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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에게 스마트 워크(smart work)란 업무와 가정생활의 병행을 의미
야후는 올해 2월 ‘재택근무 금지령’을 내렸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모든 야후 직원은 출근해야 한다. 창의성을 중시하는 IT업계의 특성상 야후의 인사규정은 이례적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주당 1일 이상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이 1300만 명에 이른다.1 빌 게이츠는 야후의 인사규정 변화에 대해 근무환경 유연화에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재택근무 등 근무환경 유연화와 관련된 논쟁은 더 확산되고 있다. 한국 직장인들은 근무환경 유연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논란의 핵심이 되는 ‘근무환경 유연화’란 사실 최근 제기되는 ‘스마트워크(smart work)’와 유사한 개념이다. 스마트워크(smart work)는 사무실 개념을 탈피해서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재택근무와 모바일 오피스(mobile office), 스마트 워크플레이스(smart workplace·SWP), 스마트 오피스(smart office) 등 다양한 근무환경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직장인들은 이런 개념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의 조사결과2 에 따르면 응답 직장인의 60.2%는 ‘스마트워크(smart work)’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었다. 이미 경험해본 회사원도 43.2%에 달했다. 아주 생소한 개념은 아니다. 그렇다면 한국 직장인이 가장 선호하는 스마트워크의 형태는 어떤 것일까? 54.6%는 재택근무를 선호했다. 28.5%는 스마트오피스를, 26.9%는 원격근무를 선택했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는 집에서 업무를 보는 것을 재택근무로 정의하고 스마트폰이나 모바일 등으로 이동 중에 업무를 처리하는 것을 원격근무라고 했다. 회사에서 근무하지만 고정좌석이 아닌 여러 곳을 옮겨 다니며 근무하는 것은 스마트오피스라고 했다. 유형을 선택하는 이유는 서로 달랐다. 원격근무와 스마트 오피스의 장점으로는 ‘장소에 상관없이 빠른 업무 처리(45.1%)’를 꼽았다. 재택근무의 장점으로는 ‘가정생활과 병행이 가능하다(43.6%)’는 점을 들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가정생활과 병행’이라는 장점은 여성들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남성들도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가정생활과 병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고 있었다.(39.0%) 직장인들에게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스마트워크’의 의미는 ‘일과 가정생활’의 병행이 가능한 업무 형태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감정노동으로 스마트 워크 선호
직장에서 창의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직장인들이 자신의 감정상태를 최대한 좋은 상태로 유지하면서 근무할 필요가 있을까? 직장인 대부분은 스스로 업무를 정하기보다는 부과된 업무를 잘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또 ‘소통하는 능력’을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생각하고 있었다.3 직장인들은 스스로 업무를 만들고 몰입하기보다 주어진 일을 협업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다면 직장인들은 왜 스마트워크에 대해 높은 호감(호감 73.5%)을 나타낼까? 스마트워크의 형태가 ‘개인의 감정상태’를 최적화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에 힌트가 있다.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에서는 자신의 감정보다는 동료의 감정을 더 신경 써야 할 때가 많았다. 65.6%는 ‘업무수행을 위해서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숨겨야 한다’고, 59.3%는 ‘회사 업무에서 요구되는 감정 표현은 내가 실제로 느끼는 기분과 다를 때가 많다’고 응답했다. ‘나는 실제 감정을 숨기고 업무상 요구되는 감정을 꾸며서 표현한다’는 응답자도 48.5%에 달했다. 직장에서는 충분히 자신의 감정에 집중하고 살펴볼 수 있는 여유가 없는 것이다. 끊임없이 주변 분위기에 눈치를 보고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거나 통제해야 하는 것이다. 서비스직 직종에 종사하지 않는 사무직 직장인도 ‘감정노동’이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그 결과 스마트워크를 선호하는 것이다.
암묵적이든, 명시적이든 정해진 감정규칙(feeling rule)이 있는 모든 조직의 구성원들에게는 감정노동이 발생할 수 있다. 스마트워크의 취지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라면 사무실 환경 바꾸는 것에 투자하는 것도 좋지만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직원의 감정’이 무엇인지 찾아내야 할 것이다.
윤덕환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콘텐츠사업부장 dhyoon@trendmonitor.co.kr
필자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심리학과에서 문화 및 사회심리학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마크로밀엠브레인(구 엠브레인)에서 다수의 마케팅리서치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현재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에서 콘텐츠사업을 총괄하고 있으며 인천대 소비자ㆍ아동학과 겸임교수로 있다. 저서로는 <소비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소비자트렌드읽기> <장기불황시대 소비자를 읽는 98개의 코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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