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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연의 날 기획: 금연 캠페인 솔루션

확산되는 금연 캠페인, 성과 높이려면?

주성원 | 83호 (2011년 6월 Issue 2)
 

편집자주 세계 각국은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각종 금연 정책을 선보이고 있다. 성인 남성 흡연율이 40%에 육박하는 한국도 금연 정책은 심각한 과제다. 이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담뱃세’를 물가에 연동해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미 주요 선진국에서 쓰고 있는 정책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서민 부담을 늘리게 할 거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5월31일 ‘세계 금연의 날’에 맞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금연 정책을 쓰는 것으로 알려진 호주를 방문해 담뱃세 제도와 금연 캠페인에 관해 살펴봤다.
 
매년 5월 31일은 세계 금연의 날. 기업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금연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 웅진그룹, GS칼텍스 등 많은 기업의 직원들이 ‘강제로’ 또는 ‘자발적으로’ 금연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삼성전자처럼 금연 사업장을 늘려가는 기업도 있다.
 
기업 금연 캠페인 확산
포스코는 2009년부터 금연과 종이컵 안 쓰기, 종이 절약 등 ‘3무(無) 운동’을 시작했다. 임원들은 건강진단에서 의무적으로 니코틴 검사를 받는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내 흡연 장소도 거의 다 없앴다. 흡연으로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일은 없지만, 정준양 회장이 “나하고 같이 일하려면 담배를 끊어야 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직원들에게 강력하게 금연을 권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보다 앞서 2007년 GS칼텍스는 금연 펀드를 조성해 금연에 성공하면 축하금을 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금연을 서약한 직원이 금연 펀드에 일정액을 내고 6개월 후 소변 검사에서 니코틴이 검출되지 않으면 낸 금액의 2배가 넘는 ‘포상금’을 받는 제도다. 금연에 실패한 직원은 펀드에 낸 돈을 사회복지 단체 등에 기부한다. LG전자도 금연 펀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웅진그룹은 2009년 윤석금 회장의 주도로 흡연 직원에게 금연 서약서를 받았다. 흡연 직원들의 사회 봉사활동 시간도 담배를 피우지 않는 직원들보다 더 많이 책정해 ‘불이익’을 주기도 했다. 라이나생명은 금연에 성공한 직원에게 VIP 건강검진권과 헬스클럽 이용권 등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금연 보조제를 나눠주며 금연을 독려하고 있다.
 
기업들이 금연 캠페인에 나서고 있는 직접적인 이유는 흡연이 흡연자뿐만 아니라 비흡연자의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화재나 생산 현장의 사건 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다 본질적으로는 지식기반 시대 가치 창출의 원천으로서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원으로 떠오른 임직원들이 건강하게 직장생활을 하는 게 조직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기업의 종업원 건강 및 복지 관련 지출을 억제하는 등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학계 연구 결과, 직장 내 금연 정책이 실시된 곳에서 일하는 흡연자들은 직장 이외의 지역에서도 담배 소비량을 10∼25%까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한국에서는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금연 캠페인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금연 정책은 선진국에 비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목할 만한 호주의 금연 캠페인
선진국의 금연 캠페인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금연 캠페인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진 호주의 금연 캠페인과 정책은 많은 시사점을 준다.
 
호주에서는 대부분 기업들이 간접흡연을 방지하기 위해 ‘금연 직장(Smoke-free Workplace)’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시각적 효과를 강조한 담배 포장과 물가와 연동되는 담배 세금 정책으로 금연 캠페인을 지지하고 있다. 이런 정책이 함께 어우러져 호주의 흡연율을 효과적으로 떨어뜨리고 있다.
 
호주의 흡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호주의 성인 흡연율은 16.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 가운데 24위다. 호주보다 흡연율이 낮은 나라는 스웨덴(14.5%), 헝가리(15.8%), 체코(16.0%), 미국(16.5%) 정도다. 반면 한국의 성인 흡연율은 25.8%로 29개국 가운데 7위에 올라있다.

 
금연 직장 운동과 함께 눈여겨 볼 만한 것이 호주의 시각적인 금연 캠페인이다. 호주에서 판매되는 담뱃갑에는 하나같이 끔찍한 사진들이 붙어있다. 흡연으로 까맣게 타들어간 폐 사진이나 신생아가 산소 호흡기를 달고 있는 사진, 흡연으로 변색된 손가락 사진 등이 담뱃갑의 전면을 차지한다. 사진과 함께 ‘흡연은 폐암을 유발한다’ ‘임신중 흡연은 태아에 해롭다’ ‘흡연은 심장마비의 원인이 된다’ 등의 경고 문구가 붉은 글씨로 선명하게 적혀있다.
 
