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cture for CEO-김형철 연세대 철학과 교수

소크라테스에게 오늘의 경영을 묻다

64호 (2010년 9월 Issue 1)




편집자주
동아비즈니스리뷰(DBR)가 경영교육 전문기업 휴넷이 주최하는 CEO포럼의 일부 강의를 요약해 독자 여러분께 전합니다.
이번 호에는 ‘제31회 휴넷CEO 포럼 월례 조찬회’에서 김형철 연세대 교수가 강의한 ‘소크라테스에게 오늘의 경영을 묻다’를 전해드립니다.

배움의 인생은 지루할 틈이 없다
여러분이 CEO라면 어떤 결정을 놓고 참모들로부터 상반된 두 의견이 올라왔을 때 어떻게 하겠습니까? 각각의 문제를 얘기하는 참모들을 모두 평소 아끼고 믿어왔다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겠습니까? 리더는 판단을 정확하게 해야 합니다.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 리더의 덕목이란 얘기를 들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잘못된 비전을 끝까지 포기 안 하면 회사는 망합니다. 적절한 시점에 포기하는 것도 미덕입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소크라테스와 오후 한나절을 보낼 수 있다면 우리 회사의 모든 테크놀로지를 주고도 아깝지 않다.” 이에 대해 혹자는 애플 내에 그다지 테크놀로지가 많지 않다고 얘기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것입니다. 하버드대 심리학과 하워드 가드너 교수는 “창의성은 없는 것에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는 것을 어떻게 새롭게 연결시키느냐에 있다”고 했습니다. 잡스가 정확하게 그걸 해낸 것입니다. 잡스는 자신의 판단을 근거로 카리스마를 갖고 밀어붙입니다. 엄청난 자신감입니다. CEO가 자신감이 없으면 부하들이 따르지 않습니다. 부하직원들은 CEO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보고 있습니다. 부하 직원 앞에서 절대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책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특히 자신의 분야와 관계 없는 책을 읽어야 합니다. 최근에 시를 읽어보신 지가 얼마나 되셨는지요. 시 한 구절에서 브랜드 네임이 생각날 수도 있겠지만 판을 바꿀 수 있는 생각의 단초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이 세상을 바꾸는 데는 테크놀로지의 힘이 필요하지만 그 테크놀로지를 디렉팅하는 힘은 직관에서 나옵니다. 직관은 오랜 경험과 지식이 뭉쳐졌을 때 나옵니다. 지혜를 얻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합니다.
 
2500년 전 아테네에서 가장 현명한 철학자는 소크라테스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델포이 신전에 가면 이런 말이 신탁에 쓰여 있습니다. “이 세상 사람은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지만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배우려고 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아는 사람만이 배우려고 합니다. 배움의 길에는 딱 한가지밖에 없습니다. 물어보는 것입니다. 물어보지 않고 배우는 길은 없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물어보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자신의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바로 CEO에게 필요한 덕목입니다. CEO들은 직원들에게 “나는 부족한 사람이기 때문에 당신들이 나한테, 그리고 우리 회사를 위해 지혜를 빌려줘야 한다”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용기는 겸손함에서 출발합니다. 잘 나갈 때 당당한 것은 쉽습니다. 그러나 우린 그걸 교만이라고 부릅니다. 잘 나가지 못할 때 겸손한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이지만 그것을 우린 비굴함이라고 부릅니다. 잘 나갈 때 겸손하고 어려울 때 당당할 수 있는 것이 CEO의 덕목입니다.
 
하루는 소크라테스에게 제자 두 명이 찾아왔습니다. 그들은 “선생님, 인생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답변 대신에 두 제자를 데리고 과수원으로 갔습니다. “이 과수원에는 좋은 사과들이 많이 열려 있다. 각자 가장 마음에 드는 사과 하나씩을 딸 수 있게 해주겠다. 단, 갔던 길을 되돌아가서는 안 된다.” 이렇게 얘기한 소크라테스는 과수원 후문에 서 있었습니다. 정문에서부터 스승이 서 있는 곳까지 걸어가는 동안 두 명의 제자들은 각각 사과 하나씩을 땄습니다. 스승 앞에 선 한 명의 제자에게 소크라테스는 “마음에 드는 사과를 땄느냐”고 물었습니다. 제자는 “저는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아주 좋은 사과를 봤습니다. 그런데 더 좋은 사과가 있을 것 같아서 따지 않고 지나쳤습니다. 그런데 후문에 도착할 때까지 정문 쪽에서 봤던 좋은 사과가 보이지 않아 급한 마음에 그냥 이 사과를 땄습니다. 스승님, 한 번만 다시 돌아가게 해주시면 안될까요?” 소크라테스는 똑같은 질문을 다른 제자에게도 했습니다. 이 제자는 “저는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좋은 사과를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냉큼 땄습니다. 그런데 후문으로 오는 동안 더 좋은 사과들을 무수히 봤습니다. 선생님, 한번만 다시 돌아가게 해주세요.” 소크라테스는 아쉬워하는 두 제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게 바로 인생이다.”
 
