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서는 10년간의 소비자들의 태도 변화를 추적 조사했습니다. 이 중 비즈니스맨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흥미로운 결과들을 DBR에 소개합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는 시장조사 전문기업으로 대기업 중심으로 공급되던 전문 소비자조사의 정보를 중소기업과 개인에게 제공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뉴스 형태로 소개된 소비자 평가 조사의 결과는 홈페이지(www.trendmonitor.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 여가생활 욕망과 가족에 대한 책임감, 그 중간 어디쯤의 타협점 : 문화공연장 방문
1955년생부터 1963년생까지 700만 명에 달하는 한국의 1차 베이비붐 세대가 어떤 ‘생애주기’에 해당하느냐에 따라 한국 사회는 요동쳐왔다. 2012년 현재 50대인 이들이 학교에 들어갈 때쯤 입시경쟁이 본격화됐고, 이들이 ‘집’을 필요로 할 때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요동쳤으며, 이들이 한창 일하고 소비할 때 한국 사회는 고속 성장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여가생활을 보낼까?
2012년의 50대는 2001년의 50대들에 비해 여가활동에 대해 적극적이다. 돈이 좀 들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여가활동을 한다는 응답은 2001년 32.8%에서 62.6%(2012년)로 늘어났고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충실히 한다는 응답도 2001년 22.3%에서 2012년 55.3%에 달했다.
여가시간은 기본적으로 개인에게 선택권이 있는 시간개념이다. 대부분 평소 자신이 욕망하는 방식으로 여가시간을 보내기를 원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과거보다 여가활동이 적극적인 베이비부머들은 자신을 위해 이 시간을 활용하고 있을까? 2012년의 베이비부머들은 과거보다 가족과 함께하는 여가활동 시간이 많아졌다. 여가는 가족과 함께 보낸다는 의견이 2001년 52%에서 2012년 77.4%로 증가했다.
그렇다면 늘어나고 있는 여가활동에 대한 개인적 욕구와 가족에 대한 책임감,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타협점은 무엇일까? 조사결과에 따르면 문화 공연장 방문인 것으로 보인다. 2001년 전체 소비자들의 35.4%는 두 달에 한 번꼴로 영화관을 방문했지만 2012년에 65.6%로 급증했다. 연극관람의 비율은 같은 기간 22.0% → 53.4%, 음악회 22.1% → 43.2%, 미술관 23% → 44.8% 등1 문화 공연장 방문은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 비율은 10대∼50대 세대 간 차이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대부분의 문화공연장 방문을 가족2 과 동반한다는 결과에 비춰볼 때 베이비붐 세대들은 여가에 대한 욕구를 가족을 동반한 문화공연장 방문으로 충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화적 교양을 학습한 세대의 소비 문화 : 스타벅스가 상징하는 것들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문화공연을 자주 접하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문화적 교양 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분명하다. 피에르 부르디외는 하위 계층과의 계급적 차별화를 목적으로 어렸을 때부터 쌓아온 문화적 교양을 ‘문화자본’이라고 개념화했다. 계급적 차별화를 보다 분명하게 하려면 경제적 자본만으로는 부족하고 어렸을 때부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개인이 내적으로 축적한, ‘돈으로는 살 수 없는’ 문화적 교양, 즉 ‘문화자본’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80년대 이것이 특정 계급의 차별화를 위한 논리가 아닌 ‘문화자본집단’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소비집단의 형태로 등장했다.3 당시에 미국 문화자본집단은 20대가 주축이었고 그들의 부모는 1946∼1964년 사이의 7800만 명에 달하는 미국의 베이비붐세대였다. 이들은 이전 세대들에 비해 교육수준과 소득이 높았고 문화적 교양에 대한 높은 열망이 있었다. 이런 1980∼1990년대 미국의 시대정신을 분석한 더글라스 홀트는 이 문화자본집단의 교양을 내세우고 싶어하는 분위기와 커피를 즐기는 것이 문화적 세련미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한 시대 흐름과 잘 맞아떨어진 것이 ‘스타벅스’의 가장 큰 성공요인이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2002년도에 집계한 스타벅스 고객의 72%는 대졸자고 이들의 평균 소득은 연평균 8만1000달러 수준이라고 알려졌다. 10년 넘게 한국의 스타벅스가 큰 인기를 누렸던 것은 미국의 역사적 맥락과 유사한 측면(문화적 교양이 높아짐과 동시에 문화적 세련미를 표현하고픈 욕구가 높아진 것)이 있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베이비붐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그들의 관심과 취향, 생애주기가 한국 사회에 미치고 있는 큰 영향력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베이비붐 다음 세대에 대한 관심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베이비붐 세대가 여가생활에 대한 욕구와 가족들에 대한 책임감 사이의 절충안으로 생각한 문화적 교양 쌓기의 여가생활은 문화적 세련미에 익숙한 새로운 소비세대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윤덕환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콘텐츠사업부장 dhyoon@trendmonitor.co.kr
필자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심리학과에서 문화 및 사회심리학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엠브레인에서 리서치 팀장으로 근무하면서 다수의 마케팅리서치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현재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서 콘텐츠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디지에코) Issue & Trend, Issue Crunch 코너의 고정 집필진이다. 저서로는 <소비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소비자트렌드읽기> 등이 있다.
질문, 답변, 연관 아티클 확인까지 한번에! 경제·경영 관련 질문은 AskBiz에게 물어보세요. 오늘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Click!
회원 가입만 해도, DBR 월정액 서비스 첫 달 무료!
15,000여 건의 DBR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