호주의 금연 캠페인은 연방 정부뿐 아니라 주 정부 단위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시드니 시가 속한 뉴사우스웨일스 주에서 금연 광고 캠페인을 주관하는 곳은 정부 설립 기관인 뉴사우스웨일스 암 연구소(Cancer Institute NSW)다. 금연 캠페인 책임자인 아니타 드세 부장은 “이런 시각적인 캠페인의 목적은 흡연자들에게 충격을 주는 데 있다”며 “강도 높은 캠페인이 실제로 청소년들이 흡연을 시작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 정책 병행할 필요
호주 정부는 한 술 더 떠 올해 4월 “2012년부터 모든 담배의 포장을 흐린 올리브색으로 통일하고 특정 담배 브랜드를 표시하지 못하게 한다”는 내용의 법안 초안을 발표했다. 담뱃갑 통일안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제조회사는 담뱃갑에 작은 글씨로 회사 이름만 표시할 수 있을 뿐 로고나 광고성 문구, 눈에 띄는 이미지는 넣을 수 없다. 흐린 올리브색을 담뱃갑의 색으로 정한 이유도 ‘흡연자들이 가장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색’이라는 연구 결과 때문이다.
 
이런 조치에는 궁극적으로 흡연율을 10% 아래로 낮추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겨있다. 호주 정부는 지난해 4월 담뱃세를 파격적으로 25%나 인상했다. 25개비 들이 담배 한 갑에 부과되는 세금이 호주 달러로 1달러80센트(약 2150원) 정도 올랐다. 2달러가량 가격이 오르면서 서민들과 담배 회사의 반대가 거셌지만 호주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현재 호주의 담배 가격은 25개비 들이 한 갑에 12∼16달러다. 우리 돈으로 1만4000원에서 1만9000원 정도다.
 
호주 정부 관계자는 “담뱃세 인상 영향으로 지난 회계연도(2009년 7월∼2010년 6월)의 담배(권련) 판매량은 전년 회계연도(2008년 7월∼2009년 6월)에 비해 10억 개비(약 4.7%)가 줄어들었지만 세수는 오히려 600만 달러(0.5%)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호주의 조세 정책도 주목할 만하다. 담뱃값을 일시에 크게 올려 흡연자들에게 ‘충격’을 주는 세금 정책과 물가와 연동해 담배 가격을 물가 수준에 맞추는 세금 정책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는 앞서 1993년에도 일시에 담뱃세를 23%나 올린 적이 있다.
물가 연동 세제 눈길
담배와 관련한 호주 조세 정책의 근간은 물가연동제다. 물가상승률에 따라 담뱃세를 올리는 정책이다. 호주에서는 담뱃세에 가격이 아닌 물량에 기반을 둔 종량세를 적용하고 있다. 궐련(cigarette)의 경우 무게가 아닌 개비 기반으로 세금을 매기고 있다. 현행 세율로 호주 정부는 담배 한 개비당 0.33633 호주 달러를 세금으로 거둬들이고 있다.
 
조세 정책을 연구하는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스대 닐 워렌 교수는 “1983년 물가연동제를 담뱃세에 적용한 이후 처음에는 담배 중량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겼지만 1999년 개비당 세금으로 전환했다”며 “담배 회사들이 세금을 줄이기 위해 한 개비에 들어가는 담뱃잎의 무게를 줄인 담배를 개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부터는 담뱃세에 10%의 소비세(Goods and Service Tax)를 더했다.
 
물가연동 세제는 소비자물가지수(Consumer Price Index·CPI)를 기반으로 1년에 두 차례 자동적으로 세금을 올리는 정책이다. 물가가 오르면 세금도 따라 오르기 때문에 담배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경우는 없다. 워렌 교수는 “최근 호주에서는 물가보다 소득 수준에 담뱃세를 연동시키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며 “담뱃세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조세 제도는 소득이 낮은 계층과 청소년층의 금연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웅진그룹, GS칼텍스, 삼성전자 등 많은 기업들이 금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임직원의 건강을 유지하고 비흡연자의 권리를 보장하며 건강 관련 비용 지출을 줄이는 등 다양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국가 차원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체계적인 금연 캠페인은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호주의 사례 등을 토대로 보다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금연 캠페인 솔루션을 제시한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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