여러분께서는 이래도 저래도 후회만 하는 사람이 되지 말고 현재 손에 들고 있는 사과를 최고의 사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과로 만들 궁리를 하셔야 합니다. 권력, 부, 명예 모든 것을 거머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막상 모든 것을 이루니 이 세상이 그렇게 허무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후회 없는 인생을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한평생 배우러 왔다가 가는 것입니다. 배움의 관점에서 이 세상을 보는 사람은 허무해하거나 지루해할 틈이 없습니다. 배움은 똑같은 사물과 현상을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것에 대해서는 지겹거나 지루해할 틈이 없습니다. 새로운 것은 끝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갖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리더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
CEO는 전체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눈으로는 전체를 모두 볼 수 없습니다. 유일한 방법은 마음으로 보는 것입니다. 마음으로 보려면 모든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야 합니다. 모든 사람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는 올바른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우리에게 위대한 질문을 던지라고 합니다. 질문이 위대하면 대답도 위대해집니다. 리더는 명령하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사람입니다.
 
세계 최고의 화력을 자랑하는 전투함이 있었습니다. 그 전투함에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한 달간 항해 훈련을 다녀오면 승무원의 3분의 1이 전역신청을 냈습니다. 두 번째 다녀오면 나머지의 절반이 전역신청을 했습니다. 이 시점에 새로운 함장이 취임했습니다. 새 함장이 취임한 지 6개월 만에 이 전투함에 승선하기 위해서는 무려 4 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것으로 분위기가 역전되었습니다. 도대체 새 함장은 어떤 일을 한 것일까요?
 
새로 취임한 함장은 300명의 승무원을 한 사람씩 함장실로 부른 후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첫째, 자네가 현재 만족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둘째, 자네가 현재 불만족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셋째, 자네에게 권한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각각에게 질문을 던져 답을 들은 함장은 승무원 한 명당 한 쪽씩 기록한 노트를 만들었습니다. 총 300쪽 분량의 노트는 전투함을 완벽하게 혁신시키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선원이 ‘화장실 청소는 직급에 관계없이 모두가 같이 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개선사항을 냈을 때 타당하다고 판단되면 바로 실행했습니다. 물론 어떤 선원이 제안했는지는 절대로 얘기해주지 않았습니다. 그 얘기가 새어 나오는 순간 조직은 와해됩니다.
 
 
CEO는 판단하는 사람입니다. 또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을 나눠주는 사람입니다. 책임지는 사람이 아니고 책임을 나눠주는 사람입니다. 부하들은 자신에게 책임을 나눠주는 CEO를 고마워해야 합니다. “자네, 책임질 것 없어. 내가 다 알아서 할게” 라는 말은 노예들을 대하는 태도입니다.CEO는 한 사람을 노예로 만들지, 주인으로 만들지를 결정합니다.
 
다시 전투함 얘기로 돌아가서 새로운 함장은 부하의 일 처리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부하를 나무라기 전에 자신에게 세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첫째, 나는 내 지시사항을 정확하게 전달했는가.
 
둘째, 나는 부하에게 충분한 교육을 시켰는가.
 
셋째, 부하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었는가.
 
