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서는 2001년과 2011년 리서치 결과를 1대1로 비교해 10년간의 소비자들의 태도 변화를 추적 조사했습니다.
이 중 비즈니스맨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흥미로운 결과들을 DBR에 소개합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는 시장조사 전문기업으로 대기업 중심으로 공급되던 전문 소비자조사의 정보를 중소기업과 개인에게 제공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뉴스 형태로 소개된 소비자 평가 조사의 결과는 홈페이지(www.trendmonitor.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혼자 먹기와 함께 먹기의 의미 차이
2000년대 초반에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열풍과 함께 그 뜻도 애매모호한 ‘웰빙(well-being)’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소비자들은 <웰빙>이라는 본래 뜻이 ‘먹는 것’과는 그다지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으로 ‘먹는 것’과 연관시켜온 것 같다. 10년 가까이 지난 최근 소비자들의 먹거리에 대한 태도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특히 기름에 튀긴 음식이 많은 길거리 음식이나 칼로리가 높은 간식, 군것질거리 등에 대해서 말이다. 예상과 달리 이들 음식은 ‘문제’가 되기보다 오히려 과거보다 ‘좀 더 많이’ 즐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현재의 소비자들은 보다 ‘저렴’하고, ‘빠르고(패스트)’, ‘즉각적인(인스턴트)’ 음식을 10년 전보다 더 선호했다(간식, 군것질 선호 46.1% → 60.3%, 길거리 음식 선호 42.5% → 65.1%). 건강을 위해 꼼꼼히 따져보고, 성분을 비교하고, 시간을 두고 먹거리를 고민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음식 자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일까? 아니다. 맛집을 찾아 다닌다고 응답한 소비자들이 2001년 40.7%에서 2011년에 55.4%로 늘었고 먹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응답도 역시 2001년 43.5%에서 2011년 56.3%로 증가했다. 음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태도는 ‘떼우기’와 ‘체험하기’로 분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 이 차이는 왜 생겨난 것일까?
맛집 찾기: 평가받는 개인들의 효율적인 선택
2010년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좋은 음식점을 가는 것이 상대방(주로 연인)에 대한 ‘하나의 이벤트’라는 결과1 가 있다. 나만을 위해서는 일부러 맛집을 찾아가거나 하지 않아도 동반자와 함께라면 좋은 식당을 찾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라는 것이다. 이 결과와 2011년 편의점 도시락 판매가 지난해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는 자료2 를 더해 해석해 보면 음식문화의 변화는 개인의 효율화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즉, 한 개인의 당장의 허기는 대충 ‘떼우면’ 되는 것이고 이때 필요한 것은 ‘빠르고’, ‘즉각적’이고, ‘저렴한’ 것이어야 하지만 ‘누군가와의 식사’는 하나의 근사한 이벤트로 ‘여유 있고’, ‘가격에 크게 구애 받지 않고’, ‘유명한 맛집’에서 해야 하는 것이다. 이 결과는 제3자의 시선에서 ‘나를 잘 포장해야’ 하는 평가적 시선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항상 ‘평가받는다’는 사회적 분위기 속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소비자들의 태도가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당분간 소비자들이 자신을 ‘평가받는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인식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사회적 관계 속에 놓여진 개인 소비자들의 핵심적인 욕구는 ‘차별화’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다른 이들과 어떻게 달라야 하는가’는 자신이 어떻게 ‘간택’되는가에 대한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소비자들이 차별화를 위해 시간과 비용을 쓰는 것은 많은 마케팅 담당자들이나 상품기획자들에게 신사업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먹는 것 하나를 선택할 때조차 타인의 평가 불안에 시달려야 하는 대한민국의 소비자들은 이래저래 피곤한 요즘이다.
윤덕환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콘텐츠사업부장 dhyoon@trendmonitor.co.kr
필자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심리학과에서 문화 및 사회심리학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엠브레인에서 리서치 팀장으로 근무하면서 다수의 마케팅리서치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현재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서 콘텐츠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디지에코) Issue & Trend, Issue Crunch 코너의 고정 집필진이다. 저서로는 <소비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소비자트렌드읽기> 등이 있다.
질문, 답변, 연관 아티클 확인까지 한번에! 경제·경영 관련 질문은 AskBiz에게 물어보세요. 오늘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Click!
회원 가입만 해도, DBR 월정액 서비스 첫 달 무료!
15,000여 건의 DBR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