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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a & Business

“둘이 닮은 것 같아” 이렇게 느끼면 특허침해?

에린 조 | 116호 (2012년 11월 Issue 1)

 

현재진행 중인 삼성과 애플의 미국 법정 분쟁은 여러 면에서 한국 기업에 주는 시사점이 있다. 특히 이 분쟁의 가장 중요한 쟁점이 기술적인 면이 아닌 디자인에 관한 침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의 특허법은 크게 두 가지 종류의 지적 재산을 보호하고 있다. 하나는 기능을 구현하는 기술의 고유권과 관련된 기술 특허(utility patent)이고, 다른 하나는 외관과 관련한 디자인 특허(design patent).1  미국 법정에서도 대부분의 특허 케이스는 기술특허에 관련된 것이 주가 된다. 디자인 특허의 분쟁은 주로 가구, 장난감, 보석 디자인, 패키지, 기계나 공업 디자인 등의 산업에서 볼 수 있었으나 이번 삼성과 애플의 법정분쟁은 IT 제품의 디자인에 관한 것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또 애플이 요구하고 있는 손해청구 금액도 천문학적이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 기술 중심의 혁신에 중점을 뒀던 우리나라의 현실에는 다소 생소했던 디자인 특허에 관해 논의하고자 한다. 지금 화두가 되고 있는 삼성과 애플의 예를 들기는 하지만 필자의 의도는 특정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옹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특히 미국 법정 특성상 근거가 성립되지 않는 케이스로도 소송을 걸기가 쉽고 1차 판정이 나기는 했지만 항소(appeal) 과정도 남아 있다. 따라서 최종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애플과 삼성의 소송을 보면 디자인 특허의 근본적 이슈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 브랜드 전략을 실행하는 데 많은 시사점도 준다.

 

디자인 특허(Design Patent)의 본질

 

디자인 특허는 디자인의 하드웨어적인 외관, 인터페이스,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 색이나 촉감, 모양, 그래픽, 장식, 패키지 등 제품의 고유한 이미지를 형성하는 요소. 상품 외장이라고도 한다)에 대한 창조성과 고유성을 인정하고 보호하는 지적재산법이다. 1842년 미국 법정은 조지 브루스(George Bruce)가 고안한 글자체에 대해 디자인 특허를 최초로 인정했다. (그림 1) 2011년 중반 통계로 약 64만 건의 디자인 특허가 미국에 등록돼 있다.2 아마 전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디자인특허는 1915 11월에 발행된 No. 48, 160, 코카콜라의 병 모양일 것이다. (그림 2) 그 밖에도 뱅앤올룹슨(Bang & Olufsen)의 스피커, 다이슨(Dyson)의 날개 없는 선풍기 등도 우리에게 잘 알려진 디자인 특허의 예다.

 

디자인 특허는 상표권(trademark)이나 저작권(copyright)과는 다르다.3 상표권은 물건의 외적인 형태보다는 문구나 심벌, 또는 브랜드 구별에 중요한 그림이나 글자체에 관한 것이다. 또한 저작권과는 창조성의 표현(expression of creativity)을 보호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으나 디자인 특허는 반드시 기능성이 있는 물건(an object having practical utility)에 적용된다는 점에서 다르다.

 

 

 

 

특허침해는 일반인의 눈으로 판단

 

디자인 특허의 침해 여부는 디자인 특허를 침해한 아이템이 특허를 받은 디자인과 정확히 같지는 않더라도 상당히 비슷하다(substantially similar)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느냐는 데에서 판가름 난다.4 사실 디자인 특허를 발행하고 고유 권한을 인정하는 미국 법원에서도 비교적 최근까지 디자인 특허의 침해를 판정하는 데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다. 예전에는 디자인 특허침해를 판정하기 위해서 두 가지 중요한 사항을 만족해야 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조항은 일반관찰자 테스트(ordinary observer test), 두 번째 조항은 신규성 항목 테스트(point of novelty test).

 

일반관찰자 테스트란 일반 사용자의 눈으로 볼 때 전체적 외관과 느낌이 비슷한지 아닌지를 테스트하는 것이며 신규성 항목 테스트란 해당 아이템이 특허를 받은 디자인의 독특한 요소를 베꼈는지를 보는 것이다. 이 두 가지 테스트 중 특히 신규성 항목 테스트는 상당히 까다롭다. 디자인 특허의독특한 요소라는 것이 그 이전에 존재하던 디자인들과 다르다는 것을 먼저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the point of departure from the prior art).5 이를 위해서는 ‘non-trivial advance test’라고 불리는 테스트를 통해 해당 디자인 특허가 갖고 있는 특징이 기존에 존재하던 다른 디자인들과 비교해 사소하지 않은(non-trivial) 변화가 있음을 보여야 하는데 이는 디자인의 속성상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러던 것이 2008 922, 손톱 연마기의 디자인을 놓고 벌어진 ‘Egyptian Goddess, Inc. v. Swisa’ 판례를 계기로 특허 보유자에게 유리하게 바뀌었다. 이제 입증이 까다로운 신규성 항목 테스트 없이 일반관찰자 테스트를 만족시키는 것만으로 디자인 특허 침해 성립이 충분하게 된 것이다. 이 판례를 통해 일반관찰자 테스트가 디자인 특허침해의 근거가 됨으로써 디자인 특허 분쟁에서 소비자의 인지와 행동의 중요성이 더욱 더 부각됐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변화는 디자인 특허를 위해 더 이상 글로 된 자세한 설명 없이도 시각적인 표현만으로 보여주면 된다는 점이다.6 이로 인해 디자인 특허를 가진 개인이나 회사는 특허 침해 성립을 증명하는 부담과 어려움이 현저히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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