여러분들도 부하직원의 일 처리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스스로 지시사항, 교육훈련, 시간자원 세 가지를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그 후에 부하를 야단치든 격려하든 해도 늦지 않습니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미국의 한 아이스크림 회사(밴앤드제리) 이야기입니다. 이 회사에 분유를 납품하는 27개 낙농업체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건의문을 작성했습니다. 한달 새 분유 가격이 3분의 1로 폭락했는데 낙농업체의 사정이 매우 어려운 만큼 아이스크림 회사에서 폭락 이전 가격으로 분유를 구매해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아이스크림 회사에서 임원 회의가 열렸습니다. 회의는 빨리 끝났고 사장이 결정사항을 발표했습니다. 대부분 세 가지 선택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첫째, 업체 건의대로 폭락 이전 가격에 구매한다. 둘째, 현 시세대로 구매한다. 셋째, 그 중간 어디에서 가격을 결정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사장의 발표는 이 세 가지를 벗어난 답이었습니다. 폭락 이전 가격으로 구매하되 낙농업체들에게 5% 특별 경영 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사항을 통보 받은 낙농업체 대표 중 일부는 아마 눈물을 흘렸을 것입니다. 그로부터 2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번에는 아이스크림 회사가 27개 낙농업체 대표들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저희는 지금까지 아이스크림에 GMO를 사용한 적이 없습니다. 낙농업체 대표들께서도 많은 협조 부탁 드립니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시판되는 아이스크림에서 GMO가 검출돼 아이스크림회사들을 비판하는 소비자단체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일부 낙농업체들은 저렴한 가격에 유혹을 느껴 젖소에 유전자 조작 사료를 먹였고, 이 사료를 먹은 젖소의 우유를 넣어서 만든 아이스크림에서 GMO가 검출된 것입니다. 그러나 밴앤드제리의 아이스크림에서는 GMO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평소 낙농업체와 끈끈한 신뢰를 쌓았기 때문입니다. 아프리카 속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라.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밀림과 사막으로 뒤덮인 험악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아프리카인의 지혜이기에 더욱 다가옵니다. 멀리 가고 싶다면 같이 갈 사람부터 찾아야 합니다.
 
유혹에 강해져라
재미있는 실험이 있었습니다. 한 선생님이 네 살짜리 아이 여섯 명을 한방에 모아놓고 각각 마시멜로 한 개씩을 줬습니다. 15분 동안 참고 먹지 않으면 15분 후에 하나를 더 주겠다는 제안을 한 뒤 선생님은 밖으로 나갔습니다. 선생님이 나가자마자 마시멜로를 만지작거리던 아이들 4명은 결국 15분이 되기 전에 마시멜로를 먹고 말았습니다. 14년 뒤 이 아이들을 추적 조사해보니 네 살 때 마시멜로를 먹지 않은 두 명의 학업성적이 나머지 네 명보다 월등히 높았습니다. 당시 몰래카메라를 통해 관찰한 결과 마시멜로를 먹지 않은 2명의 아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이 두 아이는 마시멜로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예 등을 돌리고 앉아 있었습니다. 여러분, 눈앞에 마시멜로가 보이십니까? 아예 쳐다보지도 마십시오. 단기 이익의 유혹에 넘어가면 절대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없습니다. 성공한 리더들이 알고 있는 평범한 비밀입니다.
 
과거 영국에서는 중범죄를 저지르면 호주로 보냈습니다. 영국 항구에서 1000명을 보내면 100명만 살아서 도착했습니다. 900명은 싸우거나 병들어 죽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국의 인권단체들이 항의하고 나섰습니다. 아무리 죄수라지만 생존권은 보장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영국 정부에서 단 하나의 조치를 취했더니 1000명 중 900명이 살아서 호주에 도착했습니다. 아주 간단한 조치였는데 무엇일까요?
 
전에는 몇 명을 태우느냐에 따라 운임을 지급했는데 이제는 호주에 도착한 죄수가 몇 명인지에 따라 운임을 지급하겠다는 조치였습니다. 선불제에서 후불제로 바뀐 것입니다. 죄수가 고객으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반면 이런 예도 있습니다. 공산당 치하 모스크바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더운 여름에 택시 운전자들이 운전은 안하고 그늘에 가서 쉽니다. 시간만 때우면 돈을 주기 때문입니다. 시민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정부에서 조치를 취했습니다. 조치 이후 모스크바 고속도로에는 손님을 태우지 않고 질주하는 택시들이 많았습니다. 주행 거리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는 조치 때문입니다.
 
이 두 가지 일화에서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요? 인센티브는 사람을 움직이는 데 파워풀하지만, 쓰려면 제대로 써야 한다는 겁니다. CEO는 인센티브의 반대편 끝 쪽에 고객 만족이 연결되어 있는지를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이것이 연결되지 않으면 빈 택시 소리만 요란할 수 있습니다.
 
