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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로스쿨의 Negotiation Newsletter

협상이 깨질 때 걸어나올 길은 있나?

우정이 | 107호 (2012년 6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대 로스쿨의 협상 프로그램 연구소가 발간하는 뉴스레터 <네고시에이션>에 소개된 ‘DEAL BREAKERS: WHEN IMPASSE SEEMS INEVITABLE’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NYT 신디케이션 제공)

 

2011 7, 미 연방정부 재정적자 한도를 논의한 회담이 마무리된 후 의회는 향후 10년간 12000∼15000억 달러의 재정적자 감축안을 조율하기 위해 합동위원회를 설립했다. 11 21, 재정적자 감축 대책을 위한 의회 합동위원회, 일명 슈퍼위원회(supercommittee)는 적자 감축 협상이 결렬됐음을 선언했다. 그 결과 2013 1월부터 예정돼 있는예산 자동 삭감조항이 발동돼 국방 및 교육, 복지 등의 국내 분야에서 최소 12000억 달러 규모의 일괄적인 예산 삭감이 이뤄지게 됐다.

 

사람들은 협상 실패를 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룰 능력이 없다고 비난한다. 그런데 협상 전문가들에게 슈퍼위원회의 실패는 몇 가지 흥미로운 질문을 안겨준다. 협상 성공이 가져올 각종 혜택에도 불구하고 슈퍼위원회 12명 위원들이 합의에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협상 결렬은 정말 실패일까, 아니면 다른 대안을 고려했을 때 그나마 최선의 결과였을까? 정치·윤리적 차원에서 벗어나 이와 비슷하게 어려운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협상 전문가들을 돕기 위해 앞의 질문들을 검토해 보기로 한다.

 

협상은 어떻게 전개됐나?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슈퍼위원회 멤버인 6명의 민주당 의원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필요한 증세 및 지출 감축 비중에 대해 다른 6명의 공화당 의원과 계속 갈등했다.

 

10월 말, 민주당은 지출 삭감과 주로 증세를 통한 13000억 달러의 새로운 수입을 합해 향후 10년간 3조 달러의 재정적자를 감축하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공화당은 22000억 달러의 적자 감축, 증세가 아닌 다른 수단을 통한 6400억 달러의 예산 확보를 주장하며 대항했다. 의견이 너무 크게 엇갈렸기 때문에 양측은 서로의 제안을 단번에 거절해 버렸다.

 

그러다가 1113일 공화당이 3000억 달러의 증세를 포함한 12000억 달러의 적자 감축안을 제안하면서 양측은 거의 합의에 이를 뻔했다. 특별위원회에서 공화당이 증세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최고 부유층을 포함한 모든 납세자에게 영구적인 세율 인하 혜택을 주는 방안이라며 이를 거부했다.

 

1117, 상원 원내 대표 해리 리드(Harry Reid)는 이전 제안보다 증세율을 더 낮춘 공화당 최종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표했다. 협상 마감 시한이었던 1123일 이틀 전, 슈퍼위원회는 협상 실패를 공식 발표했다. 양측 모두 자신 쪽에서 많은 양보를 했는데도 상대편이 그만한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문제는 많았지만 그중 사업 협상 전문가와 관련 있을 만한 이슈는 세 가지가 있다.

 

1. 유권자 눈치 보기

협상 초기 몇 주간 슈퍼위원회는 놀라울 정도로 엄격한 규정에 따라 운영되며 비밀리에 진행됐고 양측은 협상의 진전 사항을 언론에 절대 공개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슈퍼위원회의 침묵을 두고 민주주의 정신에 위배된다며 비난했지만 협상의 관점에서 봤을 때 슈퍼위원회의 비밀스러운 태도는 합리적인 것이었다. 까다롭고 말 많은 유권자의 마음을 붙잡아야 하는 양측은 비밀스럽게 협상을 진행해야만 유권자 눈치를 보지 않고 다양한 선택안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밀스럽게 진행했는데도 진정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좁혀지지 않는 간극에 답답함을 느낀 위원들은 언론에 입을 열기 시작했다. 정보가 공개되기 시작하자 진정한 초당적 해결안을 과감히 추진하는 일은 더욱 어려워졌다.

 

다행히 기업 협상가들은 미국 유권자처럼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들의 비위를 맞출 필요가 없다. 그러나 다른 누군가를 대신해서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 기업 내 다양한 부서를 비롯한 구성원들에게 협상의 진전 상황을 숨기는 편이 현명하다고 터프츠대(Tufts University) 제스왈드 살라큐즈(Jeswald Salacuse) 교수는 말한다. 다른 사람을 대신해 협상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면 그 권한의 범위 내에서 과감하고 현명한 협상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자유를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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