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나라 왕 조조는 후세에도 인물평이 갈리는 문제적 인물이다. 그러나 ‘난세의 영웅, 치세의 간웅’이라고 칭하는 것에는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것 같다. 다시 말해 나라가 어려울 때는 위기를 수습하는 영웅이지만 안정된 시기에는 나라를 혼란과 도탄의 길로 빠뜨릴 수 있는 인물이라는 얘기다.
기업 경영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꽤 있다. 회사의 위기를 수습하며 정상궤도로 돌려놓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CEO가 얼마 안 돼 회사를 큰 어려움으로 이끄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가장 잘 알려진 사례가 크라이슬러의 아이아코카가 아닐까 한다.
아이아코카는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의 아들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사람이다. 포드 사 사장으로서 ‘머스탱(Mustang)’ 등 자동차 역사에 길이 남을 자동차 개발을 지휘하는 등 뛰어난 성과를 남겼으나 포드 사의 오너인 헨리 포드 2세와의 불화로 회사를 떠난다. 하지만 곧 재기에 성공한다. 1970년대 말 파산 위기에 빠진 크라이슬러의 수장이 돼 회사를 되살리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것이다. 그는 먼저 의회를 설득해 미국 역사 최초로 민간기업에 대한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아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