마음 속 선글라스를 벗어 던져라
이번엔 동물농장 시리즈를 소개하겠습니다. 개구리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명품 선글라스를 끼고 있습니다. 이때 할아버지 거북이 한 마리가 개구리에게 다가왔습니다. 개구리는 할아버지 거북이한테 자신의 집이 얼마나 잘사는지 자랑하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자랑하다 보니 할아버지 거북이가 사는 곳이 궁금해졌습니다. 할아버지 거북이에게 어디 사냐고 물으니 “나? 블루오션에 살지”라고 답합니다. 개구리는 “블루오션이 어디에요? 어떻게 생겼어요?”라고 묻습니다. 개구리에게 블루오션을 제대로 설명하기 위해 거북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바로 개구리의 명품 선글라스를 벗기는 것입니다. 개구리가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이상 블루 컬러가 제대로 눈에 들어올 리 없습니다. 우리 주변에도 자신만의 선글라스를 낀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 부서는 그런 거 하는 데 아닌데요.” “우리 회사는 그런 거 한 적 없는데요.” “오늘 한 얘기는 없던 걸로 하겠습니다.” 등등. 이런 식의 부정적 사고를 하는 이들은 선글라스를 낀 채 인생을 사는 이들입니다. 리더는 마음 속의 선글라스를 벗어 던지는 사람입니다.
 
당나귀가 한 마리 있었습니다. 주인이 당나귀의 등에 무언가를 잔뜩 싣습니다. 외나무 다리가 나왔습니다. 긴장한 당나귀는 그만 다리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물에 빠진 후 일어나자 매우 가뿐한 게 아닙니까. 다음날 다시 등에 짐이 잔뜩 실린 당나귀가 주인을 따라 또 외나무 다리를 건너게 됐습니다. 순간 당나귀의 눈이 반짝 빛났습니다. 당나귀는 또 개울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가뿐하게 일어납니다. 주인이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실수였지만 두 번째는 고의적이다.’ 다음날 주인은 전과 다른 물건을 당나귀의 등에 실었습니다. 다시 외나무 다리에 온 당나귀는 또 할리우드 액션을 취합니다. 그런데 이번엔 너무 무거워서 물에서 일어나기도 힘듭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첫 번째와 두 번째 당나귀 등에 싣고 갔던 건 소금이고 세 번째는 솜입니다. 이 시점에 여러분께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이 사태에 책임이 있는 자는 당나귀입니까, 주인입니까?
 
저는 이 사태에 책임이 있는 자는 주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주인이 소금 두 가마, 솜 한 가마의 손실에 대해 재발 방지를 하려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겠습니까? 무엇보다도 주인은 당나귀에게 네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의미와 중요성을 이야기해줘야 합니다. 자신이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의미를 모르면 당나귀는 등에 짐이 실리기만 하면 또다시 할리우드 액션에 들어갈 것입니다. 리더는 부하 직원들에게 일의 의미와 중요성을 교육시키는 사람입니다.
 
 
어린아이 같은 마음을 가져라
니체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인간의 정신 발달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 가장 저급한 단계는 낙타의 단계다. 낙타의 복종심에는 끝이 없다. 절대로 주인에게 반항하지 않는다. 인내심이 한도 끝도 없다. 모래폭풍이 와도 절대로 대열을 이탈하지 않는다. 아주 소심하다.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고 날뛰고 있어서 가보면 귀에 파리 한 마리가 앵앵거리고 있다.” 복종하고 소심한 것은 가장 저급한 단계입니다. 리더들은 자신의 부하를 낙타로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낙타의 단계를 벗어나 조금 발전하면 사자의 단계입니다. 사자는 자신의 자유와 권리를 쟁취하는데 털끝만큼도 양보를 안 합니다. 자신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하면 주인에게도 대듭니다. 그래서 늘 솔로입니다. 용맹할지는 모르지만 팀워크를 모르기 때문에 두 번째 단계입니다. 니체가 말한 세 번째 단계는 어린아이의 단계입니다. 어린아이를 관찰해보면 특징이 있습니다. 과거를 잘 잊어버립니다. 친구와 싸웠지만 금새 잊고 헤헤 웃으면서 다시 잘 놉니다. 과거의 실패를 잊어버리는 것은 중요합니다. 실패에서 교훈을 얻고 나면 잊어버려야 합니다. ‘어진 임금은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최근에 자신보다 젊은 사람들의 사는 얘기를 들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지혜는 누구에게나 구할 수 있습니다. 윗사람인 멘토에게, 자신보다 젊은 사람에게서도 지혜를 구할 수 있습니다. 젊은 이들의 마음을 읽으면 미래가 보입니다. 저도 대학에서 강의할 때 대학생들에게 초등학교에 다니는 조카와 얘기해보라고 합니다.
 
