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역시 내 업무의 일부분이다”

119호 (2012년 12월 Issue 2)

 

 

알베르토 알레시실패 역시 내 업무의 일부분이다

 

이탈리아 생활용품 디자인업체인 알레시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회사다. 춤추는 여성의 모습을 본뜬 와인 병따개는안나라는 고유한 이름도 가지고 있으며 1분에 하나씩 판매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대량 생산 소비재로 예술을!’이란 모토대로 생활용품에 예술적 창의성을 가미해 기발함을 넘어서 아름답기까지 한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예술적 감각에 호응해 생활용품임에도 예술품처럼 소장용으로 사 모으는 사람도 많다.

 

알레시의 또 다른 특징은 사내에 디자이너를 두지 않고 전 세계 유명 예술가들의 아이디어를 사서 상품화하는 데 집중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예술가의 아이디어라 할지라도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1000개의 디자인 중에 상품화되는 것은 한두 개뿐이다. 이런 낮은 성공률에 대한 알레시 회장의 반응은 느긋하다. 실패 역시 내 업무의 일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는 실패를 거듭하다 보면 성공에 더 가까이 다가서는 길을 찾게 된다고 믿는다. 2∼3년 동안 큰 실패 없이 지나왔다면 충분히 도전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므로 오히려 그 점을 염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패를 업무 과정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개방성과 유연함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리더라면 실패의 순간에 개인의 책임이 아닌 공동의 책임감을 강조해야 한다. 당신 탓이 아니라 노력하는 과정의 부산물이니 염려하지 말고 다시 시도해 보라고 독려해야 창의적인 조직으로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자세는 실패조차 투자로 보는 안목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실패에 대한 비판적 평가는 경영자나 상사보다는 실무 당사자가 하도록 양보하는 것이 좋다. 상사의 평가에 의해 실패가 검토되면 일의 실패가 아니라 사람의 실패로 귀결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알레시 회장은 젊은 시절 실패를 무릅쓰고 새로운 디자인을 시도해 본 경험을 통해 실패 또한 일의 일부임을 받아들이게 됐다. 그는 작은 실패의 경험도 없이 최고 자리에 이른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의 도전까지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리치 디보스잘못을 인정하는 말이 상대의 마음을 움직인다

 

암웨이의 공동 창업자인 리치 디보스는 수완 좋은 사업가 이전에 훌륭한 동기부여가이다. 자신의 사업 철학을 담아

<더불어 사는 자본주의>란 책도 펴냈다. 최근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10가지 말을 제시해서 화제다. 그중 제일 먼저 제시한 것이내 잘못입니다라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늦기 전에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면 실수를 바로잡고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

 

조직의 상사들을 참을 수 없게 만드는 일 중 하나는 부하 직원들이 실수 또는 실패를 제때 보고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직원들이 실수를 제때 고백했더라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손쓸 수 없는 상황이 될 때까지 묵혀두는 행태를 참아주기란 쉽지 않다. 사람들이 실수를 숨기는 이유는 완벽함을 요구하는 상사의 기대 때문이다. 완벽주의를 추구하다 보면 비현실적인 목표에 집착하게 되고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못하는 경직된 태도를 취하게 된다.

 

완벽을 추구하는 것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지나치게 완벽에 집착하면 스스로도 실수에 대한 부담감으로 압도된다. 또 기대는 높고 잘해내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때문에 과도한 자기 검열을 하게 된다. 자신이 직접 관여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것 같은 불안감 때문에 업무에 일일이 간섭하고 잔소리를 하는좀생이리더가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완벽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항상 옳은 일만 해야 한다는 긴장보다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자신의 진정성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심리학자 캐시 애론슨은 실험을 통해 사람들은 완벽한 사람보다 약간 빈틈 있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것을실수효과라고 부른다. 실수나 허점이 오히려 인간적인 매력을 증진시킨다는 것이다. 리더 스스로그건 내 잘못이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 때 소통의 공간이 열린다.

 

조선경 딜로이트컨설팅 리더십코칭센터장 sunkcho@deloitte.com

필자는 국제 비즈니스코치와 마스터코치 자격을 갖고 있으며, 2002년 국내 최초로 임원 코칭을 시작했다.

이후 지금까지 600명이 넘는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을 코칭했다. 현재 딜로이트컨설팅에서 리더십코칭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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