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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 찰스 메이요 “팀워크는 선택 사양이 아니다”

조선경 | 112호 (2012년 9월 Issue 1)

윌리엄 & 찰스 메이요팀워크는 선택 사양이 아니다

 

미국 중서부 소도시에 있는 메이요클리닉은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병원이다. 중병에 걸린 환자들에겐 마지막 보루, 희망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곳이다. 유료 병원, 즉 영리병원이면서 이런 평가를 받게 된 배경은 뭘까. 설립 당시부터 확고했던환자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경영 철학 덕분일 것이다. 환경과 운영시스템을 환자 중심으로 설계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환자 한 명을 위해 전체 병원의 자원과 인력이 협력해 진료하는 것이 성공 방정식의 핵심이다.

설립자인 윌리엄과 찰스 메이요 형제는 팀워크는 선택 사양이 아니라고 한다. 병원의 각 파트에서 일하는 사람 모두는 병원과 환자를 위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참여해야 하고 구체적으로는 환자 한 명을 진료하는 데 관련된 모든 사람이 영역 구분 없이 최선을 다해 협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자기 분야의 전문성을 중시하는 의사 그룹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도 놀랍지만 각자 자기 일로 바쁜 사람들이 기꺼이 협력에 동참하는 것도 신기한 일이다. 이런 일이 가능하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일반 기업들처럼 협력의 대가를 인센티브로 제공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메이요에는 숨은 노력에 대한 특별한 보상이 없다. 그저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에 맞게 행동했다는 개인적인 만족감이 동인일 뿐이다.

만족감이 협력에 대한 보상이 되려면 성과가 최우선 가치가 아니라 사회 공헌 등 차원 높은 가치를 추구하는 조직이어야 가능하다. 많은 기업들이 강조하듯 팀워크의 결과는 개인의 유능함을 능가한다. 하지만 팀워크 문화를 조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연봉제도가 도입되면서 개인의 성과 평가와 보상이 하나로 묶여져 있기 때문에 각자의 일에 매진하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믿게 됐다. 물질적인 보상에 매달리면 협력의 순수성은 사라지고 협력했음을 증명하는 데 신경을 쓰게 된다.

 

개인의 유익을 넘어서는 일의 가치와 공공 선에 기여하는 미션이 내포된 일을 할 때 협력의 자발성은 증폭된다. 가치 경영에서의 협력이란 다른 사람의 결정에 순순히 따라주는 수동적인 협력이 아니라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고 반대 의견을 제시하면서 갈등의 불편함을 감내하는 능동적인 협력을 의미한다. 협력하는 조직 문화는 옳은 일을 하는 데 동참했다는 자긍심을 키울 수 있어야 지속 가능해진다.

 

캐서린 그레이엄신문이 살아야 공익도 있다

 

언론계의 대모, 퍼스트레이디 등으로 불리며 존경을 한몸에 받았던 캐서린 그레이엄도 시작은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워싱턴포스트>의 사주였던 남편의 죽음으로 어느 날 갑자기 책임을 넘겨받았으니 그 자신은 물론 주변에서의 염려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다행히 그녀는 냉정한 자기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이 분야에 대해 잘 모른다는 생각을 갖고 경영을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취하며 자신에게 도움을 줄 만한 사람이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찾아가서 배우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능력을 갖추고 일을 시작하는 것은 행운이겠지만 상황에 맞게 해야 할 일을 결정하는 정확한 현실 인식 능력은 지도자가 가져야 할 참실력이다.

그녀는 정치 권력자와 경제 지도자들과 두터운 친분을 가졌으면서도 정부의 잘못을 낱낱이 파헤치고 고발할 때는 물러설 수 없다는 배짱으로 언론의 갈 길을 제시했다. 오늘날까지 유명세를 타게 만든 워터게이트 사건 게재는 발행인으로서 그녀의 근성과 결단력을 보여준 대표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런 반면, 회사를 곤경에 처하게 만든 사내 노조의 파업에 대해선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강경하게 대응했다. 그녀가 노조를 향해신문이 살아야 공익도 있는 것이라고 일갈한 것은 최고의사결정자의 어려운 역할을 잘 보여주는 단면이다. 그녀는 낭만적인 이상주의자가 아니었다.

 

명분 때문에, 자신에게 덧씌워진 이미지 때문에 결정을 주저하거나 생각과 다른 결정을 내리는 것은 나쁘다. ‘좋은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보호하느라 회사가 문을 닫더라도 자신의 입으로 감원 조치를 내릴 수 없다고 고집하는 경영자는 나쁘다. 마음이 약하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이 악역을 대신하도록 떠미는 행위도 나쁘다.

이상론자들은 현실을 무시하는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자고로 기업가의 이상주의는 현실 위에서 발현돼야 그 가치가 빛나는 법이다.

 

 

 

조선경 딜로이트컨설팅 리더십코칭센터장 sunkcho@deloitte.com

필자는 국제 비즈니스코치와 마스터코치 자격을 갖고 있으며, 2002년 국내 최초로 임원 코칭을 시작했다.

이후 지금까지 600명이 넘는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을 코칭했다. 현재 딜로이트컨설팅에서 리더십코칭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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