무용지용의 지혜를 얻어라
나무들이 모여서 저마다 자기가 잘났다고 뽐내고 있습니다. 최고급 가구를 만들고, 맛있는 열매를 맺는다고 자랑하던 나무들은 다 베어져 나갔습니다. 제일 구석에 아무것도 자랑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던 나무만이 남았습니다. 구불구불 자라고 껍질이 딱딱한 나무는 더운 여름날 사람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제공합니다. 무용지용(無用之用), 쓸모 없음의 쓸모 있음. 2500년 전 장자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장자는 왜 이런 얘기를 했을까요? 3M의 포스티잇 발명 얘기 아시죠? 강력접착제를 만들다가 약한 접착제만 만들어져서 폐기 처분하려다 이를 북마크용 접착제로 개발한 사례 말입니다. ‘쓸모 없음의 쓸모 있음’의 첫 번째 사례입니다. 미국의 한 양초회사는 토머스 에디슨이 전구를 개발하자 하루아침에 부도 위기를 맞았습니다. 위기에 빠진 사장은 어느 날 공장을 시찰하면서 공기가 양초에 주입되자 붕 뜨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비누에다 쓸모 없는 공기를 주입하자 물에 뜨는 비누로 변신하던 순간입니다. 바로 아이보리의 탄생입니다. P&G는 양초회사에서 비누회사로 거듭나게 됐습니다.
 
일본의 한 소시지 회사 사장은 공장 시찰 중 부러진 소시지를 발견했습니다. 재가공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자 아예 부러진 소시지를 그대로 포장해서 정가의 70%에 내놓기로 했습니다. 때마침 불황이 닥쳐서 주부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여러분, 신성장 동력이 꼭 쓸모 있는 것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IT전문가는 아니지만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내놓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보면 무언가를 더해서 만들었다기보다 무언가를 빼서 만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무언가를 자꾸 채워야만 커진다고 생각하진 마십시오. 때로는 무언가를 빼면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전문가에게는 정년이 없다
소크라테스는 우리에게 질문할 것을 요구합니다. 질문하는 자가 답을 구합니다. 문제의식이 많은 직원을 우대해주십시오. 매번 “사장님 다 잘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직원은 문제의식이 없는 직원입니다. 쓴소리 하는 메신저를 환대하십시오. 리더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끊임없이 얘기하는 참모를 옆에 둬야 합니다. 리더라고 해서 전체를 다 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헤겔이 얘기하는 정반합의 원리입니다. 작용과 반작용은 합으로 올라갑니다. 반작용에 주목해야 합니다. 다른 얘기를 하는 부하를 따로 불러서 귀를 기울이십시오. 그 친구의 얘기에 보물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조직 내에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을 보호하십시오. 사람들이 있는 공개석상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얘기하면 동료 선후배들이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너 하나 가만히 있으면 우리 다 편하게 갈 수 있는데”라는 논리로 말입니다. CEO는 그런 사람을 보호해 줘야 합니다.
 
여러분, 10년의 법칙을 들어보셨습니까? 어떤 분야든 하루 평균 네 시간씩 10년간 하면 최고의 전문가가 됩니다. 이렇게 하면 말콤 글래드웰이 ‘아웃라이어’에서 말한 1만 시간 가량의 시간이 나옵니다. 단 이때 하나의 조건이 있습니다. 어제 한 일을 생각 없이 반복하고 전임자가 한 일을 그냥 따라 하는 게 아니라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잘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하면서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것이 소크라테스가 말한 스스로 생각하라는 얘기입니다. 생각 없이 그냥 해도 오랫동안 일을 하다 보면 익숙해지지만 어떻게 하면 현재 내가 하는 일을 좀 더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야 발전합니다.
 
리더는 자신에게 10년을 투자하는 사람입니다. 얼마 전 은행 지점장님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이 말씀을 드렸더니 쉬는 시간에 한 분이 오셔서 “좋은 말씀인데 저한텐 너무 늦은 것 같습니다”라고 하시더군요. 그 분이 54세였습니다. 저는 자신 있게 그분께 말씀 드렸습니다. “지금부터 10년 투자하시면 64세 때 무얼 하시든 간에 그 분야 최고 전문가가 되실 겁니다.” 전문가에게는 정년이 없습니다.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을 기억해서 항상 지혜로운 판단을 내리시는 리더가 되시길 바랍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5호 Fake Data for AI 2022년 05월 Issue 2 목차보기