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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이 투자에 영향... 독신남, 가장 민감하다

곽승욱 | 148호 (2014년 3월 Issue 1)

Behavioral Economics

정신건강이 투자에 영향독신남, 가장 민감하다

Based on “Portfolio Choice and Mental Health” by V. L. Bogan and A. R. Fertig (2013, Review of Finance, Vol. 17, No. 3, pp.955-992)

 

무엇을 왜 연구했나?

 

호르몬과 자율신경계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스트레스가 쌓이면 고혈압, 심장병, 위궤양 등 신체 장애뿐 아니라 각종 정신장애를 유발한다. 스트레스는 이제 의사와 환자 간 대화의 출발점이고 일상의 화두가 된 지 오래다. 매년 미국 인구의 30% 정도가 우울증, 불안증, 공포증, 강박신경증 등의 정신장애 진단을 받는다. 더구나 노인인구의 7%가 노화와 연관된 심각한 정신장애로 고통받고 있다. 기대수명의 연장과 베이비 붐 세대의 노령화, 젊은 층으로의 정신장애 확대는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을 한층 고조시킨다.

 

최근에는 정신건강이 개인의 부와 투자 포트폴리오 선택에 미치는 영향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투자 포트폴리오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적, 행태적 요인에 관한 연구는 오랜 기간 활발히 진행돼 왔다. 그러나 정신건강이 투자 포트폴리오 선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실증연구는 매우 드문 편이다.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현실에서 본 논문은 정신건강이 투자자의 위험에 대한 태도와 궁극적으로 투자 포트폴리오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투자자의 유형을 세분해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본 연구의 데이터는 1996년부터 2008년까지 2년에 1회씩 50세 이상의 성인 남녀에게 행해진 설문조사를 토대로 피조사자의 각종 인구통계학 정보, 금융자산, 신체건강, 정신건강, 그리고 많은 심리적 요인의 척도를 제공한다. 저자들은 먼저 피조사자들을 세 집단(독신남, 독신녀, 부부)으로 나눠 총 5859명의 독신남, 18190명의 독신녀, 28261쌍의 부부를 샘플에 포함시켰다. 세 집단으로 나눈 이유는 부부와 독신자들의 평균 정신건강 상태나 인지능력(: 기억력)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존재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실제 독신녀나 독신남이 의사로부터 정신분석학적 문제가 있다고 진단받은 경우가 부부보다 훨씬 높았다. 샘플을 분석한 결과 부부의 경우 13.4%, 독신남은 15.2%, 독신녀는 20.2%가 정신병 진단 경력을 가지고 있었다. 기억력 분석에 따르면 독신남의 11.5%, 독신녀의 10.7%가 심각한 기억력 감퇴를 호소한 반면 부부의 경우는 독신자의 절반에 해당하는 5.4%에 불과했다.

 

정신건강이나 인지능력 면에서 부부가 독신자보다 우수한 이유는 분명치 않다. 아마도 부부의 경우는 협의, 공유, 의존, 대화, 위로 등을 통해 서로의 정신적, 인지적 안정을 지탱할 가능성이 높지만 독신남녀들은 부부에 비해 심리적으로 훨씬 불안정한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비슷한 관점에서 부부와 독신자는 투자위험에 대한 위험 회피(Risk Aversion) 성향이 매우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투자자산의 평가와 포트폴리오 선택에서도 집단별 특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가정은 여러 유형의 정신장애와 투자자산유형의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사실로 드러났다. 우울증은 고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확률을 3%(부부)에서 19%(독신남)까지, 전반적 인지능력의 제한은 2%(부부)에서 18%(독신남)까지, 기억력 손상은 1%(부부)에서 5%(독신남)까지 감소시켰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독신남 집단이 다른 두 집단(독신녀, 부부)에 비해 월등히 높은 고위험 투자 감소 확률(우울증 발병 시 19%, 인지능력 제한 시 18%, 기억력 손상 시 5%)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는 독신남들은 정신장애를 경험하게 될 때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고위험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가장 급격하게 감소시킨다는 뜻이다. 부부들은 세 집단 중 가장 미약한 고위험투자 감소확률(3%, 2%, 1%)을 보여줬다. 이는 부부들의 경우 정신장애가 발생하더라도 포트폴리오를 형성하는 투자자산의 유형을 급속히 변화시키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정신장애로 말미암은 고위험 자산 회피현상은 결과적으로 샘플기간 동안 모든 투자자들의 평균 재산 가치를 28593달러만큼 감소시켰다. 또 다른 흥미로운 발견은 독신녀 집단이 예상과는 달리 부부 집단과 비슷한 행태를 보였으며 부부 집단 내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여성의 정신장애에 대한 대처 능력이 남성보다 뛰어난 것일까.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는가?

 

많은 행동경제학 및 행동재무학 연구는 투자자들이 합리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선택하도록 금융자산 및 시장, 포트폴리오 구성법(Portfolio Formation)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해 왔다. 본 연구는 이전 연구와 달리 정신건강이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새로운 가정으로부터 출발해 두 요인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증거를 제시한다. 더불어 투자자의 정신건강 증진이 개인의 부를 넘어 사회적 부와 국가 복지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암시한다. 논문 저자들은 또한 본 연구의 실제 적용 가능한 예로 투자자에게 투자종목 선택권이 부여된 확정기여형(defined contribution) 연금의 경우를 들었다. 연금가입자들이 필수적으로 선택해야 할 기본 투자항목에 저위험자산과 고위험자산을 적절히 배합함으로써 정신건강의 적신호에 수반되는 비합리적인 고위험자산 회피를 어느 정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인 인구와 독신 가정이 급격히 증가하고 일반적 복지에 대한 요구와 관심이 커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일맥상통하는 연구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

필자는 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The University of Tennessee, Knoxville)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재직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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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승욱

    곽승욱swkwag@sookmyung.ac.kr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필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근무한 후 현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경제학, 기업 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 및 규제, AI 재무 분석 등이고 역·저서에는 『재무관리의 이해』와 『생각과 행동, 그리고 투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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