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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답을 알고 있다

김남국 | 121호 (2013년 1월 Issue 2)

 

자연 생태계는 무한한 영감의 보고(寶庫)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혁신제품 가운데 자연을 모방한 사례가 숱하게 많습니다. 거센 파도를 이겨내며 바위에 착 달라붙어 있는 홍합은 수분이 많은 인체에서 접착력을 획기적으로 높인 의료용 접착제의 혁신에 기여했고 탄소나노튜브를 길게 만드는 데도 결정적으로 공헌했습니다. 북극곰의 발바닥은 눈이나 얼음에서도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을 개발하는 데, 모기의 침은 아프지 않은 주사기를 혁신하는 데, 연잎은 때가 타지 않는 건축자재를 만드는 데, 게코 도마뱀의 발바닥은 미끄러운 유리를 자유자재로 오르는 로봇을 개발하는 데 영감을 줬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자연 생태계의 원리는 급변하는 21세기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해야 하는 기업들에 위대한 교훈을 줍니다. 한국 기업들이 직면한 최근 경영환경의 가장 큰 특징은 디플레이션 혹은 저성장 고착화입니다. 한국 기업들은 오랫동안 지속된 고성장 시대에 맞춰 이에 부합하는 아키텍처를 갖췄습니다. 조직은 커졌고 다양한 사업부들이 매우 복잡한 프로세스와 규칙을 토대로 운영돼왔습니다. 하지만 저성장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기업 생태계에 지각변동이 생기고 있습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영이 필요합니다.

 

자연 생태계는 이런 기업들의 고민에 대한 해답을 이미 갖고 있습니다. 그레고리 운러 미국 선더버드 MBA스쿨 교수가 제시한 세 가지 생태계의 법칙은 곱씹어볼수록 그 의미가 더욱 빛을 발합니다. 그가 제시한 지구 생태계의 첫 번째 법칙은 최소한의 물질만 사용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원소는 100개가 넘지만 지구 질량의 99%는 탄소, 수소, 산소, 질소 등 4개에 불과합니다. 수많은 특수 물질, 복잡한 경영 도구 등을 사용하면서 과도하게 복잡성이 높아진 기업들에 최소 자원만 사용하는 자연의 원리는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두 번째 법칙은 재활용입니다. 우리가 분리수거를 위해 애쓰는 것과 달리 자연계는 따로 분류하는 체계가 없지만 자연스럽게 재활용이 이뤄지면서 가치 있는 방향으로 물질의 선순환을 이뤄내고 있습니다. 가치 창출(value creation)보다는 가치 전유(value appropriation)에 집착해 자원을 남용하거나 환경과 사회에 부담을 줘왔던 기업들이라면 생태계의 이 원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 번째 법칙은 플랫폼의 위력입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1억 종의 생물은 모두 하나의 근본 뼈대를 공유한다고 합니다. 하나의 기반에서 수많은 다양성을 확보한 생태계의 시스템은 기업들의 미래 성장전략 수립에 큰 통찰을 줍니다. DBR은 이미 플랫폼 시대에 생존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 방향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심해나 고산지대 등 극한 환경에 사는 생명체들은 최소 자원 투입, 극도로 효율적인 에너지 흡수 시스템 구축, 개화 시기 조절 등을 통해 환경에 적응하며 생존과 번영을 추구합니다. 기업도 이렇게 혹독한 환경에 적응하며 안정적 체계를 구축한 지구 생태계와 생명체들의 지혜를 배워야 합니다.

 

DBR은 이번 호 스페셜 리포트로 저성장 시대의 경영 방법론을 제시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지혜를 모았습니다. 마케팅과 인사조직, 글로벌 전략, 재무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저성장 및 자산 디플레이션 시대의 대응책을 모색했고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한 일본의 저성장 환경에서 선전한 기업들의 노하우도 소개했습니다. 지금까지와 근본적으로 다른 새로운 환경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에 기존 지식이나 가정, 상식을 전면 재검토해야 합니다. 이번 스페셜 리포트의 콘텐츠를 토대로 저성장 환경에서 새로운 기업 전략을 모색하시기 바랍니다.

 

 

김남국 편집장·국제경영학 박사 march@donga.com

 

  • 김남국 김남국 |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편집장
    -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정치부 IT부 국제부 증권부 기자
    -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선임연구원
    mar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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