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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네트워크, 꿈이 아니다

이안 | 67호 (2010년 10월 Issue 2)
한국 벤처기업들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할 때 제휴나 자문 혹은 영업 등을 위해 필요한 외국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는다. 필자 역시 외국에서 산 적이 없다 보니 미국 대학을 졸업하고 실리콘밸리에서 살고 있는 경쟁자들보다는 당연히 네트워크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비즈니스를 안 할 수는 없는 법. 필자가 했던 방법들을 소개한다.
 
블로그로 컨택
자신이 하고 있는 사업분야에 관해 활발히 블로깅하고 있는 사람들의 블로그를 열심히 구독한다. ‘About me’에 자신에 대해(e메일 포함) 꽤 상세히 적어놓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의 블로그에 게재된 글을 많이 읽으면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대략 알 수 있다. 그런 배경 지식을 가지고 e메일을 보낸다. 구글링을 통해서도 몇 가지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트위터 계정을 알 수도 있다. 필자는 관심 있는 분야인 ‘Band and Brand’라는 블로그를 열심히 읽었다. 그 블로그 주인장은 업계에서 꽤 유명한 사람이다. ‘나는 이러이러한 일을 하는 사람인데, 뉴욕에 갈 때 만날 수 있느냐’고 e메일을 보냈더니, ‘나는 그때 출장 중이니 친구를 소개시켜주겠다’는 답장이 왔다. 소개해주겠다는 친구의 프로필을 보니, 글로벌 광고회사의 CEO를 지낸 업계의 거물이었다. 뉴욕의 한 펜트하우스에서 미팅을 했고, 지금도 e메일로 이런저런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그 모든 일이 블로그 구독→e메일 컨택으로 이뤄졌다.
 
링크드인(LinkedIn) 검색
링크드인은 일종의 온라인 이력서다. 프로페셔널 소셜네트워크라고도 부른다. 자기가 어떤 회사에서 근무하는지(했는지), 어떤 분야에 관심 있는지 상세히 적혀 있다. DB가 꽤 방대하다 보니 조건 검색을 하면 그에 맞는 사람들이 나온다. 예를 들어, LA에 사는 음악업계 종사자를 검색하면 리스트가 쭉 나온다. 그 사람들이 공개한 정보를 살펴본 후, 얘기가 통할 것 같은 사람에게 쪽지를 보낸다. 나는 이러이러한 일을 하는데, 내가 이번에 LA에 가니 만나서 차 한잔 하자고. 그래서 필자가 만난 사람 중에 전직 ‘레이블’ VP(Vice President, 현재는 프리랜서)가 있다. 그 사람과 만나 얘기를 하다가 fanatic.fm 도메인을 결정하게 됐다. 그 모든 일이 링크드인 검색으로 이뤄졌다.
 
컨퍼런스 참석
업계 컨퍼런스는 ‘선수’들이 모이는 장소다. 게다가 그들은 모두 네트워킹을 하기 위해 모인다. 컨퍼런스 참석이야말로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 동안 San Francisco Music Tech Summit, Digital Music Forum, Midem 등 각종 음악업계 컨퍼런스와 웹/소셜미디어 관련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그 중에서도 올해 1월에 참석한 미뎀이 가장 소득이 컸다. 올해부터 미뎀에는 미뎀플러스라는 프로그램이 생겼다. 60만 원 정도를 더 내면, 유명하면서도 영향력 있는 사람들과 일대 일로 약 10분간 미팅을 할 수 있다. 아마 이 프로그램으로 가장 이득을 본 사람은 필자일 것 같다. 사외이사 두 명을 이 프로그램에서 만나 영입했다. (물론 10분 미팅만으로 영입한 것은 아니다. 이 미팅 이후 4일간 칸에 있으면서 자주 얘기를 나눴다.) 한 명은 스웨덴에 사는 자콥(Jakob)으로 3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광고회사 CEO다. 다른 한 명은 미국에 사는 브루스(Bruce)다. 현직 레이블 사장으로 백발이 성성한 50대 남성이다. ‘hypebot’이라는 음악계에선 매우 유명한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미뎀 참석 전에는 이들과 일면식도 없었다. 물론 그들의 블로그를 열심히 구독해서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필자는 잘 알고 있었다.
외국에서 대학을 나왔거나 산 적이 있는 사람들은 위의 세 가지 방법보다 훨씬 더 끈끈한 네트워크를 통해 비즈니스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외국에 전혀 거주한 적이 없는 사람이라고 글로벌 네트워킹을 못 한다는 법은 없다.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 그 사람의 생각을 사전에 조사한 후, 위와 같은 방법으로 접근하면 최소한 필자가 거둔 성과 정도는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본명 권도혁)는 베인&컴퍼니 컨설턴트와 NHN 전략기획담당을 거쳐 현재 글로벌 음악 사이트인 사이트인 fanatic.fm과
소셜 마케팅 에이전시인 inmD 공동대표로 재직 중이다. 기업가 정신과 혁신에 관한 블로그 ‘Blog on the shore’(www.iankwon.com)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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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안

    - (현) 음악사이트 큐박스닷컴의 최고운영책임자(COO·부사장)
    - 베인&컴퍼니 컨설턴트
    - NHN 전략기획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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