않았다. 38.5%는 세련돼 보인다고 생각했으며 69.2%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70.6%는 쿨비즈룩으로 출근하고 싶어 했다.2 직장인들은 일터에서 편한 복장을 원했다. 타인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편안함을 추구하는 성향은 다른 부분에서도 드러났다. 사람들은 성()에 대해서도 솔직해지고 있었다. 51.8%피임으로 임신을 막을 수 있다면 결혼 전에 성관계를 할 수 있다라고 응답했다. 물론 64.4%는 사랑을 전제로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52.5%는 성관계가 반드시 결혼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남녀 모두성관계=결혼이라는 인식에 유연함이 비슷한 비율로 보였다.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눈에 띄는 변화다. 이러한 성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는자위(自衛) 행위에 대한 관용으로 이어졌다. 남성 55.9%자위 행위는 건강한 성적 행위다라고 응답했다. 같은 질문에 대해 여성은 41.6%가 동의했다.3 현재 한국은본능에 충실한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 성적 본능에 솔직한 태도는 성()을 솔직하게 다루는 방송 프로그램의 증가로 입증되고 있기도 하다.

 

▶‘전문가의 권위보다는소통

사람들은 전문가에 대한 생각도 바꾸고 있다. 전문가에 대한 생각도 솔직해지고 있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때 나이와 경험이 많은 권위적인 의사보다는 경험이 부족해도 설명을 잘해주는 젊은 의사를 선호했다. 49.4%는 경험이 부족해도 설명을 잘해주는 의사를, 49.4%는 권위적이더라도 경험이 많은 의사를 선택했다. 32.7%는 대형 병원의 의사를 모두 믿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다.4 사람들은 전문성을 보여야 하는 부분에서도권위보다는소통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왜 이처럼 소통에 목을 매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사람들의 정신건강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2012년 일시적으로 자살률이 감소했지만 한국의 자살률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평균 자살률의 2.3배에 달한다.5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의 조사에 따르면 20∼50대의 71.6%는 본인의 삶이불행하다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6  77%는 일상적인 불안감을 경험했다. 이런 불안감은 62.5%가 경제상황 악화에 따른 불안이었다.7 불안은 불확실하고 믿음이 상실될 때 발생하는 감정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한국 사회에서 보이는 경제적인 불안감은 권위, 강한 남성성 등신뢰할 만한 무엇인가가 상실됐기 때문에 발생한 것일 수도 있다. 권위와 강한 남성성을 상실한 시대에서 사람들은 본능에 충실하고 솔직하게 소통해서 자신에게 밀려드는 불안감을 떨치려고 노력하는 것은 아닐까.

 

윤덕환마크로밀엠브레인 컨텐츠사업부장 dhyoon@trendmonitor.co.kr

필자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심리학과에서 문화 및 사회심리학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마크로밀엠브레인 (구 엠브레인)에서 다수의 마케팅리서치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현재 컨텐츠사업부를 총괄하고 있으며 인천대 소비자·아동학과 겸임교수로 있다. 저서로는 <소비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소비자트렌드읽기> <장기불황시대 소비자를 읽는 98개의 코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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